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해!" 신 회장은 화가 나서 가슴이 심하게 출렁거렸고, 윤우선을 노려보며 말했다. "이 억척스러운 년!! WS 그룹이 지금 볼품없이 초라해졌다고 해도, 조만간 재기할 기회가 있을 거야!! 그리고 그때가 되면, 제발 WS 그룹에 돌아가게 해달라고 울고불고 해도 절대 그럴 일은 없어!"김상곤은 이때 다급하게 윤우선을 말렸다. "어머니한테 이렇게 심하게 말할 수 있어? 지금 당장 빨리 사과해!"그러자 윤우선은 눈썹을 찡그리며 김상곤을 바라보다가 짜증을 냈다. "당신은 이 늙은이가 어떻게 당신을 쫓아 냈는지 벌써 잊었어? 그런데도 아직 어머니라고 부를 수 있냐고!” 윤우선은 다시 신 회장을 손가락질하며 소리쳤다. "어머님~!! 제가 부탁 좀 드릴게요! 지금 어머님께서 어떤 꼴을 하고 계시는지 한 번 돌아는 보시고 저에게 지금 이런 소리 하시는 거예요??? 아니~ 지금 WS 그룹이 뭐라고요? 재기를 한다고요? 오호호호!! 그런 회사가 지금 집에 있던 가구를 중고로 팔기 위해 이런 곳에 와요?? 저는 오라고 해도 안 갈 것 같네요~ 죄송합니다아~!!”신 회장은 화가 나서 돌아버릴 것 같았다. 그녀는 윤우선의 코를 손가락질하며 분노했다. "윤우선!!! 정말 죽고 싶어 환장했지?!! 네가 감히 내게 이렇게 말할 수 있어? 내가 네 년이 오늘 한 말을 잘 기억하고 있겠어! 조만간 기회를 보다가 네 다리를 분질러 버릴 거라고! 그리고 네가 내 앞에 무릎 꿇고 머리 조아려 사과하도록 만들 거다!"하지만 윤우선은 그런 그녀를 비웃었다. “한 번 해보시죠~ 그런데 어머님께서 가능하시겠어요? 이제 다 늙어 빠져 가지고~ 곧 한 줌 흙이 다 되어 가시는데.. 제 다리를요? 호호!! 자, 자, 제 다리 바로 여기 있습니다! 부러뜨려 보시죠~" 그러면서 윤우선은 정말로 다리를 내밀며 신 회장을 향해 냉소를 퍼부었다.이런 행동은 신 회장을 정말 화나게 만들었다. 그녀는 마음 같아서는 정말 윤우선의 다리를 그 자리에서 아작 내버리지 못하는 것이 한스러웠다. 그러나 신 회
그러자 직원은 몇 가지 가구들을 더 보여주었다. 하지만 상곤은 별로 마음에 드는 것을 찾지 못했고, 직원은 "그렇다면 다른 곳들도 한 번 돌아보시고 생각나시면 다시 오세요~"라고 말했다.상곤과 가족들이 가게 밖으로 나오니 신 회장 가족은 이미 자취를 감춘 지 오래였다. 김상곤은 또 원목 가구를 파는 상점에 들렀지만, 딱히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일의 가구들은 찾지 못했다. 윤우선은 서둘러 침실과 부엌 등에 들어갈 가구들을 사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만약 그렇지 않으면, 오늘 자신의 손에 남는 것이 아무것도 없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김상곤은 이런 의견에 대해서는 반박할 여지가 없다고 생각했기에, 가족들과 함께 우선 다른 방에 들어갈 가구들을 사기로 결정했다.윤우선은 자신의 마음에 들었던 2000만 원대의 침대를 선택했고, 유나도 비슷한 금액대의 침대를 골랐다. 옷장, 협탁, 화장대 등 각자의 방에서 쓸 가구들은 빠르게 결정되었다. 그리고 손님들을 맞이할 방에도 적절한 가구들을 준비했고, 필요한 가전 제품들과 생활에 필요한 물건들을 모두 구매했다. 윤우선은 계산을 할 때마다 김상곤의 옆에서 속으로 계산을 하고 있었는데, 계산을 다 해보니 김상곤이 아직 1억 8000만 원 정도의 돈이 남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만약 김상곤이 이 돈으로 더 비싼 원목 가구와 소파를 구매하고, 거실을 꾸미기 위해 다른 가구들을 더 구입한다면 정말 남는 돈이 하나도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조금 덜 비싸지만 원목이 아닌 유럽식 가구들을 배치한다면 적어도 수천만 원을 아낄 수 있을 것인데. 그러자 그녀는 김상곤의 곁에서 그를 계속 설득하려 했다. "여보~ 마음에 드는 원목 가구가 없어? 그럼 우리 먼저 유럽식 소파랑 장식장을 먼저 사서 쓰다가, 나중에 돈이 생기면 당신이 원하는 원목 가구들을 사면 되잖아요?!”김상곤은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아차리고 바로 대답했다. "내가 어떤 가구들을 살지 당신이 걱정할 필요 없어. 그리고 지금 침실, 부엌을 포
이 말을 듣자 김상곤은 흥분하여 소리쳤다. "진짜지!!! 그럼 내가 살게! 얼마라고 불렀는데?!"김창곤은 화를 내며 말했다. "네가 진심으로 원해서 파는 거야! 일단 소파랑 협탁은 3500만 원이야! 어머니 계좌번호 알지? 거기로 돈 입금해! 우리가 확인하고 나면 가구를 너에게 팔 테니까!”김상곤은 조금 생각하다가 형에게 말했다. "형, 그럼 이렇게 하자. 가구를 청년재로 보내면, 하역한 뒤에 내가 즉시 돈을 입금해 줄게!”전화기 너머의 김창곤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입을 열었다. “그래 알겠다. 지금 차에 물건이 실려 있으니까 언제든 가져갈 수 있어.”"알겠어 형, 그럼 별장에서 보자! 기다릴게!" 김상곤은 곧바로 전화를 끊고 말했다. “은 서방 자네가 정말 맞혔어! 그 가구들을 진짜 나에게 판다고 하네?!”그러자 윤우선의 표정이 순식간에 싸늘해졌다. 자신이 방금 한 말뿐만 아니라, 김창곤에게 뒤통수를 한 대 얻어 맞은 것 같았기 때문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김상곤이 그 가구를 사고, 나머지 가구들을 구매한다면 남는 돈이 없을 것이었다. 윤우선은 시후를 잡아먹을 듯 노려보았다.시후는 이런 윤우선을 상대하기 귀찮았다. 장모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시후는 장모가 원하는 것을 갖지 못하는 것을 보자 더욱 흥미로워졌다. 네 식구는 이미 필요한 가구들을 대부분 다 샀기 때문에, 차를 몰고 청년재로 향했다. 청년재는 이미 인테리어가 완료되어, 가구가 없는 것 외에는 더할 나위 없이 고급스럽고 호화로웠다. 거실은 화려한 장식이 있었고, 바닥 전체가 천연 대리석으로 광택이 나는 것이 마치 거울 같았다. 별장 내에 있는 사람들은 마치 웅장한 성 안에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윤우선은 호화로운 인테리어를 보자, 마치 온몸의 모공이 활짝 열리는 듯 즐거워했다."지난 번에 봤을 때는 아직 인테리어가 끝나지 않았고, 거실 바닥에 스크래치 방지 매트가 깔려 있어서 자세히 못 봤는데.. 오늘 이렇게 보니 궁궐 같네 궁궐
그러나 지금, 이곳에서 살게 될 건 바로 늘 자신이 무시하고 또 무시했던 김.유.나.였다! 이렇게 생각하자 열이 받친 혜빈은 "할머니, 저도 함께 가 볼래요!”라며 재빨리 자신의 오빠와 신 회장을 부축했다.세 사람이 별장의 거실로 발을 들여놓자 엄청나게 화려한 장식들이 그들을 반기고 있었다. 세 사람은 내부를 보고 놀라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거실 상공에는 10여 미터나 되는 거대한 구멍이 뚫려 있었고, 그 한가운데에는 더할 나위 없이 크고 호화로운 크리스털 램프가 걸려 있었다. 천장은 유리로 되어 있었는데, 밖에서 떨어지는 햇빛이 크리스털 램프에 굴절되어 내부로 들어오니 정말 숨이 막힐 정도로 아름다운 인테리어였다. 신 회장은 거실에 서서 두 다리를 부르르 떨었다. WS 그룹 별장은 여기와 비교하면 그야말로 보잘것없는 작은 오두막집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이곳의 인테리어는 자신의 별장보다 거대하고 엄청난 장식들로 가득했다! 신 회장은 자기도 모르게 여기서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즐겁고 행복할까 상상해보았다. 아마 매일 집에만 있고 싶겠지..? 하지만 정말 애석하게도 자신은 이렇게 호화롭게 살 운명이 아닌 것 같았다!상곤이는 평소에 보는 눈이 없었지만, 사위 하나는 정말 제대로 잘 고른 듯했다. 은시후처럼 고아원에서 자란 녀석이 어찌 이렇게 운이 좋을 줄.. 그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이럴 줄 알았으면, 애당초 시후를 깔보지 않았을 텐데, 그리고 무슨 말을 해도 그를 정중하게 대하고, 상곤이의 가족들을 모두 정중하게 대했을 것이다. 그랬다면 자신도 이 호화로운 곳에서 함께 들어갈 기회가 있었을까...? 안타깝지만.. 자신은 이미 김상곤과 분명히 교류를 끊어버렸는데 이제 와서야 뻔뻔한 얼굴로 관계를 회복시키자고 말해봤자, 아들에게 씨알도 먹히지 않을 것이다!옆에 있는 혜준과 혜빈 역시도 괴로움에 어쩔 줄 몰라했다. 혜빈은 궁궐 같은 거실을 바라보며 눈시울까지 붉어졌다... 애초에 할머니가 은시후에게 미움을 사지 않았다면 로이드 그룹이 자신과 파혼
신 회장의 이 말이 나오자,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의 표정이 모두 급격하게 변했다. 가장 먼저 표정이 바뀐 사람은 바로 윤우선이었다! 그녀는 그 순간 재빠르게 신 회장의 속마음을 알아차렸다! ‘이 빌어먹을 늙은이 같으니! 저 인간은 정말 늙은 여우 같아?! 가구를 선물하는 건 그냥 우리 별장에 묵고 싶다는 속내를 숨긴 거였잖아? 이세서야 가까스로 WS 그룹이랑 저 늙은이의 마수에서 벗어났는데.. 심지어 저 인간들 보다 더 잘 지내고 있어! 그런데 갑자기 똥꼬를 핥더니 별장에 들어오겠다고? 헛소리하고 있네? 자신을 좀 돌아보고 저런 말을 지껄여야지! 참 나?’김상곤도 바보가 아니었다. 그는 확실히 어머니의 관대함에 감동했다가 신 회장의 마지막 한 마디로 인해 그녀의 속마음을 꿰뚫어 보았다. 그는 만약 어머니를 새 별장에 들여보내면, 그야말로 늑대를 집 안으로 끌어들이는 꼴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그렇게 되면 온 집안이 평안하지 못할 것이기에 그는 동의할 수 없었다.시후는 속으로 걱정이 되었다. 왜냐하면 신 회장이 이곳에 들어온다면 분명 하루하루가 괴로워질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시후 뿐만 아니라 옆에 있던 혜준과 혜빈은 더욱 놀라 눈이 커졌다. 두 사람은 놀라움뿐만 아니라 속으로 분노가 치밀었다! 할머니의 말에 따르면, 지금 신 회장 혼자 김상곤의 가족에게 아부를 떨다가 그들과 함께 이 큰 별장에서 살겠다는 것 아닌가? 그렇게 되면 자기네 식구 셋은 어떻게 살라는 말인가?! 어머니는 돈을 다 들고 달아났고, 아버지는 그 때문에 거의 무일푼이며.. 자신들이 따로 저축한 돈은 한 푼도 없었다! 유일하게 의존하고 있는 것은 바로 할머니의 손에 숨겨져 있던 골동품인데.. 그런데 만약 신 회장이 김상곤의 일가로 달려가서 산다면.. 자신들과 아버지는 바로 망하는 것이 아닌가? 일단 은행이 별장을 압류한다면, 그들은 아마 길거리에서 나앉을 수밖에 없다! 두 사람이 긴장하고 있을 때 윤우선이 먼저 입을 열었다. 윤우선은 신 회장을 경멸스러운 눈빛으로 노려보았
김상곤도 일리가 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집안에 이미 말릴 수 없는 기센 여자가 한 명 있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그녀는 그야말로 미쳐 날뛰는 동물과 같았다. 하지만 만약 집에 어머니까지 들어오신다면 분명 이 집에서도 행복하게 살 수 없을 것이다. 그러자 김상곤도 마음을 다잡고 입을 열었다. "어머니, 계좌 번호를 알려 주시면 돈을 보내 주거나 아니면 이 짐꾼들이 다시 가구를 가지고 돌아가라고 할게요.”신 회장은 노발대발하며, 김상곤의 앞으로 다가와 그의 뺨을 후려쳤다. 다행히 김상곤은 먼저 신 회장의 몸짓을 알아차리고 민첩하게 두 걸음 정도 뒤로 물러섰기에 뺨을 맞지 않았고, 오히려 신 회장이 중심을 잃고 앞으로 휘청댔다. 그녀는 김상곤의 태도에 분노하여 몸을 부르르 떨었다. 하지만 지금 더 화가 나는 것은 이렇게 호화롭고 거대한 별장을 자신이 즐겨볼 기회가 전혀 없다는 것이었다!! 그러자 그녀의 세포 하나하나가 마치 바늘로 찌르는 듯 괴로웠다. 하지만 당장은 다른 방법이 없었다! 그녀는 김상곤을 노려보며 이를 갈았다! “그래! 넌 이제 오늘부터 나와는 남남이다! 내가 죽어도 넌 절대 우리 그룹에 찾아오지 마!”그러자 윤우선은 옳다구나 말을 이어 나갔다. “아휴~ 이렇게 좋을 수가.. 저희에게 귀찮은 일을 하나 덜어주시네요!”"너..?" 신 회장은 쿨럭 대며 은행 계좌를 알려주었다. 그리고 이렇게 소리쳤다. “상곤이 너! 오늘 가구 값은 4500을 이체하도록 해라!”윤우선이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아니, 무슨 근거로 1000만 원씩 더 달라고 하시는 거예요?”그러자 신 회장은 당당하게 말했다. "내가 가구를 운반한다고 차도 빌리고, 사람도 고용했는데 이건 뭐 공짜로 하니? 그리고 나랑 우리 가족들이 다 함께 온 것 아니냐! 이것도 인건비에 적용시켜야지!”윤우선은 차가운 목소리로 되받아 쳤다. "어머님께서 사람을 고용하고 차를 빌린 것이 우리와 대체 무슨 상관인데요?? 조금 있으면 화장실 갔다 와서 똥 닦은 휴지 비용까지 청
별장 밖에서 김창곤은 가족들이 함께 나오는 것을 보고 물었다. "엄마, 돈은 받았어요?"하지만 신 회장은 어두운 얼굴로 "받았다, 그럼 돌아가자!"라고 말할 뿐, 별 말은 하지 않았다. 신 회장이 화가 난 듯하자 김창곤은 황급히 혜준을 끌어당기며 작은 소리로 물었다. "무슨 일이야? 네 할머니 화났냐?"김혜준은 혜빈과 할머니가 좀 멀어지자 그제서야 나지막하게 속삭였다. "아빠, 할머니.. 진짜 배신자예요!!”"무슨 소리야?!" 김창곤은 작은 목소리로 아들을 꾸짖었다. "우리가 지금 너희 할머니 덕분에 먹고 살고 있는 건데, 네가 그렇게 말하다가 만약에 할머니가 듣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그래!!?”김혜준은 분노한 표정으로 말했다. "아빠! 할머니께서 방금 작은 아버지에게 뭐라고 말씀하시는지 아세요? 아빠가 가져온 그 가구들을 다 작은 아버지에게 공짜로 줄 테니까, 여기 별장에 방을 하나 달라고 했다고요! 다행히 작은 아버지가 상대하지 않고 윤우선이 욕설을 퍼부어서 망정이지.. 까딱 잘못했으면 우리 세 사람은 길바닥에 나앉을 뻔했어요!!”"뭐?!" 김창곤은 이 말을 듣자 낯빛이 갑자기 변했다. ‘하! 어머니, 정말 이렇게 나오신다 이거죠?! 사실 동생네 식구들을 업신여기고 쫓아낸 것도 어머니였는데.. 지금 WS 그룹이 망해가고 동생 네는 큰 별장에 살게 되는 것을 보자 이제 거기로 가겠다고? 어머니는 그저 큰 별장에 가서 살 생각만 하고, 우리 세 식구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구나.. 마누라가 돈을 다 들고 달아나서 우리 세 식구가 살길이 없어, 물건을 팔아 급한 불이라도 한 번 끄려고 했는데.. 우리를 버리고 혼자 행복한 삶을 살겠다고..!?’ 이런 생각을 하니, 김창곤도 화가 나서 견딜 수가 없다. 하지만 감히 화를 내지는 못하고, 혜준에게 속삭이며 말했다. “혜준아, 그럼.. 할머니에게서 네 할아버지가 남긴 골동품을 훔쳐야겠다!”김혜준은 황급히 말했다. “할머니는 매번 제가 물어볼 때마다 말씀하시기를 꺼리시던데..? 너무 정신이 말짱하시니
2층의 구조는 3층과 마찬가지로 방이 세 개 있었는데, 가장 큰 방이 하나 있고, 조금 작은 방이 두 개 있었다. 큰 방은 스위트 룸으로 외부에는 공용 거실 공간이 하나 있고, 각자의 방에는 독립 적으로 화장실이 있었다. 시후와 유나는 당연히 가장 큰 방을 선택했고, 끝 쪽 작은 방 침실을 여빈이 쓰게 하도록 결정했다.2층에는 또 하나의 방이 있었는데, 유나는 이 방을 자신의 서재로 쓰도록 계획했다. 그녀의 회사는 항상 건축 설계도면을 만들고 시공 계획을 세워야 했기 때문에 사무실로 쓸 방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시후와 유나는 방 안을 둘러보고 있었는데 시후는 일부러 유나에게 장난을 처댔다. "여보, 우리 방에 넣을 침대가.. 꽤 넓고 큰 것 같은데..”"맞아요." 유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이 침실은 너무 커서 1인용 침대를 두면 너무 비어 보이잖아요?”그러자 시후는 헤헤 웃으며 물었다. “음.. 그럼.. 이렇게 큰 라지킹 사이즈면.. 혼자 자기 너무 넓지 않아요? 하하하..”유나는 남편의 말뜻을 단번에 알아차리고는 얼굴을 붉히며 “무슨 말이에요!”하고 물었다.시후는 계속 히죽히죽 웃으며 "여보~~ 아직도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고요? 결혼한 지 3년 동안 바닥에서 잤는데.. 이제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해주셔야 하는 거 아니냐고요!? 하하하하!!”유나는 부끄러워하며 말했다. “무슨 업그레이드예요! 난 무슨 말인지 도통 모르겠는데요!”"그냥.. 바닥에서 침대로 업그레이드 해달라는 거죠~"유나는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누가 뭐 업그레이드하지 말라고 했나?! 내가 지난 번에 춥지 않냐고 물었는데 안 춥다면서요! 그래서 바닥에서 계속 잔 거죠! 왜 날 탓하는 거예요?!”시후는 이 말을 듣자마자 싱글벙글 웃으며 말했다. "여보~~~ 그럼 우리 새 집으로 이사한 후에는 나 정식으로 업그레이드 시켜주는 겁니다! 하핫!”유나는 부끄러워하며 "마음대로 해요!"라고 말하고는 서둘러 방을 나갔다.시후는 흐뭇한 표정으로 뒷모습을 지
그리고 현장에는 두 개의 VIP석이 있었는데, 그것은 시후와 배유현을 위한 자리였다. 시후가 자리에 앉자, 유가휘는 술잔을 들고 일어나, 큰 감사를 표하며 시후에게 말했다. “은 선생님, 오늘 모든 일은 전적으로 선생님 덕분입니다. 제 마음속의 감사한 감정을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습니다. 감사를 표하기 위해 먼저 한 잔 드리겠습니다!” 말을 마친 후, 그는 시후가 대답할 틈도 없이 술잔을 단숨에 원샷하여 비웠다. 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그에게 물었다. “오늘 일에 대해 유 회장님은 만족하십니까?” “만족하고 말고요 굉장히 만족합니다!” 유가휘는 고개를 끄덕이며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은 선생님, 오늘 선생님의 계획에 백 번, 천 번, 만 번 만족했습니다! 아니, 만족이 아니라 감사가 중요하지요, 저는 정말 감사하고 있습니다!” 그러자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담담하게 말했다. “만족하신다면 다행입니다. 이 일은 이제 모두 해결된 것입니다.” 그러자 유가휘는 급히 대답했다. “네, 네, 이제 모든 것이 끝났고, 더 이상 변수는 없을 겁니다!” 이때, 이중열이 술잔을 들고 일어나며 공손히 말했다. “도련님, 제가 홍콩에서 다시 일할 수 있게 되었고, 가족들이 함께 모일 수 있었던 것은 도련님의 도움 덕분입니다. 그럼 저도 한 잔 올리겠습니다!” 그 말과 함께, 그는 유가휘처럼 술을 한 번에 원샷했다. 시후는 먼저 유가휘에게 말했다. “유 회장님, 제가 부탁드릴 일이 하나 있습니다.” 그러자 유가휘는 매우 기쁜 목소리로 말했다. “은 선생님, 무엇이든 말씀하시면, 그 어떠한 일이라도 주저하지 않고 하겠습니다! 목숨을 걸고라도요!” 그러자 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렇게까지 번거로운 일은 아니고요, 다만 앞으로 이중열 삼촌의 가족들을 잘 돌봐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사실 두 가족들이 이렇게 가까이 살게 되었으니, 서로 더 교류가 많게 되었으니까요.” 유가휘는 주저 없이 대답했다. “은 선생님, 걱정 마십시오! 앞으로 중열 씨의
배유현은 미소를 지으며 한 마디를 던졌고, 그 말 한 마디는 현장의 모든 기자들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비록 기자들은 배유현이 아마도 유가휘와 아는 사이일 것이라고 추측했지만, 그들은 배유현이 이렇게 유가휘에게 큰 의미를 두고 이 자리에 나타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그녀는 미국의 재벌가 기업의 회장으로서 이곳에 참석하는 것만 해도 유가휘에게는 큰 영광이었고,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것은 그녀가 유가휘의 초청을 받아 이런 집들이 행사를 진행하기 위해 참석했다는 점이었다. 사람들의 생각에 따르면 이 모든 것은 유가휘의 체면을 굉장히 세워준 일이었다. 알다시피 유가휘의 자산은 페이셔스 그룹과 비교하면 겨우 발 끝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기자들이 놀라는 모습을 보며 유가휘는 그동안 느껴본 적 없는 안도감을 느꼈다. 누구나 체면을 중요시하는 법이지만, 이 순간 유가휘는 자신이 이렇게 체면을 세운 적이 없었던 것 같았다. 배유현이 등장하자, 유가휘를 조롱하고 싶었던 기자들은 점차 사생활을 추궁하는 평소의 태도를 버리고, 행사에 더 신중하게 접근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배유현은 그녀의 훌륭한 말솜씨와 개인적인 매력을 통해, 이 행사에서 시후가 표현하기를 원했던 말을 정확하게 전달했다. 그녀가 유가휘와 이중열이 오해를 풀고 화해한 행동을 보고 매우 감명 받았다고 말하자, 현장에 있던 기자들도 갑자기 비슷한 감정을 느끼기 시작했다.이제 기자들은 유가휘와 이중열을 볼 때 더 이상 이전의 드라마를 보는 듯한 사고방식 대신 정말로 20년 만에 서로에 대한 원한을 접고 웃어넘기게 되었다는 사실을 마치 세기의 명장면처럼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배유현의 도움으로 이번 행사는 인도주의 정신이 가득한 분위기 속에 진행되었고, 현장의 기자들이 이 상황을 본부로 전송하자, 홍콩의 많은 미디어들이 즉시 긍정적인 보도를 쏟아냈다.한동안, 홍콩 전체는 이 두 사람이 20년 만에 화해한 사건에 감동을 받았다. 이것은 유가휘에게 최고의 탈출구를 제공해 주었고,
하지만 그때, 유가휘는 수많은 기자들에 둘러싸여 사진을 찍히고 있었기 때문에, 배유현의 모습을 전혀 볼 수 없었다. 그리고 원래 계획대로라면 이때는 우현당의 우은일 선생이 행사를 주관해야 했지만, 이상하게도 현장에서는 우은일의 모습을 전혀 찾을 수 없었다. 더욱 황당한 것은, 그는 원래 우은일이 큰 정성을 들여 준비한 의식을 치르는 제단이 없어진 것을 발견했다는 사실이었다.그는 급히 비서 아민을 불러서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우은일 선생은 어디 갔지?! 왜 보이지 않아?!"아민은 그의 귀에 대고 설명했다. "유 회장님, 우은일 선생에게 큰일이 일어나서... 자신이 기른 곤충에게 물린 것 같습니다. 그리고 상태가 꽤 심각한 것 같았고, 조금 전 구급차에 실려 갔습니다...""뭐라고?!" 유가휘는 깜짝 놀라며 말했다. "구급차에 실려 갔다고?! 그럼 오늘 행사를 누가 맡은 거야?!"아민은 급히 대답했다. "유 회장님, 걱정 마세요. 은 선생님께서 배유현 회장님이 오늘의 행사를 주관하도록 하셨습니다."유가휘는 놀라며 물었다. "배유현 회장님이 주관한다고? 진짜인가? 농담하는 거 아니지?""아닙니다." 아민은 서둘러 말했다. "배유현 회장님은 지금 옆에서 준비 중입니다. 곧 시작할 거예요."그때, 무대 아래의 기자들이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는 듯, 누군가는 마이크를 들고 큰소리로 질문을 던졌다. "유 회장님, 갑자기 G7의 별장을 사서 이중열 선생님에게 선물한 이유를 설명해 주실 수 있습니까? 예전에 두 분의 사이가 좋지 않았던 걸로 아는데, 더불어 삼각관계도 있었던 것 같고요, 오늘 이렇게 갑자기 화해하신 이유는 무엇입니까?""맞습니다, 유 회장님!" 또 다른 기자가 큰 목소리로 말했다. "저는 예전부터 유 회장님께서 이중열 선생님의 생명의 위협을 가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이중열 선생님이 이번에 다시 홍콩에 돌아왔는데, 왜 두 분이 갑자기 화해한 거죠? 혹시 압박을 받으신 겁니까? 혹은 방가흔 씨가 자살을 하겠다고 위협하신 건 아닙
유미경의 호의를 시후는 거절하지 않았다. 비록 그는 지금 나는 자산을 가지게 되었지만, 여전히 조금 더 깊이 있는 교육을 받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크게 느끼고 있었기 때문이다. 시후는 과거에 틈틈이 책을 읽으려 했던 적이 없던 것은 아니었으나, 여러 가지 현실적인 이유로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유나와 결혼한 초반 몇 년 동안에는,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고 거의 하루 종일 앞치마를 두르고 살았고, 또 그를 독려해 주는 사람이 없었기에, 독서하는 습관을 들이지 못했던 것이다.그런데 유미경이 직접 나서서 독서 습관을 기르는 것을 도와주겠다고 하니, 시후는 기꺼이 받아들이기로 했다.그러자 유미경은 무척 기뻐하며 말했다. "그럼 우리 이렇게 합의한 거죠! 은 선생님이 시간 되시면 이메일 계정을 하나 만드세요. 제가 책을 골라서 전자책 파일을 이메일로 보내 드릴게요. 그러면 언제 어디서나 휴대폰으로 읽을 수 있을 거예요. 그리고 어느 정도 책을 읽고 나면, 제가 이메일로 문제를 보내 드릴 테니까 최대한 시간을 내서 답변해 주세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진지하게 말했다. "알겠습니다, 유미경 선생님."유미경은 시후가 자신을 '선생님'이라고 부르자 웃으며 말했다. "저를 선생님이라고 부른 건 은 선생님이 처음이에요."시후는 장난스럽게 웃으며 말했다. "그럼 내가 당신의 첫 번째 제자가 되는 건가요?"유미경은 웃으며 물었다. "내가 진짜 선생님이 되기에 어울린다고 생각하세요? 그러니까, 정식 교사로요.""당연하죠." 시후는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훌륭한 교사가 되려면 먼저 학문적으로 성취가 있어야 하는데, 이 부분에서는 미경 선생님이 완벽히 충족하죠. 그리고 교사는 학생들에게 모범이 되어야 하는데, 당신이라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믿어요." 그러면서 그는 탄식하며 덧붙였다. "요즘 국내외의 많은 교사들은 점점 교육자로서의 초심을 잃고 명예와 이익만을 쫓고 있지만, 미경이라면 결코 그들과 같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당신이 교사가 된
시후가 속으로 한숨을 내쉬며 감회에 젖어 있을 때, 갑자기 익숙한 목소리가 옆에서 들려왔다. “은 선생님, 무슨 생각을 그렇게 깊이 하고 계신 거죠?”시후는 순간 놀라며 뒤돌아보았고, 유미경이 어느새 자신의 뒤에 서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속으로 놀라면서도 동시에 약간의 두려움을 느꼈다. 자신이 이렇게 방심한 나머지, 유미경 같은 일반인이 다가온 것도 알아차리지 못했으니, 만약 그 순간 적이 접근했다면 제대로 저항할 수도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었다.이내 정신을 차린 그는 살짝 미소를 지으며 유미경에게 말했다. “옛날 일들을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다시 물었다. “미경은 언제 온 거죠?”“조금 전에 왔어요.” 유미경도 옅은 미소를 지으며 시후 옆으로 다가와 아래의 북적이는 풍경을 바라보며 물었다. “부모님을 생각하고 계셨나요?”“네...” 시후는 부정하지 않고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자조적인 미소를 지으며 나지막이 말했다. “벌써 20년이나 지났지만, 여전히 부모님이 그립네요...” 이 주제에 대해서는 유미경 역시 시후와 거의 같은 감정을 공유하고 있었다. 그녀는 그의 마음을 완전히 이해할 수 있었기에, 저도 모르게 살며시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는 용기를 내어 다가가 시후의 손을 잡고, 그의 손바닥을 꼭 쥐었다. 마치 이런 방식으로 위로와 걱정을 전하고 싶었던 것처럼.그러나 유미경은 시후가 깊은 생각에 빠지는 것을 우려해 화제를 바꾸었다. “이중열 선생님의 상태가 어제보다 훨씬 좋아 보이네요.”“맞아요.”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진지하게 말했다. “삼촌은 마치 자신의 혼을 되찾은 것 같아 보이네요.” 그러면서 그는 이중열이 자신의 노모를 직접 차에서 부축해 내리는 모습을 보고 다시 말했다. “아니, 단순히 혼뿐만 아니라, 정신적 기반까지도 되찾은 것 같아 보이네요.”유미경은 놀라며 물었다. “은 선생님은 혼과 백에 대해서 알고 계신가요?!”시후는 순간 멈칫하며 반문했다. “당신도 알고 있나요?”“물론이죠...
시후가 홀로 저택 3층의 테라스로 올라섰을 때, 이미 유가휘와 이중열 일가가 탄 차량의 행렬이 하나둘씩 저택 안으로 들어오고 있었다.기자들은 차량 행렬을 따라 몰려들었고, 홍콩의 라이언 댄스 공연단이 마치 두 마리의 살아 있는 듯한 사자를 흉내 내며 능숙하게 춤을 추고 있어 현장은 더욱 열기로 가득했다.시후는 원래 떠들썩한 분위기를 좋아하지 않았지만, 지금 이 장면을 보니 마음 한 편으로는 안도감이 들었다.폭죽이 터지며 피어오르는 짙은 연기와 진한 화약 냄새가 코끝을 스쳤다. 오랜만에 맡아보는 화약 냄새는, 그에게 묘한 감정을 불러일으켰다.어릴 적, 시후는 생일 케이크에 붙어 있는 조그마한 폭죽이 다 타고 남은 연한 화약 냄새를 좋아하기는 했지만, 최근 한국 내에서 폭죽 판매가 줄어 들면서 시후는 이 익숙한 냄새를 맡을 기회가 거의 없었다. 아마도 중국인들이 늘 경사스러운 일이나 명절 때면 불꽃놀이와 폭죽을 즐겨 사용하여 화학 소비가 늘어났기 때문일 것이다.시후는 가끔 이 냄새를 맡을 때 가족들이 모여 기쁜 일을 맞이하던 순간들이 떠오르곤 했다. 특히 시후가 어릴 적에는 가족들의 생일이 되면 부모님이 시간을 내어 함께 케이크를 먹고 작은 폭죽을 터뜨려 주곤 했다. 그때의 시후는 좋은 일이 있으면 매일같이 폭죽을 터뜨리고 싶어 했었다. 그래서인지 이 화약 냄새가 시후의 어린 시절의 특별한 행복했던 감정들을 자연스럽게 불러일으켰다.테라스 난간에 기대어 시후는 숨을 살짝 들이마셨다. 그러다 시후는 문득 부모님 생각이 떠올랐다. 대부분의 시간 동안 그는 강인한 사람이었고, 웬만한 일로는 눈물을 흘리지 않았다. 설령 삶이 아무리 큰 시련을 주더라도, 그는 오히려 미소로 맞받아쳤다. 하지만 부모님을 그리워할 때만큼은 그의 마음속 가장 연약한 부분이 본의 아니게 드러나곤 했다. 시후의 성격은 튼튼한 갑옷을 두른 고슴도치와 같았지만, 부모님과 관련된 일들은 그가 가진 가장 연약하고 상처받기 쉬운 배와 같은 존재였다.이제 시후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차량
시후는 살짝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내가 홍콩에 온 가장 중요한 목적은 중열 삼촌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지, 유가휘 씨가 최종적으로 이득을 보느냐 아니냐는 상관이 없습니다.”배유현은 웃으며 말했다. “아, 방금 제가 계산을 잘못한 것 같아요. 이번 거래를 따져보면, 결국 유가휘 씨가 손해를 본 셈이네요.”시후는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물었다. “왜 갑자기 관점을 바꾼 거죠?” 배유현은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조금 전에는 미경 씨를 고려하지 않았거든요. 하지만 그녀는 이미 당신을 사랑하게 되었죠. 유가휘 씨는 페이셔스 그룹의 신뢰를 얻었지만, 미경 씨를 잃은 거나 다름없어요. 결국, 손해를 본 건 그 쪽이겠네요?”시후는 살짝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렇게 말하면, 마치 내가 미경 씨에게 뭔가 한 것처럼 들리잖아요. 나는 그녀를 단순히 친구로서 좀 더 높이 평가하는 것뿐이고, 아무것도 한 일이 없어요. 그러니 유가휘 씨가 그녀를 ‘잃었다’고 말하는 건 좀 어폐가 있죠.”배유현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어떤 때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이 오히려 뭔가 실제로 벌어지는 것보다 더 큰 영향을 줄 수도 있어요.”시후는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 “그게 무슨 뜻입니까?”배유현은 손을 저으며 말했다. “그냥 농담이에요, 은 선생님. 신경 쓰지 마세요.”그녀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저택 마당에서 폭죽이 터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곧이어 징과 북, 그리고 피리 소리가 울려 퍼지며 라이언 댄스 공연이 시작된 듯했다.바로 그때, 아민이 허겁지겁 뛰어 들어오며 시후에게 말했다. “은 선생님, 차량 행렬이 입구에 도착했습니다! 이제 곧 들어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 “우은일 씨가 준비했던 것들은 다 치웠나요?”아민은 급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예, 선생님 말씀대로 모두 철거했습니다.”“좋아요.” 시후가 미소 지으며 말했다. “오늘의 행사는 배유현 씨가 진행할 겁니다.” 그러고는 배유현을 바라보며
구급차가 사이렌을 울리며 깊은 혼수상태에 빠진 우은일을 저택에서 급히 이송해 갔다.그 자리에 있던 다른 사람들도 모두 놀라 충격에 빠졌고 한동안 어찌할 바를 몰랐다.유가휘의 비서인 아민은 우은일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었기에, 그가 분명 좋지 않은 것을 키우다가 이런 끔찍한 결과를 맞았다고 짐작했다. 하지만 그는 지금 우은일의 생사를 신경 쓸 수 없었다. 그보다 더 중요한 문제는, 곧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고, 유가휘와 이중열의 가족들이 저택에 도착할 예정이었다는 것이었다. 절차에 따르면, 그들이 저택에 도착하면 성대한 입주식이 열려야 했다. 입구에서는 라이언 댄스 공연이 준비되어 있었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은일이 주관하는 풍수 의식이었다. 아직 입주할 가족들은 아직 도착하지 않았지만, 행사를 주관할 풍수사가 괴이한 부상을 당해 구급차에 실려 가버렸으니, 앞으로의 진행이 막막하기만 했다.그래서 아민은 결국 시후를 찾아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은 선생님... 유 회장님과 이중열 선생님이 몇 분 후면 도착하십니다. 그런데 우은일 씨가 이런 일을 당했으니, 행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시후는 태연하게 말했다. “그저 축하하는 자리일 뿐인데, 우은일 씨가 없다고 해서 큰일이 나는 건 아니지 않나요?”아민은 긴장한 얼굴로 대답했다. “은 선생님, 잘 모르시는 겁니다... 유 회장님께서는 오늘 행사를 매우 중요하게 여기십니다. 그래서 홍콩 전역에서 유명한 언론사들을 초청했고, 지금 입구에는 수백 명의 기자들이 행사를 지켜보기 위해 들어오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러니 우은일 씨가 없으면, 행사를 진행할 사람이 없게 되지요... 괜히 실수라도 하면 큰 망신을 당할까 걱정됩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곁에 있던 배유현을 바라보았다. 그러고는 문득 좋은 생각이 떠올라 아민에게 말했다. “그 문제는 내가 해결할 테니 걱정하지 마세요. 우선 의식을 위한 제단부터 철거하세요. 우은일 씨가 없는 이상, 굳이 풍수 의식을 치를 필요는 없습니다.”
우은일은 극도의 공포에 휩싸인 채 시후를 바라보며 믿을 수 없다는 듯 물었다. “내... 내 아버지가... 정말 돌아가셨단 말입니까?!”시후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네 아버지는 너처럼 이상한 모기들을 기르는 걸 좋아했지. 그리고 선봉연 역시도 사람의 뇌를 갉아먹는 기이한 기생충을 키우는 취미가 있었어. 그래서 나는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는 놈들은 그냥 지옥으로 보내기로 했지.”“뭐라고요?! 선봉연 선생도...?” 우은일은 절망에 빠졌다. 그는 시후의 말을 믿을 수밖에 없었다. 그의 직감에 따르면 시후는 농담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이제 그는 시후를 증오할 힘조차 남아 있지 않았다. 그래서 그저 두 눈에 눈물을 그렁그렁 매단 채 애원할 뿐이었다. “은 선생님... 제발... 제발 목숨만은 살려주십시오... 앞으로는 다시는... 다시는 악행을 저지르지 않겠습니다...”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넌 죽기 싫지? 내가 구급차를 불러줄 수 있어. 게다가 조금 전에 해독제를 삼켰으니, 당장은 버틸 수 있을 거야.” 그러나 그는 곧 말투를 바꿔 담담하게 덧붙였다. “하지만 당신의 머리에 난 상처를 보니, 독이 이미 뇌로 스며들기 시작한 것 같군. 아마 곧 혼수상태에 빠질 거고, 그러면 다시는 깨어나지 못하겠지.”우은일은 너무 두려워 온몸을 덜덜 떨며 눈물을 흘리며 애원했다. “은 선생님... 제발... 제발 살려주십시오... 당신은 초자연적인 힘을 가진 분이시잖아요... 제발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시후는 고개를 저으며 진지하게 말했다. “이런 종류의 일은 남에게 자비를 구걸하는 것이 아니라 네가 먼저 다른 사람들에게 자비를 베풀었어야 했지. 사실 오늘 난 당신과 엮일 생각이 없었어. 그런데도 계속 날 도발했고, 결국엔 이런 사악한 방법까지 써서 나를 공격했지. 그래서 나는 그저 똑같이 돌려준 것뿐이야.”우은일은 흐느끼며 애원했다. “은 선생님... 저 아직... 아직 23살 밖에 안 됐어요... 저는... 저는 죽고 싶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