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이 사라지면 높이를 예측할 수 없다. 이것이 소지빈의 마음 속 깊은 위기감을 더욱 무거워지게 만들었다. 사실 소지빈은 자신의 위치를 잘 알고 있었다. 엘에이치 그룹의 장손임에도 불구하고 그는 소 회장의 아우라만 누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할아버지가 그룹 전체를 통제하고 있으며, 자신은 말할 것도 없고 그의 아버지조차도 실질적인 권력을 갖고 있지 않았다. 실제 권력이 없다는 것은 실제로는 손에 쥔 돈이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엠그란드 그룹 회장은 수 조의 자산에서 현금을 쉽게 꺼낼 수 있겠지만, 소지빈은 그렇게 많은 돈을 전혀 인출할 수도 없었다. 그렇다면 엠그란드 그룹 회장 앞에서는 자신은 마치 허수아비와 다름없었다.그런데 소지빈은 왜 의도적으로 고은서의 마음을 사로잡고 싶어 하는 것인가? 하나는 고은서에게 정말 집착하고 있기 때문이고, 다른 하나는 바로 그가 엘에이치 그룹에서 실질적인 권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는 Koreana 그룹의 부를 이용해 자신의 힘을 키우고 싶었고, 심지어 Koreana 그룹의 힘을 이용해 할아버지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고 싶었다. 그래야 향후 엘에이치 그룹의 계승 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고은서는 그의 인생에서 강력한 전략적 중요성을 가지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의 생각에는 오류가 용납될 여지가 전혀 없었다..! 이 생각을 하니 소지빈은 더욱 화가 났다. 그는 감히 자신의 고은서를 두고 싸워야 하는 엠그란드 그룹 회장이 미웠을 뿐만 아니라, 여전히 엘에이치 그룹을 확고히 장악하고 놓아주지 않는 할아버지 소성봉도 증오스러웠다. 그러자 그는 심지어 그의 여동생 소민지까지 미워졌다. 소민지는 자신이 겪은 일들을 이용하여 할아버지에게서 해상 운송 사업권 전체를 빼앗았고, 심지어 할아버지가 은퇴하고 휴양하려고 한 개인 섬까지 차지했기 때문이다. 여동생에 비하면 자신은 정말 아무것도 아니었다. 정말 아무것도 없다...이것을 생각하며 이를 악물고 이태리를 올려다보며 말했다. "부회장님, 회장님은
소지빈은 누군가 갑자기 이태리의 사무실에 등장할 줄은 생각하지 못했다. 더욱이 그가 더욱 혼란스러웠던 점은 바로 이 사람의 목소리가 조금 익숙했다는 점이었다. 소지빈이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돌려 귀를 기울이자, 그의 뇌 전체가 ‘웅웅’대는 소리와 함께 폭발하는 것 같았다. 그의 두 눈은 순간적으로 커졌고,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소지빈은 한 눈에 시후를 한 눈에 알아보았던 것이다! 시후는 일본에서 그에게 너무나 깊은 인상을 남겼기 때문에, 소지빈은 분명 죽을 때까지 시후의 모습을 결코 잊지 못할 것이었다.그 순간, 그는 극도로 충격을 받고 중얼거리지 않을 수 없었다. "예... 그게... 당신입니까? 이... 이게 대체 어떻게!?!"시후는 소지빈에게 다가와 농담조로 물었다. "왜요? 며칠 동안 안 만나다가, 다시 만나니 "은인"이라고 하지도 않는군?!"소지빈은 시후의 몸에서 느껴지는 강력한 기운에 즉시 충격을 받았고, 일본 교토에서 시후가 혼자 일본 닌자 여러 명을 죽이던 충격적인 장면이 그의 머릿속에 떠올랐다! 그래서 그는 몸을 덜덜 떨면서 정중하게 말했다. "그... 은인이여... 당신이... 왜 여기에 계십니까..?! 교토에서 헤어진 후로 저와 여동생은 생명을 구해주신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당신을 계속해서 찾고 있었는데.. 여기서 뵙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조금 전 만나 뵙고 너무 놀라서 인사도 못 드렸으니 용서해주십시오!”시후는 그를 비웃으며 말했다. "소지빈 씨, 한 번 말해 보시죠. 당신은 고향에서 회사 경영에 관심도 두지 않고 이렇게 서울에 올라온 겁니까? 서울에서 자신을 과시하고 싶으면 그냥 하면 되지. 왜 굳이 엠그란드 그룹에 와서 회장을 만나겠다고 하는 거죠? 그리고, 회장을 그렇게 보고 싶다고 해서 당신이 원하는 대로 나왔더니 이제 내가 왜 여기 있는지 묻고 있는 거예요? 머리에 무슨 문제라도 있습니까?”소지빈은 놀라 소리쳤다. "나의 은인이시어... 당신... 당신이 엠그란드 그룹의 회장이십니까?!"시후는 미
시후는 손을 저었다. "엠그란드 그룹의 협력 투자 원칙은 바로 돈을 내 계좌로 먼저 이체하는 겁니다. 조금 전 진심으로 협력 의사가 있지 않았나요? 그러니 서둘러 금액을 먼저 준비하여 엠그란드 그룹 계좌로 1000억을 이체하세요. 그리고 협력에 대해서는 나중에 이야기하고요.”소지빈은 식은땀이 갑자기 폭포수처럼 흘러내렸고, 그는 초조하게 말했다. "은... 나의 은인이여, 이 요청은... 바로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우리 재무 부서에서 계약서를 보지도 않고 위험성 평가도 하지 않은 채 1000억이라는 큰 금액을 다른 회사의 계좌로 이체하는 건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시후는 그를 비웃으며 말했다. "당신의 재정 부서는 의지가 없나요? 아니면 단순히 돈이 많지도 않으면서 여기서 소란이나 피우기 위해 온 겁니까?"소지빈의 등골은 오싹해졌고 그는 이렇게 소리쳤다. "친애하는 은인이시여.. 제 말을 오해하지 마십시오. 제가 어떻게 당신에게 그런 짓을 할 수 있겠습니까...? 저는 진심으로 당신과 협력하고 싶어서 온 것입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다. "진심으로 나와 협력하고 싶다면 엠그란드 그룹 계좌에 1000억 원의 협력 투자금을 넣어 두세요. 이 돈을 보내지 않으면 당신은 여기서 떠날 생각은 하지 말고요.”소지빈은 깜짝 놀라며 물었다. "나의 은인이시여... 이... 이렇게 짧은 시간에 1000억 원의 거금을 어디서 얻을 수 있겠습니까!"시후는 비웃으며 물었다. "왜요? 조금 전에 최소 600~700억이고 더하면 1000억 대 규모의 프로젝트로 협력하고 싶다고 말하지 않았습니까? 그 정도 규모의 프로젝트가 곧 시작되려면 자금은 있어야죠? 그렇지 않고 자금도 없으면서 이렇게 와서 협력하고 싶다고 하면.. 일부러 나를 놀리려고 온 거 아닙니까?”소지빈은 당황하여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아니... 그렇지 않습니다. 저는... 정말 협력하고 싶습니다... 정말 협력하려고 온 겁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 협
"예?!"시후의 질문을 들은 순간 소지빈은 마치 얼음 저장고에 빠진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는 지금까지 자신이 왜 엠그란드 그룹에 온 것인지 이유를 잘 숨겼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슬프게도 오래 전에 들켜버렸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고은서가 BMW에서 내리는 것을 보고 사람을 시켜 해당 BMW의 정보를 확인해달라고 요청했을 때, 그는 이미 완전히 노출되었던 것이다! 게다가 더 놀라운 사실은 바로 이 모든 일의 배후에는 자신과 여동생을 구하고, 며칠 전 자신의 어머니와 여동생까지 구한 은인이 있었다는 것이다..! 소지빈은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했음을 깨달았다. 자신은 바로 달걀로 돌을 친 것이나 다름없었다... 시후의 엄청난 힘을 떠올리자, 작은 아버지의 실종, 아버지의 실종, 선봉연의 미스터리한 죽음이 떠오르면서 갑자기 마음 속에서 극도로 강한 두려움이 솟구쳤다. 그러자 그는 재빨리 소파에서 내려와 시후 앞에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은인이시어..! 제가 잘못했습니다..! 제가 잘못했다는 걸 정말 잘 알고 있습니다..! 다 제 잘못입니다.. 고은서 씨가 당신의 차에서 내리는 걸 봤습니다. 그래서 이곳에 와서 당신의 정체를 알고 싶었습니다.. 만약 당신이 그 차량을 운전하고 있다는 걸 알았다면 아무리 대담한 용기를 주었어도 감히 차량을 확인해볼 생각은 못했을 겁니다... 제발, 이번만 용서해 주십시오..!”시후는 비웃으며 말했다. "소지빈, 당신은 여전히 나에게 생명을 빚지고 있고 갚지도 않았다는 것을 알아야 해. 그런데 어떻게 지금 자신의 목숨을 살려달라고 간청할 용기가 있지?"이 말을 듣고 소지빈은 온 몸이 번개에 맞은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는 시후가 자신의 목숨을 가볍게 앗아갈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전혀 의심하지 않았다. 게다가 시후가 말했듯이 그는 당시 자신의 목숨을 구해주었다. 따라서 목숨을 구할 수 있으면 죽여버릴 수도 있다는 것인데, 그의 힘이라면 회의실의 경호원들에게 도움을 청해도 소용이 없을 것이다. 왜냐
그는 즉시 그는 눈물을 흘리며 통곡했다. "은인이시여.. 당신이 제 비천한 목숨을 구해 주셨습니다. 당신이 제 목숨을 좌지우지하실 수 있는 건 당연합니다. 그래도 제 목숨을 살려달라고 간청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제 어머니와 여동생을 위해서라도 제발 살려주세요.. 제발.. 은인이시여..!”소지빈의 괴로워하며 우는 모습을 본 시후는 옅은 미소를 지었다. "내가 이미 당신의 어머니와 여동생을 위해 당신의 아버지의 목숨을 살려줬는데, 그래도 내가 당신의 목숨을 살려줘야 한다고?”소지빈은 무의식적으로 물었다. "내 아버지, 아... 아버지가 아직 살아 계시나요?!"시후는 옅게 웃으며 답했다. "당신 아버지는 지금 시리아에 계셔. 비록 당분간은 돌아올 수 없지만 결코 죽지는 않겠지.”"시리아?!" 소지빈은 깜짝 놀라 물었다. "우리 아버지께서 어떻게... 시리아에 갈 수 있죠?"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그가 시리아로 간 이유는 나를 도발했기 때문이야. 죽여 버리려고 했지만 당신의 어머니와 여동생을 위해 목숨을 살려주었어. 그가 시리아로 가서 반성하게 해준 거지.”소지빈은 그의 아버지가 시후에 의해 시리아로 보내졌을 것은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에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제 아버지...께서 어떻게 당신을 화나게 한 겁니까? 제 생각에는 아무런 접점이 없었을 것 같은데요..”"왜 나를 화나게 했냐고?" 시후는 비웃으며 가볍게 말했다. "나는 당신의 엘에이치 그룹, 특히 당신의 아버지와 할아버지와 문제가 많다는 걸 잊어버렸군." 이 말을 마치고 시후는 잠시 멈칫한 뒤 이렇게 말했다. "아, 그런데 내 소개를 깜빡했네.. 나는 ‘은’ 씨이고, 이름은 시후.. 내 아버지의 이름은 은서준이라고 하지.”"예에?! 은.. 은서준..?" 소지빈은 이 말을 듣고 완전히 충격을 받고 말았다. 소지빈은 시후의 이름을 들어본 적이 없었지만, 은서준의 이름은 이미 그에게 친숙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는 바보가 아니었다. 소지빈은 자신의 어머니가 오래 전에 세상을 떠난
소지빈에게는 자신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것이 그 무엇보다 그에게 더 중요했다. 왜냐하면 그는 시후가 자신을 죽일 충분한 힘과 충분한 이유가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시후가 가진 힘으로 그를 죽이더라도 엘에이치 그룹은 자신의 복수를 하지 않을 것이고 할 수도 없다. 그의 할아버지는 시후의 얼굴도 보지 못했지만, 시후를 너무나도 두려워해서 밤에 잠도 제대로 못 자는 상황이었다. 시후와 화해하기 위해 그의 할아버지는 엘에이치 그룹 전체의 해상 운송 사업권을 그의 여동생에게 맡기기까지 했다. 이를 보더라도 그의 할아버지가 시후를 극도로 두려워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러므로 소지빈은 시후에게서 살아남을 수만 있다면 시리아에 몸을 던지는 것은 아무것도 아닐 것이었다. 적어도 시리아에서는 서로 의지할 아버지는 계시기 때문이다. 시후는 소지빈이 자비를 구하는 것을 듣고 웃지 않을 수 없었다. "하하하!! 뭐라고? 당신도 시리아에 가고 싶다고?”소지빈은 주저하지 않고 몇 번이고 고개를 끄덕이며 단호하게 말했다. "가고 싶어요! 기꺼이 갈 의향이 있습니다! 저를 보내주세요!"시후는 그를 바라보며 약간 미소를 지은 다음 손을 흔들며 차갑게 말했다. "어떻게 시리아에서 아버지와 아들이 재회하게 할 수 있겠어? 당신이 생각하는 미래가 너무 아름답군. 그렇지 않나?"소지빈은 겁에 질려 애원했다. "은인이시여, 부탁드립니다. 당신이 제 보잘것없는 생명을 구해주실 수만 있다면 당신이 요청하는 것은 무엇이든 할 겁니다. 당신은 제 생명을 구했지 않습니까? 지금 날 죽이면 나를 구한 당신의 노력이 헛되지 않겠습니까? 그러니 제가 살아남을 수 있도록 해주십시오.”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그를 바라보았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소지빈이 너무 겁에 질려 있는 것을 보고 침착하게 말했다. "소지빈 씨, 사실 당신에게 좋은 여동생이 있다는 것은 운이 좋은 것 같단 말이지.."소지빈은 잠시 깜짝 놀라서 "그게...무슨 말입니까?"라고 말했다.
"예! 알겠습니다. 저는 죄를 속죄할 것입니다!" 소지빈은 시후가 어떻게 죄를 속죄해달라고 요청할 지는 몰랐지만 주저하지 않고 동의하며 소리쳤다. “저와 아버지, 그리고 엘에이치 그룹 모두가 속죄할 겁니다! 내일 절에 가서 향을 올리고 부처님께 엘에이치 그룹을 위해 더 많은 공덕을 쌓겠다고 다짐하며 절을 하겠습니다!”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부처님께 절을 하고 그들을 숭배한다고 당신네 가족들이 지은 죄가 그렇게 쉽게 해결될까요?”소지빈은 이 말을 듣고 당황하며 물었다. "은인이시여, 그게 무슨 뜻입니까?"시후는 침착하게 말했다. "당신들이 지은 죄는 너무 심각하기 때문에, 좀 더 경건하게 규율을 지키는 것이 당연하지. 내일부터 시작하여 서울에서 해남의 대흥사까지 삼보일배 하면서 걸어가는 것이 좋을 것 같은데. 가장 경건한 마음을 가지고 실질적으로 행동으로 당신들의 엘에이치 그룹이 지은 죄를 속죄하는 거지." 시후는 그렇게 말한 후 계산하며 말했다. "서울에서 해남까지 간다면 약 440km 정도 될 것이고, 세 걸음마다 절을 하면 속도가 훨씬 느려지겠죠.. 하루에 12시간 정도 걷을 수 있다고 쳐도 절을 하면서 걸으면 하루에 4km를 걷는 것도 어려울 텐데.. 그러면 꽤 오랜 시간 동안 걸어 다녀야 하지 않겠어? 사실 내 생각보다 빠르게 돌아온다면, 나는 당신을 3년 동안 계속 삼보일배 하며 걸어 다니게 만들 생각이야.”"예에?!" 소지빈은 이 말을 듣고 땅바닥에 쓰러지고 말았다. 그는 시후가 이런 식으로 자신을 처벌할 줄은 꿈도 꾸지 못했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해남 대흥사까지 쭉 가는데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다니.. 이건 날 죽이겠다는 심산이 아닌가..? 예전에 공심 그룹의 공은찬이 자전거를 타고 지방에서 서울까지 갔다고 들었는데.. 이것도 이미 내 상식을 뒤집는 행위였어.. 그런데 내가 삼보일배를 하면서 해남까지 걸어가는 건, 공은찬보다 훨씬 더 힘든 벌이 아닌가..? 그리고 빨리 돌아오면 3년이 될 때까지 삼보일배를 시키겠다니..?’시
사실 시후는 소지빈이 고은서를 좋아하고 있다는 사실을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다. 그는 사랑을 쟁취하는 것은 자유와 관련되어 있다는 생각에, 소지빈이 사랑하는 사람을 쫓아다니는 것을 간섭하고 싶지는 않았다. 사실 안세진은 시후에게 조금 더 이전에 개입할 것을 제안했지만, 그는 딱히 간섭하기 싫었다. 시후는 사람이라면 누군가를 좋아하고 다른 사람의 사랑을 받을 권리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상대방을 좋아하는 것이 공정하고 합리적이라면 그 누구도 간섭할 권리가 없다. 그러나 소지빈이 한 실수는 바로 스스로가 노력하여 사랑을 쟁취하고자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고은서에게 구애하기 이전에, 그는 이미 고은서를 마치 자신의 개인 소장품으로 여겼다. 시후가 고은서를 행사장까지 데려다 주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소지빈이 가장 먼저 생각한 것은 바로 시후의 신원을 조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그를 질타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아내의 차량 번호판을 조사하는 것 역시도 ‘사랑은 자유’라는 기본 원칙에 완전히 위배되는 행위나 다름없었다. 따라서 소지빈의 결정은 시후가 그를 처벌하겠다는 결심을 내리게 한 핵심이기도 했다. 시후가 그에게 최면을 걸었던 것은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었다. 최면은 매우 강력한 세뇌 기능이며, 시후는 영기를 매개체로 사용하므로 이런 종류의 최면은 치료조차 할 수 없다.시후는 소지빈과 합의할 때 말만 한다면, 소지빈이 엠그란드를 떠난 후 즉시 후회하고 도망칠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설령 대흥사까지 삼보일배로 간다고 하라도, 도중에 시후를 속이려고 최선을 다할 것은 뻔한 일이었다. 게다가 시후가 소지빈이 합의 내용을 잘 수행하고 있는지 계속 쳐다볼 수도 없는 노릇 아닌가. 유일한 해결책은 그에게 강한 최면을 걸고 자신과의 협의를 엄격하게 지키도록 하는 것이다. 이 최면 이후 그는 매시간 똥을 먹어야 하는 최우진과 같아졌고 누구도 그를 막을 수 없었다. 이제 그 누구도 소지빈 자신에 대한 요구를 포기하도록 만들 수 없게 된 것이다. 그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