민우가 비밀을 말하려 하자 조수아의 사촌오빠가 달려가 그를 번쩍 들어가서는 엉덩이를 한 대 때렸다.“이런 배신자야, 네가 말해버리면 우리가 고생한 것들이 물거품이 되잖아.”그러자 민우는 발뺌하며 사뭇 진지하게 말했다.“오해에요. 저는 그저 이모가 오늘 엄청 예쁘다가 말해주려고 했던 거예요.”그 말을 들은 육문주는 절로 입꼬리가 올라갔다.“나의 신부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우니 당연한 일이지.”육문주가 또 조수아의 자랑을 늘어놓으려 하자 송학진은 깔끔한 양복 차림으로 다가갔다.송학진은 의미심장하게 웃으며 말했다.“그래,
허연후는 카드를 넙죽 건네받고 자신만만하게 웃었다.“이거 간단하네. 내가 처음 순서로 할게. 누가 나의 다음 순서로 카드를 받을래?”곽명원은 앞으로 나서며 두 번째 순서를 빼앗았다.“내가 할게.”이윽고 허연후가 입으로 열심히 카드를 곽명원의 입가로 옮겼다.진지한 상황에서 곽명원은 갑자기 웃음이 터졌다.“너 아침에 이빨은 닦은 거야? 네 입냄새가 너무 지독해서 이제 돌아가면 민서가 나와 입을 맞추려 하지도 않겠어.”허연후가 반나절 동안 억누르던 감정이 곽명원의 말 한마디에 커져서 버럭 화를 냈다.“뭔 헛소리야. 이건 나
새하얀 드레스는 순간 빨갛게 물들었다.이 광경을 눈앞에서 목격한 육문주는 웨이터를 발로 걷어차고 조수아를 품에 안았다.육문주는 너무 놀란 나머지 목소리도 파르르 떨렸다.“수아야, 무서워하지 마. 내가 병원에 데려다줄게.”조수아는 배를 움켜쥔 채 이를 악물며 육문주의 약지에 반지를 끼워주려 했다.하지만 조수아는 이미 온몸에 힘이 풀렸고 결국 육문주의 품에서 의식을 잃었다.육문주는 조수아를 끌어안고 병원으로 달려가며 말했다.“수아야, 괜찮을 거야. 조금만 버텨.”행복에 겨웠던 분위기는 순간 아수라장이 되어버렸다.오현자는
육문주는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그에게 말했다.“죽이면 안 돼. 하나라도 저 여자 입에서 알아내야 해.”“나도 알고 있으니까 너는 수아만 잘 돌봐줘. 집안일은 내가 처리할게.”그렇게 모든 사람들이 자리를 떴지만 조병윤만 조수아의 손을 꼭 쥐고 그녀를 안쓰럽게 바라보았다.그리고 머릿속에 다시 한번 두 사람이 결혼식을 제대로 못 마쳤으니 추후에도 위험한 일이 많이 발생할 수 있다는 선일 스님의 말이 떠올랐다.실제로 조수아는 태어날 때부터 위험한 일이 끊이지 않았다.너무나 착한 아이한테 왜 이렇게 많은 시련을 겪게 하는지.
그녀의 말에 육문주는 미간을 살짝 찌푸리고 되물었다.“아는 사람이라고?”조수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혹시 예전에 송미진이랑 손잡고 나를 해치려고 했던 이 비서, 이지수 씨 기억나? 줄곧 못 찾고 있었잖아. 그 사람이 바로 이지수였어. 다만 지금 성형을 해서 예전이랑 얼굴이 많이 바뀌었더라. 그때 문주 씨 발에 차이면서 바닥에 엎어졌을 때 허리에 있는 반점을 봤어.”“나랑 지수는 대학교 4년을 같은 기숙사에서 살아서 틀림없어. 분명 임다윤 씨가 숨겨줬을 텐데 어쩌면 그 애 입에서 임다윤 씨에 대해 조금이라도 알아낼 수 있
임다윤도 그리고 이현도 마찬가지다.송학진은 두 주먹을 꼭 쥐고 다시 물었다.“지금 이현은 어디에 있어?”“임다윤 씨가 자주 가는 미용실 지하에 있어요. 그곳은 수아가 먹었던 그 흥분제를 제조하는 곳이었거든요. 저는 직원이고 이현 씨는 책임자에요. 그들이 그곳에서 접선하는 걸 봤고 이번 일도 이현 씨가 시킨 겁니다. 그리고 잘 마무리되면 제 아들과 만날 수 있도록 출국시켜 준다고 했어요.”그녀의 말을 들은 송학진은 아까보다 얼굴이 더욱 어두워졌다.처음에 이 흥분제에 대해 알아보다가 분명 외국 암시장의 제품이라 판매자를 쉽게
그의 목소리에 이현은 본능적으로 한 발짝 물러났다.그리고 흐릿해진 두 눈을 비비며 소리가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육문주는 검은 옷차림을 한 채 어두운 얼굴로 그에게 다가오고 있었다.이현은 그제야 육문주의 속임수에 당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하지만 애써 담담하게 그에게 말했다.“사람 잘못 본 것 같네요. 저는 이현이 아니에요.”그의 말에 육문주는 씨익 웃더니 이현앞까지 다가가 단번에 그의 가면을 벗겨내고 익숙한 얼굴과 마주했다.그리고 어두운 얼굴로 그를 빤히 쳐다보다가 한껏 살기가 어린 목소리로 물었다.“아저씨, 이따
“그러다가 그 노숙자는 저를 막아서면서 그 여자더러 도망치라고 했는데 전 홧김에 그를 기절시킨 뒤 바로 불바다에 던져버렸어요. 그 후로 저는 그 노숙자의 신분으로 지금까지 살아온 거죠.”그의 말을 감식실에서 듣고 있던 박서준은 자기도 모르게 두 주먹을 꽉 쥐었다.이제야 자기 어머니의 얼굴은 화재가 나기 훨씬 전에 이미 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그리고 그 당시 그녀가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도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었고 왜 가끔 정신이 이상했는지도 이제 알 것 같았다.여태껏 온화한 모습이던 박서준은 한껏 차가운 살기를 뿜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