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말에 이재하는 절망했다.그는 줄곧 산에서 사는 것을 굉장히 싫어 했다. 왜냐하면 춥고 더운 것은 그에게 굉장히 불편함을 주었기 때문이다! 그는 가끔 약재상들은 만나러 산에 가곤 했는데, 그 때마다 굉장히 힘들어 했다. 아마도 제약 회사를 차리지 않았더라면 절대 발을 들이지 않을 곳이었다.그는 어렸을 때부터 곱게 자랐기 때문에, 산속에서 사는 불편함을 업신여겼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이학수의 어머니가 시골에서 사는 촌뜨기라고 생각했고 그저 잠시 가지고 노는 장난감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하지만 그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시후가 자신을 평생 산에서 떠나지 못하도록 벌을 주다니! 왜 하필 산에서 사는 것인가? 그건 자신이 제일 싫어하는 곳이다! 어떻게 자신을 그곳에 가두고, 영원히 떠나서는 안 된다고 말하는 것인지! 이건 거의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는가..?그는 그리고 건강 상에 문제도 있었다. 그래서 가뜩이나 몇 년 못 사는데 산 같은 곳에 가면 제때 치료도 받지 못하고 빨리 죽겠지??? 그 곳에서 살며, 향락을 탐하는 그와 같은 늙은이에게는 그야말로 죽느니만 못한 일이었다!그는 절망스러운 표정으로 시후를 바라보았다."은..은.. 선생님!! 이 늙은이는 몇 년 못 살아요.. 그러니 제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그냥 제 화신 제약을 학수에게 물려주겠습니다..! 그러니 제가 서울에 머물게 해 주십시오. 남은 생은 편히 보내고 싶습니다...”하지만 시후는 냉랭하게 답했다."이학수 씨의 모친께서는 돌아 가신 지 20년 정도 지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당신처럼 쓰레기 같은 인간은 어머님보다 20년을 더 살면서 이미 큰 돈을 벌었습니다! 그러니 남은 시간 동안은 산에 가서 살면서 어머님이 하셨던 일처럼 매일 산에 들어가 인삼을 캐고, 매일 어머님에게 했던 모든 것들에 대해 참회하는 시간을 가져야 할 겁니다!”이야기를 끝내자, 그는 이학수를 바라보며 앞으로 그가 할 일에 대해 알려주었다."이학수 씨, 화신 제약을 받
이장명은 절망에 빠져 울부짖었다.“무슨 소리야!!? 난 안 갈 거야! 나는 산 같은 곳에서 인삼 따위 캐러 가지 않을 거라고!"그는 시후를 바라보며 바닥에 엎어졌고 두 손 두 발을 싹싹 빌었다."은 선생님, 저를 용서해 주십시오. 저는 다시는 회사에 돌아오지 않을 것이고, 이학수에게 폐를 끼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니 제발 산 같은 곳에는 절 보내지 말아 주십시오..!”하지만 시후는 이들에게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 그리고는 화신 제약의 나머지 직원들에게 말했다."화신 제약 직원 분들은 잘 들으세요. 당신들은 두 가지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이학수 씨를 필두로 하여 당신들의 기득권을 확보하는 것. 나머지 하나는 이장명, 이재하 전 대표를 따라 지리산에 가서 하루 종일인삼을 캐는 거입니다!"그리고는 시후는 당당한 표정과 몸짓으로 말했다. "자, 10초를 드릴 겁니다. 그 동안 줄을 서시죠.”시후의 말을 들은 화신 제약 직원들은 일제히 빠른 몸짓으로 움직였다. 그들은 모두 이학수의 뒤에 서 있었다.이재하와 이장명은 직원들을 보고 소리쳤다."이 병신들!! 우리가 화신 제약에 해준 게 얼마인데?!! 헛짓거리를 했구만!”많은 사람들이 사실 그들 부자의 질책을 완전히 무시했다. 왜냐하면 두 사람은 분명히 힘을 잃었기 때문이다. 아마 이런 순간이라면 바보라도 그들을 따라가지 않을 것이다.이장명은 울부짖었고, 그 옆에 있던 이재하도 온몸에 경련을 일으켰다.대세가 기울자, 이장명은 이학수를 바라보며 갑자기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내 좋은 동생아, 우리를 좀 봐주라! 비록 어머니는 아니지만 어쨌든 한 분의 아버지이시지 않아? 우리 두 사람의 피는 절반은 같으니까 불쌍한 형을 불쌍히 여겨 주면 좋겠어.. 그리고 이 형 도와 은 선생님에게 사정을 좀 해줘!! 제발 용서해 줘! 앞으로 화신 제약은 다 네 것이라고 할 수 있어! 그러니 나는 아무것도 원하지 않을게! 욕심도 버릴 거다! 그러니 나와 아버지를 산에 보내지 말아 줘!"하지만
땅바닥에 주저앉아 통곡하던 그들은 지금까지도 지리산으로 보내지는 운명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다.시후는 이들이 아직도 계속 떼를 쓰고 있는 것을 보고 담담하게 말했다."지금은 여름이지만, 지리산의 가을 겨울은 춥고 쌀랑할 텐데 두꺼운 옷을 준비하지 못해 건강이 나빠진다면 전적으로 자업자득입니다."부자는 이 말을 듣자마자, 만약 더 지체하여 이화룡의 사람이 오면 자신들이 빈손으로 지리산에 가게 될 것이라는 걸 깨달았다. 그러자 두 사람은 서로 눈을 맞추며 절망스러운 표정으로 바닥에서 일어나 눈물을 흘리면서 각자의 사무실로 가서 물건을 챙겼다.지금 이 순간 그들은 이 현실에 대해 받아들이기로 하며 대항을 완전히 포기했다. 왜냐하면 이미 시후가 장난이 아닌 사람으로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서울에 있는 몇몇 대기업들은 모두 시후를 위해 많은 돈을 뿌리고 있었고, 화신 제약의 다른 사람들은 비록 이재하가 몸이 좋지 않고 거동이 불편해도 아무도 자신들을 돕고 싶어하지 않았다. 결국 그 누구도 화신 제약의 새 책임자인 이학수의 기분을 상하게 하고 싶지 않는다는 것이다. 특히 시후의 심기를 건드리는 것은 더더욱..짐을 꾸리고 있을 때 이화룡이 직접 아랫사람 몇 명을 데리고 왔다. 이화룡은 모두 여섯 명의 동생들을 데리고 와서 지리산으로 직행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화룡이 데리고 온 이 동생들은, 모두 실력자로 그들 여섯 명이 화신 제약에 왔으니 두 부자는 도망갈 기회가 결코 없을 것으로 보였다.심지어 시후가 뛰라고 해도 그들은 감히 뛰지 못할 것이었다. 아마 이 사람들이 자신들을 따라오면 그때는 진짜 목숨까지 잃을 판이니, 차라리 지리산에 가서 인삼을 캐는 게 나아 보였다.30분 뒤..큰 트렁크 두 개를 챙긴 그들은 죽상으로 짐을 싸 들고 로비로 향했다.이를 본 시후는 "좋아요. 사람과 차가 다 왔어요. 서둘러 타세요. 바로 출발합니다!"라고 말했다.두 사람은 의기소침하게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고, 곧이어 이화룡의 동생들에게 끌려갔다.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그럼 화신 제약 사업을 잘 정리하고 잘 운영하세요. 언젠가 내가 당신을 찾을 것 같아요.""은 선생님이 시키는 대로 제가 따르지 않을 수 없습니다!"이학수의 인생은 오늘부로 완전히 평온해졌다.그래서 그의 머릿속은 딱 두 가지 생각뿐이었다. 첫째, 시후의 은혜를 갚는다. 둘째, 이재하와는 다르게 산다!시후는 이학수의 어깨를 두드리며 "아마 어머니께서 자랑스러운 아들이 될 수 있도록 열심히 해주십시오."라고 말했다.이학수는 고개를 떨구었고 두 눈에서는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그러자 시후는 최 선생과 소희에게 "일이 해결됐으니 가 보시죠."라고 말했다.소희의 눈빛은 반짝였고, 그녀는 어떻게 사람이 이렇게 패기 넘치고, 심지어 이렇게 매력적일 수 있다는 것에 놀랐다. 조금 전 그가 화신 제약에서 했던 행동들은 그녀가 생각지도 못했던 것이었다.최 선생은 평생 많은 사람을 만나왔지만, 오늘 일로 시후에 대한 존경심과 신뢰가 더욱 커졌고, 점점 더 자신이 서울에 남기로 한 결정이 잘 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돌아가는 길에도 소희가 차를 몰았다. 시후와 최 선생은 뒷좌석에 앉아 있었다. 최 선생은 "은 선생님, 화신 제약에 대한 처사는 제가 정말 놀랄 정도였습니다!! 허허..”그러자 시후는 미소를 지었다."한 사람을 벌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가 가장 싫어하는 것을 받아들이도록 강요하는 것입니다. 지리산은 그 안의 물산이 풍부하고 얼마나 많은 보물이 있는지는 모르지만, 이재하는 산에서 사는 걸 굉장히 싫어하더라고요.”잠시 후, 시후는 "만약 그가 남은 생애 동안 산의 아름다움을 깨닫는다면, 그가 죽을 때까지는 그래도 그럭저럭 살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남은 인생을 고통 속에서 보내고 또 고통 속에서 죽는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겠죠.”라고 답했다.최 선생은 "은 선생님, 이재하가 스스로 깨닫기를 바라시는군요."라며 감탄했다.시후는 "나는 그렇게 위대하지 않습니다.
회춘단은 일반인들에게는 확실한 영약이었다.결국 이것은 정말 사람을 젊어지게 할 뿐만 아니라 심지어 수명을 연장시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그러나, 시후에게 이 환약은 별 특색이 없었다. 아니, 회춘단이라 하더라도 《구현보감》에 비교적 저급한 약이라고 기록되어 있을 뿐이었다.이번에는 모두 30정을 정제했는데, 그는 일부 남겨 두고 자신이 복용하여 몸을 튼튼하게 하고, 다른 몇개는 남겨 두었다가, 만약 자신의 편에 서 있는 사람들에게 보상으로 줄 생각이었다.최 선생은 나이도 많지만, 한의학의 중요한 인물이었다. 그렇기에 시후는 진심으로 자신의 곁에서 일하는 그에 대한 보답을 해주고 싶었다. 그래서 나이 많은 그에게 회춘단을 한 알쯤 선물해 주는 것도 그냥 호의에서 비롯된 것이었다.그러자 시후가 최 선생에게 말했다.“이 약을 아끼지 마시고요 꼭 오늘 저녁에 복용하고 푹 주무십시오!"최 선생은 마음 속에서 우러러 나오는 감격을 애써 참으며, 더없이 공손하게 말했다. "예 알았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제세당은 사람들을 위해 더 오래 하셔야지요?!”그러자 최 선생이 "은 선생님은 안심하십시오. 저는 오랫동안 제세당을 열 겁니다! 허허허.."라고 말했다.“제세당은 돈을 벌 생각으로 연 한의원이 아니었고, 단지 병을 치료해주고 사람을 구하기 위해 원가만 받고 치료해주는 곳이거든요.”라고 말해주었다.그러자 시후는 "좋은 일이니 계속하세요.”라며 그를 응원했다.......시후가 막 집에 돌아왔을 때, 김익수는 마침내 자신의 성기를 치료하고 대학 병원에서 막 나와 WS 그룹으로 돌아왔다.그가 대학 병원을 방문한 이유는 바로 의사를 찾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그는 자신이 정말 나았는지 살펴보고 싶어서 한 번 더 병원을 찾은 것이다. 의사도 이 상황을 매우 신기해했는데, 분명히 절단해야 하는 살들이 다시 치료되었고 살이 의외로 탄탄해져 처음처럼 회복되었던 것이다.일련의 검사를 진행하자, 궤양이 이미 완치되
김익수가 그룹으로 돌아온 후, 혜빈은 황급히 그를 맞이하여 기뻐하였다."오빠.. 드디어 돌아왔네요!! 화신 제약에서 오빠의 병을 다 고쳐 줬어요?"김익수는 "거기에서는 내 병을 고칠 수 없었는데, 결국 은시후에게 부탁했다!"라며 짜증을 냈다.'은시후..?'혜빈은 다급하게 "그가 오빠를 치료했다고요?”라고 물었다.김익수는 한숨을 쉬며 "궤양만 치료해줬는데.."라고 말했다.혜빈은 분개하여 말하였다.“그러면 오빠는 화신 제약을 그냥 내버려 두어서는 안 되죠!! 특히 그 이재하 대표는 애초에 오빠가 화신 제약의 약을 먹은 뒤에도 얼버무렸잖아요!! 그리고 오빠를 고생도 많이 시키고 했으니 뭐라도 갚아 줘야죠?”김익수는 "오늘 은시후가 날 치료해줬으니 이 화신 제약 이야기는 더 이상하지 않을 거야. 나는 고향으로 돌아간 후에 생각을 좀 해 보겠어!"라며 냉담한 표정을 지었다.혜빈은 이 말을 듣고 놀라며 물었다. "익수... 오빠.. 돌아가다니요?"김익수는 혜빈을 힐끗 쳐다보며 "돌아가야지, 내가 서울에 온 뒤로 운이 안 좋은 것 같아.."라고 담담하게 말했다.혜빈은 그가 떠난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당황하여, 재빨리 교태를 부리며 말했다."오빠.. 우리는 오빠를 떠나고 싶지 않아요.. 그러니 그냥 나를 돌아가요! 괜찮죠..?"혜빈은 WS 그룹이 가망이 없다는 것을 알았다.김익수는 약속한 투자금의 10분의 1정도를 투자했을 뿐이고, 그 돈으로도 사실 WS는 빚을 갚기에 부족했다.그녀는 이제 스스로도 이미 살 길이 없다고 여겼고, 김익수의 연인이 된 일은 서울에 알려져 있으니, 앞으로 그녀는 서울에서 좋은 사람을 찾고자 해도 시집갈 확률이 거의 없었다.그래서 지금 그녀는 김익수의 바짓가랑이라도 잡고 늘어져야 했다. 만약 그렇지 않으면 평생 고독하게 살아야 할 것이니까..그런데 김익수가 어떻게 그녀를 고향으로 데리고 갈 수가 있겠는가? 그는 이미 가정이 있는 사람이었다. 그러니 게다가 김익수는 지금 혜빈을 원해도 소용이
김익수는 신 회장을 멸시하고 있었기에, WS 그룹의 사활을 더 이상 관여할 수 없었다.이제 그는 고향으로 돌아가 명의를 찾아뵙고 싶을 뿐이고 그저 자신을 치료할 방법이 없는지 궁금했다.이때 신 회장은 더 애원하려 하였으나, 김익수는 아예 그녀에게 찬스를 주지 않았다. 그리고는 손사래를 치며 "그럼, 지금 가서 짐을 쌀 테니 나머지는 알아서 하시죠!"라고 말했다.신 회장은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회장님, 저희를 버려서는 안 됩니다. 우리 WS 그룹의 현재 상황을 아시겠지만, 당신의 지지가 없으면 완전히 무너질 것입니다!!"라고 소리쳤다.그리고는 신 회장은 서둘러 혜빈에게 눈짓을 했다.그러자 혜빈도 역시 "오빠, 할머니 말씀을 들어봐요! 그리고 오빠도 WS 그룹에 돈을 투자하겠다고 하지 않았어요?? 이제 와서 돈을 다 주지 않으면 WS 그룹의 문제는 해결이 안 된다고요.. 흑.."라고 말했다.그러더니 그녀는 다급한 듯 다시 말했다. "아니면.. 나머지 돈을 우리에게 잠시 맡기면 어때요? 그럼 우리도 계속 회사를 유지할 수 있을 거 아니에요? 그리고 오빠가 서울에 다시 올 수 있으면 우리는 다시 회복할 수 있을 거예요!!”다른 사람들도 김익수는 가도 되지만 돈은 줘야지라는 기대감을 얼굴에 드러내고 있었다.그래야만 했다. 그렇지 않으면 WS 그룹은 완전히 망하게 될 것이니까..김혜준도 김익수에게 "김 회장님, 내 여동생이 서울 바닥에서는 상류층이라는 걸 누가 모르겠습니까? 그런데 당신도 알다시피, 그녀는 아직 시집도 가지 않은 처녀였는데 지금도 당신의 여자로 데리고 가셨으니 고생하는 걸 지켜볼 수는 없지요?"라고 물었다.그룹 식구들이 생각지도 못한 것은, 김익수가 그들의 말을 다 듣고 나니, 오히려 안색이 더 안 좋아졌다는 것이다.그는 어두운 얼굴로 "돈? 당신들은 어찌 그렇게 돈에 눈이 멀었어? 내가 당신들에게 조금이나마 보태준 그 돈, 그리고 김혜빈에게 준 그 돈도 적은 돈이 아닌데, 지금 감히 나에게 돈을 달라고 하소연해
신회장도 얼굴에 근심이 가득하다. ‘어떡하지? 어떻게 해야 할까?’그룹은 지금 수입원과 외채가 무더기로 쌓였고, 자금줄도 모두 막혔다… 이럴 때 할 수 있는 일은 빨리 투자를 유치하는 것뿐이지 그렇지 않으면 금방 그룹은 무너질 것이다.그러나 가장 WS 그룹을 도울 가능성이 높은 김익수도 떠나 가버렸고, 그러면 지금 누구를 더 찾을 수 있을 것인가..??신 회장은 길게 탄식하였다. "후우.. 지금 일이 이렇게 되었으니.. 우리는 뭘 더 할 수 있겠어..”그녀의 눈앞에 있는 혜빈을 바라보며 신 회장은 말했다."아!! 혜빈아 김 회장이 그 이장명한테 너를 줬잖아!! 화신 제약의 실력은 비록 김익수에 비할 수는 없지만, 자산 규모도 적어도 몇 십억은 되겠으니, 네가 그에게 구걸하여 투자할 방법을 강구해봐라! 우리에게 돈을 좀 주고, 어려운 고비를 넘기도록 도와 달라고!"그러자 김창곤도 흥분했다."맞아! 화신 제약!! 이장명을 잊어버렸네!!” 혜빈은, 어쨌든 그와 이야기만 좀 하면 되는데, 돈을 구한다면 자신의 집안을 구하지 못할 리가 없지 않은가..?혜빈은 이때도 곧바로 휴대전화를 꺼내 이장명에게 전화를 걸었다.하지만 그녀가 이장명이 한창 지리산으로 향하고 있다는 걸 어찌 알겠나..?그의 휴대폰은 이미 시후 때문에 벌써 꺼진 지 오래였다. 그는 이제 휴대전화도, 인터넷도 모두 할 수 없게 되었다. 그래서 그는 혜빈이 그를 애타게 찾고 있다는 걸 어떻게 알겠는가? 전화를 수십 통 해봐도 연결이 되지 않았다. 혜빈은 의아했다."뭐야? 왜 이장명의 전화가 꺼졌지? 화신 제약이 방금 김익수의 문제를 해결했으니 이제 한숨 돌릴 때가 된 건가..?"신 회장이 말했다. “핸드폰 배터리가 나갔나 봐. 이따가 받겠지.. 나중에 한 번 해봐라!""좋아요! 기다렸다가 다시 해볼게요.” 조금 뒤 화신 제약의 큰 변화가 있음이 서울 전체에 퍼졌다. 그리고 특히 제약 업계에서 이 소문이 가장 먼저 돌았는데, 듣자 하니 화신 제약의
중소단이 제이크 한의 입안에 들어간 순간, 시후는 그의 몸이 짙은 영기로 감싸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곧이어 이 영기는 제이크 한의 몸을 재구성하기 시작했다. 제이크 한은 특수 냉동복을 입고 있어서 외부에서는 그의 신체 변화가 보이지 않았지만, 시후는 그의 만신창이가 된 몸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재구성되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었다.일단 가장 먼저 회복된 장기는 심장이었는데, 거의 산산조각 난 그 심장은 이미 완전히 건강한 상태로 복원되었으며, 바로 다시 뛰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의 혈관에는 이미 혈액이 없었고 대신 극저온 보호액이 채워져 있었다. 하지만 중소단의 효과로 그의 조혈 기관들은 하나씩 단계적으로 회복되었고, 곧 대량의 신선한 혈액이 끊임없이 생성되기 시작했다. 따라서 원래 그의 혈관을 채우고 있던 보호액들은 새로운 혈액의 압력으로 인해 자연히 체외로 밀려났다.이후 그의 체온은 점차 본래의 온도로 돌아왔고, 전신의 외부 상처들 또한 가장 빠른 속도로 치유되기 시작했다. 다른 이들은 제이크 한의 변화를 잘 느끼지 못하고 그저 그의 피부색이 창백함에서 약간 혈색을 띄기 시작했다는 정도만 인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시후는 제이크 한의 모든 변화를 똑똑히 보고 있었고, 속으로 감탄을 금치 못했다. ‘중소단은 역시 재구성하는 약효가 뛰어나다는 말이 맞군... 마치 높은 곳에서 떨어져 산산조각 난 유리컵을, 단순히 조각들을 다시 붙이는 게 아니라, 흠집 하나 없이 완벽히 복원하는 것과 같아... 부서진 부분은 고쳐주고, 잃어버린 부분은 새로 자라나게 하니, 이 약은 정말 무지막지한 효능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이때 제이크 한의 신체 장기, 사지, 심지어 혈액까지... 그의 몸은 이미 완전히 건강했던 시절의 상태로 회복되었고, 혈액이 충분히 보충되며 그의 심장 박동도 점점 강해졌다. 동시에 그는 점차 자발적인 호흡 기능도 되찾기 시작했다. 이제 다른 사람들도 눈으로 그의 가슴이 들썩이는 것을 볼 수 있었다.배유현은
이들 작업자 중 그 누구도 지금 자신들이 이렇게 단순하고 거친 방식으로 제이크 한을 해동시켜야 할 것임을 예상하지 못했다.제이크 한은 섭씨 영하 200도의 거대한 얼음 덩어리나 마찬가지였기에, 온수에 들어간 그 순간 수조 안의 물 온도는 급격히 떨어졌다. 작업자들은 다급히 순환 펌프를 가동시켜 가열 장치를 통해 물을 계속 데우며 수조 안의 온도를 섭씨 40도로 유지하려 애썼다.하지만 이처럼 무리한 해동 방식은 곧바로 큰 문제점이 드러나고 말았다. 제이크 한의 피부가 해동되기 시작하자마자 피가 배어 나오기 시작했는데, 마치 갓 해동된 소고기 덩어리와 마찬가지로 세포 내 액체가 파열로 인해 흘러나오며 혈액과 체액, 세포액이 섞인 핏물이 밖으로 배어 나오고 있었던 것이다.책임자는 얼굴을 감싸며 놀라 외쳤다. “회장님... 이건... 이건 사실상 되돌릴 수 없는 손상입니다...”배유현 역시 그 끔찍한 광경에 놀라긴 했지만, 그래도 침착하게 말했다. “됐어요, 이제부터는 여러분이 할 일이 아닙니다. 다들 물러가 주세요.”사람들은 서로 눈치를 보다가, 결국 책임자가 앞장서 마음을 다잡고 말했다. “회장님, 그럼 저희는 먼저 나가 있겠습니다. 혹시 필요하시면 언제든 연락 주십시오.”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하나둘씩 현장을 떠나는 작업자들을 지켜보았다. 그녀는 곧 시후를 부르러 가려 했지만, 뜻밖에도 시후는 이미 휴게실에서 나와 있었다. 배유현은 피 섞인 물속에 담긴 제이크 한을 바라보며 긴장한 듯 말했다. “은 선생님... 제이크 한 경감의 상태가 좀 안 좋아 보입니다...”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신경 쓰지 마요. 뇌만 멀쩡하면 되거든요.” 시후가 이렇게 무리한 방식으로 따뜻한 물에 바로 담가 제이크 한을 해동하라고 한 이유는 바로 중대한 비밀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 비밀은 바로 중소단의 무차별적인 회복 능력이었다. 중소단에 있어서 인체의 모든 장기와 조직 중에서 회복할 수 없는 것은 뇌와 뇌에 저장된 기억들 뿐이었다. 그러나 제이크
시후는 제이크 한의 성격과 업무 스타일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니 제이크 한이 만약 다시 깨어나고, 예전의 기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면, 반드시 자신이 혼수상태에 빠지기 전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 전후 사정을 끝까지 파헤치려 들 것이 분명하다. 예컨대, 도대체 누가 페이셔스 그룹의 악질 사이코 배호영을 죽였는지, 또 누가 Samson 그룹 일가를 몰살시키려 했는지, 이 모든 진상을 기어이 밝혀내려 할 것이다.그래서 시후는 오히려 이 기회를 이용해, 제이크 한과 진심으로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눌 생각을 했다. 자신이 누구인지, 또한 배호영을 죽인 사람은 바로 자신이며, 그는 물론 Samson 그룹 전체를 구한 사람도 자신임을 정확히 알릴 계획이었다. 그리고 만약 제이크 한이 이 은혜를 알고 처신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앞으로 시후에게는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고, 반대로 이 은혜에 대해 감사할 줄 모르고, 물고 늘어지기만 한다면 제이크 한의 기억을 완전히 지워버리고, 그를 기절시켜 뉴욕 길바닥 어딘가에 버려버리면 그만일 것이었다. 그렇다면 적어도 그의 목숨은 살려준 셈이기 때문이다.이렇게 결정한 시후는 배유현에게 지시했다. “배유현 씨, 7번 냉동 캡슐에서 액체질소를 모두 빼고, 제이크 한을 따뜻한 물에 담가서 해동시키도록 하십시오. 그 다음은 내가 알아서 처리하도록 하죠.”“네,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배유현은 시후가 어떤 방법으로 그를 살리려고 하는지는 정확히 알 수는 없었지만, 그에 대한 맹목적인 신뢰와 존경이 있었기에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은 선생님, 보안을 위해, 먼저 함께 온 분들과 옆방에서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해동 작업이 끝나는 대로 다시 모시러 가겠습니다.”시후도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자신이 제이크 한을 되살린다는 사실은 아는 사람이 적을수록 좋을 것이기 때문이다. 시후의 동행인들은 절대적으로 신뢰할 수 있지만, 작업에 투입되는 일반 직원들은 아무래도 보안상 신뢰성을 보장하기
시후는 배유현의 안내를 받아 엘리베이터를 타고 건물 1층으로 내려온 뒤, 1층의 센터를 지나 특수 엘리베이터로 갈아타고 지하 5층의 냉동센터로 향했다.이 냉동센터는 본래 배원중이 자신의 시신을 보존하기 위해 마련한 장소로, 사용 연한은 무려 300년으로 설계되었으며, 그 보안 수준은 마치 대통령이 세계 종말 대비 계획에 포함된 방어 시설에 버금갈 정도였다. 비록 지하 5층이라 하지만, 실제 깊이는 거의 지하 100미터에 달했고, 전략적 물자도 완비되어 있었기 때문에 설령 미국 본토가 핵공격을 받더라도 무사할 수 있는 수준이었기 때문이다.이 냉동센터는 설계상 최대 100구의 시신을 보관할 수 있었지만, 현재 이곳에 진짜로 냉동된 인물은 실험용 시신들을 제외하면 단 한 명, 바로 제이크 한 뿐이었다.시후는 냉동센터에 들어서자마자, 마치 SF 영화 속 한 장면 같은 광경에 압도되고 말았다. 이 공간 전체는 곳곳에 각종 장비들이 자리 잡고 있었고, 공기·산소·액체질소 등을 전달하는 굵은 배관들이 거미줄처럼 가득히 얽혀 있었다.그 중에서도 가장 압도적인 시각적 충격은, 질서 정연하게 늘어서 있는 수십 개의 거대한 스테인리스 탱크들이라고 할 것이다. 이 탱크는 하나하나가 최소 4~5미터는 되어 보였고, 아래에서 위로 올려다보면 인간이 한없이 왜소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이 거대한 탱크들은 바로 인간을 냉동 보존하기 위한 냉동 캡슐이었다.비밀을 유지하기 위해, 배유현은 이미 이곳의 모든 연구원과 직원들을 철수시킨 상태였기에, 지금 이 공간에는 시후와 시후의 동행자들 외엔 아무도 없었다. 지극히 한적한 분위기와 더불어, 이곳이 본래 초저온 시체 보관소이기에 더욱 섬뜩한 느낌을 주는 것 같았다.이때, 배유현은 시후의 곁에서 설명했다. “은 선생님, 현재 인체 냉동 기술 기준으로는 사람이 사망한 뒤 약 50시간에 걸쳐 서서히 온도를 낮추며 냉각을 진행하고, 그 후에 냉동 캡슐에 넣어야 세포가 급속 냉각 중 얼음 결정이 생겨 손상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시후의 말을 들은 스미스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는 미국 FDA의 수장이며, 미국 사회에서도 명실상부한 상류층이자 최고 수준의 엘리트 집단에 속해 있는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그에게, 시후는 너무나도 가볍게 현재 직책을 버리고 어렵게 이룬 모든 것들을 내려놓으라고 말하고 있었다. 이건 스미스에게 있어 상상도 못 했던 일이었다.그가 한동안 멍하니 넋을 놓고 있자, 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그냥 내 개인적인 조언일 뿐입니다. 천천히 고민해 보세요. 저는 볼일이 있어서 이만 가보겠습니다.” 그 말을 마친 뒤 그는 곁에 있던 배유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배유현 씨, 갑시다.”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공손하게 손짓했다. “은 선생님, 그럼 이쪽으로 가시죠.”스미스는 눈앞에서 시후와 배유현이 엘리베이터에 타고, 문이 천천히 닫히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는 여전히 무릎을 꿇은 채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곁에 있던 동료가 다가와 스미스를 부축하려 했지만, 그는 손을 저으며 거절했다. 그러고는 무언가 결심한 듯, 휴대폰을 꺼내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 즉 자신의 직속 상관에게 전화를 걸었다.미국 행정부 구조상, FDA는 보건복지부의 산하 기관이며 FDA의 인사권은 보건복지부가 갖고 있었다.전화를 받자 보건복지부 장관이 말했다. “어이, 스미스? 무슨 일인가?”그러자 스미스는 진지하게 말했다. “장관님, 제가 정중하게 사직 의사를 전하려 연락 드렸습니다. 앞으로 저는 FDA의 어떤 업무도 맡지 않겠습니다.”장관은 매우 놀라며 되물었다. “스미스, 도대체 무슨 일이야? 내 기억이 맞다면, 대학 시절부터 자네는 FDA를 이끄는 게 꿈이라고 했잖아. 그런데 이제 막 2년 정도 일했는데 벌써 그만두겠다고?”스미스는 단호히 말했다. “그렇습니다. 이미 결심했습니다. FDA 직책을 내려놓고, 지미를 데리고 한국으로 갈 겁니다.”“한국으로?” 장관이 급히 물었다. “혹시 지미를 데리고 구현제약을 찾아가려는 건가?”스미스는 잠시 망설이
게다가 구현재조환은 이미 구현제약에 큰 명성을 가져다 주었다. 그렇기에 이런 상황에서 구현재조환의 임무는 성공적으로 완수된 셈이었다.스미스는 시후의 말을 듣자 눈물이 왈칵 쏟아졌고, 울먹이며 말했다. “은 선생님... 제가 듣기로는 구현제약이 현재 한국 내에서 가정 형편이 어려운 말기 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무료 집중 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제발 제 아들에게도 그 기회를 한 번만 주십시오... 제 아들 지미는 너무 불쌍한 아이입니다... 저는 그 아이가 더 이상 암의 고통을 견디는 모습을 볼 수가 없습니다...”그러자 시후는 엄정한 표정으로 말했다. “당신도 말했듯이, 구현제약의 무료 치료 프로그램은 가정 형편이 어려운 말기 암 환자를 대상으로 합니다. 가장 중요한 조건이 바로 '경제적 어려움'이죠. 그런데 당신과 당신 아들은 그 기준에 전혀 부합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이 활동은 엄밀히 말해 한국 내에 있는 국내 환자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고요. 따라서 한국 내에도 이 혜택을 기다리는 환자들이 수없이 많습니다. 그런데 제가 어떻게 기준에 전혀 맞지 않는 외국인에게 이런 소중한 기회를 줄 수 있겠습니까? 그러니 미안하지만, 현재 저는 도와드릴 방법이 없습니다.”스미스는 울면서 말했다. “은 선생님... 하지만 도와주지 않으신다면, 제 아들은 곧 죽게 될 겁니다... 겨우 12살짜리 아이가 암에 목숨을 잃는 걸 그냥 지켜보실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진지하게 말했다. “죽음이라는 것에 대해 한 번 논하자면, 매일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병으로 세상을 떠납니다. 그 중에는 당신 아들과 비슷한 나이거나, 혹은 더 어린 아이들도 많죠. 하지만 우리는 세상의 모든 사람을 치료해줄 수도 없고, 그럴 능력도 없습니다. 그러니 스미스 씨, 이런 감성팔이식 압박은 저에게는 전혀 통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호소를 하기 전에 한 번 생각해 보시죠, 왜 미국에 있는 화이자나 노바티스 같은 글로벌 제약사들에는 그런 질문을 하지 않는
예를 들어, J.K. 롤링이 쓴 해리포터라는 소설을 생각해보자. 이러한 소설이 아무리 돈을 잘 벌어들일 수 있다고 하더라도 미국이나 중국과 같은 강대국들에게는 전략적인 가치는 가져다 줄 수 없을 것이다. 이 때문에, 백악관이나 중국 정부는 이러한 책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 것이고, 저작권을 침해하는 일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다른 국가나 기업들이 전략적 가치가 있는 특허를 발견하게 된다면, 그들은 가장 먼저 그 기술을 손에 넣을 방법을 궁리하기 시작한다.구현재조환의 놀라운 점은, 환자가 어떤 종류의 암을 앓고 있든, 어떤 병에 걸려 있는지도 상관없이 심지어 온몸에 질병이 전이가 되어 장기 기능이 망가지고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암 말기 환자라 할지라도, 이 약을 먹기만 하면 즉각 눈에 띄는 호전을 보인다는 것이었다!그렇기 때문에 이 약을 단순히 돈벌이용으로 쓴다면, 전 세계에서 엄청난 돈을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다.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암에 걸리기만 하면 자신의 전 재산을 다 털어서라도 구현제약에 갖다 바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약을 전략 자산으로 본다면, 단지 돈을 벌 수 있는 차원을 넘어, 다른 나라를 상대로 협상 카드로 쓸 수도 있고, 더 많은 양보를 이끌어낼 수 있는 협박 수단이 될 수도 있다.그래서 백악관이 처음 한 생각은 바로 이렇게 좋은 것은 반드시 손에 넣어야 한다는 것이었다.스미스는 시후의 불쾌한 표정을 보고는, 울먹이며 말했다. “은 선생님... 이 일은 이미 제 능력 밖입니다... 저는 어디까지나 FDA 책임자로서, 약물 승인과 감독만을 맡고 있지 군이나 CIA가 요원을 파견하는 것의 여부까지는 제가 관여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니까요...” 그러면서 스미스는 애절한 눈빛으로 시후를 바라보며 간청했다. “은 선생님, 저는 지금 단지 암에 걸린 제 아들의 아버지로서 부탁드리는 겁니다. 제발... 제 아들이 살 수 있도록 구현재조환을 조금만 더 팔아 주십시오...”시후는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미안하지만, 당신에게
제임스 스미스는 시후를 보자 몹시 놀랐지만, 동시에 절망 속에서 생명의 끈을 붙잡은 사람처럼 기뻐하며 감격했다.시후는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물었다. “스미스 씨, 당신이 여기에 왜 있는 겁니까?”스미스는 무의식적으로 공손히 대답했다. “은 선생님, 저는 FDA에서 진행 중인 몇 가지 임상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그 프로젝트가 현재 페이셔스 그룹의 의료과학기술센터와 협력하고 있어서 오늘 일부 정기 업무 차 이곳을 방문했습니다...” 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스미스는 무릎을 꿇으며 바닥에 엎드렸고, 눈물을 멈추지 못한 채 말했다.“은 선생님... 지금까지 정말 당신을 간절하게 다시 뵙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기회가 없었어요. 한국에도 여러 번 찾아갔지만, 구현제약 쪽 사람들도, 저 뒤에 계신 이화룡 씨도 저를 은시후 씨와 연결해주지 않았거든요... 심지어 이화룡 씨는 몇 번이나 소개비를 받고도, 계속 차일피일 만남을 미루기만 하고 전혀 도와주지 않았습니다...”시후 뒤편에 서 있던 이화룡은 입꼬리를 올리며 비웃으며 말했다. “이 양키야, 네놈이 은 선생님을 만나고 싶어 한 건, 속셈이 뻔했잖아. 내가 모를 줄 아나? 네 놈들의 목적은 구현재조환을 사들여서 미국에 가져간 뒤 역설계 하려는 것이었잖아! 내가 분명히 말해두지만, 네놈들이 준 소개비? 난 한 푼도 안 돌려줄 거다! 할 수 있으면 고소해봐!”스미스는 이 말을 듣고 깜짝 놀라, 그제야 이화룡이 바로 시후의 사람이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래서 그는 허둥지둥 시후에게 해명하기 시작했다. “은 선생님... 저는 절대 구현재조환을 역설계 하려는 게 아닙니다. 저는 FDA 책임자로서, 진심으로 구현재조환을 미국 시장에 도입하고 싶었을 뿐입니다...” 그러고는 다시 말을 이었다. “그리고... 제 아들의 병도 있지 않습니까. 예전에 겨우 상자를 얻었기는 했지만, 그마저도 백악관의 임원들에게 거의 다 빼앗기다시피 했습니다. 결국 정말 제 아들을 위해 쓸 수 있었던 구현재조환은 극히 소량이었어요. 그
“네 알겠습니다.” 시후가 말했다. “그럼 이따 뵙죠.”“네, 은 선생님. 이따 뵙겠습니다.”15분 후, 배유현이 탄 헬리콥터가 버킹엄 호텔 옥상에 착륙했다. 시후는 소이연, 안세진, 이화룡과 함께 헬기에 올랐다.30분 후, 헬리콥터는 뉴욕 교외의 외진 지역에 위치한 한 건물 상공에 도착했다. 이곳은 바로 페이셔스 그룹의 의료과학 기술센터였다. 이 건물은 반경 2km 내에 유일하게 존재하는 건물로, 25층 규모에 보안도 매우 철저했다.헬기에서 내리자, 배유현이 앞장서며 길을 안내했고, 걸어가며 시후에게 설명했다. “은 선생님, 이곳은 예전에 할아버지께서 자금을 투자해 만든 의료과학 기술센터입니다. 주요 목적은 고급 치료기술과 신약 개발을 위한 연구와 실험이에요. 현재는 암 분야에서 가장 선진적인 양성자 치료 시스템, 세포 면역요법 등을 포함한 치료 기술들이 모두 갖춰져 있으며, 전 세계에서도 최고 수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 문득 뭔가 떠오른 듯 말했다. “아, 참! 은 선생님, 혹시 메이오 클리닉에 대해 들어 보신 적 있나요? 세계 최고의 암 전문 병원으로 불리는 곳이죠.”시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들어봤죠. 메이오는 전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으니 모르는 사람이 드물 겁니다.”그러자 배유현이 미소 지으며 말했다. “이곳의 암 진료팀의 구성원 중 60% 이상이 메이오에서 온 인재들이에요. 메이오의 최고 전문가들이 이곳에서 함께 근무하고 있고, 심지어 일부 최첨단 연구 분야에서는 우리가 메이오보다 앞서 있는 부분도 있어요. 왜냐하면 메이오는 수익성을 고려해야 하지만, 우리는 그럴 필요가 없으니까요.”이어 배유현은 이렇게 덧붙였다. “게다가 이곳에는 미국 내 최고의 장기 이식 센터, 최고의 암 진단 및 치료팀, 최정상 급의 심뇌혈관 및 노화방지 분야의 연구팀도 있어요. 그리고 우리의 냉동센터는 지하 5층에 위치하고 있는데, 최대 300년 동안 운영 가능한 구조로 설계되었죠. 할아버지께서는 생전에, 세상을 떠나면 곧장 이곳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