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후는 배유현의 진짜 신분을 빨리 조사하고 싶었지만, 이는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집에 돌아온 그는 성도민에게 블랙 드래곤의 해외 네트워크를 통해 제니퍼라는 인물의 구체적인 세부 사항을 조사하도록 했다. 시후는 제니퍼의 신분이 분명 가짜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성도민이 가져온 결과는 조금 달랐다. 제니퍼라는 인물이 실제로 프랑스에 살고 있다는 것이었다. 최소한, 프랑스의 호적 시스템에서 제니퍼에 대한 꽤 상세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었다. 프랑스는 본래 이민자들의 국가로, 시민들의 자료 관리는 매우 철저하다. 기본적인 출생, 성별, 교육 정보뿐만 아니라, 부모의 직업, 수입, 종교 신앙까지도 상세히 기록되어 있다. 제니퍼의 개인 정보에 따르면, 제니퍼는 프랑스 파리에서 태어났으며, 조상들은 20세기 초에 프랑스로 이민을 갔고, 가족들은 프랑스에서 오랜 세월 동안 열심히 일하여 점차 뿌리를 내렸다고 했다. 현재는 10억 유로 규모의 상업 그룹을 경영하는 집안으로 성장했다고 한다. 이 자료에는 제니퍼를 출산한 의사의 이름까지도 명확하게 기록되어 있었다. 또한, 제니퍼의 초등학교, 중학교, 대학교 재학 정보도 모두 포함되어 있어, 이 신분에서 의심스러운 점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이와 같은 그녀의 신분은 누구에게나 완벽해 보였지만, 시후는 한 가지 중요한 점을 간과하지 않았다. 그것은 바로 그녀가 데리고 다니던 6성 무인이었다. 시후의 눈에는 제니퍼의 자료와 그 6성 무인이 마치 자산이 30억인 부자가 15억짜리 개인 요트를 산 것처럼 보였다. 살 수는 있지만, 조금이라도 똑똑한 부자는 그렇게 어리석은 일을 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렇게 어리석은 사람은 절대 억만장자가 될 수도 없다. 그래서 이 점만으로도 시후는 제니퍼가 분명 더 깊이 숨겨진 또 다른 신분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확신할 수 있었다. 동시에, 시후는 제니퍼가 자신과 자신의 가족에게 접근하려는 진정한 목적이 무엇인지 고민했다. 그가 보기에는 상대가 자신에게 접근하는 동기는 네 가지 가
그녀가 입국한 시간은 시후가 이학수를 통해 구현재조환을 미국에 보낸 시간보다 일렀고, 예인방에서 회춘단의 경매를 발표한 시간보다도 빨랐다. 이로 인해, 시후는 제니퍼가 구현재조환을 위해 온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있었다. 왜냐하면 그녀가 한국에 입국했을 때는 구현재조환이 아직 세상에 등장하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대략적으로 보아도, 회춘단 역시 배제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시후가 회춘단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은 이유는, 회춘단의 경매 소식이 발표되기 전 이미 오래전 세상에 등장했기 때문이었다. 송진묵, 이태형, 이화룡, 박청운, 고선우 심지어 노르웨이 전 여왕까지도 회춘단을 복용한 적이 있었다. 어쩌면 제니퍼는 경매 이전에 이미 회춘단에 대해 들었을 가능성도 있었다..!따라서 박상철이 제공한 정보를 통해 시후는 제니퍼의 접근 이유를 두 가지 가능성으로 좁힐 수 있었다. 첫 번째 가능성은 자신이 LCS 그룹의 도련님이라는 신분 때문이고, 두 번째 가능성은 회춘단 때문이다. 이 두 가지 가능성 중 시후는 후자에 더 무게를 두었다. 왜냐하면 자신이 LCS 그룹의 도련님이라는 신분은 깊이 숨겨져 있지만, 그 신분은 많은 사람에게 딱히 실질적인 이익이 될 리가 없기 때문이다. LCS 그룹과 원한이 있는 사람이라면 자신의 신분을 깊이 파헤치고 싶어할지 모르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LCS 그룹의 도련님이라는 사실이 그다지 이익을 제공하지 않으며, 게다가 그저 소문을 따라 먼 한국까지 올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후는 회춘단에 집중하기로 했다. 그는 제니퍼가 한국에서 처음 방문한 곳이 안성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는 그녀가 회춘단을 목표로 했다면, 그 정보의 출처가 안성과 연관이 있을 것임을 의미했다. 안성에서 회춘단을 복용한 사람은 두 명이었다. 한 명은 박청운이었고, 다른 한 명은 고선우였다. 고선우가 정보를 누설할 가능성은 제로였고, 박청운은...이 생각에 도달했을 때, 시후는 갑자기 깨달음을 얻었다. 몇 일 전,
시후가 제니퍼의 능력에 놀라고 있을 때, 마당에서 큰 경적 소리가 들렸다. 곧, 시후는 3층 방에서 윤우선이 큰 소리로 욕하는 소리를 들었다. “누구야?! 단지 안에서 계속 경적을 울리고 있는 거야?! 미쳤어?!”아래층에서 경적 소리는 멈췄지만, 곧바로 김상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는 큰 소리로 외쳤다. “윤우선, 은 서방!! 빨리 내려와 내 새 차를 구경해봐!”말이 끝나기 무섭게, 위층에서 윤우선의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 그녀는 절뚝거리며 발코니로 뛰어나왔다.이때 2층 침실에 있던 시후도 소란스러운 소리에 이끌려 창가로 가서 아래를 내려다보았다.별장 마당에서 김상곤은 롤스로이스 컬리넌 앞에 서서 얼굴 가득 흥분과 자부심을 드러내고 있었다.윤우선은 3층 발코니에 서서 아래 마당에 있는 김상곤과 커다란 SUV 차량을 보고 놀라서 물었다. “김상곤, 이게 당신의 새 차야?”김상곤은 자랑스럽게 말했다. “그래! 내려와서 볼래?”윤우선은 입술을 삐쭉이며 말했다. “고작 지프 한 대인데 뭐 볼 게 있어. BMW만 못하잖아! 당신 이 멍청이가?! 설마 BMW를 팔고 이런 쓰레기를 산 건 아니겠지?” 윤우선의 눈에는 모든 SUV와 오프로드 차량은 모두 다 지프로 보였기 때문이다. 차를 잘 모르는 중년층 사람들에게는 어떤 브랜드의 SUV나 오프로드 차량이든 전부 지프로 통칭될 수 있다.김상곤은 그 말을 듣고 분노하며 말했다. “윤우선, 진짜 돌대가리네! 이게 어떻게 지프야! 이건 롤스로이스 컬리넌이라고! 게다가 BB 버전이라고! 롤스로이스 몰라?!”윤우선은 깜짝 놀라며 말했다. “어머나, 이게 뭐라고 했어? 롤스로이스라고?!”김상곤은 차 앞쪽의 금색 엠블럼을 가리키며 자랑스럽게 말했다. “당신이 차를 몰라도 롤스로이스는 알잖아? 봐, 이 작은 금색 인형, 알아보겠어?”윤우선은 말을 내뱉었다. “어머나! 롤스로이스는 다 큰 세단만 있는 줄 알았는데, 언제부터 이런 지프가 나왔어?”“또 지프라니...” 김상곤은 경멸하며 말했다.
말하며, 윤우선은 손을 뻗어 그 작은 금색 엠블럼을 만지려고 했다. 그러나 이때 김상곤이 갑자기 차 키를 꺼내어 잠금 버튼을 눌렀다. 컬리넌이 신호음을 내자마자, 그 작은 금색 엠블럼은 갑자기 엔진룸 내부로 내려갔다. 이어서 금속 덮개가 옆에서 미끄러져 나와 원래 작은 금색 엠블럼이 있던 자리를 완전히 덮었다. 윤우선은 손을 뻗어 엠블럼을 만지려고 했지만, 작은 금색 엠블럼이 갑자기 엔진룸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 놀라며 물었다. "어머나, 이게 자동으로 안으로 들어가다니?! 정말 놀라워!”김상곤은 비웃으며 말했다. "보아하니, 윤우선 넌 정말 세상 물정을 몰라! 이 작은 금색 엠블럼의 가치가 얼마인 줄 알아? 500만 원이 넘는다고! 만약 아무 때나 이렇게 엠블럼이 밖으로 나와 있으면, 너처럼 돈에 눈이 먼 사람한테 그냥 뜯겨 나갈 거야! 그래서 롤스로이스의 디자인은 굉장히 사용자 친화적이지! 혹시라도 엠블럼을 뜯어 갈까 봐 차를 잠그면 작은 금색 엠블럼이 자동으로 숨는다니까!"윤우선은 김상곤의 비웃음에 평소 같으면 화를 내며 김상곤의 얼굴을 할퀴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녀는 전혀 화를 내지 않고 오히려 아첨하는 표정으로 김상곤을 바라보며 매우 흥분하고 궁금해하며 물었다. "김상곤, 이 차 도대체 어디서 난 거야? 빌린 거 아니지?"김상곤은 거드름을 피우며 말했다. "그러니까 네 말을 듣기가 싫다는 거야. 뭘 빌려? 이 차는 내 거야! 김상곤의 거라고!" 이렇게 말하며, 그는 차에서 이 컬리넌의 차량 등록증을 꺼내 윤우선 앞에 던지며 웃었다. "봐, 이 차량 등록증에 차 소유자 이름이 누구인지 확인해 보라고!"윤우선은 급히 등록증을 펼쳐보고는 차량 소유자란에 쓰인 김상곤의 이름을 확인한 후 놀라서 소리쳤다. "어머나! 김상곤! 진짜 네 거야?!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네가 어떻게 이렇게 비싼 차를 살 수 있다는 거야?!"마침 유나가 퇴근하여 들어오다가 이 컬리넌을 보고 놀라서 물었다. "아빠, 이 차는 어디서 난 거예요?
"은 서방에게 준다고?" 윤우선은 더 이해하지 못하며 물었다. "김상곤, 그게 무슨 말이야?"김상곤은 급히 설명했다. "은 서방, 네가 오늘 아침에 제니퍼 양의 집을 봐줬잖아? 제니퍼 양이 오후에 서화협회에 와서 네가 집을 봐준 것에 대해 정말 감사해 하며 자네의 전문성을 매우 인정했어.. 원래는 자네에게 많은 보수를 주려고 했지만, 자네가 고집스럽게 받지 않으니 제니퍼 양이 할 수 없이 이렇게 비싼 차를 사서 내 이름으로 등록해 서화협회로 직접 보냈다고. 그녀의 마음이니까 꼭 받아달라고 했지.."유나는 이 말을 듣고 나서 김상곤을 나무랐다. "아빠, 시후 씨가 동의하지 않았는데 어떻게 아빠가 마음대로 이렇게 비싼 선물을 받을 수 있어요?"김상곤은 억울한 표정으로 말했다. "유나야, 나도 딱히 받을 생각이 없었어. 그런데 이 차를 내 이름으로 등록했으니, 내가 받지 않아도 법적으로는 내 차가 된 거야. 나도 어쩔 수 없었어..." 그는 급히 시후에게 말했다. "은 서방, 이 장인 어른이 자네 대신 결정을 하려는 한 게 아니야.. 제니퍼 양이 너무 결단력이 있어서 자네가 돈을 받지 않으니 차를 내 이름으로 보내 버렸다고.. 그리고 그녀가 말했어, 제니퍼 자신은 살면서 빚지는 걸 싫어한다고.. 내가 이 차를 받지 않으면 그녀는 더 이상 우리 전시회를 후원하지 않을 거라고 하지 뭔가... 그래서 배 회장도 이 차를 꼭 받으라고 강력히 권유했어..."유나는 화가 나서 말했다. "아빠, 제니퍼 양이 차를 아빠 이름으로 등록했다 해도, 시후 씨에게 전화해서 의견을 물어보기라도 했야죠! 동의를 얻지 않고 어떻게 마음대로 결정하신 거예요?"김상곤은 유나의 비난에 얼굴이 뜨거워지며 말했다. "아... 나는... 나는 제니퍼 양의 호의를 저버리기 싫었어... 제니퍼 양은 시후의 고객일 뿐만 아니라 우리 서화협회의 VIP이기도 하다고..."이때 시후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됐어요, 유나 씨. 장인 어른이 이 차를 받은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니, 너무 비
왜냐하면 아무도 몇 억짜리 호화 외제차와 충돌하는 것을 감히 상상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만약 자신이 책임이 있다고 한다면, 보험의 한도로도 돈을 메우는 것이 부족할 것이다.이렇게 해서 김상곤의 허영심은 크게 충족되었다. 길을 다닐 때 그는 자신이 도로 위의 왕이 된 것처럼 느꼈다. 어디를 가든 아무도 자신을 이길 수 없는 그런 느낌은 그가 인생에서 다른 어떤 곳에서도 경험하지 못한 것이었다. 이 때문에 그는 시후에게 이 차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물었지만, 속으로는 시후가 이 차를 자신에게 주기를 조용히 기도하고 있었다.하지만, 시후가 입을 열기 전에 윤우선이 먼저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은 서방! 이 차는 이미 우리 집에 들어왔으니 무슨 일이 있어도 다시 돌려보낼 수는 없어!" 그녀는 컬리넌의 금색 라인을 쓰다듬으며 애처롭게 말했다. "나는 지금까지 평생 동안 롤스로이스를 타 본 적도 없어..! 우리 집이 이곳으로 이사 온 지도 꽤 되었지만, 이 저택이 한국에서 최고라고 할지라도.. 우리 가족들이 타고 다니는 차는 이 동네에서 내놓을 수도 없어. 여기에는 매일 최고급 외제차들이 드나 들잖아. 우리가 가지고 있는 BMW 두 대를 합쳐도 다른 사람들의 반도 못 따라가. 지금 이제서야 겨우 우리 저택에 어울리는 호화 외제차가 하나 생겼는데, 무슨 일이 있어도 이 차는 돌려줄 수 없어!"김상곤은 윤우선의 말에 두 손 들어 찬성하며 즉시 덧붙였다. "그래, 은 서방! 자네 장모 말이 맞아! 우리 집은 뭐든 다 갖췄지만, 유일하게 외제차가 없어!"사실 시후에게는 두 대의 최상급 스포츠카가 있었다. 그 두 대의 차는 진원호와 임대운이 준 것인데, 하나는 부가티 에르메스 한정판이고, 다른 하나는 람보르기니 베네노였다. 하지만 그 두 대의 차는 너무 사람들의 눈에 띄고 실용적이지 못해서 시후는 단 한 번도 가져오지 않았고, 이 차들은 진원호가 대신 보관하고 있었다. 그 두 대의 차는 받은 지 꽤 되었지만, 유나의 고등학교 친구의 결혼식 때만 사용했다. 그
시후가 차를 가지라고 말하자, 김상곤과 윤우선은 감격하여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특히 윤우선은 흥분하며 계속 손뼉을 쳤다. 그리고 김상곤에게 소리쳤다. "김상곤! 얼른 차 문을 열어 줘! 나도 내부 좀 구경하자! 내가 이렇게 오래 살아왔지만, 롤스로이스는 한 번도 타본 적이 없단 말이야!"김상곤도 기분이 좋아서 즉시 차 키를 꺼내서 잠금 해제 버튼을 누른 후, 조수석 문을 열고 윤우선에게 공손하게 말했다. "자자, 들어가서 뭐가 롤스로이스 스타 라이트 천장인지 한번 봐 봐!"윤우선은 놀라서 물었다. "스타 라이트 천장이 뭐야?"김상곤은 손을 흔들며 말했다. "에이, 들어가 보면 알게 될 거야!"윤우선은 급히 롤스로이스의 조수석에 올라타고 고개를 들어 보자마자, 놀라서 외쳤다. "어머.. 이게 뭐야?! 이 차 안에 이렇게 많은 별이 있어!?"김상곤은 히히 웃으며 말했다. "잘 봐, 가끔 유성이 지나가기도 해!"윤우선은 감탄하며 말했다. "세상에, 너무 아름다워! 오늘 밤 그냥 차 안에서 잘까?" 그러고는 몸을 일으켜서 김상곤에게 말했다. "얼른 차에 타서 나 데리고 바람 좀 쐬러 가!"김상곤은 아까 협회에서 집까지 오는 동안 충분히 차를 타보지 못했기에, 나가서 드라이브를 하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윤우선이 먼저 요구하자 망설임 없이 동의하며 웃으며 말했다. "좋아 좋아, 하하하!! 내가 데리고 나가서 몇 바퀴 돌아주지!" 그리고 시후와 유나를 보며 말했다. "유나야, 은 서방, 둘도 타. 우리 나가서 좀 돌다 오자고!"시후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장인 어른, 저희는 안 갈게요. 두 분이 다녀오세요. 방해하지 않겠습니다."유나도 말했다. "그래요 아빠, 다녀오세요. 시후 씨와 저는 할 말이 있어요."김상곤은 이 말을 듣고 더 이상 고집하지 않으며 웃으며 말했다. "그럼 우리 먼저 나간다. 필요한 일이 있으면 전화해." 그러고는 운전석에 올라타서 시동 버튼을 눌렀다.롤스로이스의 12기통 엔진이 낮게 울리자, 김상곤은 윤우선
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두 분께 기회를 드리면, 그들의 모든 호르몬과 에너지가 외부로 발산될 거예요. 하지만 기회를 드리지 않으면, 그들의 호르몬과 에너지는 원한으로 변할 지도 모르죠. 미래의 1, 2년, 심지어 더 오랜 시간 동안 우리가 이 집에 돌아올 때마다 그들이 우리에게 한탄을 하고, 이 차를 그대로 두지 않았다고 불평할지도 몰라요. 그런 것보다 차라리 기분 좋게 받아들이게 하여 그들이 만족하게 하는 것이 낫지 않겠어요..?” 이 말을 하고 나서, 시후는 유나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여보, 당신은 어떻게 생각해요?”유나는 이 말을 듣고 어쩔 수 없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당신 말이 맞아요... 정말로 이 차를 돌려주라고 한다면, 엄마아빠는 아마 앞으로 몇 년 동안 이 일을 잊지 못할 거예요...” 그런 뒤 유나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여보, 그런데.. 제니퍼 양이 지나치게 후한 것 같지 않아요...? 당신이 오늘 오전에 잠깐 그녀의 집의 풍수를 봐줬을 뿐인데, 이렇게 비싼 차를 선물로 주다니.. 이건 좀 과한 것 같아요..”시후는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문제될 건 없어요. 그녀는 나에게 부탁을 하고 있으니까.”유나는 잠시 주저하다가 말했다. “오늘 오후에, 지수연이라는 사람이 회사에 와서 저와 만나 수원 산장의 인테리어에 대해 얘기하고 싶다고 했어요...”“오 그래요?” 시후는 흥미를 느끼며 물었다. “그 제니퍼 양이 당신에게 별장을 인테리어 해달라고 하는 건가요?”유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런 것 같아요.” 그리고 유나는 입술을 다문 채로 말했다. “지수연 씨는 예산을 대략 안내했는데, 별장을 인테리어 하는 데 50억이 있다고, 디자인 비용만 따로 10%를 더 주겠다고 하더라고요..”인테리어 시장에서는 디자인과 관련된 수수료를 따로 받지 않고 전체 인테리어 비용을 크게 올려 받는 경우가 많이 있다. 이렇게 하면 디자이너들은 대부분의 고객층에게 강도 행위를 하는 것과 다름없다. 그래서 고객들은 인테리어 회
그는 당장이라도 닌자들을 잡아 갈갈이 찢어 버리고 싶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아직 닌자들의 진짜 정체를 파악하지 못했다.배해산은 주위에 많은 정보통이 있었기 때문에, 배한빈이 집으로 돌아오기 전에 이미 이 일을 전해 들었다. 그는 배호영을 특별히 아꼈는데, 손자의 귀가 잘렸다는 소식에 분노가 극에 달해 서재 안에서 부술 수 있는 것은 모두 부수고 있었다.이 소리를 듣고 놀란 아내는 급히 남편에게 와 상황을 진정시키며 겨우 배해산을 막아 세웠다. 소식을 들은 후 아내는 방 안에 더 부술 물건이 남아나지 않은 것을 보고 배해산을 연신 때리며 울부짖었다. "어떻게든 우리 손자를 무사히 구해 와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나도 죽어버릴 거야!" 배해산은 이미 심란한 상태였는데, 아내가 자신을 더 자극하는 것을 원치 않아 불만스럽게 말했다. "알았어! 호영이는 당신 손자이기도 하지만 나의 손자이기도 해. 반드시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그 아이를 구해 올 거야!" 아내는 다시 물었다. "정말이에요? 그들이 무자비하게 호영이를... 호영이를..." 아내는 말을 잇지 못하고 울음을 터뜨렸다. 배해산은 손을 저으며 말했다. "걱정하지 마, 그들은 돈을 원할 거야. 그들이 돈을 원한다면 호영이를 해치지 않을 거야." 아내는 다급히 덧붙였다. "결과가 어떻게 되든, 그 놈들에게 반드시 복수해야 해요!" 노부부의 서재에서 난 소란은 곧바로 배호영의 어머니와 다른 페이셔스 그룹 사람들에게 전해졌다. 배해산은 이들에게도 사건의 상황을 숨기지 않고 설명했다. 이 이야기를 듣고 난 배호영의 어머니는 그 자리에서 기절해 버렸고, 다른 가족들 역시 몹시 불안해했다. 평소 안락한 생활에 익숙했던 이들은 가족이 납치당하고 심지어 귀가 잘렸다는 소식에 한편으로는 화가 나고 한편으로는 두려움에 휩싸였다. 한동안 페이셔스 그룹은 온통 아수라장이 되었다. 그러나 아직 배한빈이 집에 도착하기도 전에, 인터넷에는 또 다른 화제가 되는 영상이 올라왔다. 그 영상의 제목은 매
그 여자는 총을 들이대는 사람들 때문에 겁에 질려, 허름한 크로스백에서 떨리는 손으로 구겨진 피임약 상자를 꺼냈다.배한빈은 상자 위에 그려진 피임약 상자의 사진을 보고 얼굴이 더 어두워졌다. 그는 장난이라고 생각하며 차갑게 말했다. "그 개자식이 너한테 주라고 한 게 이거야?""네 맞아요.." 여자는 급하게 말했다. "그리고 그 사람이.. 당신에게 한마디를 전해달라고 했어요.."배한빈은 분노에 차서 소리쳤다. "빨리 말해! 더 망설이면 당장 죽여버릴 거야!"여자는 온몸을 떨며 말했다. "그가 말하길.. 미안하지만 배한빈 씨, 시간이 촉박해서 적당한 용기를 구할 수 없었다고 하더군요.. 상자는 초라하지만 안에 있는 물건은 정말 소중하다고 했어요.."배한빈은 상자를 가져가려다 그 여자가 에이즈에 걸렸다는 생각이 들어 망설였다. 그는 여자를 가리키며 말했다. "상자를 땅에 내려놔!"여자는 순순히 상자를 땅에 내려놓았다. 배한빈은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 오른손으로 그 상자를 조심스럽게 집어 들었다. 하지만 상자를 열어야 할 때가 되자, 그는 왼손으로 직접 상자를 열기가 꺼려졌다. 에이즈가 이런 접촉으로 전염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지만, 여전히 불안했다. 다행히 옆에 있던 그의 부하 중 한 명이 검은 장갑을 건네 주었다. 배한빈은 안심하며 장갑을 끼고 상자의 뚜껑을 열었다. 어두운 환경 탓에 상자 속 내용물이 잘 보이지 않았지만 가벼운 물체가 들어 있는 듯했다. 그는 상자를 살짝 흔들어보다가 오른손으로 상자를 뒤집고 왼손으로 받쳤다. 그리고 그 안에 든 물건을 쏟아냈다. 갑자기 두 개의 물체가 그의 손바닥에 떨어지자, 배한빈은 그 모습을 확인하고는 깜짝 놀라 비명을 지르며 물체를 바닥에 내던졌다. 그것은 바로 피투성이가 된 두 개의 귀였다.주변에 있던 여자들도 그 모습에 비명을 지르며 뒤로 물러났다. 보디가드들도 충격을 받았고, 상자 안에 사람의 귀가 들어있을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배한빈은 몸을 가다듬고 가까이 다가가 귀를 확인한 뒤,
보디가드는 긴장한 채 말했다. "대표님, 그냥 가시기엔 너무 위험합니다. 제가 먼저 가서 그 여자가 이상이 없는지 확인해볼까요?""그럴 필요 없어..." 배한빈은 고개를 저었다. 아버지인 배해산이 이미 그렇게 하라고 명령한 상황에서 만약 다른 사람을 보내 여자를 확인하게 한다면, 혹시라도 이 소식이 아버지의 귀에 들어가 아버지가 자신에게 실망할 것이 두려웠다. 결국 배한빈은 마음을 굳히고 차 문을 열어 내려가 도로변에 서 있던 그 여자에게 다가갔다. 케딜락에서 중년 남자가 내려 자신들 쪽으로 걸어오자 여성들은 하나같이 환심을 사기 위해 아양을 떨며 윙크를 보냈다. 배한빈은 이 모습을 보고 속이 메스꺼워 온몸이 가려웠다. 하지만 그는 어쩔 수 없이 그 금발의 여자를 찾아가 손에 든 천 달러를 그녀의 옷깃 안으로 밀어 넣었다.주위에 있던 여자들이 깜짝 놀라며 감탄사를 쏟아냈다. 다른 여인들은 하루 종일 서 있어도 백 달러도 벌기 힘든데, 이 남자는 와서 바로 천 달러를 건넸기 때문이다. 그러자 금발 여자는 기뻐하며 말했다. "어머나, 당신이 바로 배한빈 씨인가요?"배한빈은 여자의 입에서 나는 악취에 놀라 한 걸음 물러나며 토할 것 같은 충동을 억누르고 물었다. "돈은 줬으니 이제 물건을 줘. 누가 나에게 뭔가를 주라고 하지 않았나?"여자는 기쁜 표정을 짓더니 이렇게 말했다. “그 사람이 날 속이려는 줄 알았는데.. 이렇게 좋은 일이 있을 줄은 몰랐어..” 그러자 그녀는 배한빈에게 다가와 갑자기 그를 세게 껴안고 입을 맞추었다!보디가드들은 여자가 배한빈에게 뭔가 위협을 가하는 줄 알고 총을 들고 차에서 뛰쳐나왔다.배한빈은 깜짝 놀라 그 여자를 밀쳐내고 입을 닦으면서 분노에 차서 외쳤다. "퉤퉤퉤! 이 미친 여자야?! 왜 키스를 하는 거야!" 그리고 배한빈은 여자의 팔에 바늘 자국이 가득한 걸 보고 더 크게 경악하며 얼굴이 창백해졌다. 배한빈은 끊임없이 침을 뱉으면서 자신을 털어내며 소리쳤다. "너 에이즈 환자 아니야? 혹시라도 에이즈
배한빈은 방금 받은 문자를 보고 다시 고개를 들어 길가에 서 있는 여자들을 살펴보았다. 그러자 금발에 앞니 두 개가 빠진 여자가 바로 자신이 탄 차의 창문을 두드려 겁에 질리게 했던 그 여자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상대가 에이즈에 감염되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자 그는 메스꺼움을 느꼈고, 거의 구토를 할 뻔했다. 하지만 아들을 납치한 인물이 그 여자의 옷깃에 돈을 넣으라는 요구를 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는 참을 수 없는 분노로 욕설을 내뱉었다. “사람을 가지고 놀잖아! 줄 게 있으면 그냥 내놓으면 되지, 왜 굳이 그 여자의 몸에 돈을 넣으라는 거야?” 경호원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대표님, 또 문자를 받으셨습니까?” 배한빈은 창 밖에 있는 여자를 지긋지긋한 표정으로 바라보며 말했다. “이 개자식들이 그 여자한테 1000달러를 넣고 뭔가를 받으라고 하잖아! 정말 어이가 없군!” 경호원은 급히 말했다. “대표님, 제가 대신 가겠습니다. 저 여자는 아마 누군가로부터 1000달러를 받으라는 말을 들었을 테니, 누가 넣든 상관없을 겁니다.” “안 돼..” 배한빈은 즉시 말했다. “누군가가 지켜보고 있으니 내가 속임수를 쓰면 호영이에게 해를 입힐 수도 있다.” 경호원이 말했다. “하지만 대표님, 직접 가셔서는 안 됩니다. 만약 저 여자가 살인자이거나 몸에 폭탄이라도 지니고 있다면, 당신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습니다!” 이 말을 듣자 배한빈은 갑자기 무서워졌다. 혹시라도 이게 자신을 노린 함정이라면, 차에서 내리는 순간 자신의 목숨이 위험해질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한편으로 그는 자신의 아들이 생명의 위협에 처해질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또한, 만약 자신이 이 일을 따르지 않으면 아버지가 실망할 것이라는 사실도 그를 불안하게 만들었다. 배해산은 결단력이 강하고 과감한 성격을 가졌으며, 겁 많고 소심한 사람들을 싫어했다. 게다가 배한빈은 외아들이 아니었고, 두 명의 동생들이 늘 후계자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었다. 그러
배한빈의 차량 행렬이 브루클린에 진입했을 때, 많은 거리의 청년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브루클린에서는 갱단 보스만이 롤스로이스를 살 수 있지만, 그들의 차량 번호는 지역 갱단들이 이미 외우고 있었으므로 이 차량들이 외지에서 온 것을 단번에 알아챘기 때문이다. 몇몇 갱단 멤버들은 이 차량들을 보고 탐욕스러운 생각이 들었으나, 반대편에도 6대의 차량이 있는 것을 보고 이성을 되찾은 뒤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그때, 배한빈의 차 안으로 문자 메시지가 도착했다. 이번에는 새로운 번호에서 라는 메시지가 왔다. 미국의 모텔은 가장 저급한 호텔로, 허름한 방과 치안이 나쁜 곳에 위치하고 관리가 소홀한 것이 특징이다. 모텔에 숙박할 때는 신분증을 제시할 필요가 없으며, 차를 주차한 뒤 현금을 내고 방 열쇠를 받는다. 모텔 주인도 신경 쓰지 않고 돈만 받을 뿐, 손님의 신분에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그래서 이곳에는 도망자, 매춘부, 마약 중독자들이 모이기 마련이었다. 배한빈은 상대방이 이런 곳을 만남 장소로 정한 것에 놀랐고, 상대의 번호를 정보팀에 전달해 위치를 추적하도록 했다. 그러나 상대방이 또 다시 전화를 꺼버려, 추적은 실패로 끝났다. 결국 배한빈은 꺼림칙한 마음에도 불구하고 월튼 모텔로 향할 수밖에 없었다. 이 모텔은 노스 브루클린 외곽에 위치했다. 호송대가 모텔에 도착하자마자, 입구에는 최소 7~8명의 여성들이 노출이 심한 옷을 입고 서 있었다. 이 여성들은 남자가 운전하는 차가 보이면 손을 흔들며, 남성 운전자들은 차를 세우고 창문을 내리고 간단한 대화를 나누었다. 대화의 내용은 주로 어떤 서비스를 제공할 지와 그에 대한 비용에 관한 것이었다. 합의가 되면 여성들은 남성의 조수석에 타거나 모텔 방으로 함께 들어가 거래를 진행했다. 배한빈은 주변 환경을 보며 혐오감을 느꼈고, 그때 몇몇 여성들이 그들의 차량을 발견하고 다가왔다. 비록 대부분은 자신들이 롤스로이스 차주에게 선택 받지 않을 것
브루클린은 한때 뉴욕에서 가장 유명한 빈민가였다. 현재는 상황이 많이 개선되었지만 여전히 뉴욕에서 가장 혼란스럽고 치안이 나쁜 지역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북부 브루클린은 흑인과 히스패닉 인구가 많아 뉴욕의 각종 갱단의 인력이 공급되는 주요 근원지였다. 이곳의 많은 청소년들은 12~13살에 이미 총을 들고 거리를 활보하며 갱단의 예비병으로 활동한다. 그리고 14~15살 정도가 되면 싸움을 일삼거나, 절도, 강탈 등 악행을 서슴지 않기도 한다. 그렇다 보니 이곳의 치안 상태는 매우 열악해서 길거리에서 젊은 남성 10명을 무작위로 골라봐도 총이 11자루 정도 나올 정도이고, 평소에 일반 시민은 물론, 경찰조차 순찰을 꺼리는 지역이다.핫토리 카즈오가 시후의 요구에 따라 배한빈을 이곳 브루클린으로 부른 이유이기도 했다. 배한빈은 메시지를 보고 급히 말했다. “아버지, 누군가 제게 문자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호영이의 행방을 알고 싶다면 브루클린으로 오라고요!” 배해산은 이 말을 듣고 책상을 탁 치며 분노했다. “가! 당장 준비해! 그리고 전화번호를 정보 부서에 넘겨서 이 번호의 위치를 즉시 추적하게 하고!” 배한빈은 잠시 망설이며 물었다. “아버지, 제가 가야 합니까?” “당연하지!” 배해산은 말했다. “네가 안 가면 내가 가야 한다는 말이냐?” 배한빈은 다소 불안하게 말했다. “브루클린은 치안이 너무 나쁘고, 저는 이게 함정일까 봐 걱정이 됩니다...” 배해산은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걱정할 것 없다. 넌 그냥 가기만 하면 돼. 무술가들을 모두 데리고 가고, 보디가드 두 팀을 붙여 너를 비밀리에 보호하도록 해. 이 정도 상황이면 특수부대라도 너를 납치하지 못할 거다!” 배한빈은 아버지의 확고한 태도에 따라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구체적인 주소를 물어보겠습니다.” 그는 전화번호를 페이 가문의 정보팀에 넘기면서 메시지를 답장했다. 하지만 메시지를 보낸 후로는 아무런 답장이 없었다
핫토리 카즈오는 이 말을 듣고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는 바보가 아니었기에, 시후의 말 속에 담긴 뜻을 이해했다. 순간, 그의 마음가짐이 180도 바뀌었다. 그는 처음에 이가 가문이 페이셔스 그룹의 복수로 인해 모두 죽게 될까 두려웠다. 그러나 이제 인터넷에서 돌아다니는 이야기가 떠올랐다. ‘무모해 보이는 도전도 성공만 한다면 큰 보상을 얻을 수 있다는 것.’ 이렇게 생각하자, 그는 점점 흥분되기 시작했고, 입이 저절로 떨어졌다. “은 선생님, 필요한 일이 있으시면 무엇이든 말씀만 하십시오. 목숨을 걸고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시후는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다. “좋아, 그 자세 마음에 드는군!” 그리고 나서 시후는 핫토리 카즈오에게 자신의 요구 사항을 자세히 전달했다. 핫토리 카즈오는 불안하기는 했지만 주저 없이 말했다. “은 선생님, 걱정 마십시오. 반드시 임무를 완수하겠습니다!” 시후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성도민에게 말했다. “성도민 씨, 나는 지금 프로비던스로 돌아가야 합니다. 이곳에 남은 일은 핫토리 카즈오와 협력해서 전부 해결하도록 하세요. 내일 다시 오죠.” 성도민은 공손히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몇 분 후, 헬리콥터가 별장에서 이륙하여 프로비던스로 향했다. 한편, 뉴욕 전역에서는 배호영의 행방을 찾기 위해 수만 명이 동원되었다. 하지만 그들은 아무리 머리를 짜내며 단서를 찾아도, 여전히 아무런 성과도 없었다. WF 호텔에서 출발했던 쓰레기차는 마치 증발해버린 것처럼 흔적도 남아 있지 않았다. 시간이 갈수록 페이셔스 그룹 사람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져만 갔다. 배해산은 평소 아들인 배한빈에게는 매우 엄격했지만, 손자 배호영에게는 무척 관대하고 애정을 가득 쏟았다. 배호영이 납치된 후 아무런 소식이 없자, 배해산은 배한빈을 서재로 불러 따져 물었다. “도대체 뭘 하고 있는 거야? 이렇게 시간이 지났는데, 왜 아직도 아무런 소식이 없는 것이냐 말이다!” 배한빈도 난
배호영은 시후의 눈에 숨김없는 살의가 가득 찬 것을 보고,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극도의 공포를 느꼈다! 그는 퍽 소리를 내며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리며 눈물을 흘리며 애원했다. “은 선생님... 저는 그저 젊은 혈기로 잠시 이성을 잃었을 뿐입니다... 저희 페이셔스 그룹이 그래도 미국에서 꽤나 잘 나가는 집안인데, 제발 이번 한 번만 저를 용서해 주십시오. 필요하신 돈이 얼마든 말씀만 하시면, 저희 아버지께서 반드시 만족시켜 드릴 겁니다... 제발 살려주십시오...” 시후는 그의 연극이 지겨워 차갑게 말했다. “배호영, 정말 돈이면 모든 게 다 된다고 생각하나? 너희 증조할아버지께서도 돈이 그렇게 많았지만, 결국 그룹 내에서 자리를 지키지 못했지 않나? 내가 분명히 말해두는데, 너 하나의 목숨과 바꾼다고 해도, 나는 페이셔스 그룹의 모든 자산을 거부할 거다! 성인이라면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져야지. 너 뿐만 아니라 네 아버지와 할아버지까지도 너의 행동에 대한 대가를 치러야 할 거야.. 원래 자식의 잘못은 부모에게서 비롯된 것 아니겠어?”배호영은 본능적으로 반문했다. “넌 페이셔스 그룹의 복수가 두렵지도 않나?! 나의 아버지와 할아버지가 내가 죽은 걸 알면, 페이셔스 그룹 전부를 동원해서라도 반드시 복수할 거다!” “네 아버지와 할아버지..?” 시후는 이를 듣고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 “사실을 말해주지. 너희 증조할아버지 배원중과 너희 사촌 배유현은 지금 내 사람들의 보호를 받고 있다. 그래서 나는 너 뿐만 아니라 네 아버지와 할아버지도 끝장을 낼 생각이야.. 만약 네 증조할아버지가 미국으로 돌아올 기회가 생긴다면, 그가 네 아버지와 할아버지를 그냥 둘 것 같아? 그가 그들을 용서하겠다고 한다면, 난 그를 용서하지 않을 거다!” 배호영은 그 말을 듣고 극도의 공포에 휩싸였다. 그는 꿈에서도 상상하지 못했다. 그토록 찾으려 했던 증조할아버지와 사촌이 시후의 손아귀에 있을 줄이야! 그 순간, 그는 비로소 시후가 얼마나 대단한 존재인지 깨달았다.
바닥 위에는 두 개의 피 묻은 귀가 뚜렷하게 보였고, 배호영은 온 힘을 다해 두 귀를 감싸며 고통스러워 소리쳤다. 그의 손가락 사이로 피가 끊임없이 흘러나와 참혹하기 그지없었다.이때 성도민은 손짓으로 신호를 보내며 말했다. “상처를 처리해 줘.” 부하는 고개를 끄덕이며 지혈용 약병을 꺼내 배호영의 상처 부위에 소독약을 뿌렸다. 성도민은 핫토리 카즈오에게 다시 말했다. “바닥에 있는 걸 주워서 화장실로 가서 깨끗이 씻어. 아직 쓸 일이 있다.” 핫토리 카즈오는 거부하지 못하고 재빨리 바닥에 떨어진 두 귀를 주워 화장실로 가서 물로 씻어냈다. 이때, 한 대의 헬리콥터가 이곳 건물의 빈 공간에 착륙했다. 시후는 혼자 헬리콥터에서 내렸고, 곧 블랙 드래곤의 한 병사가 다가와 공손히 말했다. “은 선생님, 리더는 지하실에 있습니다. 함께 가시죠.”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병사의 안내를 따라 별장 지하실로 향했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성도민이 방 중앙에 서 있었고, 배호영은 두 귀를 잘린 채 고통에 몸을 떨고 있었다. 성도민은 시후가 온 것을 보고 즉시 공손하게 말했다. “은 선생님!”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배호영을 바라보고 냉소하며 말했다. “배호영 씨, 또 만났군요.” 배호영은 그제야 시후를 보고, 귀에서 밀려오는 고통을 잊은 채 경악하여 말했다. “당... 당신은 그 풍수사 아니야?!” 시후는 미소 지으며 말했다. “왜? 날 보니 놀랍습니까?” 배호영은 혼란스러워하며 소리쳤다. “도대체 누구야?! 왜 블랙 드래곤에게 나를 여기로 끌고 오라고 했어?! 왜 내 귀를 잘라버렸지?! 대체 왜 그러는 거야?!” 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이유가 뭐 그리 많겠어? 네가 마음에 안 드니까. 그거면 되지 않나?” 배호영은 분노에 차서 외쳤다. “나랑 아무런 원한도 없잖아! 이런 짓을 하는 이유가 뭐야?! 우리 페이셔스 그룹이 복수할까 봐 두렵지도 않나?!” 시후는 그를 바라보며 점점 차가운 눈빛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