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법기는 그 힘의 강도가 세 가지 요소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첫째, 법기를 만드는 재료. 재료가 좋을수록 법기를 더 강력하게 만들 수 있다. 이는 검을 만드는 것과 같은 이치인데, 사용되는 철이 좋을수록 검의 날카로움과 강도가 높아지는 것이다. 둘째, 제작자의 능력. 영기가 강하고 수련 수준이 높은 사람이 만든 법기일 수록 강력 해진다. 이는 일반인과 검을 제작하는 장인 사이의 차이와 같아서 쉽게 극복할 수 없는 것이다. 마지막, 사용자의 능력. 모든 법기는 무한히 사용할 수 있는 영구 무기가 아니다. 예를 들어 경뢰령의 경우에 이 법기에는 두 가지 유형이 있다. 하나는 제작한 사람이 직접 영기를 경뢰령에 주입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경뢰령은 수련을 하지 않은 사람이라도 사용하는 주문만 알면 법기를 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이렇게 되면 사용하는 시간과 횟수는 경뢰령에 담긴 영기의 양에 의존하게 된다. 이것은 마치 물총의 원리와 같아서, 얼마만큼 물을 쏠 수 있는지는 사용하는 사람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라 물총 안에 얼마나 물이 채워져 있는지에 달려 있게 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제작자가 영기를 통해 부적을 경뢰령 내부에 새겨 넣는 방식으로, 매번 사용할 때마다 영기를 주입하면 발동할 수 있는 것이다. 현재 시후는 체내의 영기가 상당히 많이 비축되어 있기 때문에 두 번째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는 천혼인을 만들기로 결정했다. 이렇게 되면 이 천혼인은 시후 자신만이 사용할 수 있는 것이고 다른 사람은 절대 사용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시후가 지금 가지고 있는 재료는 남은 해령주 뿐이었다. 그래서 시후는 남은 해령주의 일부를 사용하여 천혼인을 만들었다. 시후는 천혼인에 열 겹의 비수 부적을 새겨 넣은 뒤, 천혼인의 위력이 더 강력해지고 그 힘을 직접 조절할 수 있도록 했다. 천혼인이 완성되자, 그 길이는 유나가 쓰는 립스틱 정도가 되었고 겉으로 보기에는 마치 큰 진주를 조각하여 만든 비수처럼 보였다. 이 비수는 전반적으로 해령주와 같은 오색찬
시후는 한 번에 여러 그루의 나무를 벨 수 있는 천혼인의 힘이 금속이나 암석에도 적용할 수 있을지 궁금해졌다. 그래서 그는 코끼리 만한 크기의 거대한 바위를 찾아 수십 미터 떨어진 거리에서 열 겹을 활성화시킨 천혼인을 사용했다. 그 순간, 그는 몸 안의 영기가 갑자기 30% 정도 빠져나가는 것을 느꼈고, 곧이어 강력한 영기가 눈앞에서 폭발적으로 뿜어져 나오는 것을 보았다..!잠시 후, 시후의 눈 앞에 있던 바위는 마치 다이너마이트가 터진 것처럼 폭발하며 산산조각 났다..! 순식간에 돌 조각과 흙먼지가 사방으로 날아올라 하늘을 뒤덮었다. 시후는 그 자리에서 몇 초 동안 이어지는 돌 조각들로 이루어진 먼지들이 떨어졌지만 꿋꿋이 서 있었다. 돌 조각들은 굉장히 세차게 떨어졌고, 시후의 옷은 그 때문에 갈기갈기 찢어졌다. 다행히 시후의 몸은 영기와 많은 양의 회춘단으로 강화되어 이미 강철처럼 강해져 있었기에 크게 다치지 않았다. 하지만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조금 전 돌들에 치명상을 입었을지도 모른다.돌 조각들이 모두 떨어진 후, 시후는 원래 거대한 바위가 있던 자리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그곳은 이제 텅 빈 공터가 되어 있었다. 바위 뒤의 산도 폭격을 맞은 것처럼 넓이 약 1미터, 깊이 약 3~4미터의 큰 구멍이 생긴 뒤였다.시후는 깜짝 놀랐지만 동시에 기뻤다. 그는 속으로 감탄했다. ‘성도민 씨는 운이 좋았어.. 다행히 내가 구름산에 오기 전에 천혼인을 만들 생각을 안 해서 다행이지.. 만약 구름산에서 천혼인을 날렸다면 성도민과 그의 핵심 멤버들, 그리고 수 많은 군사들을 모두 한 번에 날려버렸겠군.. 그렇다면 그 날 시체를 수습하는 것도 꽤나 힘들었을 거야..’ 시후는 즉시 10겹의 경뢰령을 시험해보려는 생각을 포기했다. 방금 10겹으로 이루어진 천혼인의 효과를 보았을 때, 10겹의 경뢰령이 불러올 천둥은 아마 서울 전체를 들썩이게 만들 것이기 때문이다.시후는 두 개의 법기를 재빨리 수거하고, 사건 현장을 신속히 떠났다. 샹젤리 스파로 돌아온
배유현은 비록 채식주의자는 아니었지만, 육류 섭취량을 엄격히 조절하고 있었다. 그녀는 평소에 붉은 고기와 회를 거의 먹지 않았으며, 평소에는 칼로리가 낮은 닭고기 만을 주로 먹었다.하지만 헤븐 스프링스에서 운영하는 최고급 한식당에서는 닭고기는 딱히 고급 식재료가 아니었다. 그래서 닭고기를 먹고 싶으면 중식당으로 가야 했는데, 중식의 경우에는 닭고기가 튀겨지거나 강한 양념이 되어 나왔다. 중식당에서는 고급 식재료로 상어 지느러미, 전복, 물고기 부레 등을 취급하고 있었는데, 배유현은 이 음식들이 도저히 먹기 힘들었다. 최고급 요리가, 그녀에게는 저급한 단백질 덩어리와 통풍 유발 식단으로 보였던 것이다. 그녀는 이런 식사를 계속 하다가는 아무래도 식욕부진증에 걸릴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녀는 웨이터를 불러 말했다. "안녕하세요, 혹시 주방에서 치킨 샐러드를 만들어 주실 수 있나요..? 샐러드 채소와 삶은 닭 가슴살만 넣고, 드레싱은 조금만 넣어주세요."웨이터는 공손하게 대답했다. "죄송합니다, 손님.. 저희 중식당에는 치킨 샐러드를 취급하지는 않습니다.. 대신 블루핀 참치와 캐비어 샐러드, 호주산 바닷가재 샐러드, 푸아그라와 블랙 트러플 샐러드, 복어 회 샐러드는 있습니다. 이 중에서 선택하시겠습니까?"배유현은 이 식재료들의 이름만 들어도 역겨움을 느꼈다. 그래서 그녀는 웨이터에게 "됐어요, 그냥 볼일 보세요."라고 말한 뒤 일어나서 지수연과 다른 사람들에게 말했다. "천천히 먹어요. 나는 밖에 좀 나가 볼 게요. 아니면 한식당으로 가는 것이 좋아 보이네요.”지수연은 급히 말했다. "아가씨, 제가 함께 가겠습니다!" 그러자 몇 명의 여성 보디가드도 일제히 일어나서 말했다. "아가씨, 저희도 함께 가겠습니다!"배유현은 손을 저으며 말했다. "아니요. 이 많은 음식들을 거의 손도 안 댔는데, 우리 모두가 떠나면 내일 다시 오기가 곤란해질 거예요. 여기 사람들이 보면 분명 이상하게 여길 테니까." 그러고 나서 그녀는 덧붙였다. "여러분은 따라
이 시각, 사면초가에 빠진 스미스는 여전히 헤븐 스프링스의 종업원에게 간절히 애원하고 있었으며, 멀지 않은 곳에서 배유현이 자신을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스미스는 지금 당장 구현재조환을 구하기 위해 구현 제약의 담당자들을 만나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그렇지 않으면 그의 아들은 곧 약을 끊어야 할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헤븐 스프링스의 종업원은 전혀 그의 말을 들어주지 않았으며, 오히려 소리쳤다. "저기, 손님.. 더 이상 이렇게 고집을 부리시면 경찰을 부를 수밖에 없습니다!"스미스는 상대방의 태도가 단호하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오늘은 여기서 아무리 억지를 부려도 소용없을 것임을 깨달았다. 그래서 그는 어쩔 수 없이 말했다. "이화룡 씨께 말씀 좀 전해주세요. 오늘은 일단 호텔로 돌아가고, 내일 다시 찾아 뵙겠다고요..." 그리고 나서, 스미스는 낙담한 표정으로 헤븐 스프링스를 떠났다.스미스는 마음이 혼란스러워 즉시 택시를 타고 숙소로 돌아가지 않고, 길을 따라 그가 묵고 있는 호텔 방향으로 천천히 걸었다. 이화룡을 만나지 못한 것은 물론, 이학수와 시후를 만나지도 못한 스미스는 완전히 의욕을 상실한 상태였다. CIA 고위 간부가 여전히 호텔에서 스미스의 소식을 기다리고 있었지만, 구현 제약 사람들을 만나지 못하면 CIA의 계획도 실패할 것이고, 결국 두 사람은 허탕을 치고 워싱턴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절망에 빠져 있던 스미스는 갑자기 뒤에서 "스미스 씨!!”라고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를 들었다. 스미스는 반사적으로 뒤를 돌아봤고, 한 젊은 동양인 여성이 자신 뒤에 서 있는 것을 보았다. 스미스는 단번에 그녀를 알아보고 놀란 표정으로 "유현?! 여기서 당신을 만날 줄이야!"라고 말했다. 스미스는 당연히 배유현을 알고 있었다. 비록 페이셔스 그룹은 미국에서 많은 유대인 집안처럼 매우 조심스럽게 움직이기는 하지만, 배유현의 할아버지 배원중은 최근 몇 년간 미친 듯이 의료제약 분야에 투자하여 그 분야에서 투자로 유
“맞아요...” 스미스는 길게 한숨을 쉬며 말했다. "이화룡 씨가 말하길, 구현 제약 사람들은 나와 만나기 싫어한다고 하더군요."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물었다. "스미스 씨, 혹시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아까 말씀하신 은 선생님이 누구인지 여쭤봐도 될까요?"스미스는 답했다. "은 선생님은 구현 제약의 이사입니다. 의약품 판매와 관련된 일은 모두 그가 결정하죠. 지난 번에도 우리에게 구현재조환 20박스를 주기로 결정한 사람이 바로 그입니다."배유현은 다시 물었다. "그 은 선생님은 성함이 어떻게 되시나요?"스미스는 생각하다가 눈가를 찡그리며 말했다. "그 분과는 한 번 밖에 만나지 않았는데.. 그 때 이름을 언급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이학수 씨가 그를 소개할 때도 그냥 은 선생님이라고만 했고요."배유현은 또 물었다. "그 은 선생님은 어떤 분이세요? 나이는 어느 정도 되고요?"스미스는 잠시 생각한 후 대답했다. "그는 겉보기에 20대 후반쯤 되어 보였습니다. 키도 크고, 외모도 괜찮았어요. 하지만 구체적으로 묘사하라고 하면 기억이 잘 나지 않네요.. 한 번 밖에 만나지 않았으니까요." 그러면서 스미스는 무언가를 떠올리며 말했다. "아, 맞아요. 그런데 그 사람은 매우 강압적인 편이었어요. 나이가 젊기는 했지만, 그와 대화할 때 압박감이 굉장히 컸어요.."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마음속으로 이 은 선생님이라는 사람이 자신이 만난 청년일 가능성이 크다고 확신했다. 그녀는 다시 스미스에게 물었다. "스미스 씨, 이번에 오신 건 구현재조환 때문인가요?"스미스는 배유현이 하는 질문의 의도를 알 수 없었지만, CIA와 관련된 일은 외부에 노출시킬 수 없다고 생각하여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맞아요. 구현재조환 때문에 왔어요. 그런데 유현은 왜 그런 질문을 하죠?"배유현은 잠시 멈춘 후 진지한 표정으로 물었다. "스미스 씨, 회춘단에 대해 들어 보신 적 있나요?"스미스는 고개를 저으며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 "회춘단이 뭐죠? 약
스미스는 배유현의 말에 호기심이 생겨 그녀에게 물었다. "유현 양, 이 경매는 어느 경매 회사가 주최하죠? 내가 사람들을 통해서, 어떻게든 추가 참석의 기회를 얻을 수 있을지 시도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스미스는 자신이 FDA의 책임자로서 상류 사회와 다양한 분야의 엘리트로 이루어진 인맥이 많기 때문에, 국제적으로 유명한 큰 경매 회사와 반드시 연줄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이번 일이 해결하기에 크게 어려운 문제가 아닐 거라 판단했다.하지만 배유현은 스미스의 말을 듣고 미소를 지으며 진지하게 말했다. "스미스 씨, 이번 회춘단 경매는 특별합니다. 한국의 한 골동품 회사가 주최하고, 참가 신청 기준이 매우 높아요. 자산이 1조 이상인 사람만 신청할 자격이 있죠. 그러니 스미스 씨의 인맥으로 이 정도 금액을 채우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스미스는 놀라서 소리쳤다. "1조?! 너무 금액이 큰 것 아닙니까?!"배유현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조금도 과장된 게 아니에요. 그리고 이미 신청자가 많아 자산이 100억 정도 되는 사람은 최종 입장권을 얻을 기회조차 없더라고요."스미스는 경악하며 말했다. "이렇게 많은 부자들이 이런 만병통치나 수명을 10년 이상 늘릴 수 있는 약이 있다는 그 말을 믿는다는 말입니까?"배유현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맞아요. 사실 있다고 믿는 게 없다고 믿는 것보다 낫지 않나요..?”스미스는 씁쓸하게 웃으며 말했다. "이런 일이라면 분명히 정교하게 계획된 사기일 겁니다.."배유현은 어깨를 으쓱하며 웃으며 말했다. "저도 처음에는 의심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더 믿게 됐어요.. 특히 스미스 씨를 만나고 나서요."스미스는 이해하지 못하고 물었다. "유현 양, 그게 무슨 뜻이죠?"배유현은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냥.. 당신을 만나고 나니 제 머릿속에만 있던 많은 실마리가 더 명확해진 느낌이 들어요." 배유현은 자세하게 말하지는 않았지만, 그녀는 자신이 알고 있는 ‘은 선생님’과 스미스가 말하는 ‘은
"회춘단 경매를 열기 전까지, 예인방의 평가 가치는 수백 억에 불과했으며, 이룸 그룹이 보유한 전체 자산의 1%도 차지하지 않았고.. 이를 통해 송민정 회장이 이룸 그룹에서 얼마나 별 볼일 없었는지 알 수 있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그렇게 어린 나이에 큰아버지와 사촌 오빠를 제치고 이룸 그룹의 회장직을 물려 받았어..." 배유현은 계속해서 말했다. "그리고 이 자료를 보면, 이룸 그룹의 고위 관리직에는 송민정 회장의 큰아버지와 사촌 오빠의 이름이 없는데.. 이는 송민정 회장이 그들을 완전히 밀어내고 그 자리를 차지했음을 의미해.." 배유현은 감탄하며 말했다. "정말 궁금하군.. 부모를 일찍 잃고 집안에서 소외되었던 어린 아가씨가 어떻게 이 모든 것을 해낼 수 있었을까...?"지수연은 말했다. "아마 비범한 수완을 가진 강인한 여성이지 않을까요..?”배유현은 혀를 차며 말했다. "만약 그렇다면, 그녀는 단순히 강인한 여성이 아닐 거야.. 그렇지 않다면, 어떻게 그렇게 거대한 자산을 놓고 벌어진 싸움에서 혼자의 힘으로 이길 수 있었겠어?" 배유현은 계속해서 말했다. "그리고 구현 제약! 이 회사는 원래 화신 제약과 일본의 고바야시 제약이었어. 이 두 회사는 규모가 꽤나 차이가 나.. 화신 제약의 최대 시장 가치는 많아도 수백 억 대에 불과했지만, 고바야시 제약은 절정기에 수천 억 대에 달했으니까. 두 회사의 규모 차이는 몇 배에 달했다고.. 하지만 이렇게 기반 국가, 규모, 목표가 다른 두 개의 제약 회사가 합병되었고, 합병 후에도 그들은 소액 주주에 불과하게 되었어. 합병 된 후 대주주는 아주 미스터리한 해외 회사란 말이지..? 이 두 제약 회사는 모두 가족 기업인데.. 화신 제약의 창립자는 이재하라는 사람이고, 고바야시 제약의 창립자는 고바야시 마사오야.. 현재 구현 제약의 총 책임자인 이학수는 화신 제약 창립자 이재하의 사생아로 알려져 있지.. 그는 원래 화신 제약에서 정식으로 받은 직함도 없었고, 이복 형제인 이장명의 운전기사 겸 보조 역할
배유현은 눈앞의 방대한 자료를 정리하며 감탄했다. "정말 예상치 못했어. 이 작은 한국에서 이렇게 복잡하고 소름 끼치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을 줄이야..." 말을 마치고 그녀는 뒤이어 말했다. "송민정 회장, 이학수, 그리고 고바야시 이치로, 이들 모두의 뒤에 분명 수단이 뛰어난 엄청난 인물이 있는 거야..!"지수연이 급히 물었다. "아가씨, 혹시 그들의 배후에 있는 인물이 그 '은 선생님'라는 사람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시는 건가요?"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차분하게 말했다. "이 사건들을 관통하고 있는 배후 인물의 특성은 너무나도 비슷하잖아. 아마도 같은 사람일 가능성이 높아.." 그녀는 화신 제약의 옛 재무 보고서를 들고 펄럭이며 말했다. "이거 봐, 화신 제약은 이전에 한낱 중견 제약 회사였어. 그들의 타겟은 대부분 한국 내수 시장이었고, 그들의 재무 보고서를 보면 알 수 있듯이, 그들이 판매하는 약은 대부분 저렴하고 이윤이 낮은 약이었어.." 잠시 말을 멈춘 뒤에 배유현은 다시 입을 열었다. "할아버지는 최근 몇 년 동안 의료 분야에 많은 투자를 했고, 나도 이 분야에 대해 어느 정도 공부를 하고 있었기에 잘 알고 있어. 만약 제약 회사의 이윤이 낮다면, 가장 큰 가능성은 그들이 내놓을 만한 고급 제품이 없다는 거야.. 화신 제약이 딱 그런 경우지."지수연은 놀라서 말했다. "아가씨, 만약 그렇다면 화신 제약은 구현 제약을 발전 시킬 능력이 전혀 없는 것이잖아요?! 구현 제약 같은 약은 전 세계 최고의 제약 회사들도 개발하기 어려울 텐데, 하물며 작은 화신 제약이 어떻게 그런 약을 개발할 수 있겠어요.""맞아." 배유현은 지수연을 칭찬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게 핵심이야.. 화신 제약은 구현 제약을 발전시킬 능력이 없다는 것.. 구현 제약은 고사하고 구현탕조차 개발할 수 없었을 텐데.. 내가 직접 복용해본 결과, 구현탕은 시장에서 최고의 위장약이라고 할 수 있어.”지수연은 급히 물었다. "그렇다면 구현탕과 구현 제약은 고바야시 제약의
그는 당장이라도 닌자들을 잡아 갈갈이 찢어 버리고 싶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아직 닌자들의 진짜 정체를 파악하지 못했다.배해산은 주위에 많은 정보통이 있었기 때문에, 배한빈이 집으로 돌아오기 전에 이미 이 일을 전해 들었다. 그는 배호영을 특별히 아꼈는데, 손자의 귀가 잘렸다는 소식에 분노가 극에 달해 서재 안에서 부술 수 있는 것은 모두 부수고 있었다.이 소리를 듣고 놀란 아내는 급히 남편에게 와 상황을 진정시키며 겨우 배해산을 막아 세웠다. 소식을 들은 후 아내는 방 안에 더 부술 물건이 남아나지 않은 것을 보고 배해산을 연신 때리며 울부짖었다. "어떻게든 우리 손자를 무사히 구해 와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나도 죽어버릴 거야!" 배해산은 이미 심란한 상태였는데, 아내가 자신을 더 자극하는 것을 원치 않아 불만스럽게 말했다. "알았어! 호영이는 당신 손자이기도 하지만 나의 손자이기도 해. 반드시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그 아이를 구해 올 거야!" 아내는 다시 물었다. "정말이에요? 그들이 무자비하게 호영이를... 호영이를..." 아내는 말을 잇지 못하고 울음을 터뜨렸다. 배해산은 손을 저으며 말했다. "걱정하지 마, 그들은 돈을 원할 거야. 그들이 돈을 원한다면 호영이를 해치지 않을 거야." 아내는 다급히 덧붙였다. "결과가 어떻게 되든, 그 놈들에게 반드시 복수해야 해요!" 노부부의 서재에서 난 소란은 곧바로 배호영의 어머니와 다른 페이셔스 그룹 사람들에게 전해졌다. 배해산은 이들에게도 사건의 상황을 숨기지 않고 설명했다. 이 이야기를 듣고 난 배호영의 어머니는 그 자리에서 기절해 버렸고, 다른 가족들 역시 몹시 불안해했다. 평소 안락한 생활에 익숙했던 이들은 가족이 납치당하고 심지어 귀가 잘렸다는 소식에 한편으로는 화가 나고 한편으로는 두려움에 휩싸였다. 한동안 페이셔스 그룹은 온통 아수라장이 되었다. 그러나 아직 배한빈이 집에 도착하기도 전에, 인터넷에는 또 다른 화제가 되는 영상이 올라왔다. 그 영상의 제목은 매
그 여자는 총을 들이대는 사람들 때문에 겁에 질려, 허름한 크로스백에서 떨리는 손으로 구겨진 피임약 상자를 꺼냈다.배한빈은 상자 위에 그려진 피임약 상자의 사진을 보고 얼굴이 더 어두워졌다. 그는 장난이라고 생각하며 차갑게 말했다. "그 개자식이 너한테 주라고 한 게 이거야?""네 맞아요.." 여자는 급하게 말했다. "그리고 그 사람이.. 당신에게 한마디를 전해달라고 했어요.."배한빈은 분노에 차서 소리쳤다. "빨리 말해! 더 망설이면 당장 죽여버릴 거야!"여자는 온몸을 떨며 말했다. "그가 말하길.. 미안하지만 배한빈 씨, 시간이 촉박해서 적당한 용기를 구할 수 없었다고 하더군요.. 상자는 초라하지만 안에 있는 물건은 정말 소중하다고 했어요.."배한빈은 상자를 가져가려다 그 여자가 에이즈에 걸렸다는 생각이 들어 망설였다. 그는 여자를 가리키며 말했다. "상자를 땅에 내려놔!"여자는 순순히 상자를 땅에 내려놓았다. 배한빈은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 오른손으로 그 상자를 조심스럽게 집어 들었다. 하지만 상자를 열어야 할 때가 되자, 그는 왼손으로 직접 상자를 열기가 꺼려졌다. 에이즈가 이런 접촉으로 전염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지만, 여전히 불안했다. 다행히 옆에 있던 그의 부하 중 한 명이 검은 장갑을 건네 주었다. 배한빈은 안심하며 장갑을 끼고 상자의 뚜껑을 열었다. 어두운 환경 탓에 상자 속 내용물이 잘 보이지 않았지만 가벼운 물체가 들어 있는 듯했다. 그는 상자를 살짝 흔들어보다가 오른손으로 상자를 뒤집고 왼손으로 받쳤다. 그리고 그 안에 든 물건을 쏟아냈다. 갑자기 두 개의 물체가 그의 손바닥에 떨어지자, 배한빈은 그 모습을 확인하고는 깜짝 놀라 비명을 지르며 물체를 바닥에 내던졌다. 그것은 바로 피투성이가 된 두 개의 귀였다.주변에 있던 여자들도 그 모습에 비명을 지르며 뒤로 물러났다. 보디가드들도 충격을 받았고, 상자 안에 사람의 귀가 들어있을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배한빈은 몸을 가다듬고 가까이 다가가 귀를 확인한 뒤,
보디가드는 긴장한 채 말했다. "대표님, 그냥 가시기엔 너무 위험합니다. 제가 먼저 가서 그 여자가 이상이 없는지 확인해볼까요?""그럴 필요 없어..." 배한빈은 고개를 저었다. 아버지인 배해산이 이미 그렇게 하라고 명령한 상황에서 만약 다른 사람을 보내 여자를 확인하게 한다면, 혹시라도 이 소식이 아버지의 귀에 들어가 아버지가 자신에게 실망할 것이 두려웠다. 결국 배한빈은 마음을 굳히고 차 문을 열어 내려가 도로변에 서 있던 그 여자에게 다가갔다. 케딜락에서 중년 남자가 내려 자신들 쪽으로 걸어오자 여성들은 하나같이 환심을 사기 위해 아양을 떨며 윙크를 보냈다. 배한빈은 이 모습을 보고 속이 메스꺼워 온몸이 가려웠다. 하지만 그는 어쩔 수 없이 그 금발의 여자를 찾아가 손에 든 천 달러를 그녀의 옷깃 안으로 밀어 넣었다.주위에 있던 여자들이 깜짝 놀라며 감탄사를 쏟아냈다. 다른 여인들은 하루 종일 서 있어도 백 달러도 벌기 힘든데, 이 남자는 와서 바로 천 달러를 건넸기 때문이다. 그러자 금발 여자는 기뻐하며 말했다. "어머나, 당신이 바로 배한빈 씨인가요?"배한빈은 여자의 입에서 나는 악취에 놀라 한 걸음 물러나며 토할 것 같은 충동을 억누르고 물었다. "돈은 줬으니 이제 물건을 줘. 누가 나에게 뭔가를 주라고 하지 않았나?"여자는 기쁜 표정을 짓더니 이렇게 말했다. “그 사람이 날 속이려는 줄 알았는데.. 이렇게 좋은 일이 있을 줄은 몰랐어..” 그러자 그녀는 배한빈에게 다가와 갑자기 그를 세게 껴안고 입을 맞추었다!보디가드들은 여자가 배한빈에게 뭔가 위협을 가하는 줄 알고 총을 들고 차에서 뛰쳐나왔다.배한빈은 깜짝 놀라 그 여자를 밀쳐내고 입을 닦으면서 분노에 차서 외쳤다. "퉤퉤퉤! 이 미친 여자야?! 왜 키스를 하는 거야!" 그리고 배한빈은 여자의 팔에 바늘 자국이 가득한 걸 보고 더 크게 경악하며 얼굴이 창백해졌다. 배한빈은 끊임없이 침을 뱉으면서 자신을 털어내며 소리쳤다. "너 에이즈 환자 아니야? 혹시라도 에이즈
배한빈은 방금 받은 문자를 보고 다시 고개를 들어 길가에 서 있는 여자들을 살펴보았다. 그러자 금발에 앞니 두 개가 빠진 여자가 바로 자신이 탄 차의 창문을 두드려 겁에 질리게 했던 그 여자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상대가 에이즈에 감염되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자 그는 메스꺼움을 느꼈고, 거의 구토를 할 뻔했다. 하지만 아들을 납치한 인물이 그 여자의 옷깃에 돈을 넣으라는 요구를 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는 참을 수 없는 분노로 욕설을 내뱉었다. “사람을 가지고 놀잖아! 줄 게 있으면 그냥 내놓으면 되지, 왜 굳이 그 여자의 몸에 돈을 넣으라는 거야?” 경호원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대표님, 또 문자를 받으셨습니까?” 배한빈은 창 밖에 있는 여자를 지긋지긋한 표정으로 바라보며 말했다. “이 개자식들이 그 여자한테 1000달러를 넣고 뭔가를 받으라고 하잖아! 정말 어이가 없군!” 경호원은 급히 말했다. “대표님, 제가 대신 가겠습니다. 저 여자는 아마 누군가로부터 1000달러를 받으라는 말을 들었을 테니, 누가 넣든 상관없을 겁니다.” “안 돼..” 배한빈은 즉시 말했다. “누군가가 지켜보고 있으니 내가 속임수를 쓰면 호영이에게 해를 입힐 수도 있다.” 경호원이 말했다. “하지만 대표님, 직접 가셔서는 안 됩니다. 만약 저 여자가 살인자이거나 몸에 폭탄이라도 지니고 있다면, 당신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습니다!” 이 말을 듣자 배한빈은 갑자기 무서워졌다. 혹시라도 이게 자신을 노린 함정이라면, 차에서 내리는 순간 자신의 목숨이 위험해질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한편으로 그는 자신의 아들이 생명의 위협에 처해질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또한, 만약 자신이 이 일을 따르지 않으면 아버지가 실망할 것이라는 사실도 그를 불안하게 만들었다. 배해산은 결단력이 강하고 과감한 성격을 가졌으며, 겁 많고 소심한 사람들을 싫어했다. 게다가 배한빈은 외아들이 아니었고, 두 명의 동생들이 늘 후계자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었다. 그러
배한빈의 차량 행렬이 브루클린에 진입했을 때, 많은 거리의 청년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브루클린에서는 갱단 보스만이 롤스로이스를 살 수 있지만, 그들의 차량 번호는 지역 갱단들이 이미 외우고 있었으므로 이 차량들이 외지에서 온 것을 단번에 알아챘기 때문이다. 몇몇 갱단 멤버들은 이 차량들을 보고 탐욕스러운 생각이 들었으나, 반대편에도 6대의 차량이 있는 것을 보고 이성을 되찾은 뒤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그때, 배한빈의 차 안으로 문자 메시지가 도착했다. 이번에는 새로운 번호에서 라는 메시지가 왔다. 미국의 모텔은 가장 저급한 호텔로, 허름한 방과 치안이 나쁜 곳에 위치하고 관리가 소홀한 것이 특징이다. 모텔에 숙박할 때는 신분증을 제시할 필요가 없으며, 차를 주차한 뒤 현금을 내고 방 열쇠를 받는다. 모텔 주인도 신경 쓰지 않고 돈만 받을 뿐, 손님의 신분에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그래서 이곳에는 도망자, 매춘부, 마약 중독자들이 모이기 마련이었다. 배한빈은 상대방이 이런 곳을 만남 장소로 정한 것에 놀랐고, 상대의 번호를 정보팀에 전달해 위치를 추적하도록 했다. 그러나 상대방이 또 다시 전화를 꺼버려, 추적은 실패로 끝났다. 결국 배한빈은 꺼림칙한 마음에도 불구하고 월튼 모텔로 향할 수밖에 없었다. 이 모텔은 노스 브루클린 외곽에 위치했다. 호송대가 모텔에 도착하자마자, 입구에는 최소 7~8명의 여성들이 노출이 심한 옷을 입고 서 있었다. 이 여성들은 남자가 운전하는 차가 보이면 손을 흔들며, 남성 운전자들은 차를 세우고 창문을 내리고 간단한 대화를 나누었다. 대화의 내용은 주로 어떤 서비스를 제공할 지와 그에 대한 비용에 관한 것이었다. 합의가 되면 여성들은 남성의 조수석에 타거나 모텔 방으로 함께 들어가 거래를 진행했다. 배한빈은 주변 환경을 보며 혐오감을 느꼈고, 그때 몇몇 여성들이 그들의 차량을 발견하고 다가왔다. 비록 대부분은 자신들이 롤스로이스 차주에게 선택 받지 않을 것
브루클린은 한때 뉴욕에서 가장 유명한 빈민가였다. 현재는 상황이 많이 개선되었지만 여전히 뉴욕에서 가장 혼란스럽고 치안이 나쁜 지역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북부 브루클린은 흑인과 히스패닉 인구가 많아 뉴욕의 각종 갱단의 인력이 공급되는 주요 근원지였다. 이곳의 많은 청소년들은 12~13살에 이미 총을 들고 거리를 활보하며 갱단의 예비병으로 활동한다. 그리고 14~15살 정도가 되면 싸움을 일삼거나, 절도, 강탈 등 악행을 서슴지 않기도 한다. 그렇다 보니 이곳의 치안 상태는 매우 열악해서 길거리에서 젊은 남성 10명을 무작위로 골라봐도 총이 11자루 정도 나올 정도이고, 평소에 일반 시민은 물론, 경찰조차 순찰을 꺼리는 지역이다.핫토리 카즈오가 시후의 요구에 따라 배한빈을 이곳 브루클린으로 부른 이유이기도 했다. 배한빈은 메시지를 보고 급히 말했다. “아버지, 누군가 제게 문자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호영이의 행방을 알고 싶다면 브루클린으로 오라고요!” 배해산은 이 말을 듣고 책상을 탁 치며 분노했다. “가! 당장 준비해! 그리고 전화번호를 정보 부서에 넘겨서 이 번호의 위치를 즉시 추적하게 하고!” 배한빈은 잠시 망설이며 물었다. “아버지, 제가 가야 합니까?” “당연하지!” 배해산은 말했다. “네가 안 가면 내가 가야 한다는 말이냐?” 배한빈은 다소 불안하게 말했다. “브루클린은 치안이 너무 나쁘고, 저는 이게 함정일까 봐 걱정이 됩니다...” 배해산은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걱정할 것 없다. 넌 그냥 가기만 하면 돼. 무술가들을 모두 데리고 가고, 보디가드 두 팀을 붙여 너를 비밀리에 보호하도록 해. 이 정도 상황이면 특수부대라도 너를 납치하지 못할 거다!” 배한빈은 아버지의 확고한 태도에 따라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구체적인 주소를 물어보겠습니다.” 그는 전화번호를 페이 가문의 정보팀에 넘기면서 메시지를 답장했다. 하지만 메시지를 보낸 후로는 아무런 답장이 없었다
핫토리 카즈오는 이 말을 듣고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는 바보가 아니었기에, 시후의 말 속에 담긴 뜻을 이해했다. 순간, 그의 마음가짐이 180도 바뀌었다. 그는 처음에 이가 가문이 페이셔스 그룹의 복수로 인해 모두 죽게 될까 두려웠다. 그러나 이제 인터넷에서 돌아다니는 이야기가 떠올랐다. ‘무모해 보이는 도전도 성공만 한다면 큰 보상을 얻을 수 있다는 것.’ 이렇게 생각하자, 그는 점점 흥분되기 시작했고, 입이 저절로 떨어졌다. “은 선생님, 필요한 일이 있으시면 무엇이든 말씀만 하십시오. 목숨을 걸고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시후는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다. “좋아, 그 자세 마음에 드는군!” 그리고 나서 시후는 핫토리 카즈오에게 자신의 요구 사항을 자세히 전달했다. 핫토리 카즈오는 불안하기는 했지만 주저 없이 말했다. “은 선생님, 걱정 마십시오. 반드시 임무를 완수하겠습니다!” 시후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성도민에게 말했다. “성도민 씨, 나는 지금 프로비던스로 돌아가야 합니다. 이곳에 남은 일은 핫토리 카즈오와 협력해서 전부 해결하도록 하세요. 내일 다시 오죠.” 성도민은 공손히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몇 분 후, 헬리콥터가 별장에서 이륙하여 프로비던스로 향했다. 한편, 뉴욕 전역에서는 배호영의 행방을 찾기 위해 수만 명이 동원되었다. 하지만 그들은 아무리 머리를 짜내며 단서를 찾아도, 여전히 아무런 성과도 없었다. WF 호텔에서 출발했던 쓰레기차는 마치 증발해버린 것처럼 흔적도 남아 있지 않았다. 시간이 갈수록 페이셔스 그룹 사람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져만 갔다. 배해산은 평소 아들인 배한빈에게는 매우 엄격했지만, 손자 배호영에게는 무척 관대하고 애정을 가득 쏟았다. 배호영이 납치된 후 아무런 소식이 없자, 배해산은 배한빈을 서재로 불러 따져 물었다. “도대체 뭘 하고 있는 거야? 이렇게 시간이 지났는데, 왜 아직도 아무런 소식이 없는 것이냐 말이다!” 배한빈도 난
배호영은 시후의 눈에 숨김없는 살의가 가득 찬 것을 보고,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극도의 공포를 느꼈다! 그는 퍽 소리를 내며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리며 눈물을 흘리며 애원했다. “은 선생님... 저는 그저 젊은 혈기로 잠시 이성을 잃었을 뿐입니다... 저희 페이셔스 그룹이 그래도 미국에서 꽤나 잘 나가는 집안인데, 제발 이번 한 번만 저를 용서해 주십시오. 필요하신 돈이 얼마든 말씀만 하시면, 저희 아버지께서 반드시 만족시켜 드릴 겁니다... 제발 살려주십시오...” 시후는 그의 연극이 지겨워 차갑게 말했다. “배호영, 정말 돈이면 모든 게 다 된다고 생각하나? 너희 증조할아버지께서도 돈이 그렇게 많았지만, 결국 그룹 내에서 자리를 지키지 못했지 않나? 내가 분명히 말해두는데, 너 하나의 목숨과 바꾼다고 해도, 나는 페이셔스 그룹의 모든 자산을 거부할 거다! 성인이라면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져야지. 너 뿐만 아니라 네 아버지와 할아버지까지도 너의 행동에 대한 대가를 치러야 할 거야.. 원래 자식의 잘못은 부모에게서 비롯된 것 아니겠어?”배호영은 본능적으로 반문했다. “넌 페이셔스 그룹의 복수가 두렵지도 않나?! 나의 아버지와 할아버지가 내가 죽은 걸 알면, 페이셔스 그룹 전부를 동원해서라도 반드시 복수할 거다!” “네 아버지와 할아버지..?” 시후는 이를 듣고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 “사실을 말해주지. 너희 증조할아버지 배원중과 너희 사촌 배유현은 지금 내 사람들의 보호를 받고 있다. 그래서 나는 너 뿐만 아니라 네 아버지와 할아버지도 끝장을 낼 생각이야.. 만약 네 증조할아버지가 미국으로 돌아올 기회가 생긴다면, 그가 네 아버지와 할아버지를 그냥 둘 것 같아? 그가 그들을 용서하겠다고 한다면, 난 그를 용서하지 않을 거다!” 배호영은 그 말을 듣고 극도의 공포에 휩싸였다. 그는 꿈에서도 상상하지 못했다. 그토록 찾으려 했던 증조할아버지와 사촌이 시후의 손아귀에 있을 줄이야! 그 순간, 그는 비로소 시후가 얼마나 대단한 존재인지 깨달았다.
바닥 위에는 두 개의 피 묻은 귀가 뚜렷하게 보였고, 배호영은 온 힘을 다해 두 귀를 감싸며 고통스러워 소리쳤다. 그의 손가락 사이로 피가 끊임없이 흘러나와 참혹하기 그지없었다.이때 성도민은 손짓으로 신호를 보내며 말했다. “상처를 처리해 줘.” 부하는 고개를 끄덕이며 지혈용 약병을 꺼내 배호영의 상처 부위에 소독약을 뿌렸다. 성도민은 핫토리 카즈오에게 다시 말했다. “바닥에 있는 걸 주워서 화장실로 가서 깨끗이 씻어. 아직 쓸 일이 있다.” 핫토리 카즈오는 거부하지 못하고 재빨리 바닥에 떨어진 두 귀를 주워 화장실로 가서 물로 씻어냈다. 이때, 한 대의 헬리콥터가 이곳 건물의 빈 공간에 착륙했다. 시후는 혼자 헬리콥터에서 내렸고, 곧 블랙 드래곤의 한 병사가 다가와 공손히 말했다. “은 선생님, 리더는 지하실에 있습니다. 함께 가시죠.”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병사의 안내를 따라 별장 지하실로 향했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성도민이 방 중앙에 서 있었고, 배호영은 두 귀를 잘린 채 고통에 몸을 떨고 있었다. 성도민은 시후가 온 것을 보고 즉시 공손하게 말했다. “은 선생님!”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배호영을 바라보고 냉소하며 말했다. “배호영 씨, 또 만났군요.” 배호영은 그제야 시후를 보고, 귀에서 밀려오는 고통을 잊은 채 경악하여 말했다. “당... 당신은 그 풍수사 아니야?!” 시후는 미소 지으며 말했다. “왜? 날 보니 놀랍습니까?” 배호영은 혼란스러워하며 소리쳤다. “도대체 누구야?! 왜 블랙 드래곤에게 나를 여기로 끌고 오라고 했어?! 왜 내 귀를 잘라버렸지?! 대체 왜 그러는 거야?!” 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이유가 뭐 그리 많겠어? 네가 마음에 안 드니까. 그거면 되지 않나?” 배호영은 분노에 차서 외쳤다. “나랑 아무런 원한도 없잖아! 이런 짓을 하는 이유가 뭐야?! 우리 페이셔스 그룹이 복수할까 봐 두렵지도 않나?!” 시후는 그를 바라보며 점점 차가운 눈빛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