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학수는 이런 자신의 이야기를 지금껏 평생 그 누구에게도 한 번이라도 한 적이 없었다. 왜냐하면 그는 화신 제약에 끌려갈 때부터 줄곧 안보이는 곳에서 늘 굴욕과 수치스러움을 한 몸에 받고 있었기 때문이다.어려서부터 아버지 이재하는 자신을 싫어했고, 형 이장명은 자신을 대놓고 모욕을 주었기에 늘 욕을 듣고, 온갖 수모를 겪었다. 그런 분위기에서 계속 자라다 보니 자신은 오래 전부터 익숙해져 있었다.하지만 이학수는 이런 힘든 시간들을 인내하며 언젠가 이런 암울한 상황을 벗어날 수 있는 적절한 기회가 올 것이라고 생각했다.마침 지금 화신 제약이 김익수에 의해 위협을 당하자, 이재하도 이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자가 화신 제약의 회장이 될 수 있다는 말을 내뱉었다. 그 말을 듣고 학수는 지금껏 20년 동안 몸에 꼭 지니고 있던 이 산삼을 꺼냈다. 이제는 때가 된 것 같다고 여겼기 때문이다.사실 이 산삼은 값을 매길 수 없을 정도로 귀한 것이었다.지난 번 300년 된 산삼 역시 시후가 김익수와 경매에서 자존심을 내세우지 않았다면 그 정도의 가격까지는 오르지 않았을 것이다. 이 산삼은 정상가만 해도 10억.. 아니 그보다 더 귀할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이학수는 이 산삼을 꺼내 기꺼이 시후에게 주겠다고 하는 것이다. 물론 순전히 화신 제약의 회장이 될 수 있도록 시후가 자신을 도와줄 수 있다는 믿음이 컸기 때문이다.최 선생은 이학수가 품에서 꺼낸 산삼을 보고 놀랄 수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시후에게는 뛰어난 약 제련 능력이 있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고, 이 약재는 분명 시후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그러자 최제천은 곧바로 휴대전화를 꺼내 시후에게 전화를 걸었다.시후는 마침 진원호에게서 약재를 받아, 경매에서 따낸 천종산삼을 함께 넣은 뒤 삼십 알의 회춘단을 조제하고 있었다. 그 때, 최 선생에게서 온 전화가 울려왔다."은 선생님, 바쁘신데 죄송합니다. 다름 아니라.. 지금 이학수 씨가 선생님께 도움을 청하고 있습니다
최제천은 전화를 끊고 이학수에게 시후가 허락했다는 것을 알려주었다.그러자 이학수는 감격에 겨운 표정으로 최제천에게 넙죽 절을 했다."선생님!! 정말 제게 이렇게 큰 도움을 주셔서 감사합니다!"최제천은 손을 저었다."저는 그저 은 선생님과 연결해 줄 뿐이지, 나한테 고마워할 필요 없어요. 은 선생님이 도와주신다면, 당신은 그 분에게 감사하면 됩니다."이학수는 황급히 고개를 끄덕이며 "네, 그럼 가보실까요?"라고 말했다.최제천은 응하며 외손녀 소희를 불렀다.소희는 시후를 만나러 간다는 말을 듣자, 갑자기 흥분하여 말했다."할아버지, 그럼 지금 바로 가셔요! 은 선생님께서 오래 기다리시겠어요!"이학수는 다시 산삼을 품에 넣고 최제천과 소희를 따라 제세당을 나와, 소희가 새로 산 아우디에 앉았다.소희는 최제천이 서울에 남기로 결정한 직후부터, 자신과 외할아버지의 편의를 위해 이 차를 새로 마련했다. 소희가 차를 몰고 10여 분 정도 지났을까, 시후의 집에 도착했다.최제천은 이학수를 바라보며 주의 사항을 알려주었다."당신 형 이장명이 은 선생님과 갈등이 있었음을 잘 알고 있겠죠? 그러니 당신이 은 선생님을 만났을 때는 절대! 결코! 무례하게 굴지 말아야 합니다!"“안심하십시오! 저는 절대! 제 생명의 은인에게 그런 짓을 할 수 없습니다!”"네 알겠습니다.."최제천은 이학수가 그의 그 제멋대로 날뛰는 형과는 같은 종류의 인간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는 고개를 끄덕였다.초인종이 울리고 시후가 문을 열자 최제천과 소희는 시후에게 공손히 인사를 했다. "아~ 은 선생님, 안녕하십니까~!"이학수도 "안녕하십니까? 제가 은 선생님을 직접 만나 뵙기 위해 이렇게 찾아왔습니다!”라며 서둘러 인사를 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이렇게 예의를 갖추지 않아도 되니 들어와서 말씀하세요."라고 말했다.세 사람은 그제야 집 안으로 들어왔다.방에 들어서자 세 사람은 자신도 모르게 거실 안 장식품을 훑어보았다. 세 사람은 처음으
시후는 이학수를 바라보며 물었다."제가.. 무슨 부탁이 있다고 하시던데요?"이학수는 황급히 품에서 산삼이 담긴 나무 상자를 꺼내 시후에게 건넸다."은 선생님, 이 산삼은 우리 어머니 집안에서 오랫동안 내려온 가보입니다. 제가 어머님께서 돌아가신 뒤 줄곧 몸에 지니고 다녔지만, 이런 보물은 사실 제 손에 있으면 그다지 별 효과를 발휘하지 못합니다. 그러니 차라리 은 선생님께 드립니다!"시후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 나무 상자를 받아 그것을 열어 보았다. 눈을 크게 뜨고 보니, 하얗고 뿌리가 마치 사람 다리 같이 생긴 산삼이 상자 속에 가만히 누워있었다.곧 바로 시후는 강렬하고 농후한 기운을 느꼈는데, 이것은 정말 천지의 보물이라고 할 수 있었다. 이 긴 세월 동안 백두산과 천지의 영기를 흡수했으며, 보존 상태도 꽤 훌륭해서 이 산삼은 상한 곳 없이 깨끗하고 싱싱했다.이 재료를 얻는다면 시후는 한 차원을 뛰어 넘어설 수 있는 기량을 가지게 될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었다.“그럼 이학수 씨.. 제가 무엇을 도와주길 원하시는 겁니까?”학수는 급히 자신의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아.. 선생님, 솔직히 말씀드려도 될까요? 그게.. 얼마 전에 라이트 그룹의 회장 김익수가 성기능을 잃게 되어 화신 제약에 찾아온 일이 있었습니다.. 마침 저희가 신제품을 만들고 있었는데 타이밍이 좋다고 생각해서 김익수 회장에게 가장 먼저 임상 실험을 한 거죠.. 그런데 약을 복용한 후, 갑자기 성기가 짓무르기 시작하더니 썩어 들어가는 겁니다. 아마 김 회장이 병원 여러 군데를 가본 모양인데.. 의사들이 모두 성기를 절단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진찰 결과를 알려주었고, 김 회장은 정말 절단을 해야 한다면 화신 제약을 파산시키겠다고 협박을 하고 있어서요..! 은 선생님께 부탁하면.. 김익수를 처리하고 저희 집안의 문제를 잘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아 이렇게 찾아왔습니다.."시후는 장난끼와 호기심이 가득한 표정으로 이학수에게 질문을 했다."음.. 내가 듣기로는
시후는 학수의 말을 듣다 문득 이학수가 자신과 처지가 매우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때는 자신도 남에게 업신여김을 당하거나 비웃음을 당하기 일수였다. 그는 다른 사람들의 눈에 그저 고아이자 병신일 뿐이었기 때문이다.하지만 LCS 그룹에서 자신을 발견하고, 엠그란드 그룹과 백억의 블랙카드가 자신의 손에 넘어온 뒤 인생의 변곡점은 맞이하였다.그러다 우연히 인사동에서 읽게 된 『구현보감』 덕분에 그 뒤로는 승승장구할 수 있게 되었다. 시후가 이전에 모든 사람들에게 버림받고 멸시 받을 때 그는 그저 모든 사람에게 자신을 증명할 기회를 기다리며 고통을 인내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누구보다 더 이학수의 심정을 잘 이해할 수 있었다.어려서부터 어미 없는 자식이라고 욕을 먹던 이학수는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난 뒤 생부의 집에서 자랐지만 오히려 더 큰 고통을 받고 있었다. 그것도 20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이 고통을 참으며 지냈을 것이기에 사실 따져보면 시후 자신보다 훨씬 더 괴로운 시간을 보냈을 것이다.그래서 시후는 학수가 화신 제약 전체를 장악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로 결심했다. 왜냐하면 마침, 이장명 그리고 특히나 김익수는 자신의 원수이기도 했고, 시후에게 학수가 가지고 있는 산삼은 꼭 필요한 재료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그러자 시후는 "이야기는 잘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당신의 복수.. 제가 도와드리죠!"라며 입을 열었다.이학수는 이 말을 듣자마자 감격에 겨워 소리쳤다."은 선생님, 이렇게 저를 도와주신다고 해주셔서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저는 평생 선생님의 은혜를 잊지 않고 살아가겠습니다!!”시후는 “네 그러면 김익수는 지금 어디에 있죠?"라고 물었다.“바로 화신 제약에 있습니다. 이학수는 지금 저희 회사에서 난동을 부린 뒤 소염과 항균 처리를 받았거든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렇다면 내가 가서 치료해주지요. 하지만! 좀 현실적인 이야기를 하자면.. 나는 그의 주요부위가 썩어가는 것에 대한 응급 처치에만 관여할 뿐, 그의 중요
그러자 김익수는 화신 제약의 주인 이재하에게 냉담한 시선을 보내며 "이재하 씨, 어떻게 할 생각이야?"라고 소리쳤다.이재하는 "김 회장님, 조급해 하지 마십시오.. 지금 우리 화신 제약의 인맥을 총 동원해서 더 좋고 효과 짱짱한 항생제를 찾고 있거든요! 조금만 기다리시면 치료해드리겠습니다!!"라고 말했다.사실.. 말이야 그럴듯하게 들렸지만 이재하는 통 자신이 없었다.본래는 이장명이 최제천 선생을 모시고 올 수 있기를 바랐으나, 최 선생은 전혀 그에게 어떠한 기회도 주지 않았고 제세당에서 쫓겨난 후, 서울의 유명하다는 한의사 몇 명을 다시 찾아갔지만, 모두들 김익수의 병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는 치료 불가라며 아무도 방문을 원하지 않았다.게다가 김익수의 이 병은 진작에 병원 바닥에 소문이 났고, 약을 마구 먹어 살이 짓무르게 된 일이라는 것도 다 알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대학 병원의 그 응급실 의사 양반은 현재 김익수의 상태가 절단을 할 수밖에 없다고 일찌감치 언급까지 했는데, 누가 감히 이때 치료를 한다고 섣불리 나설 수 있겠는가?게다가 잘못해서 치료라도 하지 못하는 날에는 다른 의사들에게 비웃음을 살 뿐만 아니라, 김익수라는 인간에게 보복을 당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결국 화신 제약은 김익수에게 임상실험을 했기 때문에 그의 보복을 피하기 위해서는 전 세계의 의사들에게 도움을 청해야 했다.이장명은 한참을 돌아다니며 해결책을 찾았지만, 김익수를 치료할 사람을 찾지 못해 잠시 회사로 돌아와야 했다. 모두가 이장명의 이야기를 듣자 하니, 의사 열 명이면 열 명 모두 이곳에 오기 싫어서 돈을 아무리 줘도 오려고 하지 않는다고 했다.이재하는 이를 듣자마자 앞이 캄캄해졌다.김익수의 성기는 짓무르는 속도가 결코 느린 편이 아니었다. 이 속도로 가다간 이틀 정도 지나면 모든 살이 썩어버릴 것 같은데, 만약 그렇게 된다면 그들의 회사는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고 자신과 아들은 어떻게 죽을지 모르는 일이었다.옆에서 지켜보던 이장명은 참지 못하고
이 말이 나오자 모두들 흥분한 눈빛으로 밖을 쳐다보았다.이재하는 눈을 부릅뜨고 부들부들 떨며 "뭐라고? 학수가 누구를 데리고 왔다고??"라고 말했다.입구에서 누군가 소리쳤다."이학수 씨가 최제천 선생을 데리고 또 한 명의 젊은이를 데려왔습니다!!!"그 말을 들은 이재하의 표정은 놀라움에서 환희로 바뀌었다.‘최제천 선생이 왔다고?! 학수가 최제천 선생을 모셔와?! 맙소사! 화신 제약을 드디어 구한 거야!!?!’김익수는 이 이야기를 격앙된 듯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그는 손등에 링거 주사 바늘이 꽂혀 있는 것을 전혀 의식하지 못하며, 흥분으로 두 눈이 빨개졌다. 그는 마음속으로 자신을 고칠 수 있는 것은 단지 최제천 선생밖에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최제천 선생이 자신을 매우 못마땅하게 여기고 있었기에 도저히 만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런데 지금 어째서 최제천 선생이 마음을 고쳐 먹고 화신 제약의 가족을 따라와 자신을 치료해주려고 하는지.. 사실 그는 이해하지도 못했고, 생각하기도 귀찮았다. 그는 그저 지금 당장 자신의 병을 고치기만 원하고 있었다.설령 자신의 성기가 완전히 쓸모 없게 된다 하더라도, 그저 썩어가지만 않고 그곳에 붙어만 있으면 되는 것이었다.지금까지 상태가 좋지 않았던 이재하는 감격에 겨워 문 쪽으로 걸어갔다."빨리! 어서 최제천 선생을 들어보내라!"그러자 옆에 있던 이장명은 "이학수 저 새끼가? 씨, 어디서 저런 한의사를 데리고 온다는 말이에요! 절대 할 수 없는 일이라고요!!”라고 아니꼽다는 듯 소리쳤다."입 닥쳐!! 지금 그게 중요하냐? 어떻게든 최제천 선생을 데리고 온다는 것은 굉장한 일이다!! 하지도 못한 놈이!!"이재하는 어이없다는 듯 자신의 아들 장명을 노려보며 소리쳤다. 그리고는 이렇게 덧붙였다.“이제 앞으로는 함부로 지껄이지 말아라! 모든 것은 최 선생이 김 회장님을 치료한 후에 네 놈이 알게 될 거니까!”이장명은 심기가 불편했지만 고개를 끄덕였다.이때
이 자식이 이학수 저 새끼와 아는 사이라니.. 김익수는 처음에는 자신이 치료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에 신이 나서 사람들을 맞이하다가, 시후를 보자마자 곧바로 안색이 어두워지며 동공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동시에 그의 마음에도 이장명이 느꼈던 것과 같은 종류의 불쾌감이 솟아났다. 사실 그가 시후에게서 받은 굴욕은 이장명이 받은 것보다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원래 그는 시후를 적으로 여겼지만, 지금 시후와 최제천이 함께 온 것을 보자, 최제천이 시후를 굉장히 깍듯하게 대한다는 것을 알기에 시후에게 당장 엄포를 놓을 수 없었다. 만약 자신이 다시 시후에게 미움을 사기라도 한다면, 그는 틀림없이 다시는 자신의 병을 치료해주지 않을 것이다.그는 두말하지 않고 곧장 최제천을 향해 공손히 인사를 하며 말했다.“형님.. 제가 전에 화나게 한 것은 모두 제 잘못입니다!! 다 제가 잘못한 겁니다! 그러니 제발 제 병을 좀 고쳐주세요!!!"그러나 최 선생은 "흠.. 지난 번에도 말했지만.. 이제 우리 두 집안은 더 이상 아무런 관계도 없어.. 그러네 너도 나를 더 이상 형님이라고 부르지 말아라. 이젠 그 정도의 관계도 없으니!"그러자 그는 옆에 있는 시후를 가리키며 말했다."그리고 오늘 너를 치료하러 온 사람은 내가 아니라 여기 계신 은 선생님이야!"최제천의 눈에 시후의 능력은 거의 신에 가까웠고, 그가 연마해 만든 환약은 최제천은 물론 이 세상의 모든 의사들뿐만 아니라 약사를 능가하는 어마어마한 것이었다. 그래서 최제천은 언제나 자신보다 한참이나 나이가 어린 시후를 깍듯하게 대하며, 마음속에서 우러러 나오는 존경을 표하고 있었다.김익수는 이 말을 듣자마자 멍해져서 믿을 수가 없다는 눈빛으로 시후를 바라보았다.“뭐라고? 네..네가 나의 병을 고칠 수 있다고? 헛소리하지 마!"시후는 김익수를 보며 농담하듯 말했다."하하.. 김익수 씨, 여전히 건방지네요..? 하하하.. 병 고치기 싫어요??"최제천도 "김익수, 은 선생님은 이 세상에서 너
이장명은 그가 시후의 정체를 들춰내면 아버지와 김익수에게 동시에 뺨을 맞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꿈에도 알지 못했다.처음에 김익수가 그를 때렸을 때는 그는 참을 만했다. 왜냐하면 결국 그는 자신이 김익수가 먹은 약을 제공한 사람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자신을 미워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이장명은 수십 년 동안 자신에게 손을 대지 않은 아버지가 또 자신의 뺨을 때리다니..그는 얼굴을 가린 채 분노한 표정으로 이재하를 바라보며 말했다.“아버지!! 이번에는 대체 왜 또 저를 때리는 겁니까?? 또 제가 틀렸단 말이세요??""이 멍청한 놈아!! 당장 그 입 안 다물어?!"이재하는 그를 매섭게 노려보며 욕설을 퍼부었다.“이 철없는 자식은 어째서 이~~렇게 눈치가 없어? 지금은 최 선생님 조차도 은시후 씨에게 이렇게 공손하게 대하고 계신데?! 그러니 지금 은시후 씨 만이 우리 회사의 유일한 구원자다!! 그러니 네 놈은 절대 이 따위 말을 해선 안 되고, 더욱이 그의 기분을 상하게 해서는 안 돼!”이장명을 욕하고 나서야 이재하는 "은 선생님, 제 멍청한 아들놈 입에서는 거침없는 헛소리가 나왔지만.. 악의는 없을 것이니, 절대 마음에 담아두지 마십시오......”김익수도 당황하여, 속으로 이장명을 죽여 버리고 싶을 정도로 미워하며 한 발로 이장명을 차며, 차가운 목소리로 소리쳤다."어이! 이장명!! 여기서 더 이상 입을 열지 마!! 은..은 선생님을 화나게 하면, 내가 널 죽여 버릴 테니까?!!”이장명은 김익수에게 차여 ‘아이고!!’ 하는 소리와 함께 바닥에 굴렀다.김익수는 그를 발로 걷어찬 뒤 황급히 시후에게 웃으며 말했다."은 선생님, 이런 멍청이 때문에 화내지 마십시오.. 그럴 자격이 없습니다. 그나저나.. 그냥 어서 저를 치료해주시지요.."이장명은 완전히 얼떨떨해졌다. 분명히 시후는 쓸모없는 데릴사위일 뿐인데, 어떻게 이런 대단한 거물들이 이렇게 설설 긴다는 말인가..?시후는 이
어쨌든 오늘 오후, 이중열이 공항 세관에서 나오는 순간, 바로 자신과 유가휘가 대치하는 순간이 될 것이었다. 그래서 시후는 유가휘의 아내가 옆에서 이 상황을 목격하는 것은 별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후는 유미경이 함께 오지 않기를 바랐다. 이틀 간 함께 지내는 동안, 시후는 유미경이라는 여성을 꽤 인정하게 되었다. 그래서 시후는 유미경이 자신과 그녀의 아버지가 충돌하는 모습을 보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게다가 시후가 이번에 홍콩에 와서 유가휘와 가까워졌을 때 숨기고 싶은 부분이 있었기에, 유미경 앞에서는 자신의 가면을 벗고 싶지 않았다. 시후의 계획은 공항에서 모든 문제를 처리한 뒤, 더 이상 유가휘의 가족들과 접촉하지 않는 것이었고 유미경과의 관계도 그저 이번 식사를 마지막으로 끝낼 생각이었다.유미경은 시후의 마음속 의도를 알지 못했다. 그녀는 함께 공항에 가기를 원했다. 시후가 누굴 만나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시후와 함께 있고 싶었던 것이다. 하지만 시후가 자신이 함께 가는 것을 원하지 않자, 유미경은 그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저는 식사 후에 침사추이로 돌아가야 해서, 같이 갈 수 없어요.""알겠다." 유가휘는 별로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고 웃으며 대답했다. "그럼 은 비서님의 친구 분이 우리 집에 오고 싶어 하면, 우리 집에서 저녁 식사를 할 테니 그때는 오도록 해라.”유미경은 시후에게 물었다. "은 비서님, 저녁에 먹자 골목에 가실 건가요?" 그러자 시후는 명확하게 답하지 않고 말했다. "일단 오후 상황을 보고 결정해야 할 것 같아요.""네 알겠어요." 유미경은 시후와 함께 먹자 골목에 가려던 계획이 아마도 연기될 것 같다고 생각하며 말했다. "그럼 오후에 연락 주세요. 기다릴게요.""그래요."...오후 1시. 식사를 마친 후, 시후와 유가휘의 가족들은 함께 식당을 나섰다. 유가휘는 방가흔에게 말했다. "여보, 당신은 다른 차를 타. 나는 은 비서님과 함께 차를 탈게." 방가흔은 주저 없이 대
시후가 자신의 요청을 들어주자 유가휘는 내심 굉장한 기쁨을 느꼈다. 그는 지금까지 만난 사람들 중 가장 부유한 사람은 홍콩의 Lii 그룹이었다. 하지만, Lii 그룹은 페이셔스 그룹 앞에서는 전혀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래서 유가휘는 페이셔스 그룹과 인연을 맺을 기회가 생긴다면, 그것은 바로 자신에게 큰 도약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기쁜 마음으로 시후에게 말했다. "은 비서님, 조금 뒤 먼저 식당으로 가서 점심을 드시죠. 아내가 미리 가서 준비를 할 겁니다. 미경이도 함께 올 것이고요. 식사하신 뒤에, 저는 아내와 함께 은 비서님과 공항에서 배유현 회장을 맞이하러 가는 걸로 하겠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좋은 계획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하죠."유가휘는 웃으며 말했다. "그런데 은 비서님, 배유현 회장이 홍콩에 오는데, 어디에 묵으실 예정인지 궁금합니다. 홍콩에는 페이셔스 그룹의 소유물이 없어서, 배유현 회장이 호텔에 묵기 위해 이곳까지 오게 하는 건 너무 예의가 없는 것 같아서요. 괜찮으시다면, 배유현 회장을 저희 집으로 초대하는 건 어떻습니까? 저희 집에는 수십 개의 게스트룸이 있으니, 배유현 회장 일행이 충분히 머물 수 있을 겁니다."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글쎄요, 그건 제가 대신 결정할 수 없는 문제인 것 같습니다. 배유현 회장이 오면, 그때 상황을 보고 결정하는 게 좋겠네요."유가휘는 쉽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알겠습니다! 은 비서님, 잠시만 기다리세요.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 좀 더 격식 있게 준비를 하라고 해야겠습니다!"점심 시간이 되어 시후와 유가휘는 미리 예약한 고급 광동식 레스토랑에 도착했다. 그곳에서 방가흔은 이미 우아한 드레스를 입고 레스토랑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시후와 유가휘가 탄 차량이 도착하자, 방가흔은 바로 차량으로 다가왔고, 차량이 멈추었을 때 시후가 타고 있는 오른쪽 차문을 열어주었다.시후는 약간 놀랐다. 그렇게 귀한 대접을 받는 방가흔이 자신을 위해 직접 차량
이야기를 나누던 중, 시후는 전화기 너머에서 흐릿하게 들려오는 비행기 엔진 소리를 듣고 물었다. "유현 씨, 지금 비행기에 타고 계신 건가요?"배유현은 서둘러 대답했다. "네, 맞아요. 지금 말씀드리려고 했는데.. 저는 원 선생님과 함께 홍콩으로 가고 있고 비행기는 2시 30분에 도착할 예정입니다. 다만, 이중열 씨가 입국 심사를 받아야 해서, 30분 늦었지만 세관을 통과하기 전에 저희가 먼저 나갈 수 있을 것 같아요."시후는 감탄을 금치 못하며 말했다. "유현 씨, 이미 많은 도움을 주셔서 이렇게까지 먼 길을 올 필요는 없었는데..”배유현은 주저 없이 말했다. "은 선생님, 그렇게 말씀하시지 마세요. 은 선생님께서는 저에게 정말 많은 은혜를 베풀어 주셨고, 저는 그저 할 수 있는 일만 했을 뿐이에요. 그게 뭐 힘든 일이겠어요." 사실 배유현은 알고 있었다. 시후가 홍콩에 있으니, 이중열의 안전은 확실히 보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사실을. 배유현은 이중열을 안전하게 데려오기 위해 홍콩에 왔다고 말했지만, 사실은 시후를 보고 싶어 온 것이었다. 결국 그는 자신의 은인이자, 또 밤낮으로 그리워하는 사람이었기에 그녀는 시후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잡기를 바랐다. 그리고 그녀가 생각하기에 홍콩으로 오는 이번 일이 시후를 만나기에 가장 적절한 때였다.시후는 배유현이 홍콩까지 올 줄은 몰랐다. 하지만 생각해 보니, 그녀가 오면 이 일이 조금 더 극적으로 전개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자 시후는 유가휘를 보고, 일부러 웃으며 말했다. "그럼 유현 씨가 이렇게 멀리까지 오셨으니 저도 직접 공항에 나가서 맞이하도록 하죠. 오늘 오후에 공항에서 만나요."배유현은 자신의 갑작스러운 등장이 시후에게 문제를 일으켜 그를 귀찮게 하지 않을까 불안해했지만, 시후의 말을 듣고는 마음 속에 있던 큰 돌이 순식간에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듯했다. 그녀는 매우 기뻐하며 시후가 자신을 마중 나올 필요는 없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 시후가 오후에 이
시후의 말에 유가휘의 표정이 굳어졌다. 그는 처음으로 이런 의견을 들었던 것이다. 만약 다른 사람이 이런 말을 했다면, 그는 분명 코웃음을 치며 상대가 단순히 위선적으로 자기 자신을 치켜세우려 드는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발달한 홍콩에서는 돈이 조금 있는 남자라면 누구나 연예계에 발을 들이고 싶어 하지 않는가? 심지어 연예인을 만나 결혼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그러나 시후는 엔터테인먼트계와 얽히는 것을 오히려 수치스러운 일로 여겼다. 이것은 분명 현실과는 일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하지만 유가휘는 곰곰이 생각해보다가 매우 놀라운 사실을 깨달았다. 바로 홍콩에서는 연예인과 얽히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재벌 2세들이라는 것이었다. 반면 자수성가한 재벌 1세들은 대체로 엔터테인먼트계에 관심조차 두지 않았다.홍콩에서는 이런 일이 자주 벌어졌다. 아들은 연예계의 유명 여배우를 미친 듯이 쫓아다니며 심지어 결혼까지 꿈꾼다. 하지만 집안의 가장은 이러한 기회를 주지 않고, 철저히 연예인을 내쫓는다. 심지어 어떤 연예인은 재벌 2세의 아이까지 몇 명 낳았음에도 불구하고 끝내 명문가에 시집가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바로 자수성가한 재벌 1세들은 능력, 배포, 식견, 그리고 자기 위치에 대한 인식이 은수저를 물고 태어난 재벌 2세들과는 차원이 다르기 때문이었다. 재벌 2세들이 광적으로 집착하는 연예계 스타들은, 재벌 1세의 눈에는 결코 대단한 존재가 아니기 때문에 그런 사람을 며느리로 받아들이는 일은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따라서 유가휘는 조금 전 시후가 한 말에서, 시후의 위치가 재벌 2세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재벌 2세들이 열광하는 연예계조차도, 시후에게는 하찮은 존재일 뿐이었기 때문이다. 이 사실을 깨달은 유가휘는 얼굴이 뜨거워지며 말했다. “은 비서님 말씀대로... 진정한 성공한 인물이라면 연예계와 너무 가까워서는 안 되는 것이 맞습니다...”시후는 가볍게 미소 지으며 말했
홍원산은 급히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 "은 선생님, 그럼 저는 이만 물러나겠습니다!" 그렇게 말한 뒤, 그는 양주성을 거칠게 잡아 일으켜 뒤에 있던 부하들에게 내던지듯 넘기고는 명령했다. "이 놈을 잘 감시해! 나중에 나갈 때, 함부로 입을 놀리지 못하게 하고."부하들은 공손히 대답했다. "예 알겠습니다, 형님!" 그 후 두 명의 부하는 양주성을 좌우에서 부축하듯 끌고 나가, 유가휘의 사무실을 떠났다.이때, 시후는 설수아와 함께 있던 또 다른 여성에게 말했다. "그럼 두 사람은 돌아가요. 오늘 본 것과 들은 것은, 절대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말고."설수아는 연신 고개를 끄덕였고, 옆에 있던 또 다른 여성도 마치 재빨리 고개를 끄덕였다. 설수아는 이미 시후에게 두 번이나 목숨을 구원받았기에 그에 대한 충성심이 커졌고, 함께 있던 또 다른 여성은 시후에 대한 공포심이 강했기 때문에 감히 그를 화나게 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두 여성이 떠난 뒤, 유가휘는 속으로 감탄을 금치 못했다. ‘양주성은 오늘 나에게 신인을 소개해 주겠다고 했으니, 나름 호의적으로 왔을 텐데... 사무실에 올라왔다가 자기 회사를 홀랑 빼앗길 줄이야....’ 이렇게 생각하며 그는 한탄했다. ‘은 비서는 어제 블랙 드래곤의 리더인 성도민까지 클럽으로 불러냈고, 솔직히 홍원산 따위는 손쉽게 처단할 수도 있었어. 하지만 그를 살려둔 이유가 바로 이거였구나.... 홍원산이 죽을 고비를 넘기고 살아 돌아왔기에, 은 비서에게 절대적인 충성을 바치게 된 거야. 그리고 그는 이제 은 비서의 명령이라면 무조건 따르는 개가 되었지. 이런 자를 홍콩에 남겨둔다? 이제 은 비서는 홍콩에 강력한 기반을 확보한 것이나 다름없어....’유가휘는 다시 양주성을 떠올렸다. ‘양주성 저 놈도 정말... 진짜 앞뒤 분간을 못하고 스스로 장기말이 되겠다고 나서다니. 아무래도 앞으로 홍콩에서 계속 살아있고 싶다면, 조용히 몸을 사리는 수밖에 없을 거야....’이때 시후는 유가휘의 표정을 유심히 살펴보며, "유
시후는 자신이 어릴 적 많은 고생을 했던 경험이 있기에, 공부하고 싶어도 기회가 없는 사람들의 심정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설수아가 더 이상 공부를 하고 싶지 않을 때까지 원하는 만큼 공부를 할 수 있도록 돕고 싶었다. 설수아는 시후에게 한없이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그녀는 깊은 감사를 표하며 말했다. “선생님, 안심하세요! 저는 열심히 공부해서 꼭 학업을 마치고, 당신을 실망시키지 않겠습니다.”하지만 시후는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나는 신경 쓰지 말아요. 중요한 건 자신을 실망시키지 않는 거니까."설수아는 이 말에 감명 깊은 표정으로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시후는 그녀에게 물었다. "이제 학교로 돌아가겠다고 했으니, 더 이상 홍콩에 머물 필요는 없겠네요?"설수아는 대답했다. "네... 이미 도쿄대 입학 허가를 받았어요. 정해진 기간 내에 등록 절차만 마치면 되고, 일본으로 가기 전에 비자만 갱신하면 됩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물었다. "도쿄대에서 무슨 전공을 공부하고 있죠?"설수아는 서둘러 대답했다. "도쿄대학교 경제학부에서 경제학을 배우고 있습니다."시후는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 "경제학이구나. 그럼 이론 뿐만 아니라 실무 경험도 중요할 텐데.. 책만 파는 것보다는 직접 실전 경험을 쌓아야 하고요."설수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원래는 집안에 문제가 생기지 않았다면, 인턴쉽을 할 회사를 찾으려 했어요."그러자 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그럼 잘 됐네. 지금 당장 좋은 실습 기회가 있으니까." 그러고는 홍원산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분은 바로 홍 대표인데, 딱 봐도 공부를 많이 한 분은 아닌 것 같죠? 그런데 지금 그 양 대표님이 회사를 그에게 넘기려고 합니다. 내가 걱정되는 건, 홍 대표가 회사를 제대로 운영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거죠. 그래서 수아 씨가 개학하기 전까지 짧은 기간이라도 그를 도와 회사 경영을 맡아보는 게 어때요?"홍원산은 이 말을 듣고
하지만 오늘 이 상황을 보아하니, 자신은 이미 피할 길이 없는 것 같았다. 장운추 조차도 상대가 못 되는데, 자신은 어떻게 이곳에서 무사히 벗어날 수 있겠는가? 그러니 살아 남기 위해서는, 시후의 조건을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었다. 이에 그는 울먹이며 말했다. "선생님, 저... 받아들이겠습니다..."시후는 손을 휘저으며 말했다. "그 말은 나에게 할 필요 없어. 당신과 나는 아무런 관계도 없거든. 비록 당신이 오늘 나를 여러 번 모욕했지만, 난 당신에게 손끝 하나 댄 적 없고, 당신 돈도 한 푼도 요구한 적이 없어. 오늘 이 일은 전부 당신과 홍원산 간의 사적인 문제라고. 그를 직접 부른 건 당신이고, 당신을 때린 것도 내가 아닌 홍원산이지. 지금 내가 당신 엔터테인먼트 회사를 그에게 팔라고 한 것도, 어디까지나 당신 두 사람이 자발적으로 거래하는 거지, 나랑은 일절 상관이 없는 거야. 그러니 당신 두 사람이 따로 가서 이 문제를 해결하도록 해. 나는 이 일에 개입하고 싶지 않거든.”유가휘는 이 말을 듣고 깜짝 놀라며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다. ‘와 말도 안 돼. 은시후 이 놈은 정말 뻔뻔함의 극치잖아?! 고작 두 마디 말로 이 일에서 자신을 완벽하게 쏙 빼버리다니?’양주성도 말문이 막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그가 보기에 비록 시후가 뻔뻔하게 행동하기는 했지만 사실 조금 전 시후가 한 말은 흠잡을 구석이 없었다. 왜냐하면 애초에 오늘 이 모든 상황은 자신이 직접 초래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홍원산을 부른 것도, 자신이었고, 자신을 때린 것도 시후가 아닌 홍원산이었다. 게다가 자신의 회사를 매각하는 것 역시 자신과 홍원산 사이의 문제일 뿐, 시후와는 관계가 없는 일이었다.다시 말해, 오늘 이 고비를 넘기고 나서 후회하여 경찰에게 개입을 요청한다고 하더라도 시후를 잡을 수는 없을 것이고, 오직 홍원산 만을 체포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홍원산은 수천 명의 부하를 거느린 거물이었다. 그러니 그와 적이 된다면, 자신은 그야말로 죽음 밖에 남지 않는 셈이지 않
"예?" 유가휘는 시후의 질문에 순간 깜짝 놀라 무의식적으로 말했다. "그냥... 그냥 목숨만이라도 살려달라는 뜻입니다... 두 다리를 부러뜨려도 괜찮으니 말입니다..."시후는 코웃음을 치며 양주성을 바라보았다. 그러고는 말했다. "좋아, 직접 말해 봐. 내가 어떻게 목숨을 살려주길 바라나?"양주성은 망설임 없이 외쳤다. "이 개 같은 목숨이라도 살려주십시오! 제발, 은 선생님! 제 개 같은 목숨만이라도 살려주십시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좋아, 회장님도 널 위해 나서주셨으니, 네가 원하는 대로 ‘개 같은 목숨’을 남겨줄 방법을 하나 제시해주지. 불가능한 건 아닐 거야. 지금 내가 기분이 좋으니 해결책을 알려주지." 이렇게 말한 시후는 덧붙여 말했다. "잘 들어. 이건 단 하나뿐인 해결책이다. 네가 받아들이면 이 일은 여기서 끝내겠지만, 거절한다면 모든 걸 홍원산이 알아서 처리할 거다.”양주성은 깜짝 놀라며 기쁨이 밀려왔다. 그는 급히 말했다. "선생님, 무조건 받아들이겠습니다!"그러나 시후는 손을 흔들며 태연하게 말했다. "섣불리 대답하지 마. 내 말을 다 듣고 난 뒤에 다시 결정하라고."양주성은 긴장하며 말했다. "부디 말씀하십시오!"시후는 그를 한 번 쳐다보더니, 홍원산을 가리키며 말했다. "지금 당장 문서를 작성해. 당신의 엔터테인먼트 회사를 단돈 1만 홍콩 달러에 홍원산에게 넘긴다고 말이야. 그리고 앞으로 다시는 연예계에 발을 들여놓지 않겠다고.""뭐라고요?!" 양주성은 즉시 무너져 내리며 외쳤다. "그건 내 반평생의 피땀 어린 결실입니다!"시후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래서 거절하겠다는 거야?"이때 유가휘가 다급하게 나섰다. "양 대표, 지금 죽게 생겼는데도 그까짓 재산이 그렇게 중요해? 은 선생님은 네가 가진 모든 걸 빼앗겠다는 것도 아니잖아. 그저 엔터테인먼트 회사 하나만 넘기면 되는 거라고! 도대체 뭐가 그렇게 고민이야?"시후는 유가휘를 바라보며 매우 진지하게 말했다. "회장님, 조금 전
시후는 냉소하며 말했다. "그가 이곳에서 나에게 그렇게 잘난 척을 해댔는데, 내가 그냥 봐주면 내가 어떻게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있겠습니까?”유가휘는 급히 말했다. "은 비서님.... 제 말은 그저 그를 완전히 용서해 달라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처벌 방식을 조금 바꿔 주셔서 최소한 목숨만 살려주셨으면 해서...."양주성도 황급히 고개를 끄덕이며 애원했다. "그렇습니다, 선생님! 제발 제 목숨만 살려주십시오! 그럼, 뭐든 선생님께서 시키는 대로 하겠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다급하게 덧붙였다. "선생님, 제가 원하시면 얼마든지 돈으로 사죄하겠습니다! 얼마를 원하시든 말씀만 하십시오!"시후는 비웃으며 말했다. "내가 당신을 얕보는 건 아닌데, 솔직히 말해서 관대한 처분을 바라며 그에 대한 대가로 돈을 주려는 사람들이 많지만.. 당신 수준은 나에게 조건을 걸 만한 깜냥이 안 돼." 그런 뒤 시후는 경멸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회사 시가총액이 얼마지?"양주성은 머뭇거리며 대답했다. "대략 30억 홍콩 달러 정도입니다...."시후는 비웃으며 말했다. "미국 달러로 환산해 봐야 겨우 4억 달러 남짓이군. 솔직히 말해서, 그건 먼지 정도로 적어. 게다가 당신의 전 재산을 다 합쳐 봐야 10억 달러가 최대일 텐데, 홍원산에게 물어봐. 어제 장운추가 나에게 용서를 받기 위해 어떤 조건을 걸었는지.""장운추?!" 양주성은 경악하며 홍원산을 바라보았다.홍원산은 우월한 태도로 말했다. "잘 들어라, 양주성. 어제 장운추는 은 선생님께 용서를 구하기 위해 앞으로 10년 동안 총 100억 달러를 지불하기로 약속했다!""10년 동안 100억?! 그것도 미국 달러로?!" 양주성은 입을 떡 벌리고 경악했다. 그는 본능적으로 반박했다. "아니, 장운추도 총 자산이 100억 달러 남짓일 텐데.... 그가 어떻게 그런 거액을 내겠다고 약속했단 말이야....?"“짜악!” 홍원산은 양주성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양주성의 뺨을 후려쳤다.양주성은 눈앞이 번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