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후는 결코 물렁한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위험에 빠진 사람들을 동정하기도 하지만, 반드시 상대방이 시비를 따질 수 있다는 전제하에 그들을 도우려 했다. 그 말은 바로 상대방이 옳고 그름을 따지지 못한다면 결코 손을 뻗지 않는다는 말이다! 어떤 사람들은 너무나도 고집불통이라 차라리 그들 스스로 대가를 맛보게 하는 게 나았다. 어차피 자신들이 직접 만든 결과이기 때문에.. 불구덩이에 빠져 타 죽어도 남을 탓할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시후는 화제를 딴 데로 돌리려고 말했다. "자, 재테크를 하고 싶으면 개인적으로 이야기해~ 오늘 아주머니를 축하하러 온 건데 아직 주문도 안 했어!”그러자 권민준도 신이 나서 껄껄 웃었다. "그래 그래! 어서 아주머님께 메뉴판을 드려!! 좋아하는 음식들 좀 시키시게!”아주머니는 급히 손을 내저었다. "아니야~ 나는 이렇게 좋은 곳에 와 본 적이 없어. 그래서 뭐가 맛있는지 모르니, 너희들이 시키는 게 좋겠다!”그러자 권민준이 메뉴판을 건네 받으며 웃었다. "하하하!! 참, 그럼 제가 주문할게요 아주머님~” 그러자 그는 웨이터를 불렀다. "자, 주문할게요!"웨이터가 오자 권민준은 바로 주문을 하기 시작했다. 그는 계략이 있었기에 비싼 음식들만 주문을 하기 시작했다. 일단 먼저, 최고급 전복을 주문했는데 이건 한 사람에 30만 원이나 하는 금액이었다.조한얼은 메뉴 금액을 힐끗 보고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허어억.. 민준아, 이 음식 너무 비싸! 이 음식만 한 명씩 주문해도 300만 원이 넘어!! 우리는.. 감당이 안 될 것 같은데.." 권민준은 오늘 식사를 한 뒤 자신이 절반의 돈을 지불하고, 나머지 절반은 나머지 친구들이 나눠 내자고 제안했다. 즉 모두가 돈을 내야 했다. 다만 그가 말했을 때는, 금액이 조금 적었다. 그런데, 지금 이렇게 비싼 메뉴만 골라 먹으면 권민준이 절반을 내더라도 나머지 돈은 모두 다른 사람들에게 큰 부담이 된다! 권민준은 이때 혐오스러운 표정으로 조한얼을 쳐다보았다. "야.. 너도 이
권민준은 아무렇지도 않게 손을 흔들며 "네, 물론이죠! 그냥 준비해주시면 됩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더니 "아 맞다, 그리고 루이 뢰더러 2009년 산 있죠? 2병이요~”웨이터는 한 번 더 체크를 했다. "고객님, 루이 뢰더러 2009년 산은 한 병에 94만 5천 원입니다. 더불어 개봉 후에는 환불되지 않습니다. 괜찮습니까?""네! 어서 가져다 주세요!" 그가 단번에 100만 원짜리 술 두 병을 주문하자, 사람들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계산한다면.. 이미 주문한 것들만 해도 이미 거의 1000만 원이 되는 돈이 들었다! 나머지 절반을 모두들 나눠서 지불한다고 해도, 최소 수십만 원은 들지 않을까? 조강호는 갑자기 난처해했다. "권민준! 우리 원래 이렇게 사치스럽게 식사할 계획이 아니었잖아? 오늘은 그냥 아주머님을 축하하는 자리고, 게다가 아주머님은 퇴원하고 얼마 지나지도 않으셨으니까 술을 마실 수도 없으셔 그런데 왜 굳이 이렇게 비싼 와인을 두 병이나 주문하냐고?""아오 씨.. 진짜 모양 빠지게?? 나는 진짜 이런 거지 놈들이랑 식사를 하기가 싫다 진짜.. 야! 그냥 한 끼 먹는 건데, 뭘 그렇게 쫄아?” 권민준은 조강호의 대답을 기다리지도 않고 웨이터에게 다시 주문을 하기 시작했다. "이 사람 말은 듣지 마시고요, 그럼 여기 랍스터랑 어울리게 스시 오마카세로 인당 하나씩 준비해주세요!" 권민준은 주문을 더 많이 할수록 돈을 더 많이 환급 받기를 기대하고 있었다! 반면, 권민준의 주문을 듣고 있는 다른 이들은 하나같이 각자 지불해야 할 돈이 너무 많아질 것을 걱정하고 있었다. 하지만 다들 아주머님 앞에서 이것을 말하기 민망할 것 같아 하나같이 쉽사리 입을 열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자 이씨 아주머니가 가만히 있지 못하고 입을 댔다. "민준아~ 우리 정말 이렇게 비싼 걸 먹을 필요가 없어! 게다가 이 물건은 너무 비싸다니까? 나는 정말.. 이 메뉴판 가격만 봐도 심장이 떨린다.. 그냥 우리 간단히 값비싼 음식을 주문하도록 하자~”
권민준은 이 말을 듣자마자 폭소하며 시후를 비꼬아 댔다. "아이구, 시후야!! 그게 무슨 소리야? 돈을 낼 수 있어? 너무 허풍 떠는 거 아니야? 큭큭.. 크하하하!”시후는 싱긋 웃으며 그의 말을 받아쳤다. "이게 허풍 같아 보여? 못 믿겠으면 일단 우리 두 사람이 먼저 오늘 주문한 메뉴 가격의 절반을 선불로 지급하고, 식사를 다 마친 후에 남은 돈을 지급하자고 어때?”권민준은 이 말을 듣고 흥분하여 소리쳤다. "진짜야?"시후는 직접 휴대전화를 꺼내 삼성페이를 열고 웨이터에게 말했다. "결제 부탁드려요."권민준은 이것을 보고 너무나 흥분해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날 뻔했다! 왜냐하면 권민준은 조금 전까지도 주변 사람들이 자신의 계획에 자꾸 태클을 걸어 대서 얼마나 짜증 났는지 모른다. 그런데 은시후가 지금 자기 계획의 절반을 기꺼이 지불하겠다고 하는데, 이건 분명히 자신에게 돈을 주는 형국이 아닌가? 그럼 자신은 돌아가서 회사에 이야기하기도 편할 것이고, 사장님에게 초대형 손님을 위해 이렇게 많은 돈을 썼다고 말하고, 투자를 약속했다고 말하면 권민준은 자신의 목숨을 지킬 수 있을 것이다! 그는 지금 이 순간에도 자신의 목숨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니 일단 돈을 벌고 싶다는 조한얼과 다른 친구 놈을 속여 현금을 빨리 마련한 다음, 회사에 돌아가서 식사 비용을 청구하면 마동선의 문제를 깔! 끔! 하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이후에 대표가 자신을 불러 진위 여부를 따질 것에 대해서는 지금 고민할 때가 아니었다. 왜냐하면 결국 지금 자신에게는 마동선이야말로 가장 큰 위협이었기 때문이다! 그러자 그는 급히 휴대폰을 꺼내 시후에게 말했다. "그래! 너도 이렇게 시원하게 결제를 하는데, 그럼 나도 질 수 없지?!”이씨 아주머니는 두 사람을 말리려 했지만, 시후는 그녀에게 걱정 말라고 손사래를 쳤다. 시후에게 있어 한 끼 식사에 이까짓 몇 천만 원의 돈을 쓰는 것은 그냥 장난일 뿐이었다. 그가 하고 싶은 일은 권민준의 계획을 실패하도록 하는 것!
한 병에 거의 100만 원이나 하는 와인을 한얼은 평생 냄새도 맡아본 적이 없었고, 마셔 보기는커녕 본 적도 없었다. 그렇기에 그는 이런 좋은 기회가 생겼기 때문에 꼭 오늘 이 와인을 가능한 많이 마셔야겠다고 마음먹었다.이때 권민준의 똘마니 허정운은 스테이크를 썰며 권민준에게 아첨을 늘어놓았다. "히야.. 오늘 민준이 덕분에 완전 호강한다 호강해~ 우리 지금 에서 나오는 그 싱가포르 호텔에서 그냥 놀고 먹고 하는 거 다 따라 하는 것 같아??”"맞아, 맞아, 그런 뜻이네!" 허정운의 말을 들은 친구들은 공감을 하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허정운은 또 권민준에게 아부를 해댔다. "이게 다 우리 민준이 덕분이야~ 하하하!! 고맙다 민준아~~” 이소분은 짜증을 내며 소리쳤다. "아니, 왜 권민준에게 감사해? 이 식사에 시후 오빠도 돈을 반이나 냈어~”그러자 허정운은 시큰둥한 표정으로 말했다. "나는 민준이가 낸 돈으로 먹는 거고, 너는 은시후가 낸 돈으로 밥 먹는 거네~ 그러니까 내가 굳이 은시후에게 고마워할 필요는 없지.”이때 스테이크를 씹은 입에서 기름을 뚝뚝 떨어뜨리던 조한얼은 고기를 질겅질겅 씹으며 이야기에 끼어 들었다. "아 그래, 조금 전에 무슨 이야기 한 거냐? ? 그게 뭐야?”그러자 조강호가 눈살을 찌푸리며 소리쳤다. "야! 그거 드라마야! 몰라? 김고은이랑 엄기준 나오는 거! 몰라? 그거 엄청 인기 많았는데? 안 봤냐?”그러자 조한얼은 "뭐? 드라마? 내가 그런 걸 볼 시간이 어디 있냐? 돈 벌기 바빠 죽겠구먼! 그리고 요즘에 뭐 맨날 넷플릭스니 티빙이니 돈 내라는 게 너~무 많아 너무! 그래서 그거 안 본다! 사람들은 왜 그렇게 그런 거 보는데 목숨을 거냐?”라며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다시 잔을 들어 와인을 마셨다.조강호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아오 이 문찐 새끼?! 야 임마! 요즘에 넷플릭스나 흥행 몰이하는 드라마 한 편 만드는 데 돈이 얼마나 드는데? 감독, 카메라
모두가 2000만 원어치의 식사를 즐기고 있을 때, 시후는 프런트로 가서 직원에게 말했다. "안녕하세요? 저희 테이블의 영수증을 끊어 주시겠어요?”웨이터는 황급히 공손하게 물었다. "네, 오늘 2000만 원 선결제하신 테이블이 맞으십니까?""네 맞아요!" 시후는 고개를 끄덕였다."금액이 큰데, 혹시 따로 필요하신 영수증 있으실까요?”“네, 2000만 원치 현금 영수증을 좀 끊어 주시겠어요?”"네, 그럼 성함과 영수증 끊을 번호 남겨 주시겠습니까?"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은. 시. 후. 입니다."라고 이름을 말한 뒤, 현금 영수증 번호까지 알려주었다.직원이 급히 작업을 하자, ‘지지지지’ 하는 소리와 함께 영수증이 인쇄됐다. 시후는 영수증을 받아 확인한 뒤, 문제가 없다는 것을 체크한 후 직원에게 감사를 표하고 돌아섰다. 동시에 그는 속으로 냉소했다. ‘권민준, 내가 먼저 손을 쓸 줄 몰랐지?’ 그 후 시후는 테이블로 돌아와 계속해서 사람들과 함께 식사를 했다. 옆에 있던 유나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시후 씨, 솔직히 말해봐요. 뭔가 꾸미고 있는 거 아니에요??"시후는 "에이~ 아니에요! 나처럼 좋은 사람이 무슨 일을 꾸민다고 그래요?”라며 웃었다.유나는 목소리를 낮추며, 옆구리를 쿡 찔렀다. "아무래도.. 이 식사.. 저 권민준 씨를 함정에 빠뜨리려고 하는 것 같은데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허허.. 당신 말이 맞아요! 대단한데요?”유나는 피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우 정말 미워! 아무튼.. 난 당신 뜻에 찬성이에요!”시후는 헤헤 웃으며 말했다. "결혼 하나는 잘했어?! 하하..”유나의 새하얀 얼굴은 붉어졌고, 그녀는 내심 수줍음을 느꼈다.......와인이 몇 잔 들어가자 권민준은 살짝 취기가 올랐다. 그래서 그는 큰 소리로 사람들에게 소리쳤다. "잠시 화장실에 다녀올 테니 다들 계속 마셔~ 더 드시고! 아! 그 와인은 절대 남기지 마! 이놈이 한 병에 100만 원이라고~!
그러자 조한얼은 "민준아, 내가 아까 앱에서 봤는데 먼저 신분증 앞면을 먼저 찍어서 제출해야 하더라고? 그런데 내가 숙소에서 신분증을 안 가져왔거든, 하지만 걱정 마! 돌아가면 신분증 정보를 바로 올려서 대출을 받을 테니까!"라고 말했다."오케이." 권민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너 빨리 해야 돼. 왜냐하면 꾸물대다가 진짜 일생일대의 좋은 기회를 놓칠 수도 있거든~ 내가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줄 테니까 걱정은 말고~”조한얼은 이 말을 듣자 감격하여 손에 소변을 묻혀버렸다. 하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바짓가랑이에 손을 문지르며 옆에 있던 권민준에게 말했다. "민준아, 그런데 그 방법이라는 게 뭔데? 내가 너에게 조언을 좀 구해야겠다.”"간단해~ 만약 네가 나에게 대출해서 6000만 원 정도 되는 돈을 준다면, 나는 일주일에 100%의 돈을 벌어서 다시 너에게 줄 수 있을 거야. 그런데 말이야 만약 네가 다른 사람에게 돈을 더 빌릴 수 있다면, 그 돈까지 합쳐서 더 벌 수 있게 도와줄게! 그러니까, 다른 사람들에게 돈을 빌릴 때 네가 빌린 돈의 20%의 이자를 약속하면 돈 빌려주는 사람도 아마 관심을 가질 거야. 그럼 네가 80%는 남으니까, 차액만큼 돈을 더 벌 수 있는 셈이지? 그러면 네 동생의 장모님이 그렇게 바라는 예물은 고사하고, 방 3개짜리 집 한 채도 빌리기에 충분하다 이거야~"조한얼은 이 말을 듣자 흥분하여 견딜 수가 없었다. 하지만, 그는 잠시 동안 자신이 어디에 가서 이렇게 많은 돈을 더 빌려야 할지 몰랐다. 자신은 고아에 친척도 없는데, 대체 누가 자신에게 이렇게 많은 돈을 빌려주겠는가?권민준은 조한얼의 걱정하는 모습을 보고, 그가 분명히 이 문제를 고민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채고는 그에게 일부러 정보를 흘렸다. "사실.. 네 동생의 여자친구를 만나서 돈을 벌 수 있는 내부 정보가 있다고 말해 봐. 만약에 4000만 원만 빌려주면 일주일 만에 20%의 이자를 더 벌 수 있다고 말하는 거야~ 그러면 그
영수증을 끊어야 권민준은 자신이 회사에 청구할 수 있었다. 그래서 프런트 직원의 말을 듣고, 권민준은 분노했다. 영수증을 회사에 청구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은시후가 그 현금 영수증을 취소하지 않는다면.. 민준은 이 식사로 돈을 벌지 못할 뿐만 아니라, 1000만 원을 날리게 된다! 이는 자신에게 엎친 데 덮친 격이 아닌가?? 안 그래도 돈이 부족한데!! 그는 화가 나서 테이블로 달려가 시후를 보고 소리쳤다. "야 은시후! 프런트에 가서 몰래 현금 영수증 끊었냐? 어서 취소해 임마!”그러자 시후는 무덤덤하게 말했다. "왜? 이 식사는 우리 둘이서 낸 거잖아? 그런데, 내가 영수증을 끊으면 어때? 나도 1000만 원을 쓴 거.. 벌써 잊은 건 아니지?”"너..?" 권민준은 말문이 막혔고, 잠시 후 화를 내기 시작했다. "야, 너는 임마! 회사에서 일도 안 하면서 현금 영수증 끊어서 뭐 하는데?!”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야, 요즘 현금영수증 무조건 의무 발행해야 하는 거 몰라? 현금 영수증 안 끊으면 탈세로 찍혀?! 그럼 국세청에서 과태료 물게 한다고~ 만약에 발급 안 하면 50%나 과태료 물어! 그리고 아무리 용돈을 받아쓰는 처지이기는 하지만, 나도 공제는 받아야 할 거 아니야? 그치 너희들도 이거 다 아는 거 아니야?”그러자 많은 친구들이 잇달아 고개를 끄덕였다."맞아~ 현금 영수증은 거의 다 끊어 준다고~?" 소분이 큰 소리로 말했다.조강호도 "맞아. 이런 호텔은 다 끊어 주지~"라며 동조했다.옆에 있던 조한얼이 웃으며 말했다. "나는 딱 보기에 현금 영수증 안 끊을 만한 곳에 가서 식사하는데~ 큭큭.. 가~~끔씩 식당에서 일하는 이모들에게 현금 영수증 안 끊죠? 물어보다가 놀라면 에이~ 이거 고발 안 할 테니까 소주 한 병 무료로 달라고 하면 준다?! 하하하!”그러자 시후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하하.. 조한얼, 진짜 너 대~~단하다? 좀 배워야겠어~?”조한얼은 시후가 자신을 칭찬하는 줄 알고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소
권민준은 그냥 오늘 식사를 통해서 경비 처리를 한 뒤, 50%를 자신의 돈으로 쓸 생각이었는데.. 지금 오히려 1000만 원을 잃어 버리다니.. 이 빌어먹을 은시후!!! 이 식사는 정말 엄청난 손실이 아닐 수 없었다! 권민준은 그저 죽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이 일만 아니었다면 그는 혼자서 새 벤츠를 친구들에게 자랑하며 큰 소리로 떵떵거렸을 것이다! 그런데 오늘 은시후 때문에 차를 들이 박지를 않나.. 식사 비용 청구도 못하게 되지 않나..시후는 이때 일부러 권민준을 자극하기 위해 와인 한 잔을 따라 건네며 웃었다. "자, 권민준! 내가 한 잔 따라 줄게!”"야! 이 뻔뻔한 놈아! 지금 너랑 술 마실 기분 아니거든?”"하이고~ 너무 화내지 마~ 이 술 어차피 네가 비싼 돈 주고 산 거야! 그러니까 안 마시면 너만 손해라고! 하하하!”권민준은 이 말을 듣자 더욱 화가 치밀어 몸을 떨었다. 은시후의 말이 맞았다. 이 술은 확실히 자신의 돈으로 산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 식사에 1000만 원을 썼잖아!? 언제 이렇게 많은 돈을 주고 한 끼를 먹겠어? 그야말로 한 끼에 전재산을 날리고 파탄내는 엄청난 식사야! 권민준은 이렇게 생각하자 눈물을 글썽이며 술잔을 받아 들고, 답답한 마음에 술을 단숨에 들이켰다! ‘그래, 다 내 돈으로 샀는데! 내가 좀 더 마셔야지!!! 그렇지 않으면 다 남 좋은 일 시키는 거 아니야??’ 하지만 지금 민준에게 더 큰 문제는 돈을 어떻게 만들어 내는 것인가였다. 만약에 조한얼이 자신의 말을 듣고 저녁에 돌아가서 대출을 한다 면 그는 6000만 원 정도는 벌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그는 예금으로 3000만 원을 모아 뒀다고 하지 않았던가? 그러니 그 돈을 자신에게 맡긴다면 아마도 마동선의 새 차를 뽑는 데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다. 그런데 그가 남동생의 장모님이 될 사람을 속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확신이 없었다! 그저 기도할 수 밖에.. 제발 조한얼이 자신의 속임수에 넘어갈 수 있기를!! 시후가 자신의 계획을 모두 무산시킨
변지현은 유가휘가 시후를 그의 집에 머물게 하겠다는 말에 약간 놀랐다. 하지만 그녀는 시후가 유가휘를 만나는 이유를 알지 못했기에, 시후를 대신해 마음대로 대답할 수 없었다. “이건 대표님이 시후 씨와 직접 만나서 얘기해 보시는 게 좋겠습니다. 그의 의견을 들어보시고 결정하세요.”“알겠습니다!” 유가휘는 웃으며 말했다. “걱정 마세요. 반드시 홍콩의 열정을 느낄 수 있도록 할 겁니다!”변지현은 이어서 말했다. “좋습니다. 제 비서의 이름은 은시후라고 합니다. 공항 입구에서 그의 이름이 적힌 팻말을 들고 계시면 찾아갈 겁니다.”“그렇게 하시죠. 문제 없습니다!” 유가휘는 바로 대답했다. “그럼 지금 바로 출발하겠습니다!”전화를 끊은 후, 그는 방가흔에게 말했다. “가정부들에게 2층의 제일 큰 객실을 서둘러 정리하라고 전해. 귀한 손님을 모실 거야!”방가흔은 의아해하며 물었다. “여보, 대체 어떤 귀한 손님이길래 직접 마중 나가고, 집에까지 모시려는 거예요?”유가휘는 말했다. “TS Shipping 쪽 사람인데, TS Shipping의 두 대주주가 직접 임명한 인물이라고 하더군. TS Shipping과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이토 그룹과 엘에이치 그룹 현재 아시아에서 가장 강력한 재벌가라고 불리고 있어. 그러니 이들과 협력할 수 있느냐는 전적으로 그 손님에게 달렸고.”방가흔은 여전히 이해하지 못하며 물었다. “우린 이미 사업을 잘하고 있잖아요. 굳이 그렇게까지 해서 협력할 필요가 있어요?”유가휘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당신은 몰라. TS Shipping이 설립된 이후로 아시아의 해운 시장 상황이 크게 변했어. TS Shipping은 이토 그룹과 엘에이치 그룹의 모든 해운 운송에 관련된 자원을 통합했을 뿐 아니라, 블랙 드래곤과도 긴밀히 협력하고 있어. 블랙 드래곤은 현재 전세계 무장 호위 업무의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으며, TS Shipping에 우선적으로 자원을 제공하고 있어. 그러니 우리가 TS Shipping과 협력할 수
“네!” 유나는 고개를 힘차게 끄덕이며 말했다. “어서 들어가 봐요. 비행기가 8시에 출발한다면서요? 지금 30분밖에 안 남았잖아요.”“알았어요.” 시후는 차에서 내렸다. 유나가 운전석에 앉자 그는 손을 흔들며 말했다. “여보, 그럼 먼저 갈게요. 돌아가는 길 조심해서 운전해요.”유나는 다정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일 끝나면 미리 연락해요. 돌아오는 날 내가 공항에 마중 나갈게요.”“그래요!”시후는 유나가 차를 몰고 떠나는 것을 지켜본 후 공항으로 들어갔다. 간단한 보안 검색을 통과한 후, 그는 성도민이 준비해 둔 전용기에 탑승했다. 정각 8시, 비행기는 정확히 출발하여 홍콩으로 빠르게 날아갔다. 14시간 후, 홍콩 현지 시각은 이미 오전 10시가 되어 있었다. 시후가 탄 전용기는 홍콩까지 약 1시간 정도의 비행이 남아 있었다.시후는 변지현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이 곧 도착할 예정임을 알리며, 유가휘를 공항으로 보내 자신을 마중 나오게 할 것을 요청했다.그 때 유가휘는 여전히 집에서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그는 미국 이민국에 이중열의 송환 절차를 요청한 후로 과도한 흥분 상태에 빠져 밤마다 잠들기 어려워했다. 그의 머릿속은 이중열과의 갈등과 그로 인해 자신이 겪은 조롱과 멸시에 대한 생각들로 가득했다. 만약 법률의 제약이 없었고, 홍콩 대중들의 시선이 아니었다면 그는 직접 이중열에게 보복했을 것이다. 결국 이런 방법으로만 그는 자신의 분노를 완전히 해소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그 날 꿈속에서 유가휘는 이중열이 마침내 홍콩으로 송환되어 오는 장면을 목격했다. 그는 이중열의 비참한 죽음을 직접 보기 위해 공항에 나갔다. 이중열이 공항 밖으로 나오자 주변을 지나던 사람들이 모두 총을 꺼내 이중열에게 겨누었다. 유가휘는 들뜬 마음으로 이중열이 총에 맞아 죽는 모습을 보기를 기다렸다. 하지만 바로 그때, 총구들이 갑자기 모두 자신을 향했다. 유가휘가 깜짝 놀란 와중, 이중열은 냉소를 지으며 가볍게 손짓했고 사람들이 총의 방아쇠를 당기
유나와 홍콩에 가기로 상의한 시후는 성도민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화가 연결되자, 성도민이 다급히 물었다. "은 선생님, 사모님과 상의는 잘 끝나셨습니까? 혹시 오실 수 있는 겁니까?"시후는 대답했다. "아내와 상의는 끝났습니다. 마침 장모님께서 미국에 오셔서 아내를 돌봐 주실 수 있는 상황이라 다행히 갈 수 있게 되었네요."성도민은 크게 안도하며 말했다. "정말 다행입니다! 은 선생님, 언제가 편하신지 말씀해 주시면, 제가 미국에서 전용기를 준비하겠습니다!"시후는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전용기까지는 필요 없습니다. 그냥 제가 비행기 표를 사서 가면 되니까요."그러자 성도민이 재빨리 말했다. "만약 경유해서 오신다면 최소 20시간 이상 걸릴 겁니다. 게다가 가장 빨리 홍콩으로 오는 비행기 표를 구하지 못하실 수도 있으니, 전용기가 훨씬 빠를 겁니다!"시후는 잠시 고민하다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듣고 보니 맞는 말이네요. 지금 급한 상황이니 최대한 빨리 가는 게 좋겠습니다. 그럼 부탁하죠. 내일 아침에 출발하도록 해 주세요."성도민은 주저 없이 답했다. "알겠습니다! 그러면 현지 시간으로 아침 8시에 출발하도록 준비하겠습니다. 괜찮으십니까?" "네, 괜찮습니다."성도민은 기뻐하며 말했다. "좋습니다, 은 선생님! 제가 공항으로 직접 마중 나가겠습니다!"시후는 말했다. "그럼 홍콩에서 뵙죠." 전화를 끊고 나서, 시후는 유나에게 말했다. "여보, 저 고객의 상황이 꽤 급한 것 같아서, 내일 아침 일찍 떠나야 할 것 같아요."유나는 아쉬움과 걱정이 섞인 표정으로 말했다. "아침 일찍 비행기를 타야 한다니 너무 힘들지 않을까요...."시후는 웃으며 대답했다. "아침 일찍 일어나는 것뿐인데, 힘든 일도 아니죠. 게다가 고객이 전용기를 준비해 준다고 하니, 편하게 쉬면서 갈 수 있을 것 같네요."한편, 옆에 있던 윤우선은 "전용기"라는 말을 듣자 흥분하며 말했다. "그래! 전용기는 정말 편하지! 앉고 싶으면 앞에 있는
윤우선은 진지하게 말했다. "젊었을 때 돈을 많이 버는 게 좋지. 젊어서 열심히 살지 않으면, 나중에 늙어서 아무리 노력해도 이미 늦게 된다니까?! 네 아빠처럼 인생을 대충대충 살면 안 돼!"유나는 갑자기 어떻게 엄마의 말에 반박해야 할지 몰랐다.바로 그때, 시후의 휴대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발신자는 성도민이었다. 시후는 곧바로 전화를 받고 말했다. "여보세요? 네, 성 선생님. 안녕하세요."전화 너머에서 성도민이 말했다. "안녕하세요, 혹시 은 선생님이십니까? 저는 안세진 부장님께서 소개해 주셔서 연락을 드렸는데.. 저희 집 풍수를 좀 봐주셨으면 해서 연락 드렸습니다."시후는 얼른 대답했다. "아, 안세진 부장님의 지인이시군요! 반갑습니다. 혹시 댁의 상황이 대략 어떻게 되는지 여쭤봐도 될까요?"그러자 성도민이 설명했다. "저희가 홍콩 쪽에 부동산 투자를 하려고 합니다. 시훈도라는 곳에 위치한 약 8000평 규모의 저택이고요. 최근에 가족들이 이유 없이 다치거나 병에 걸리는 일이 잦아졌고, 일도 여러모로 제대로 풀리지 않아서 뭔가 문제가 생긴 것 같더군요.. 그래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마침 안세진 부장님께서 선생님이 이 분야에서 매우 전문가라고 추천해 주셨지요!"시후는 약간 놀라며 물었다. "홍콩에 투자를 하신다고요?" "네, 그렇습니다." 성도민은 재차 물었다. "혹시 선생님께서 요즘 여유가 있으실까요? 저희도 정말 급한 상황이라 직접 방문해 주셨으면 합니다. 지금 저희가 상황이 굉장히 급해서요...."시후는 곤란한 듯 대답했다. "안세진 부장님께서 말씀을 안 해주셨나 봅니다.. 제가 지금 미국에 있어서 홍콩까지 가는 건 조금 힘들 것 같습니다."그러자 성도민은 다급하게 말했다. "선생님, 제발 시간을 내서 한 번 와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저희 가족들 모두가 위험에 처할 수도 있을 것 같아서요.."유나는 스피커 너머에서 성도민의 목소리를 희미하게 들었고, 남편이 의뢰를 받아들일지 긴장한
20분 뒤, 시후와 유나는 공항에서 오랜만에 윤우선을 만났다. 윤우선은 유나와 시후를 보자 매우 흥분하며 신나게 말했다. "아이고, 유나야, 은 서방 내가 그동안 얼마나 보고 싶었는지 몰라!"유나는 웃으며 말했다. "저는 엄마가 혼자 집에서 자유롭게 지내느라 정말 편하게 계셨을 거라 생각했는데.."윤우선은 웃으며 대답했다. "편하긴 편했는데, 맨날 혼자 있는 건 너무 외롭더라!" 그러면서 약간 아쉬운 표정으로 말했다. "내가 이번에 미국에 오면서 환전도 못 하고 카드도 안 가져왔네. 너희 돈은 충분하지?"유나는 별다른 의심 없이 웃으며 말했다. "엄마, 우리 보러 오셨는데 어떻게 엄마에게 돈을 쓰게 할 수 있겠어요. 그냥 편히 계시다 가요."시후도 말을 보탰다. "맞아요, 장모님. 미국에 오셨으면 당연히 저희가 책임 져야죠. 이곳은 결제가 불편하니까 제가 비자 카드를 하나 드리고 현금도 조금 드릴게요." 그리고 덧붙였다. "아, 장모님.. 미국은 치안이 좋지 않을 수도 있으니 너무 많은 현금을 가지고 다니지 않으시는 게 좋으십니다."윤우선은 시후가 카드와 현금을 주겠다는 말에 눈이 반짝이며 흥분한 표정으로 말했다. "역시 내 사위야! 그러니까 사람들이 사위는 반쪽 아들이라고 하는 거 아니겠어?! 자네처럼 이런 사위가 있으면 아들 하나 있는 것보다 백배는 낫지!"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시후는 윤우선의 성격을 너무 잘 알고 있었다. 평소에는 거칠고 강하게 굴어도, 작은 호의만 보여주면 태도가 금방 180도 바뀌는 사람이라는 것을. 그래서 약간의 돈으로 윤우선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은 시후에게 매우 간단했고 비용 효율적인 거래였다.그 후, 두 사람은 윤우선을 차에 태우고 호텔로 데려갔다. 윤우선이 호텔의 프레지덴셜 스위트룸에 들어섰을 때, 그녀는 말을 잇지 못할 정도로 놀랐다. 윤우선은 객실 안을 몇 바퀴나 뛰어다녔지만, 여전히 구조를 다 파악하지 못한 채 감탄하며 말했다. "세상에, 이 스위트룸은 너무 크잖아!
그 후 비행 내내 윤우선은 거의 잠을 잘 수 없었다. 그녀는 계속해서 휴대폰을 열어 확인했지만, 비행기가 미국 상공에 도달할 때까지도 여전히 홍라연의 연락 밖에 없었다. 이 상황에서 윤우선은 몇 번이나 휴대폰을 던지고 싶은 충동을 느꼈으나, 결국 현실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속으로 자신을 위로하며 생각했다. ‘에휴, 그래 가족 외에 진짜로 나에게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 몇이나 있겠어? 다들 남 잘되는 꼴 못 보는 사람들이지! 흥, 내가 전용기를 타고 미국 가는데 너희들이 연락 안 하고 관심 없어도 그만이야. 정말 웃겨!’윤우선은 이렇게 생각하며 슬쩍 휴대폰을 다시 확인했지만, 여전히 아무도 연락을 남기지 않은 것을 보고는 더욱 화가 났다. 그녀는 결국 휴대폰을 옆으로 던져버리고 눈을 감고 휴식을 취하려 애썼다.몇 시간 후, 윤우선이 탄 걸프스트림 G650 전용기는 마침내 미국 프로비던스 공항에 착륙했다. 이때는 미국 시간으로 밤 10시가 조금 넘은 시각이었다.한편, 시후와 유나는 보스턴에서 열린 혜리의 두 번째 콘서트를 보고 프로비던스로 돌아가는 중이었다. 시후는 이미 윤우선의 동향을 알고 있었고, 그녀의 비행기가 착륙하자마자 이를 확인했다. 하지만 시후는 윤우선이 자신과 유나에게 전용기를 탔다는 사실을 숨기고 싶어 한다는 것을 알았다. 따라서 그녀가 비행기에서 내린 뒤에야 유나와 연락할 것을 예상하고 있었다. 게다가 시후는 윤우선이 혼자 입국 심사를 마치는 것은 문제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윤우선은 기본적인 영어 대화는 가능할 것이기 때문이다.30분 뒤, 유나의 휴대폰으로 미국 현지 번호로 전화가 걸려왔다. 유나는 깊이 생각하지 않고 바로 전화를 받으며 영어로 말했다. "헬로?" 그러자 전화 건너편에서 윤우선의 흥분된 목소리가 들려왔다. "유나야! 나야! 나 미국에 도착했어!"유나는 엄마의 목소리를 듣고 잠시 멍해졌다. 그리고 그녀는 몇 초 뒤 정신을 차리고는 깜짝 놀라 물었다. "엄마, 언제 미국에 오신 거예요? 출발 전에
윤우선의 성격은 다소 억척스러운 면이 있는데, 그 본질은 강한 자존심에서 비롯되었다. 그녀는 50년을 살면서 대부분의 시간 동안 사람들에게 무시를 당해왔다. 특히 WS 그룹에 시집온 이후로 그런 일은 더 심해졌다. 시댁의 멸시와 남편의 무능함은 그녀의 자존심을 철저히 짓밟았고, 이는 그녀의 성격을 더욱 거칠게 만들었으며 동시에 체면에 대한 집착을 극단적으로 강화시켰다.이제 그녀는 비로소 개인 전용기를 타보게 되었고, 이렇게 고급스러운 경험을 하게 된 만큼 반드시 제대로 즐기고 이 상황을 기념으로 남기고 싶었다. 더 중요한 것은, 이를 SNS에 올려 친구들에게 제대로 자랑해야 한다는 것이었다.항공기 승무원들은 매우 협조적이었다. 그들은 이런 항공편에서 일할 때, 윤우선 한 명을 상대하며 얻는 수입이 민간 항공기 한 대에서 수백 명을 상대하며 버는 것보다 몇 배 더 많았기에, 윤우선을 마치 황후처럼 떠받들며 대우했다.만족스럽게 영상을 찍은 윤우선은 가족들 앞에서 티를 내지 않기 위해 일부러 시후, 유나, 김창곤을 따로 멀티 프로필 설정을 하고, 사진을 올렸다. 그리고 프로필에 라고 한 줄을 남겨두었다. 글과 사진을 올린 후, 그녀는 사무장에게 물었다. "저기, 우리 이륙하면 인터넷이 안 되는 거죠?" 사무장은 서둘러 대답했다. "비행기 이륙과 상승 단계에서는 인터넷이 안 되지만, 안정 비행에 들어가면 객실 와이파이를 켜드릴 겁니다. 그때 인터넷을 사용하실 수 있어요." 윤우선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좋아요, 그럼 기장님에게 이륙해 달라고 해주세요." 그녀는 속으로 흐뭇해하며 생각했다. ‘이미 사진이랑 글은 올렸으니, 하늘에 올라가 인터넷이 연결되면 분명 많은 사람들이 관심 있겠지? 그럼 다들 얼마나 부러워할까?’ 이렇게 생각하며 윤우선은 휴대폰을 옆에 두고 창밖 풍경을 보며 기분이 한껏 들떴다.비행기는 곧바로 이륙 우선권을 얻어 구름 위로 올라갔다. 약 30분 후, 비행기가 1만 1
전화를 끊고 나서 유나는 서둘러 시후에게 물었다. "여보, 엄마가 미국에 오면 당신에게 폐가 되지 않을까요? 엄마는 손이 많이 가는 사람이잖아요. 괜히 당신 기분 나빠질까 걱정이에요." "아니에요." 시후는 웃으며 대답했다. "장모님이 미국에서 즐겁게 놀다 가시는 것도 좋고, 당신과도 시간을 보내실 수 있으니 괜찮아요. 당신도 집을 떠난 지 꽤 됐으니 장모님이 그리울 거잖아요." 유나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맞아요. 이렇게 멀리 오랫동안 집을 떠난 건 처음이라, 마음 한구석에 계속 걱정이 되긴 해요." 시후는 미소 지으며 말했다. "우리가 묵고 있는 호텔방은 엄청 크잖아요. 둘이 있으면 너무 휑해서 장모님이 오시면 더 활기찰 거예요." 유나는 시후가 진심으로 신경 쓰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하고 안심하며 부드럽게 말했다. "여보, 고마워요!"......다음 날 오전. 유나는 이미 미국행 비자를 손에 넣었다. 불가리 매장 직원이 그녀에게 비행기 출발 시간이 오늘 오후라는 것을 확인해주자, 윤우선은 점심 무렵 가장 멋진 옷으로 갈아입고, 시후가 선물한 에르메스 가방을 메고, 불가리에서 제공한 비즈니스 차량을 타고 공항으로 갔다.공항에서 윤우선은 처음으로 VIP 라운지에서의 고급 서비스를 경험했다. 럭셔리 비즈니스 차량은 그녀 혼자만을 위해 활주로까지 데려다 줬고, 두 명의 아름다운 직원이 짐을 들어주며 그녀를 개인 전용기로 안내했다. 이 전용기, 걸프스트림 G650은 이룸 그룹 소유의 비즈니스 전용기였고, 이번에 송민정이 특별히 이 비행기를 배치하여 윤우선이 혼자 탈 수 있도록 준비했다.비행기 내부는 말 그대로 럭셔리 그 자체였다. 윤우선은 비행기에 발을 들이는 순간 마치 공중에 있는 궁전에 들어선 듯한 기분이 들었다. 넓고 고급스러운 객실에는 그녀 혼자 뿐이었고, 이로 인해 그녀의 허영심은 한껏 부풀어 올랐다.윤우선이 매우 부드럽고 큰 안락의자에 앉자마자, 세 명의 아름다운 승무원들이 다가왔다. 그들은 먼저 윤우선
한편, 윤우선은 눈물을 흘리는 척하며 카메라에 비치지 않은 사각지대에서 얼굴을 뒤쪽으로 돌려 안약을 몰래 넣었다. 유나는 영상에서 엄마가 외로워하며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고 가슴 아파하며 말했다. "엄마, 여행이라도 다녀오시는 게 어때요? 시후 씨가 3천만 원을 드렸잖아요. 고급 투어 상품을 하나 예약해서 푹 쉬다 오세요. 엄마가 충분히 놀다 오시면, 우리도 그때쯤 돌아올 거예요."윤우선은 이 말을 듣고 속으로 생각했다. ‘딸내미.. 말이 좋지, 문제는 나에겐 여행 갈 돈이 없다는 게 문제야....’ 그녀는 눈물을 닦으며 흐느끼듯 말했다. "유나야.... 엄마는 지금 여행 갈 마음이 없어.... 엄마는 그냥 네가 너무 보고 싶을 뿐이야...." 그러자 유나는 안타까운 마음으로 말했다. "엄마, 제 수업이 아직 20일 넘게 남아서 당장은 돌아갈 수 없어요...." 사실 유나는 엄마를 미국으로 부를 수 있을지 잠깐 고민했지만, 무의식적으로 어머니가 미국에 오는 게 그다지 편하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우선, 비자를 발급받아야 하는데, 미국 비자는 복잡하고 대사관에서 인터뷰를 해야 하며 거절당할 가능성도 있었다. 게다가 엄마의 다소 시끌벅적한 성격을 알기에, 엄마가 미국에 오면 자신과 시후의 평화로운 일상이 깨질지도 몰랐다. 유나 자신은 그나마 괜찮았지만, 남편 시후가 엄마를 불편해할까 걱정되었다. 그래서 그녀는 허락 없이 엄마를 초대하는 말을 꺼내지 못했다.그런데 이때 시후가 뜻밖에도 기분 좋은 표정으로 다가와, 영상 속의 윤우선에게 웃으며 말했다. "장모님, 집에 혼자 계시는 게 외롭다면 비자 신청해서 미국에 오셔서 놀다 가세요." 시후의 말에 유나는 놀라움에 눈이 커졌다. 그녀는 시후가 이렇게 아무런 고민 없이 엄마를 미국으로 오라고 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윤우선 역시 시후가 이렇게 쉽게 동의할 줄은 예상하지 못했고, 그 자리에서 흥분해 환호했다. "아이고, 우리 은 서방! 정말이야? 진짜야, 우리 착한 사위?!" "물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