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들 그냥 우연히 만나게 된 여자들이고, 눈이 맞아 원나잇을 했을 뿐인데.. 그리고 임신을 하면 애를 지우던가 해야지.. 왜 제대로 기르지도 못할 애들을 낳아 키우느냐는 말이다.그래서 그는 이학수를 근본적으로 미워할 수밖에 없었다. 당초 자신의 할아버지가 아니었다면, 자신은 평생 이 사생아를 눈 앞에 데려다 놓고 싶지 않았다!지금 이학수가 큰 공을 세웠다고 해도 그는 화신 제약을 그의 손에 넘길 수는 없었다. 어디 감히 사생아가 자신의 기업을 물려 받을 생각이라는 말인가? 개풀 뜯는 소리!하지만 이재하는 자신이 마음속에 품고 있는 비방과 불쾌감을 드러내지는 않았다. 왜냐하면 지금은 당장 김익수라는 역겨운 인간을 여기서 치워버리고 싶었기 때문이다.그러자 이재하는 시후에게 "은 선생님, 김 회장님을 구해 주십시오!!”라며 또 푸쉬를 하기 시작했다.김익수도 속이 타 죽을 지경이었다. 시후를 이렇게 형님이라고 부르고 사과도 했는데 언제 그를 고쳐주냐는 말이다! 만약 이 병을 고쳐주지 않을 것이라면, 어떻게 지금까지 참고 화를 내지 않을 수 있었겠는가..?시후는 장난스럽게 웃으며 김익수에게 "자, 내가 맥을 짚어주죠."라고 말했다.그러자 김익수는 급히 손목을 내밀었다.시후는 거드름을 피우며 "흠.. 지금 몸속에 약효가 쌓여 혈액이 잘 돌지 않고 있어요. 이 때문에 혈액의 하행이 원활하지 않았는데 갑자기 간과 신장의 열을 올리는 약을 복용했죠. 그러니 몸에 약효가 쌓여 살이 짓무른 상태이기 때문에, 단순히 소염만으로는 절대 고칠 수 없어요."라고 말했다.김익수는 시후의 말에 일리가 있어 황급히 "은 선생님, 저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이 병은 어떻게 치료해야 할까요?"라고 물었다.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당신의 이 병은 18개 정도의 한약 재료가 필요합니다. 이 약재들을 달여 탕약을 만들어 마시면 나아질 거예요.”라고 말했다. 그러더니 시후는 손을 크게 흔들며 "저.. 여기로 누구 펜을 좀 가져와 주세요! 제가 처방전을 써줘야 해서
시후는 무덤덤한 표정으로 입가에만 살짝 미소를 지었다."환혼주. 들어보셨습니까? 이 약의 이름은 ‘오곡환혼주’라고 합니다. 백제시대에 완성된 에 따르면 약재로서의 소변은 짜고 찬 성질이 없으며 독하지 않아 청춘이 되돌아오게 할 정도로 좋은 약이라고 했죠. 그래서 환혼주 또는 윤회주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죠.”김익수는 여전히 어리둥절했다.“그럼.. 선생님.. 그 말씀은.. 이 약이 대체 뭐라는 말씀이신지..?”시후는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그러니까..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서 누는 소변이 바로 약재라는 것이죠.""에??!"김익수는 이내 당황스러운 얼굴로 말했다."아니.. 이..거... 그건 좀 더럽지 않습니까?? 정말 그런 걸 약재로 써야 합니까??"갑자기 시후의 목소리는 냉랭하게 변했다.“지금.. 내가 당신을 속인다고 생각해요?”그는 이재하를 가리키며 물었다."약재 장사를 여러 해 동안 해오셨죠? 그러니 잘 아실 겁니다. 제가 하나 묻죠. 옛날부터 이런 약재를 사람들이 쓰지 않았나요??”"예, 선생님의 말씀이 맞아요! 맞습니다!"이재하는 곧바로 고개를 끄덕이며 "옛날에는 동자뇨로 약을 지어먹기도 했지요! 중국에서는 이 소변으로 달걀도 삶아 먹는다고 들었습니다! 그러니까.. 어느 정도 보건작용이 있는 것은 사실이에요.”라고 답했다.그러자 이재하는 김익수에게 "김 회장님,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이렇게 약재로 쓰는 소변은 더럽지 않고 아주 깨끗하게 처리되어 있습니다. 그러니 드셔도 더럽지 않을 겁니다."라고 말하며 그를 안심시켰다.동자뇨라는 말에 김익수의 표정이 한결 누그러졌다.어린 시절, 중국에서 들어온 사극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그런 장면들이 종종 나오기는 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니 그렇게 역겹지는 않다고 느껴졌기 때문이다.하지만, 동자뇨 이야기를 들었을 때, 시후는 갑자기 끼어들었다."사실.. 이 약은 일반적으로 쓰는 동자뇨를 사용할 수 없습니다. 동자뇨라
"예?? 자기 자신의 소변은 못 쓴다는 말입니까? 그럼 대체 누구의 소변을 써야 한다는 이야기 입니까??"시후는 주위를 둘러보며 말했다."자, 모두들 수고 많으십니다!! 이곳에 와서 다들 각자의 경험을 한 번 이야기해보시죠! 하지만 허풍이나 과장되게 이야기하시면 안됩니다. 그렇게 되면 김익수 씨의 치료를 지체할 테니까요! 그렇게 되면 책임 지셔야 합니다!”모두들 시후의 이야기를 듣고는 아무 말없이 서로의 얼굴만을 쳐다보았다. 그리고는 마지막에 약속이나 한 듯이 이재하를 바라보았다.왜냐하면 모두들 이재하가 젊었을 때 많은 여자들을 끼고 문란하게 놀았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젊었을 때, 그는 매일 같이 큰 병에 든 최음제를 엄청나게 복용하였다. 이 때문에 젊은 나이에 많은 기운을 사용하여 겨우 60세의 나이에도 곧 죽을 것처럼 보였으니, 아마도 그 자리에 있던 사람 중에 여자를 가장 많이 만난 사람일 것이었다.이재하는 모두가 자신을 바라보는 것을 보고 문득 어깨가 으쓱해지며 시후에게 말했다."선생님께 말씀드리자면.. 제가 젊었을 때는 얼굴도 좀 반반..했고, 저를 좋아하는 여자도 많았습니다.. 그러나 대충 계산해봐도 적어도 3, 400명은 될 것 같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이재하를 가리켰다."네 일겠습니다. 그럼 이재하 씨의 소변으로 약을 만들도록 하지요.”그러자 김익수의 표정이 역겨움으로 가득 했다.‘이재하 같은 늙은이의 소변을 마시라고? 이건 씨.. 무슨 상황이지? 하지만.. 시후는 잠자리 경험이 많으면 많을수록 효과가 있다고 했으니.. 아마도 이재하와 같은 늙은이보다 많은 경험을 가진 자를 지금으로선 찾을 수 없을 거다..’그러자 김익수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그..그럼.. 그렇게 하시죠.”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이재하에게 말했다."자, 먼저 깨끗한 물 2리터를 마신 뒤 소변을 참으세요. 이후 참은 뒤에 소변을 한 번에 누게 되면 아마 1리터 정도 만들 수 있을 텐데 소변을 만들게 되면 다시
잠시 벙쪄 아무 말하지 못하던 김익수는 갑자기 시후의 말을 듣고 자신이 먹어야 하는 것이 어떤 작용을 하는 것인지 깨닫고 고개를 숙였다.하지만.. 아무리 약이라고 하더라도 1리터의 소변은 마시기에 너무 많은 것 아닌가...?김익수는 이를 생각하니 머리가 뻐근해졌다.시후는 김익수의 넋 나간 표정을 보고 웃으며 말했다."이 일은 지체할 수 없습니다.. 만약 정말로 당신의 성기가 더 이상 사용할 수 없을 정도로 망가진 뒤에는 나를 절대 탓하지 마세요. 그 때는 나도 당신을 구하지 못할 것이니까요."그러자 김익수는 화들짝 놀라며 다급히 소리쳤다."그래요! 아닙니다!! 저는 선생님의 말씀을 잘 들을 생각입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이재하에게 "제가 귀찮게 해서 죄송합니다. 일단 먼저 물을 많이 마시고, 빠르게 소변을 모아 오세요.”그러자 이재하는 황급히 고개를 끄덕였다.“예.. 걱정 마세요! 제가 물 많이 마시고 소변을 모아 오겠습니다."김익수는 긴 한숨을 내쉬며 이미 자신의 운명을 인정했다. 그는 지금 당장 짓무른 상처를 고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다.시후는 유난히 기분이 좋은 것처럼 보였다.김익수의 짓무른 상처를 치료하는데, 무슨 동자뇨와 세상에서 가장 쓴 한약이 필요하겠는가?사실 시후는 자신이 이전에 제련해 놓은 환약을 살짝 잘라 먹이기만 하면 그의 짓무른 상처를 고칠 수 있었다.그에게 이재하의 소변을 약재로 쓰라고 한 것은 그저 그를 골려주기 위해서였다.한참의 시간이 지난 뒤 화신 제약 내부는 냄새만 맡아도 목구멍이 마르고 입이 마르며 떫은 맛이 나는 한약 냄새로 가득 찼다. 냄새만 맡아도 이 탕약을 마신 뒤에 얼마나 괴로울지 상상하기 싫을 정도였다.큰 솥의 물이 끓어오르자 검다 검은 약탕 1리터가 보였다. 눈으로 볼 때 색깔이 석유와 별반 다르지 않을 정도로 검은 색이었다. 그런데 약탕을 거의 다 달였는데 이재하가 돌아오지 않았다.김익수는 다급해져서 이재하를 재촉하라고 명령했다.이재하는 지금
김익수는 소변을 꿀꺽꿀꺽 마신 뒤 입을 닦으며 황급히 물었다."약은요? 빨리! 빨리 갖다 주세요!! 어서!!"시후는 한 직원의 손에서, 시커먼 약탕 1리터를 가져와 모두가 보지 않는 틈을 타서 자신이 만든 환약을 손끝으로 살짝 잘라내어 가루로 만든 뒤 약탕에 조금 뿌렸다. 그리고는 이어 웃음을 머금고 김익수에게 약을 대접하며 "자, 김익수 씨, 여기로 오세요.. 한 번 드셔보세요."라고 웃음 지었다. 김익수의 입을 비롯한 온 몸에서는 강렬한 악취가 났다.“아이고 제가 지금 당장 다른 약이 필요했습니다!!” 그리고 김익수는 곧 바로 약을 한 모금 들이켰다.이 큰 약 한 모금에 그는 너무 놀라 기절할 뻔했다. 왜냐하면 그는 평생 이렇게 쓴 음식을 맛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맛이 너무 쓰다 보니, 마치 감초 한 병을 통째로 입 안에 들이 부은 것 같은 맛이었다.게다가 이 탕약은 쓸 뿐만 아니라, 속에서 타오르는 듯한 화끈함도 있었다! 입만 열면 혀가 얼얼해졌고, 이어서 입안이 온통 저리기 까지 한 것이 아닌가..? 뱃속은 마치 황산을 마신 것처럼 따갑고 화끈거려 굉장히 괴로웠다.하지만.. 탕약을 거의 반 정도 마신 순간 김익수는 금방 따뜻한 흐름이 아래쪽으로 번져가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그곳의 통증이 곧 많이 완화되었다! ‘어어..? 이거 진짜 약효가 있잖아?!’김익수는 감격해 마지않았고, 속이 타올라 죽을 것 같았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마구 들이마셨다. 약을 거의 다 마셨을 때, 약통 바닥의 약 찌꺼기가 검은깨 죽처럼 진하게 남아 있었다. 하지만 김익수는 약효를 위해 남은 약 찌꺼기를 입 속에 털어 넣었다.약 찌꺼기를 들이 붓자 입이 온통 저려 죽을 지경이었는데, 그는 이때 자신의 혓바닥이 모두 이 찌꺼기 때문에 마비되었다는 사실을 몰랐다. 아마 그는 앞으로 몇 달 동안 무엇을 먹어도 맛을 느낄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 김익수는 입이 계속 저리고 타오르는 고통 때문에 아파서 정말 견딜 수가 없었다.더 중요한 것은
이렇게 억울한 일을 당한 후, 김익수는 확실히 모든 것에 욕심을 잃었고 그저 고향 집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게다가 어차피 서울에서 자신의 병을 완전히 회복시킬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서 괜찮은 치료를 받을 수 있고 그를 도와줄 사람을 찾을 수 있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그리고 또 한 가지 더 중요한 일이 있었는데, 그의 어머니는 이제 84세가 넘었고 연세가 많으니 장남이 된 입장에서 고향으로 돌아가 어머니의 생신 축하를 함께 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다만 어머니는 최 선생을 모셔오라고 하셨지만, 지금 보아하니 최 선생은 여전히 자신을 용서하지 않은 것 같았다.그러나 그는 최 선생에게 "저.. 형님.. 정말 죄송합니다만, 이제 곧 어머니의 생신 잔치를 열 계획인데요.. 혹시 어머님을 좀 뵙고 얼굴을 좀 비춰주실 수 있으십니까?”라고 물었다.하지만 최 선생은 별 관심 없다는 듯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 "저 김 회장님 저는 이미 말씀 드렸을 텐데요.. 이제 나와 라이트 그룹은 아무 관련 없으니 그런 일에 대해 더 이상 말하지 말라고요.”김익수는 한숨을 쉬며 고개를 끄덕였다.속으로는 이 늙은이를 땅에 밀어 넘어뜨리고 한 바탕 때리고 싶었지만 꾹 참으며 그는 말했다."아.. 형님께서 그렇게 결정하신 이상 저 김익수도 무리하게 요구하기는 어렵지요.. 그럼 저는 고향으로 돌아가겠습니다..”최 선생은 아무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김익수는 그를 한 번 쳐다보고, 또 시후를 보며 마음속으로는 이를 부득부득 갈았지만 말 한마디 없이 자신의 경호원을 데리고 화신 제약을 떠났다.이 역겨운 인간이 마침내 가버린 것을 보고, 이재하는 완전히 홀가분해진 듯했다. 게다가, 그는 좋은 처방 방법까지 오늘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살이 짓무른 것은 그 18 가지 정도의 약재로 탕약을 끓여 치료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건 정말 굉장히 신기한 것이고, 앞으로 누군가에게 이런 일이 또 생기게 된다면, 아마도
그의 말 뜻은, 사실 은시후는 자신의 회사 사람이 아니라 타인일 뿐이니, 화신 제약 일에 참견하지 말라는 것이었다.이 말을 들은 이학수의 설레던 마음은 순식간에 ‘쿵’ 하고 내려 앉았다...그는 지금 자신이 아버지에게 당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정말 처참할 정도로.. 아버지는 자신에게 기회를 줄 생각이 전혀 없었던 것이다. 돌아가신 어머니께서 유품으로 남긴 귀한 산삼을 꺼내어 시후에게 애원하면서도 화신 제약을 구하려 했으나, 아버지는 자신을 회장으로 삼지 않으려 한다.이 말을 들은 시후는 얼굴을 찡그리며 이재하를 바라보았다."왜죠? 후회하지 않으시겠어요?"그러자 이재하는 시후에게 비아냥대며 말했다."아니, 은 선생님.. 제가 한 이야기를 이해를 못하셨네.. 제가 당시 그런 이야기를 했던 건 말입니다.. 만약 누군가 우리 가족을 도와 이 번거로운 일을 해결할 수 있다면, 누구든지 회장이 될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이었지 바로 회장에 앉힌다는 소리는 아니었어요! 물론 우리 학수는 집안을 위해 큰 공을 세웠습니다! 그러니 제가 당연히 기억하고 있을 겁니다! 그러면 오늘 일을 통해 장래 우리 회사의 이사로 선임될 수 있겠지요? 그리고 이사에 당선되면 앞으로 학수는 당연히 다른 사람들 보다 회장이 될 승산이 좀 더 많아지는 것 아니겠습니까?"이재하는 지금 완전히 불량배 행세를 하면서 본래 누구도 위태롭게 하지 않았다고 말하는 것이었다. 그는 자신이 유리한 곳에 위치하자 입을 싹 닦고 말을 바꿨다."기회가 있다"는 한 마디로, 모든 일의 주도권을 완전히 자기 손에 쥔 것이다.마치 손에 동전을 들고 있다가 손을 거꾸로 뒤집어 들면 동전의 반대 방향이 나오는 셈인데.. 이런 식으로 말을 바꾸면 그 누가 이길 수 있겠는가?하지만 옆에 있던 이장명도 화를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우리 화신 제약의 일은 너랑은 상관없어!! 눈치가 빠르면 여기서 썩 꺼지라는 이 말이야! 화신 제약은 너와 같은 잡종 놈이 들어와서 설칠 그런 준비가 되지 않았어!
역시 이재하는 시후의 예상을 뒤엎지 않고 자신의 말을 번복했다.사실 집안에 아이가 한 명이 넘어도 부모는 모든 아이들을 공평하게 대하는 것이 인지상정이다.마치 이전에 신 회장이 줄곧 유나가 자신의 그룹에서 떠나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여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여 편한대로 부려먹으려고 온갖 시도를 했지만, 오히려 유나는 시후를 떠나기 싫어 그룹에서 빠져나왔다. 이재하의 눈에는 이학수가 그저 노예 같은 존재였다. 그는 전혀 학수를 자신의 아들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저 노예 같은 사람인데, 어떻게 화신 제약의 모든 업무를 그에게 물려줄 수 있겠는가..?그러자 시후는 이재하를 바라보며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저 이재하 씨..? 회장직을 학수 씨에게 물려주는 것에 대해서 제가 마지막 기회를 드릴 테니 잘 생각해보고 말씀하세요."이재하는 "생각은 무슨 생각!! 생각 안 해도 돼!! 한 번이면 충분하다고! 나는 학수에게 회장 자리를 줄 수 없어요! 사실대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처음부터 회장직을 학수에게 물려주는 것에 대해서는 한 번도 내가 생각해 본 적이 없습니다. 그가 오늘 우리 이씨 집안을 구했더라도 그건 마찬가집니다!! 그는 내 눈에는 영원히 높은 자리에 오를 수 없는 사생아로서, 그냥 탈북자 여자가 낳은 쓸모 없는 놈일 뿐입니다!"그러자 이재하는 다시 학수를 바라보며 욕설을 퍼부었다."그리고 너, 너, 이 밥 먹는 개 같은 놈, 내가 이렇게 오래 너를 키워줬는데! 그게 무슨 의미인 줄 알기나 해?? 우리 집에서 개 노릇을 제대로 하라는 거야!! 그런데 네 놈이 내 회장 자리를 넘볼 줄 알았으면 널 데려올 게 아니라 네 어미가 죽었을 때 너도 같이 묻어 버렸어야 했어!”이학수는 분노에 가득 찬 눈빛으로 말했다."아버지!! 날 모욕해도 되지만 우리 어머니를 모욕하시면 안 되죠!!!""뭐야? 탈북자 년이 어디서 나 같은 사람이랑 결혼을 꿈 꿔?!! 하핫!”이학수는 이재하의 이야기에 온몸이 떨리고 핏줄이 불룩해지며 분
어쨌든 오늘 오후, 이중열이 공항 세관에서 나오는 순간, 바로 자신과 유가휘가 대치하는 순간이 될 것이었다. 그래서 시후는 유가휘의 아내가 옆에서 이 상황을 목격하는 것은 별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후는 유미경이 함께 오지 않기를 바랐다. 이틀 간 함께 지내는 동안, 시후는 유미경이라는 여성을 꽤 인정하게 되었다. 그래서 시후는 유미경이 자신과 그녀의 아버지가 충돌하는 모습을 보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게다가 시후가 이번에 홍콩에 와서 유가휘와 가까워졌을 때 숨기고 싶은 부분이 있었기에, 유미경 앞에서는 자신의 가면을 벗고 싶지 않았다. 시후의 계획은 공항에서 모든 문제를 처리한 뒤, 더 이상 유가휘의 가족들과 접촉하지 않는 것이었고 유미경과의 관계도 그저 이번 식사를 마지막으로 끝낼 생각이었다.유미경은 시후의 마음속 의도를 알지 못했다. 그녀는 함께 공항에 가기를 원했다. 시후가 누굴 만나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시후와 함께 있고 싶었던 것이다. 하지만 시후가 자신이 함께 가는 것을 원하지 않자, 유미경은 그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저는 식사 후에 침사추이로 돌아가야 해서, 같이 갈 수 없어요.""알겠다." 유가휘는 별로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고 웃으며 대답했다. "그럼 은 비서님의 친구 분이 우리 집에 오고 싶어 하면, 우리 집에서 저녁 식사를 할 테니 그때는 오도록 해라.”유미경은 시후에게 물었다. "은 비서님, 저녁에 먹자 골목에 가실 건가요?" 그러자 시후는 명확하게 답하지 않고 말했다. "일단 오후 상황을 보고 결정해야 할 것 같아요.""네 알겠어요." 유미경은 시후와 함께 먹자 골목에 가려던 계획이 아마도 연기될 것 같다고 생각하며 말했다. "그럼 오후에 연락 주세요. 기다릴게요.""그래요."...오후 1시. 식사를 마친 후, 시후와 유가휘의 가족들은 함께 식당을 나섰다. 유가휘는 방가흔에게 말했다. "여보, 당신은 다른 차를 타. 나는 은 비서님과 함께 차를 탈게." 방가흔은 주저 없이 대
시후가 자신의 요청을 들어주자 유가휘는 내심 굉장한 기쁨을 느꼈다. 그는 지금까지 만난 사람들 중 가장 부유한 사람은 홍콩의 Lii 그룹이었다. 하지만, Lii 그룹은 페이셔스 그룹 앞에서는 전혀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래서 유가휘는 페이셔스 그룹과 인연을 맺을 기회가 생긴다면, 그것은 바로 자신에게 큰 도약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기쁜 마음으로 시후에게 말했다. "은 비서님, 조금 뒤 먼저 식당으로 가서 점심을 드시죠. 아내가 미리 가서 준비를 할 겁니다. 미경이도 함께 올 것이고요. 식사하신 뒤에, 저는 아내와 함께 은 비서님과 공항에서 배유현 회장을 맞이하러 가는 걸로 하겠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좋은 계획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하죠."유가휘는 웃으며 말했다. "그런데 은 비서님, 배유현 회장이 홍콩에 오는데, 어디에 묵으실 예정인지 궁금합니다. 홍콩에는 페이셔스 그룹의 소유물이 없어서, 배유현 회장이 호텔에 묵기 위해 이곳까지 오게 하는 건 너무 예의가 없는 것 같아서요. 괜찮으시다면, 배유현 회장을 저희 집으로 초대하는 건 어떻습니까? 저희 집에는 수십 개의 게스트룸이 있으니, 배유현 회장 일행이 충분히 머물 수 있을 겁니다."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글쎄요, 그건 제가 대신 결정할 수 없는 문제인 것 같습니다. 배유현 회장이 오면, 그때 상황을 보고 결정하는 게 좋겠네요."유가휘는 쉽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알겠습니다! 은 비서님, 잠시만 기다리세요.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 좀 더 격식 있게 준비를 하라고 해야겠습니다!"점심 시간이 되어 시후와 유가휘는 미리 예약한 고급 광동식 레스토랑에 도착했다. 그곳에서 방가흔은 이미 우아한 드레스를 입고 레스토랑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시후와 유가휘가 탄 차량이 도착하자, 방가흔은 바로 차량으로 다가왔고, 차량이 멈추었을 때 시후가 타고 있는 오른쪽 차문을 열어주었다.시후는 약간 놀랐다. 그렇게 귀한 대접을 받는 방가흔이 자신을 위해 직접 차량
이야기를 나누던 중, 시후는 전화기 너머에서 흐릿하게 들려오는 비행기 엔진 소리를 듣고 물었다. "유현 씨, 지금 비행기에 타고 계신 건가요?"배유현은 서둘러 대답했다. "네, 맞아요. 지금 말씀드리려고 했는데.. 저는 원 선생님과 함께 홍콩으로 가고 있고 비행기는 2시 30분에 도착할 예정입니다. 다만, 이중열 씨가 입국 심사를 받아야 해서, 30분 늦었지만 세관을 통과하기 전에 저희가 먼저 나갈 수 있을 것 같아요."시후는 감탄을 금치 못하며 말했다. "유현 씨, 이미 많은 도움을 주셔서 이렇게까지 먼 길을 올 필요는 없었는데..”배유현은 주저 없이 말했다. "은 선생님, 그렇게 말씀하시지 마세요. 은 선생님께서는 저에게 정말 많은 은혜를 베풀어 주셨고, 저는 그저 할 수 있는 일만 했을 뿐이에요. 그게 뭐 힘든 일이겠어요." 사실 배유현은 알고 있었다. 시후가 홍콩에 있으니, 이중열의 안전은 확실히 보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사실을. 배유현은 이중열을 안전하게 데려오기 위해 홍콩에 왔다고 말했지만, 사실은 시후를 보고 싶어 온 것이었다. 결국 그는 자신의 은인이자, 또 밤낮으로 그리워하는 사람이었기에 그녀는 시후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잡기를 바랐다. 그리고 그녀가 생각하기에 홍콩으로 오는 이번 일이 시후를 만나기에 가장 적절한 때였다.시후는 배유현이 홍콩까지 올 줄은 몰랐다. 하지만 생각해 보니, 그녀가 오면 이 일이 조금 더 극적으로 전개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자 시후는 유가휘를 보고, 일부러 웃으며 말했다. "그럼 유현 씨가 이렇게 멀리까지 오셨으니 저도 직접 공항에 나가서 맞이하도록 하죠. 오늘 오후에 공항에서 만나요."배유현은 자신의 갑작스러운 등장이 시후에게 문제를 일으켜 그를 귀찮게 하지 않을까 불안해했지만, 시후의 말을 듣고는 마음 속에 있던 큰 돌이 순식간에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듯했다. 그녀는 매우 기뻐하며 시후가 자신을 마중 나올 필요는 없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 시후가 오후에 이
시후의 말에 유가휘의 표정이 굳어졌다. 그는 처음으로 이런 의견을 들었던 것이다. 만약 다른 사람이 이런 말을 했다면, 그는 분명 코웃음을 치며 상대가 단순히 위선적으로 자기 자신을 치켜세우려 드는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발달한 홍콩에서는 돈이 조금 있는 남자라면 누구나 연예계에 발을 들이고 싶어 하지 않는가? 심지어 연예인을 만나 결혼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그러나 시후는 엔터테인먼트계와 얽히는 것을 오히려 수치스러운 일로 여겼다. 이것은 분명 현실과는 일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하지만 유가휘는 곰곰이 생각해보다가 매우 놀라운 사실을 깨달았다. 바로 홍콩에서는 연예인과 얽히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재벌 2세들이라는 것이었다. 반면 자수성가한 재벌 1세들은 대체로 엔터테인먼트계에 관심조차 두지 않았다.홍콩에서는 이런 일이 자주 벌어졌다. 아들은 연예계의 유명 여배우를 미친 듯이 쫓아다니며 심지어 결혼까지 꿈꾼다. 하지만 집안의 가장은 이러한 기회를 주지 않고, 철저히 연예인을 내쫓는다. 심지어 어떤 연예인은 재벌 2세의 아이까지 몇 명 낳았음에도 불구하고 끝내 명문가에 시집가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바로 자수성가한 재벌 1세들은 능력, 배포, 식견, 그리고 자기 위치에 대한 인식이 은수저를 물고 태어난 재벌 2세들과는 차원이 다르기 때문이었다. 재벌 2세들이 광적으로 집착하는 연예계 스타들은, 재벌 1세의 눈에는 결코 대단한 존재가 아니기 때문에 그런 사람을 며느리로 받아들이는 일은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따라서 유가휘는 조금 전 시후가 한 말에서, 시후의 위치가 재벌 2세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재벌 2세들이 열광하는 연예계조차도, 시후에게는 하찮은 존재일 뿐이었기 때문이다. 이 사실을 깨달은 유가휘는 얼굴이 뜨거워지며 말했다. “은 비서님 말씀대로... 진정한 성공한 인물이라면 연예계와 너무 가까워서는 안 되는 것이 맞습니다...”시후는 가볍게 미소 지으며 말했
홍원산은 급히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 "은 선생님, 그럼 저는 이만 물러나겠습니다!" 그렇게 말한 뒤, 그는 양주성을 거칠게 잡아 일으켜 뒤에 있던 부하들에게 내던지듯 넘기고는 명령했다. "이 놈을 잘 감시해! 나중에 나갈 때, 함부로 입을 놀리지 못하게 하고."부하들은 공손히 대답했다. "예 알겠습니다, 형님!" 그 후 두 명의 부하는 양주성을 좌우에서 부축하듯 끌고 나가, 유가휘의 사무실을 떠났다.이때, 시후는 설수아와 함께 있던 또 다른 여성에게 말했다. "그럼 두 사람은 돌아가요. 오늘 본 것과 들은 것은, 절대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말고."설수아는 연신 고개를 끄덕였고, 옆에 있던 또 다른 여성도 마치 재빨리 고개를 끄덕였다. 설수아는 이미 시후에게 두 번이나 목숨을 구원받았기에 그에 대한 충성심이 커졌고, 함께 있던 또 다른 여성은 시후에 대한 공포심이 강했기 때문에 감히 그를 화나게 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두 여성이 떠난 뒤, 유가휘는 속으로 감탄을 금치 못했다. ‘양주성은 오늘 나에게 신인을 소개해 주겠다고 했으니, 나름 호의적으로 왔을 텐데... 사무실에 올라왔다가 자기 회사를 홀랑 빼앗길 줄이야....’ 이렇게 생각하며 그는 한탄했다. ‘은 비서는 어제 블랙 드래곤의 리더인 성도민까지 클럽으로 불러냈고, 솔직히 홍원산 따위는 손쉽게 처단할 수도 있었어. 하지만 그를 살려둔 이유가 바로 이거였구나.... 홍원산이 죽을 고비를 넘기고 살아 돌아왔기에, 은 비서에게 절대적인 충성을 바치게 된 거야. 그리고 그는 이제 은 비서의 명령이라면 무조건 따르는 개가 되었지. 이런 자를 홍콩에 남겨둔다? 이제 은 비서는 홍콩에 강력한 기반을 확보한 것이나 다름없어....’유가휘는 다시 양주성을 떠올렸다. ‘양주성 저 놈도 정말... 진짜 앞뒤 분간을 못하고 스스로 장기말이 되겠다고 나서다니. 아무래도 앞으로 홍콩에서 계속 살아있고 싶다면, 조용히 몸을 사리는 수밖에 없을 거야....’이때 시후는 유가휘의 표정을 유심히 살펴보며, "유
시후는 자신이 어릴 적 많은 고생을 했던 경험이 있기에, 공부하고 싶어도 기회가 없는 사람들의 심정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설수아가 더 이상 공부를 하고 싶지 않을 때까지 원하는 만큼 공부를 할 수 있도록 돕고 싶었다. 설수아는 시후에게 한없이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그녀는 깊은 감사를 표하며 말했다. “선생님, 안심하세요! 저는 열심히 공부해서 꼭 학업을 마치고, 당신을 실망시키지 않겠습니다.”하지만 시후는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나는 신경 쓰지 말아요. 중요한 건 자신을 실망시키지 않는 거니까."설수아는 이 말에 감명 깊은 표정으로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시후는 그녀에게 물었다. "이제 학교로 돌아가겠다고 했으니, 더 이상 홍콩에 머물 필요는 없겠네요?"설수아는 대답했다. "네... 이미 도쿄대 입학 허가를 받았어요. 정해진 기간 내에 등록 절차만 마치면 되고, 일본으로 가기 전에 비자만 갱신하면 됩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물었다. "도쿄대에서 무슨 전공을 공부하고 있죠?"설수아는 서둘러 대답했다. "도쿄대학교 경제학부에서 경제학을 배우고 있습니다."시후는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 "경제학이구나. 그럼 이론 뿐만 아니라 실무 경험도 중요할 텐데.. 책만 파는 것보다는 직접 실전 경험을 쌓아야 하고요."설수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원래는 집안에 문제가 생기지 않았다면, 인턴쉽을 할 회사를 찾으려 했어요."그러자 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그럼 잘 됐네. 지금 당장 좋은 실습 기회가 있으니까." 그러고는 홍원산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분은 바로 홍 대표인데, 딱 봐도 공부를 많이 한 분은 아닌 것 같죠? 그런데 지금 그 양 대표님이 회사를 그에게 넘기려고 합니다. 내가 걱정되는 건, 홍 대표가 회사를 제대로 운영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거죠. 그래서 수아 씨가 개학하기 전까지 짧은 기간이라도 그를 도와 회사 경영을 맡아보는 게 어때요?"홍원산은 이 말을 듣고
하지만 오늘 이 상황을 보아하니, 자신은 이미 피할 길이 없는 것 같았다. 장운추 조차도 상대가 못 되는데, 자신은 어떻게 이곳에서 무사히 벗어날 수 있겠는가? 그러니 살아 남기 위해서는, 시후의 조건을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었다. 이에 그는 울먹이며 말했다. "선생님, 저... 받아들이겠습니다..."시후는 손을 휘저으며 말했다. "그 말은 나에게 할 필요 없어. 당신과 나는 아무런 관계도 없거든. 비록 당신이 오늘 나를 여러 번 모욕했지만, 난 당신에게 손끝 하나 댄 적 없고, 당신 돈도 한 푼도 요구한 적이 없어. 오늘 이 일은 전부 당신과 홍원산 간의 사적인 문제라고. 그를 직접 부른 건 당신이고, 당신을 때린 것도 내가 아닌 홍원산이지. 지금 내가 당신 엔터테인먼트 회사를 그에게 팔라고 한 것도, 어디까지나 당신 두 사람이 자발적으로 거래하는 거지, 나랑은 일절 상관이 없는 거야. 그러니 당신 두 사람이 따로 가서 이 문제를 해결하도록 해. 나는 이 일에 개입하고 싶지 않거든.”유가휘는 이 말을 듣고 깜짝 놀라며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다. ‘와 말도 안 돼. 은시후 이 놈은 정말 뻔뻔함의 극치잖아?! 고작 두 마디 말로 이 일에서 자신을 완벽하게 쏙 빼버리다니?’양주성도 말문이 막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그가 보기에 비록 시후가 뻔뻔하게 행동하기는 했지만 사실 조금 전 시후가 한 말은 흠잡을 구석이 없었다. 왜냐하면 애초에 오늘 이 모든 상황은 자신이 직접 초래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홍원산을 부른 것도, 자신이었고, 자신을 때린 것도 시후가 아닌 홍원산이었다. 게다가 자신의 회사를 매각하는 것 역시 자신과 홍원산 사이의 문제일 뿐, 시후와는 관계가 없는 일이었다.다시 말해, 오늘 이 고비를 넘기고 나서 후회하여 경찰에게 개입을 요청한다고 하더라도 시후를 잡을 수는 없을 것이고, 오직 홍원산 만을 체포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홍원산은 수천 명의 부하를 거느린 거물이었다. 그러니 그와 적이 된다면, 자신은 그야말로 죽음 밖에 남지 않는 셈이지 않
"예?" 유가휘는 시후의 질문에 순간 깜짝 놀라 무의식적으로 말했다. "그냥... 그냥 목숨만이라도 살려달라는 뜻입니다... 두 다리를 부러뜨려도 괜찮으니 말입니다..."시후는 코웃음을 치며 양주성을 바라보았다. 그러고는 말했다. "좋아, 직접 말해 봐. 내가 어떻게 목숨을 살려주길 바라나?"양주성은 망설임 없이 외쳤다. "이 개 같은 목숨이라도 살려주십시오! 제발, 은 선생님! 제 개 같은 목숨만이라도 살려주십시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좋아, 회장님도 널 위해 나서주셨으니, 네가 원하는 대로 ‘개 같은 목숨’을 남겨줄 방법을 하나 제시해주지. 불가능한 건 아닐 거야. 지금 내가 기분이 좋으니 해결책을 알려주지." 이렇게 말한 시후는 덧붙여 말했다. "잘 들어. 이건 단 하나뿐인 해결책이다. 네가 받아들이면 이 일은 여기서 끝내겠지만, 거절한다면 모든 걸 홍원산이 알아서 처리할 거다.”양주성은 깜짝 놀라며 기쁨이 밀려왔다. 그는 급히 말했다. "선생님, 무조건 받아들이겠습니다!"그러나 시후는 손을 흔들며 태연하게 말했다. "섣불리 대답하지 마. 내 말을 다 듣고 난 뒤에 다시 결정하라고."양주성은 긴장하며 말했다. "부디 말씀하십시오!"시후는 그를 한 번 쳐다보더니, 홍원산을 가리키며 말했다. "지금 당장 문서를 작성해. 당신의 엔터테인먼트 회사를 단돈 1만 홍콩 달러에 홍원산에게 넘긴다고 말이야. 그리고 앞으로 다시는 연예계에 발을 들여놓지 않겠다고.""뭐라고요?!" 양주성은 즉시 무너져 내리며 외쳤다. "그건 내 반평생의 피땀 어린 결실입니다!"시후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래서 거절하겠다는 거야?"이때 유가휘가 다급하게 나섰다. "양 대표, 지금 죽게 생겼는데도 그까짓 재산이 그렇게 중요해? 은 선생님은 네가 가진 모든 걸 빼앗겠다는 것도 아니잖아. 그저 엔터테인먼트 회사 하나만 넘기면 되는 거라고! 도대체 뭐가 그렇게 고민이야?"시후는 유가휘를 바라보며 매우 진지하게 말했다. "회장님, 조금 전
시후는 냉소하며 말했다. "그가 이곳에서 나에게 그렇게 잘난 척을 해댔는데, 내가 그냥 봐주면 내가 어떻게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있겠습니까?”유가휘는 급히 말했다. "은 비서님.... 제 말은 그저 그를 완전히 용서해 달라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처벌 방식을 조금 바꿔 주셔서 최소한 목숨만 살려주셨으면 해서...."양주성도 황급히 고개를 끄덕이며 애원했다. "그렇습니다, 선생님! 제발 제 목숨만 살려주십시오! 그럼, 뭐든 선생님께서 시키는 대로 하겠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다급하게 덧붙였다. "선생님, 제가 원하시면 얼마든지 돈으로 사죄하겠습니다! 얼마를 원하시든 말씀만 하십시오!"시후는 비웃으며 말했다. "내가 당신을 얕보는 건 아닌데, 솔직히 말해서 관대한 처분을 바라며 그에 대한 대가로 돈을 주려는 사람들이 많지만.. 당신 수준은 나에게 조건을 걸 만한 깜냥이 안 돼." 그런 뒤 시후는 경멸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회사 시가총액이 얼마지?"양주성은 머뭇거리며 대답했다. "대략 30억 홍콩 달러 정도입니다...."시후는 비웃으며 말했다. "미국 달러로 환산해 봐야 겨우 4억 달러 남짓이군. 솔직히 말해서, 그건 먼지 정도로 적어. 게다가 당신의 전 재산을 다 합쳐 봐야 10억 달러가 최대일 텐데, 홍원산에게 물어봐. 어제 장운추가 나에게 용서를 받기 위해 어떤 조건을 걸었는지.""장운추?!" 양주성은 경악하며 홍원산을 바라보았다.홍원산은 우월한 태도로 말했다. "잘 들어라, 양주성. 어제 장운추는 은 선생님께 용서를 구하기 위해 앞으로 10년 동안 총 100억 달러를 지불하기로 약속했다!""10년 동안 100억?! 그것도 미국 달러로?!" 양주성은 입을 떡 벌리고 경악했다. 그는 본능적으로 반박했다. "아니, 장운추도 총 자산이 100억 달러 남짓일 텐데.... 그가 어떻게 그런 거액을 내겠다고 약속했단 말이야....?"“짜악!” 홍원산은 양주성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양주성의 뺨을 후려쳤다.양주성은 눈앞이 번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