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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8장

한 병에 거의 100만 원이나 하는 와인을 한얼은 평생 냄새도 맡아본 적이 없었고, 마셔 보기는커녕 본 적도 없었다. 그렇기에 그는 이런 좋은 기회가 생겼기 때문에 꼭 오늘 이 와인을 가능한 많이 마셔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이때 권민준의 똘마니 허정운은 스테이크를 썰며 권민준에게 아첨을 늘어놓았다. "히야.. 오늘 민준이 덕분에 완전 호강한다 호강해~ 우리 지금 <작은 아씨들>에서 나오는 그 싱가포르 호텔에서 그냥 놀고 먹고 하는 거 다 따라 하는 것 같아??”

"맞아, 맞아, 그런 뜻이네!" 허정운의 말을 들은 친구들은 공감을 하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허정운은 또 권민준에게 아부를 해댔다. "이게 다 우리 민준이 덕분이야~ 하하하!! 고맙다 민준아~~”

이소분은 짜증을 내며 소리쳤다. "아니, 왜 권민준에게 감사해? 이 식사에 시후 오빠도 돈을 반이나 냈어~”

그러자 허정운은 시큰둥한 표정으로 말했다. "나는 민준이가 낸 돈으로 먹는 거고, 너는 은시후가 낸 돈으로 밥 먹는 거네~ 그러니까 내가 굳이 은시후에게 고마워할 필요는 없지.”

이때 스테이크를 씹은 입에서 기름을 뚝뚝 떨어뜨리던 조한얼은 고기를 질겅질겅 씹으며 이야기에 끼어 들었다. "아 그래, 조금 전에 무슨 이야기 한 거냐? <작은 아씨들>? 그게 뭐야?”

그러자 조강호가 눈살을 찌푸리며 소리쳤다. "야! 그거 드라마야! <작은 아씨들> 몰라? 김고은이랑 엄기준 나오는 거! 몰라? 그거 엄청 인기 많았는데? 안 봤냐?”

그러자 조한얼은 "뭐? 드라마? 내가 그런 걸 볼 시간이 어디 있냐? 돈 벌기 바빠 죽겠구먼! 그리고 요즘에 뭐 맨날 넷플릭스니 티빙이니 돈 내라는 게 너~무 많아 너무! 그래서 그거 안 본다! 사람들은 왜 그렇게 그런 거 보는데 목숨을 거냐?”라며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다시 잔을 들어 와인을 마셨다.

조강호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아오 이 문찐 새끼?! 야 임마! 요즘에 넷플릭스나 흥행 몰이하는 드라마 한 편 만드는 데 돈이 얼마나 드는데? 감독, 카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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