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가 전한 반가운 소식에 박서준은 그제야 긴장이 풀려 다급하게 물었다.“그게 누구죠?”“육문주 씨입니다. 정말 기적 같은 일이에요. 문주 씨의 간과 혈액형이 마침 박주영 씨와 적합해요. 이제 수술해도 큰 문제는 없을 테니 보호자 분도 이제 마음 놓으셔도 됩니다.”박서준은 미간을 찌푸렸다.“하지만 문주 씨가 얼마 전 화상을 입고 아직 회복되지 않았는데 수술을 견딜 수 있나요?”의사는 그의 어깨를 토닥이며 말했다.“걱정 안 하셔도 돼요. 무조건 아무 문제도 없을 거예요. 이 말도 뮥문주 씨가 보호자 분께 전해달라는 말이에요
육씨 가문은 임다윤이 어떻게 되든 상관없었다.임다윤은 계속 이대로 가다가 자신이 한평생 감옥에서 썩을 수도 있다는 것을 느꼈다.이때 임다윤은 머리 위로 무언가가 쏟아지는 느낌을 받았다.그녀가 고개를 들자 한 여자가 물이 잔뜩 든 대야를 들고 그녀의 머리 위로 붓고 있었다.여태껏 귀한 대접만 받은 임다윤은 이런 대우는 처음이었다.임다윤은 바로 몸을 일으켜 여자한테 다가가 이를 악물며 말했다.“지금 나한테 뭘 쏟은 거야?”여자는 깔깔 웃었다.“맡아보면 몰라?”임다윤은 그제야 냄새를 맡아보자 고약한 악취가 코를 찔렀다.
분명 기억 속의 여자와 다른 얼굴이었지만 박주영은 깨어나자마자 육상근이 눈에 들어왔다.육상근은 침대 옆 의자에 앉아 서류를 처리하고 있었다.미간을 찌푸리며 힘 있는 필체로 사인을 하는 육상근의 모습에 박주영은 문득 이상한 장면이 떠올랐다.한 여자가 뺨을 괴고 미소를 머금은 채 남자를 바라보는 장면이었다.남자의 표정과 종이 위에 쓴 글씨체가 육상근과 똑같았다.얼마간 지났는지 남자는 갑자기 고개를 들고 그윽한 눈빛으로 여자를 바라봤다. 그의 얼굴은 더없이 자상했다.남자는 손을 뻗어 여자의 코를 가볍게 톡톡 치면서 가까이 오라
육상근의 말은 비수처럼 박주영의 가슴에 깊게 꽂혔다.만약 박서준이 육상근의 아들이라면 임다윤을 상대로 못된 짓을 저지른 게 되어버린다.박주영은 바로 손을 빼내 고개를 미친 듯이 내저었다.“그럴 리가 없어요. 서준이가 상근 씨의 아들일 리가 없어요.”박주영이 격한 반응을 보이자 육상근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그녀를 안정시켰다.“흥분을 가라앉혀 보아요. 그냥 해 본 말이에요. 이 일은 제가 조사하고 있으니까 결과가 나오면 주영 씨와 서준이에게 말할게요.”박주영의 감정이 쉽게 가라앉지 않자 육상근은 즉시 의사를 호출해 안정제를 투
늘 온화하던 박서준이 목에 핏대를 세우며 말하자 그가 육상근에 대한 원한이 영원히 풀리지 않을 것만 같았다.육상근은 마음이 아팠다.도대체 어떤 일을 겪었기에 이렇게 추태를 부리는 건지 알 수 없었다.육상근은 갑자기 눈가가 발개지더니 목이 메었다.그는 박서준한테서 아빠 소리를 들을 자격도 없었다.얼마 후 육상근이 겨우 입을 열었다.“그 해, 너한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너와 주영 씨를 힘들게 만든 장본인이니 나를 받아들이기를 바라지 않아. 단지 내가 너희 두 사람한테 다시 잘해줄 기회를 주길 바랄 뿐이야. 나
오랫동안 관계를 맺지 않은 두 사람은 본능적인 반응은 누구도 주체할 수 없었다.두 사람 모두 절정에 다다른 후, 육문주는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조수아한테 뽀뽀했다.그의 눈빛은 여전히 야릇했다.“수아야, 좋았어?”조수아는 얼굴을 붉히며 육문주를 노려보았다.“문주 씨는 염치도 없지. 내가 그렇게 애원했는데 왜 멈추지 않는 거야?”육문주는 조수아의 귓가에 대고 가볍게 웃었다,“자기야, 그건 애원하는 게 아니라 분명 나를 유혹하는 것이었어. 그래서 전혀 멈출 수가 없었어. 그리고 방금 너도 좋아...”육문주의 말이 끝나기도 전
송군휘의 이름을 들은 육문주와 조수아는 약속이나 한 듯이 눈을 마주쳤다.송군휘가 송미진의 복수를 위해 육씨 가문과의 오랜 친분을 짓밟아 버리고 앞잡이가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아이러니하게도 육문주와 조수아는 죽었는지 살았는지도 모를 어머니를 둔 것도 모자라 조수아는 선을 지킬 줄 모르는 아버지를 뒀다.육문주의 안색이 어두워졌다.임다윤이 두 사람한테 준 피해는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정도였다. 육문주는 송군휘가 둘 사이의 감정을 망가뜨리도록 가만히 두고 볼 수가 없었다.육문주는 휴대폰을 꺼내 송학진에게 전화했다.며칠 후,
이런 배지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대부분 폭력배 조직인 블랙타이거 소속이라고 할 수 있다. 하여 육씨 가문을 먹으려고 했던 사람이 바로 이 조직의 사람일 것이다.블랙 타이거는 H국의 폭력 조직으로서 다른 나라의 경제권도 꽉 잡고 있다 보니 그들의 기세는 점점 하늘을 찌르고 있었다.그리고 이 조직의 우두머리가 H국을 포함한 여러 국가의 권력자인데 지금 다른 조직들까지 합세하여 전 H국의 산업 사슬을 독점하려 한다.최근 몇 년간 국내의 급속한 발전과 함께 조직의 우두머리는 점점 국내 기업들까지 노리고 있었다.육문주는 예전에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