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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76장

만약 경매장에서 회춘단을 낙찰 받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적어도 시후와의 사적인 친분을 통해 협상할 수 있는 기회는 남아있을 것이다. 또한, 그녀는 자신의 진짜 신분이 경매장에서 드러날 것에 대해서는 딱히 걱정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제니퍼라는 신분 자체가 실제로 존재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프랑스의 제니퍼라는 이름을 가진 자신의 신분은 페이셔스 그룹의 먼 친척으로 되어 있으며, 자신은 페이셔스 그룹의 회장을 동반해 경매에 참석하는 타당한 일이었다.

이렇게 생각하니 그녀는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심지어 그녀의 마음 깊은 곳에서는 걷잡을 수 없는 환상이 펼쳐지기 시작했다. 경매장에서 할아버지가 회춘단을 낙찰 받지 못하게 되어 깊은 유감과 실망에 빠졌을 때, 자신이 시후와의 사적인 관계를 통해 직접 회춘단을 구입하는 장면을 상상한 것이다. 그 때가 되면 배유현 자신은 할아버지의 눈에 구세주가 될 것이다. 배유현은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자신에게 약간의 수치심과 부끄러움을 느꼈지만, 이 기회가 바로 자신의 가족이 페이셔스 그룹에서 새로운 위치에 우뚝 설 수 있는 유일한 것임을 알았기에 마음속의 수치심은 금세 사라졌다. 그녀는 페이셔스 그룹에서 권력을 잡기 위해 다투는 것이 마치 왕실에서 권력을 얻기 위해 다투는 것과 같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니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어떤 수단을 쓰더라도 그건 놀라운 일이 아니었다.

5분 후,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고, 문 밖에서 루이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가씨, 차가 준비되었습니다."

"좋아요, 바로 나갈게요." 배유현은 한정판 에르메스 히말라야 플래티넘 백을 들어 올렸다. 플래티넘 백의 흑백 그라데이션은 그녀의 드레스와 절묘하게 어울렸다. 입구에 위치한 전신 거울 앞에 서서 배유현은 자신의 모습을 살펴보았다. 그녀는 고개를 저으며 속으로 생각했다. ‘이렇게 옷을 차려 입지 말았어야 했는데... 이런 옷을 입고 민박집에서 가마솥 오리탕이라니.. 혼자 정말 웃기겠군..’ 가볍게 한숨을 쉬고, 배유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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