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 방에 메시지를 보낸 후 시후는 온갖 메시지를 쉴 새 없이 받았다.가장 먼저 답한 사람은 민정이었다."은 선생님 걱정 마셔요! 제가 내일 꼭 찾아 뵙고 축하드리겠습니다!"이어 진원호 역시 곧바로 답을 보냈다. "아, 은 선생님! 초대에 감사드리며, 내일 꼭 가서 함께 축하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임 대표는 "은 선생님, 내일 제 아들과 조카를 함께 데려가도록 하겠습니다. 축하하는 김에 이 두 녀석들의 사죄도 다시 한 번 받아 주십시오!”초대받은 이들은 시후가 자신들에게 연락을 해주었다는 사실에 감격해 마지않았다. 왜냐하면 내일처럼 시후의 아내와 관련된 일에 참석하게 된다면 시후와 가까워질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유나는 내일 개업식을 하기로 한 것에 대해 살짝 후회가 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자신의 남편이 그녀를 위해 이렇게 성대한 행사를 준비했다는 걸 어찌 알겠는가?!집에 돌아온 유나는 내일 아침 개업식을 준비하기 위해 일찍 씻고 쉬기 위해 방으로 들어갔다.그 때문에 시후도 함께 방으로 들어가 잘 준비를 마쳤다. 하지만 그의 머릿속에는 온통 내일 어떻게 아내를 가장 주목 받는 여자로 만들 수 있을지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다.......다음 날.오늘은 바로 유나가 정한 사무실 개업일이다.사업을 시작하기 위해 마련해 둔 자본이 별로 없는데다, 이제 막 자영업의 세계로 걸음마를 뗀 유나였기에 그녀는 강남에서 조금 떨어진 사당에 위치한 영성 빌딩이라는 곳에다 사업장을 차렸다.영성 빌딩은 사실 엠그란드 그룹 계열사의 건물이었지만, 사실 언급할 가치가 별로 없었다. 엠그란드 그룹은 이런 부동산 운영까지 관리할 수는 없기에, 일부 중개 회사와 계약하여 대신해서 처리를 하는 편이었다.원래 시후는 이태리 부회장에게 영성 빌딩의 한 층 전체를 그대로 비워 유나에게 작업실을 만들어 주라고 말하고 싶었는데 유나에게 제대로 설명을 할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래서 그냥 유나가 자신이 가진 돈으로 작은
유나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조금 뒤, 사무실 유리창 너머로 지팡이를 짚은 채 유나의 큰 아버지와 혜준, 혜빈을 데리고 복도를 천천히 걸어오는 신회장이 보이기 시작했다.지난 번 혜준은 한 바탕 두들겨 맞고 경찰에 붙잡힌 뒤 할머니가 돈을 주고 풀려 났기에 시후를 본 그의 두 눈에는 분노가 가득했다.하지만 시후는 그를 상대하기 귀찮았다.오늘은 유나의 사무실 개업일에다가 자신은 괜히 그들과 시비에 휘말리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그들이 먼저 시비를 걸지 않는 한 시후는 먼저 도발을 할 생각이 없었다.그런데 혜빈이 다가와 비웃으며 말했다. "할머니 보고 인사도 안 드려? 그룹에서 나갔다고 굉장히 건방지게 변했네?"유나는 아무렇지 않은 듯 대답했다. "WS 그룹에서 우리를 쫓아냈으니, 우리는 이제 아무 상관없는 남남이거든.”"이런 망나니 같은!?" 신 회장의 지팡이는 맹렬하게 땅을 찔렀고, 그녀는 분노했다. "네 몸에는 WS 그룹의 피가 흐르고 있어! 그러니 넌 WS 그룹의 사람으로 태어났고, 죽어도 WS 그룹으로 죽는 거야!”시후는 이때 차가운 목소리로 냉정하게 말했다."너무 이중적이시네요. 예전에는 그렇~게 그룹에서 쫓아내겠다며 쳐다보지도 않다가, 갑자기 이제 와서 같은 집안 사람이라며 유나를 끌어들이려고 하는 이유가 뭡니까?”김혜준은 이를 갈며 말했다."어이, 지금 회장님께서 말씀하시는데 너 같은 무능력자가 끼어들 틈이 없다고!”시후는 그를 보며 물었다."지난 번에 정신차릴 정도로 제대로 안 맞았지? 내가 다시 교육 좀 시켜줄까?”김혜준은 그제서야 목을 움츠리고 가만히 서 있었다.지난 번 별장 일 때문에 그는 이미 시후가 어떤 힘과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 알고 있었다. 사실 자신은 말할 것도 없고, 10명이있더라도 상대가 되지 않을 것이기에 그냥 빨리 조용히 자리에 있는 게 나을 것이었다.이때, 유나는 처음으로 입술을 잘근 씹으며 고개를 돌려 신 회장을 바라보았다. "죄송하지만
시후의 말에 혜준은 경멸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비꼬듯 말했다."저기.. 은시후 씨.. 당신이 뭐 알아봤자 당신이랑 비슷한 것들만 알지, 자기가 뭐라도 되는 사람인 줄 알아? 무슨 거물들을 데리고 온다고?!”옆에 있던 혜빈은 "어우, 능력도 없는 주제에 허풍만 늘어가지고?! 오늘 개업식에 아무도 오지 않으면 내일 이 작업실은 온 동네 웃음거리가 될 텐데, 그때는 어떻게 할지 봐야겠네?”그녀의 말을 들은 유나는 겉으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속으로는 걱정이 되었다.개업식은 사실 대표의 인맥을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과 같았다.손님이 많이 찾아온다면 회사의 인맥이 엄청나고 실력도 있다는 증거로 생각되었고, 특히 유명인사라도 방문하게 된다면 사람들 사이에 입소문이 날 수 있는 그런 기회가 될 것이다.하지만 손님이 한 명도 없다면, 그녀의 회사는 어떤 회사와 협력을 할 수 있겠는가?만약 오늘 엠그란드 그룹에서 한 명이라도 온다면 아마 자신의 회사에 적지 않은 힘을 더해줄 것이다. 그러나, 유나도 또한 자신이 없었다. 과연 엠그란드 그룹이 자신을 상대할 수 있을지 확신이 없었기 때문이다.그러자 신 회장이 입을 열었다. “유나야 이제 10시가 다 되어가는데, 아직도 아무도 안 오지 않니? 이런 작은 사무실에 누가관심이 있겠어? 그러니 그냥 돌아와서 WS 그룹 일을 도와주면 이렇게 외면을 받을 일도 없고 능력도 뽐낼 수 있겠지!"유나의 회사의 오픈 사실을 알고 난 뒤, WS 그룹은 예전에 친분이 있던 일부 협력사에 연락을 했었다. 그러자 상대 회사들은 모두 유나가 WS 그룹에서 나왔다는 것을 알고는 그녀의 사무실 개업식에 오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더불어 유나의 회사 와도 함께 일하지 않겠다고 언급했다.그러니 신 회장은 감히 오늘 이곳에 유명한 귀빈은 단 한 명도 없을 것이라고 보증할 수 있었다.그렇게 되면 유나는 자연히 실망하게 될 것이고, 앞으로 자신은 유나를 자기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을 것이었다!유나는 마음이 급해졌고 아
그러나 그는 급하지 않았다. 이미 엠그란드에 초청장을 보낸 이상, 이태리 부회장이 불참하는 것은 감히 있을 수 없는 일이었기 때문이다.지금 도착하지 않은 이유는 아마도 축하 선물을 준비하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김창곤은 티를 내며 "어때? 아직도 인맥이 있다고 착각하고 있는 거야?"라고 물었다.곧 10시가 될 텐데.. 손님이 찾아오셨더라면 벌써 왔을 거야.문 앞은 텅 비어 먼지만 날아다니고 있었고 마치 아무도 나타나지 않을 것 같아 보였다."아버지, 이 병신은 진짜 손님이 한 명도 없어도 괜찮을 거예요. 정말 자기 신분이 어떤지.. 자신이 무슨 서울의 재벌가라도 되는 줄 착각하는 것 아니겠습니까?”라며 혜준은 시후를 비꼬았다.그때 갑자기 밖에서 시끌벅적한 소리가 들려왔다.“아이고, 어디야? 여기인가???”응? 이태형 대표? 시후는 지금 들어오는 사람이 과연 누구인지 궁금했는데, 그의 얼굴을 보자 지난번 로이드 그룹이 우은찬을 데리고 행사를 하다가 그 자리에서 벼락을 맞고 죽었던 일이 떠올랐다. 시후는 그 때 그 행사 이후 이태형 대표를 한 번도 못 봤다. 그런데 아내의 개업식에 그를 초청하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왔지?WS 그룹 가족들도 어안이 벙벙했다!이태형?? 아니 그 돈 많다는 갑부 이태형 대표가 어떻게 여기에 올 수 있단 말인가?이태형은 들어서자마자 시후가 서 있는 사무실로 달려 들어왔다.WS 그룹 사람들이 잠시 의아해하며 눈을 마주치자 김창곤은 발을 한 걸음 내디디며 입을 열었다.“며칠 전에 한 무역회사 대표님을 알게 되었는데.. 이 대표와 친하게 지냈다고 하던데.. 이태형 대표에게 날 소개한 것 아니겠어?"말을 마친 김창곤은 옷을 한 번 추스르고는 이태형 대표를 마중 나갔다.신 회장은 감히 대단한 사람인 척 행동하지 못하고 큰 아들의 뒤를 따라 문 입구로 걸어 나왔다.뚱뚱한 체형의 이태형이 다가왔고 그는 재빨리 시후의 곁으로 다가갔고, 김창곤은 아는 척도 하지 않고 무시하며 말했다. "은
이태형의 말에 WS 그룹 사람들은 충격에 휩싸였다.이렇게 갑부로 유명한 이태형이 유나를 축하해주러 직접 왔다고?!이것들이 언제 이렇게 부자들과 알게 된 거야? 이런 인맥이 생겼다고?김창곤은 마음속으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게다가 상대방이 이렇게 자신을 무시할 줄은 몰랐고, 혹시라도 비위를 상하게 한다면 자신에게 욕을 퍼부을 것 같은 얼굴을 했던 것을 떠올리니 갑자기 안색이 어두워졌다. 그래서 그는 급히 뒷걸음질 쳐 한쪽 구석으로 자리를 옮겼다.혜빈은 의심 가득한 얼굴로, 나지막하게 곁에 있던 김혜준에게 물었다. "저 뚱보가 정말 그렇게 갑부야? 어떻게 온 거야? 그리고 저런 쓰레기가 무슨 저런 사람의 축하를 받을 수 있어?"김혜준은 고개를 가로 저으며 나지막하게 돌아섰다. “아닌 것 같은데..?"여기에 있던 사람은, 이태형을 만난 적이 없었다.눈앞에서 저렇게 시후에게 빌빌대고 있는 이태형은 자신들이 소문으로 듣던 사람과 전혀 다른 인물 같아 보였다.이때 이태형은 가방에서 작은 상자를 하나 꺼냈다. 그리고 그는 유나에게 그 상자를 건네며 "사모님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라고 공손히 웃으며 말했다. “사모님께서 회사를 개업하신다고 하여, 제가 준비한 작은 성의입니다. 꼭 받아 주십시오!"유나는 살짝 당황했다. 사실 그녀는 그를 초대하지도 않았고, 이태형이라는 사람도 모르는데 그저 선물을 준다고 덥석 받을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그러자 옆에 있던 시후는 그녀를 바라보며 빙긋 웃었다. "여보, 이건 이 대표님의 성의니까, 받으면 될 것 같아요!"유나는 그제서야 상자를 받아 들고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 그런데 갑자기 혜빈이 옆에서 "유나야 선물을 주시는데, 우리도 좀 보게 해줘!""맞아, 이 대표님은 엄청 유명한 재벌이신데.. 분명 선물도 엄청난 걸로 골라 오셨을 거야!" 김혜준도 혜빈의 말에 동의하며 힘을 실어 주었다.유나는 시후를 한 번 바라 보고서, 여러 사람들의 시선 속에서 선물상자를 열었다.매우 정교하게
모든 빌딩의 사람들이 모두 이 난리통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궁금해 밖으로 나오거나 쳐다보고 있었다. 그저 회사 하나가 개업했을 뿐인데.. 이게 무슨 일인가?사람들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회사 입구에 있는 사람들을 훑어보았다.유나는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 비록 몇몇 사람에게 초청장을 보내긴 했지만.. 사실 그녀와 별로 친분이 없는 사람들이라 올 사람들이 아니었고, 게다가 자신이 아는 사람들 중에서는 저렇게 고급차를 끌고 선물을 줄 사람은 없어 보였다."와.. 저 꽃바구니 엄청 비싸 보인다.. 한 개만 해도 100만 원은 되는 것 같아!!”"와우, 이 저 화환도 좀 봐~~ 꽃들이 너무 예쁘다!!!"“저기 저거 네덜란드산 튤립 아니야? 희귀 난초도 있네? 그리고 저거 수천 만 원짜리 몬스테라 아니야? 저거 외국에서 들여와서 키우면 진짜 비싸다고 하던데??"고 말했다."어쩐지.. 해외에서 운송된 뒤에 바로 이곳으로 운송된 것 같아!""이렇게 보면 저거 다 금액이... 와.. 대체 얼마야?”"여기는 모두..... 화환만 해도 20개... 그럼...총 가격이 한 수천만 원 될 것 같은데?"“와 미쳤다.. 개업식 하나 하는데 화분이랑 화환만 수천만 원을 준다고?!""아니.. 꽃들은 얼마 못 가고 며칠 뒤에 다 시들어버리는 데.. 진짜 돈 낭비다.....”사람들의 수근댐을 듣고 있던 신 회장은 참지 못하고 침을 삼켰다.그녀도 꽃 심기를 좋아하여 자신의 집 앞 마당에 각양각색의 꽃을 심어 두었다.하지만 이렇게 해외에서 유명하고 값비싼 꽃씨를 얻기는 굉장히 힘들었다.혜빈은 할머니의 눈이 돌아가는 것을 보고 목소리를 낮추어 말했다. "할머니, 네덜란드 튤립을 너무 좋아하시던 게 기억이 나요.. 아까워서 사지 못하고, 국내산 튤립을 사셨잖아요? 그런데 도대체 누가 유나에게 이렇게 귀중한 선물을 하는 걸까요?"신 회장은 자신의 튤립을 다른 사람의 네덜란드 튤립과 비교한다고 생각하니 정말 짜증이 났다.그러자 그녀는 속으로 더욱 질
구경하든 사람들은 발 빠르게 길을 터주었다.그들의 눈에는 아름답고 매혹적인 이태리 부회장과 송민정 대표 두 사람만 보였다. 두 미녀는 각각 몸에 딱 맞는 정장을 입고 웃는 얼굴로 밖에서 나란히 걸어 들어왔다.그녀들 뒤에서, 임 대표의 뒤에는 임현우가 따라오고 있었다. 진원호는 진설아와 진동오를 데리고 왔고, 최 선생은 소희를 데리고 함께 걸어 들어왔다. 그리고 이화룡은 그들 모두의 뒤에서 따라오고 있었다.혜빈은 이 광경을 보면서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입을 떡 벌리고 있었다.이 사람들 중에서 어떤 사람도 쉽게 만날 수 있는 인물은 아무도 없었다.그런데 이 사람들이 모두 이곳에 모여 김유나를 축하하게 될 줄은 몰랐던 것이다. 이것은 정말 그녀의 마음을 너무나도 비참하고 괴롭게 만드는 일이었다!오늘 오전 까지만 해도 그녀는 자신의 지위에 대해 엄청난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고, 그녀는 자신이 좋은 집안의 자제라고 생각했다. 그러니 자신은 서울에서 꽤 유명한 자제들 중 하나라고 자부할 수 있던 것이다.왜냐하면 자신도 용모가 출중하고, 고백하는 사람들도 꽤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대학생 시절, 그녀는 여신으로 불리기도 했기에.. 이렇게 여러 해 동안, 그녀는 자기 사촌과 알게 모르게 경쟁을 하고 있었다.사실 자신은 유나보다 더 좋은 남편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했고, 그렇게만 된다면 각 방면에서 모두 그녀를 짓누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지금 그녀는 모든 점에서 유나에 비하여 나은 것이 하나도 없었다. 그녀는 자신의 지금 상황이 거지같다고 느껴졌다.‘어떻게 지금 내가 김유나보다 못한 대접을 받을 수가 있어? 김. 유. 나!!! 대체 무슨 개수작이야?!’ 유나를 바라보는 혜빈의 눈빛에 드러난 시샘은 감추어 지지 못했다.유나는 지금 자신 스스로도 굉장히 혼란스러운 상태였기 때문에 혜빈을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이 때문에 그녀는 참지 못하고 시후를 바라보며 나지막하게 물었다.“시후 씨, 이 사람들 당신이 다 모셔온
역시 시후 씨 때문에 왔구나...이 말을 듣자 유나는 저도 모르게 곁에서 다른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는 시후를 살짝 쳐다보았다. 그녀는 뭔가 알게 모르게 질투가 나기 시작했다.어째서 자신의 남편이 이룸 그룹의 대표에게 이렇게 큰 관심을 받고 있는 걸까? 정말 남편은 갈수록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이 되어가는 것 같았다.뒤이어 이태리 부회장도 유나의 앞으로 걸어왔고, 그녀에게 악수를 건넸다. "사모님, 개업을 축하드려요~ 우리 엠그란드 그룹에서는 여러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있는데, 사모님과 함께 앞으로 협력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정말요?! 그게 정말이에요 부회장님?" 유나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당초, WS 그룹은 엠그란드 그룹과의 계약을 따내 한 때 온 집안이 흥분에 휩싸여 있었다. 만약 자신이 수 십억 자리 계약을 딸 수만 있다면 더 없이 감사할 따름일 것이다.이태리 부회장은 이때 빙긋 웃으며, "물론이죠~ 사모님, 엠그란드는 현재 모두 합쳐서 100억 원 정도의 인테리어 및 건축 사업을 예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만약 사모님께서 감당하실 수 있다면 모두 계약을 체결하고 돌아갈 예정입니다~!"옆에 있는 WS 그룹 가족들은 모두 질투로 미쳐버릴 지경이었다!100억? 100억이라고?? 프로젝트가?! 모두 다 유나에게?! 이게 무슨 일이야??엠그란드 그룹 이태리 부회장이 머리가 좀 이상해진 게 아니라면 저런 결정을..?저렇게 큰 회사가 이런 작은 회사의 대표에게 직접 프로젝트 제안을 해?!100억짜리 프로젝트 중 WS 그룹에 조금만 떼 주어도 앞으로 유나는 별 문제없이 WS 그룹의 프로젝트보다 더 많은 일들을 할 수 있을 것이었다. 신 회장은 마음이 몹시 불편했다. 이렇게 유나가 엄청난 능력이 있었다면, 자신은 그녀에게 무릎을 꿇고서 라도 그녀를 WS 그룹 집에 남겨 두어야 했다!이쯤 되자 그녀는 이번에 무슨 말을 해서라도 유나를 그룹으로 데리고 가야, 엠그란드 그룹과의 프로젝트도 되돌릴 수 있을 것임을 직감했
이 시각, LCS 그룹의 콩코드 여객기는 공항 활주로의 끝에서 대기 중이었다. 가느다란 기체와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은, 이 비행기를 마치 유령처럼 보이게 만들었다.이 비행기는 시후가 미리 준비해 국내에서 멕시코까지 보낸 전용기로, 그를 귀국시키기 위한 것이었다. 민간 항공이나 일반 전세기는 환승이나 준비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이 콩코드기는 전체 비행 시간을 절반으로 줄여줄 수 있었다.시후가 탄 차량이 공항 활주로에 진입하자마자, 기체 내부에서 탑승문이 열렸고 두 사람이 빠르게 내려와 계단 아래 좌우에 나란히 서서 정중히 대기하고 있었다. 이 둘은 바로 시후의 왼팔, 오른팔이라 할 수 있는 인물들로 한 명은 바로 버킹엄 호텔의 책임자 안세진, 나머지 한 명은 뒷골목의 실세 이화룡이었다.두 사람 모두 시후의 지시로 이 전용기를 타고 국내에서 멕시코까지 날아왔지만, 정작 그들은 왜 시후가 자신들을 이렇게 먼 곳까지 불렀는지 아직 알지 못했다.이화룡은 시후가 탄 차량이 다가오는 것을 보며, 낮은 목소리로 안세진에게 물었다. “부장님, 도련님께서 우릴 멕시코까지 부른 이유가 뭔지 아십니까?”안세진은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 “모르지... 나도 그냥 도련님이 오라고 하셔서 비행기를 타고 같이 온 거야. 이후 일정은 나도 모르지.”이화룡은 혀를 차며 말했다. “쯧쯧, 제 생각엔 도련님께서는 이번에 당장 떠날 준비를 하시는 것 같은데요. 아 참... 난 무슨 일 시킬 줄 알고 기대했잖아… 게다가 온 김에 정통 멕시코 타코를 좀 먹어볼까 했는데 말입니다...? 제가 타코를 꽤나 좋아하잖아요. 국내에서도 파는 데가 있긴 한데, 뭔가 제대로 된 맛이 아닌 것 같아서 말이죠. 원래 음식은 그 나라에서 먹어야 진짜 맛이 나는 거 아니겠습니까.”그러자 안세진은 웃으며 말했다. “타코를 먹는 건 급한 일이 아니니까, 나중에 도련님이 시키시는 일이 끝나고 내가 제대로 자리를 마련해주도록 하지!” 그리고는 곧이어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하지만 여기 멕시코에서는
시후는 장모 윤우선이 감옥 안에서 그런 별명을 스스로 붙였을 줄은 몰랐다. 베드포드 힐의 귀신도 벌벌 떠는 수감자라니... 솔직히 말해, 이 별명은 들으면 들을 수록 묘하게 인상적인 것 같았다. 하지만 시후는 놀라지 않았다. 그게 바로 장모 윤우선의 전형적인 스타일이었기 때문이다. 윤우선은 바로 뒷배만 믿고 날뛰는 약자라고 하기에는 뭔가 애매하지만, 뒷배가 있다면 남을 괴롭히는 스타일이라면 딱 들어맞는 인물이었다.예상치 못하게 불과 이틀, 사흘 사이에 교도소 내에서 그런 존재가 됐다니 윤우선은 정말 감탄할 만한 적응력을 가지고 있는 듯했다. 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그래요, 그럼 그냥 두지 뭐. 본인이 즐거우면 된 거지... 내가 뉴욕에서 볼일을 다 보고 돌아오면, 장모님께서 베드포드 힐의 귀신도 벌벌 떠는 수감자든, 미친 듯 날뛰는 멧돼지가 됐든 간에, 어쨌든 그때는 무조건 나오셔야죠.”성도민은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그럼 은 선생님 연락을 기다리겠습니다.”“그렇게 하죠.” 시후는 미소 지으며 말했다. “그럼 가서 볼일을 처리하고, 나는 버스 쪽으로 가서 아직 정리 안 된 일이 있는지 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네, 은 선생님. 그럼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성도민은 공손히 인사를 한 뒤 자리를 떴다.시후는 대형 버스에 올라탔다. 그는 구조된 사람들 한 명 한 명 악수를 하며 인사를 나눴고, 동시에 아주 미세한 영기를 그들의 몸속으로 전해주었다. 물론, 사람들은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마지막으로 시후가 악수한 사람은, 예전에 자신에게 봉골등을 건넨 할머니였다. 시후는 그 할머니의 손을 잡으며 진심 어린 표정으로 말했다. “어르신, 제 부하들이 어르신과 아드님을 먼저 귀국시킨 뒤 생활상의 문제들도 도와드릴 겁니다. 주소도 기록할 거고요. 제가 귀국한 후에 직접 어르신 댁으로 찾아 뵙겠습니다.”할머니는 감격스러우면서도 당황한 듯 말했다. “은... 은 선생님... 그게 어찌 가능하겠습니까. 저희는 은인 덕분에 살아난 사람들이니,
“예 알겠습니다! 이해했습니다!” 성도민은 그 때 다소 흥분한 상태였다. 비록 그는 오랫동안 블랙 드래곤을 이끌어왔지만, 블랙 드래곤이 자체 위성 통신 시스템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 했었다. 이건 단순히 조직의 업그레이드를 넘어, 질적으로 비약적인 발전을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나훈구가 시리아로 가는 것을 승낙했기에, 시후는 그를 다른 사람들과 함께 버스에 태우지 않고, 성도민에게 지시하여 그를 다른 대원들과 함께 따로 차량으로 이동하게 하도록 지시했다.이때 성도민이 시후에게 말했다. “은 선생님, 저희 쪽 사람들이 구지화의 행방을 찾아냈습니다. 그녀와 그녀의 정부는 현재 라스베이거스에 숨어 있으며, 구지화를 뉴욕으로 데려오기만 하면 장모님 쪽의 혐의는 완전히 벗을 수 있을 겁니다. 언제쯤 행동을 개시할까요?”“구지화?” 시후는 살짝 눈썹을 찌푸리며 물었다. “뉴욕 공항에서 우리 장모님과 접선했던 그 여자 말인가?”“예 맞습니다.” 성도민이 대답했다. “그 여자의 본명은 황수향이라고 하고, 김미화와 비슷한 부류의 인간입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담담히 말했다. “우선은 계속 감시만 하도록 합시다. 나도 아직 뉴욕에서 처리할 일이 남아 있으니, 지금은 성급하게 움직이지 말고 내가 필요하다고 할 때 그때 데려오도록 하죠.”“예 알겠습니다.” 성도민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럼 대원들에게 24시간 밀착 감시를 하라는 지시를 내리고, 언제든지 행동할 수 있도록 대비시켜 두겠습니다.”시후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고, 그에게 물었다. “우리 장모님은 교도소 안에서는 잘 지내고 계시죠?”성도민은 머리를 긁적이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그게... 은 선생님, 이걸 어떻게 말씀드려야 할지...”시후는 무심하게 말했다.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그냥 하세요.”성도민은 두어 번 기침을 하더니 말했다. “크흠... 장모님께서... 지금 베드포드 힐 교도소에 계신데... 말 그대로 물 만난 고기처럼, 돌아갈 생각을 안 하시는 것 같
나훈구의 전공은 IT였고, 그 중에서도 위성 통신이 바로 그의 세부 전공이었다. 원래 그는 과학기술 연구와 개발 능력이 매우 뛰어난 전문가였다. 하지만 나이가 다소 많다는 이유와 대부분의 통신 업계 기업들이 시장 점유율이 안정된 상태에서 이익만을 추구하며 신기술 개발에 큰 투자를 하지 않는 상황이 겹쳐 그동안은 만족할 만한 직장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사실 전문 기술자에게 가장 가슴 아픈 일은 바로 해고당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야망을 펼칠 수 있는 진정한 환경을 만나지 못하는 데 있다. 그러나 시후의 말 한마디가, 나훈구에게는 엄청난 격려로 다가왔다. 시후는 그저 한 마디를 던진 것일 뿐이었지만, 블랙 드래곤을 위한 자체 위성 통신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결심을 내보였고 이와 같은 결단력은 보기 드문 일이라고 할 수 있었다.나훈구는 자신의 능력과 포부를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기회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기에, 시후의 말을 듣고 몹시 흥분하고 들뜬 상태가 되었다. 그는 거의 아무런 망설임 없이 바로 소리쳤다. “은 선생님! 저를 믿고 이 일을 맡겨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반드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옆에 있던 성도민을 향해 말했다. “성도민 씨, 형님이 시리아에 도착하면 세후 연봉을 백만 달러로 지급하도록 하세요. 게다가 그쪽은 꽤나 멀기 때문에 매년 오십만 달러의 정착 지원금도 별도로 지급하고, 만약 프로젝트가 품질과 일정 모두 만족스럽게 진행되면 성과급도 따로 지급하는 걸로 하죠.”성도민은 즉시 공손하게 대답했다. “은 선생님, 안심하십시오! 시키신 대로 잘 준비하겠습니다!”옆에 있던 나훈구는 갑자기 긴장한 듯 손을 저으며 말했다. “안 됩니다, 안 됩니다... 은 선생님! 제 목숨을 구해주신 분께 제가 어떻게 돈을 받을 수 있겠습니까... 이건 말도 안 되는 일이지요...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먹고 자는 것만 해결해 주신다면 나머지는 저는 한 푼도 필요 없습니다.”시후는 손을 내저으며 단호하게 말했다. “형
시후 은 웃으며 말했다. “형님, 월급을 받지 않겠다고 하면, 미국에 있는 아내와 자식들은 어떻게 하시려고요?”“괜찮습니다...” 나훈구는 매우 단호하게 말했다. “사람은 은혜를 알면 반드시 갚아야지. 만약 은 선생님이 아니었다면, 아내와 자식들은 제가 실종된 줄 알고 평생 불안에 떨며 여기저기 정보를 찾아 헤맸을 겁니다. 결국 제가 살해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경찰로부터 자세한 내막까지 듣게 될 테고, 그땐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고통스럽고 비통해 했겠죠...” 이 말을 하며, 나훈구는 시후를 바라보다가 목이 메어 말했다. “제 목숨을 구해주신 건 물론이고, 제 아내와 자식들이 그런 극도의 슬픔을 겪지 않게 해주셨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선생님은 저뿐만 아니라 제 가족들도 구하신 겁니다. 제가 살아 있는 것만으로도 그들에게는 최선의 결과가 될 테니까요. 생활고야 어찌 되든, 저는 가족들이 충분히 견뎌낼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다만 조금 힘들게 살 뿐이죠.”시후는 나훈구의 단단한 표정과 흔들림 없는 눈빛을 보고는, 마음속 깊이 감동을 느꼈다.잠시 후, 그는 성도민을 불러 곁으로 오게 하더니 말했다. “성도민 씨, 이 분은 IT 분야의 전문가, 나훈구 씨입니다. 나는 블랙 드래곤에 반드시 이런 인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니, 그를 데리고 중동으로 돌아가도록 하세요.”성도민은 기쁘게 말했다. “그거 정말 잘 됐습니다! 지금 블랙 드래곤에서는 IT 분야 하드웨어 구축을 강화하려는 참이었는데, 바로 이런 인재가 필요했습니다. IT 인프라와 미래 로드맵을 같이 설계해줄 수 있는 전문가가 필요했거든요!”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좋습니다! 내가 보기엔, 앞으로 블랙 드래곤은 IT 기업들과 협력해서 자체 위성을 제작하고, 상업 위성 발사 기업을 통해 발사하여 자체 위성 통신 시스템을 구축해야 합니다. 블랙 드래곤 내부의 통신은 보안 수준이 매우 높아야 하기 때문에, 외부 통신망이나 서비스 업체에 의존하면 100% 보안을 보장할 수 없습니다. 그렇기
시후의 질문을 들은 나훈구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고개를 저으며 씁쓸하게 웃었다. “지금 이런 상황에서, 무슨 계획이 있겠습니까. 간신히 은 선생님의 은혜로 살아남았으니, 일단은 미국으로 돌아가서 다른 방법을 생각해봐야죠...”시후는 그를 바라보며 아주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형님, 이미 멕시코까지 와서 선원 일을 하려 하셨던 걸 보면, 미국으로 돌아가도 마땅한 일을 찾기는 힘들지 않을까요?”시후의 이 말을 들은 나훈구의 표정엔 다소 민망함과 무력감이 함께 떠올랐다. 그는 한숨을 깊게 내쉬며 말했다. “괜찮은 일을 못 찾으면, 그냥 허드렛일이라도 해야지 뭐... 우리 어머니도 식당에서 일하셨는데, 저라고 못할 이유는 없지 않겠습니까.”시후는 그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형님, 제 생각엔 차라리 이렇게 하시는 것이 나을 것 같습니다. 어차피 이제 밖으로 나오셨으니 굳이 그렇게 서둘러 돌아가실 필요는 없잖아요? 형님은 IT 쪽 일을 하셨다면서요. 그렇다면 이후엔 블랙 드래곤에서 일해보시는 건 어떻습니까? 블랙 드래곤은 현재 중동을 거점으로 해서 해상과 항공 양쪽으로 전 세계에 영향을 뻗어 나가고 있습니다. 분명 IT 분야의 수요는 앞으로 점점 더 많아지게 될 것이고, 수준도 높아질 겁니다. 형님 같은 인재가 절실히 필요해요.”시후가 이 말을 할 때, 그의 마음속에는 이미 두 가지 시나리오가 있었다. 만약 나훈구가 이 제안을 받아들인다면 최상의 결과일 것이었다. 그는 성도민에게 충분한 보상을 준비시키고, 곧바로 중동으로 데려갈 계획이었다. 하지만 나훈구가 거절한다면, 여기서 벌어진 비밀들을 알고 있는 그를 미국으로 그냥 돌려보낼 순 없었다. 그렇기에 다른 구출된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오늘 일에 대한 기억을 완전히 지워야 할 것이다.다만 시후는 가능하면 그 두 번째 방법은 쓰고 싶지 않았다. 적어도 자신과 인연이 닿은 사람이고, 이렇게 큰 사건을 겪은 이상 그에 걸맞은 기회도 줘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기억을 지워버리면, 그에겐 이 피비린
때로는, 평생을 바쳐도 이성 무인에서 삼성 무인으로의 도약조차 이루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이성 무인이란, 사실 대부분의 무인들이 평생 머무는 한계점과도 같았다. 하물며, 삼성에서 사성, 사성에서 오성, 오성에서 육성으로의 도약은 더더욱 어려운 일이다.그런데 이번에 시후가 건넨 이 한 잔의 술이, 백 명이 넘는 사람들에게 단숨에 수련 경계를 뛰어넘게 해주었다는 건, 그들에겐 말 그대로 기적과도 같은 일이었다.블랙 드래곤에서 가장 강한 실력을 가진 성도민은 자신과 함께한 대원들을 돌아보았다. 그들 대부분이 수련 능력이 상승한 것을 발견하고는, 성도민은 가슴 속 깊은 감격을 억누르지 못했다. 그러자 그는 시후를 다시 바라보며, 감격과 동시에 경외심 가득한 눈빛으로 무릎을 꿇은 뒤 공손히 말했다. “저 성도민은 은 선생님의 하늘과 같은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저는 은 선생님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하겠습니다!”다른 블랙 드래곤의 구성원들도 즉시 정신을 차리고, 성도민을 따라 시후 앞에 모두 한쪽 무릎을 꿇고 소리 높여 외쳤다. “저희들은, 은 선생님의 하늘과 같은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저희들 역시도 은 선생님을 위해서라면, 그 모든 것들을 하겠습니다!”시후는 눈앞에 있는 100여 명의 블랙 드래곤 대원들을 바라보았다. 시후는 그들의 눈에 맺힌 눈물과 결연한 표정을 보고는 이들이 자신의 확고한 동료가 되어줄 것임을 느꼈다. 만족스러운 마음에 그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힘찬 목소리로 말했다. “나 은시후는, 앞으로 결코 여러분의 신뢰를 저버리지 않겠습니다! 블랙 드래곤이든 여러분 각자든, 앞으로 반드시 날개를 펼쳐, 저 넓은 하늘을 훨훨 날게 될 겁니다!”이 말을 들은 대원들은 곧바로 가슴이 뜨거워지며 피가 끓어오르는 것을 느꼈다.이때, 지하 수술실을 불태우고 있던 화염은 이미 지상까지 뜨겁게 달궈 놓았고, 불꽃은 땅 위의 건물까지 번지고 있었다. 이에 시후는 성도민에게 말했다. “성도민 씨, 이제 시간이 됐습니다다. 모두 질서 있게 철수하도
시후의 구호가 떨어지자, 그와 함께 모든 대원들이 술잔을 들어 잔 속의 소주를 단숨에 들이켰다.시후에게 있어 이 술에 담긴 영기는 이미 아주 미미한 수준이었기에, 몸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았다. 그러나 블랙 드래곤 대원들이 느끼는 기운은 완전히 달랐다! 그들은 애초에 이 술에 이토록 강력한 에너지가 담겨 있을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대원들이 술을 한 번에 들이켰을 때 온몸에 강렬한 온기가 복부에서 시작해 단전으로 몰려들었고, 곧이어 기운은 마치 산을 무너뜨리고 바위를 쪼개는 듯한 맹렬한 기세로 팔맥을 향해 폭발적으로 밀려들었다!무술가들에게 있어 자신의 실력 향상은 두 가지 핵심 요소와 밀접하게 연결된다. 첫 번째는, 기경팔맥 중 몇 개의 경맥이 열려 있는가라고 할 수 있다. 이는 무술가들의 경지와 실력을 판단하는 가장 근본적인 기준이다. 경맥을 많이 열수록, 무술가의 등급과 전투력도 함께 높아지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이미 열린 경맥이 얼마나 잘 순환되고 있느냐이다. 대부분의 무술가들은 몇 개의 경맥 만을 겨우 열 수 있을 뿐, 모든 경맥을 완전히 순환시킬 수는 없다. 이것은 마치 사람의 코에 있는 양쪽 콧구멍과도 같아서, 누가 더 뚫려 있느냐에 따라 들숨의 양이 달라지듯 경맥도 얼마나 원활히 순환되느냐에 따라, 에너지 흡수량이 달라지게 된다. 지금 이 소주 안에 담긴 영기는 그들에게 단순히 경맥을 몇 개 더 열게 해준 것이 아니라, 기존에 뚫려 있던 경맥까지 더 넓고 강하게 만들어 주었다. 즉, 두 가지 방향에서 동시에 무술가들의 실력을 향상시킨 것이다.그래서 이 순간 블랙 드래곤 대원들은 하나같이 깜짝 놀라며 자신의 몸속에서 터져 나오는 그 엄청난 기운이 자신이 오랫동안 뚫지 못했던 다음 단계의 경맥까지 열도록 밀어붙이고 있다는 사실에 크나큰 충격과 감동을 받았다.잠시 후 누군가 감격에 찬 목소리로 외쳤다. “나... 나 네 번째 경맥을 뚫었어! 진짜야! 네 번째 경맥이 열렸어!!”곧이어 또 다른 사람이 외쳤다. “나도!
조금 전 까지만 해도 꽤 오랜 시간 동안 시후는 지하 수술실에 있었고, 소이연은 다른 블랙 드래곤 대원들과 함께 들어오긴 했지만, 지상에 남아 있었기 때문에 두 사람은 서로 마주칠 기회가 없었다. 그래서 시후는 이제서야 소이연도 멕시코에 왔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었다.이 순간, 소이연은 사랑이 가득 담긴 눈빛으로 시후를 바라보며, 수줍게 말문을 열었다. “은 선생님... 리더가 선생님께서 업무가 있다고 삼성 이상 무인들만 참여할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제가 딱 맞는 위치라... 바로 한국에서 비행기를 타고 왔어요.”시후는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웃으며 물었다. “이번엔 본래 신분을 사용하진 않았겠죠?”“아니에요.” 소이연은 다른 블랙 드래곤 대원들에게 등을 돌린 채, 시후를 향해 장난스럽게 혀를 살짝 내밀고는 말했다. “이번엔 완전히 새 신분으로 왔어요~”“좋습니다.” 시후는 미소 지으며 손에 든 소주를 그녀에게 건넸고, 조금 전 다른 대원들에게 했던 것처럼 공손히 말했다. “오늘 수고 많았어요.”소이연은 급히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니에요, 전혀 힘들지 않았어요... 은 선생님께 충성을 다할 수 있는 건, 제게는 큰 영광이에요!”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됐어, 자리에 돌아가요. 돌아가는 길에 이야기 더 하는 걸로 하고. 오늘 밤엔 나랑 같이 미국으로 돌아가죠. 좀 도와줘야 할 일이 있어서요.”소이연은 약간 불안한 표정으로 물었다. “은 선생님, 탐정... 아직도 절 추적하고 있잖아요. 제가 미국에 가면 혹시 폐를 끼치게 되지 않을까요...?”시후는 고개를 저으며, 감회 어린 어조로 말했다. “제이크 한은 이제 이연 씨를 추적하지 못해요. 얼마 전 그 친구한테 사고가 있었거든. 그 이후로 그가 맡았던 사건들도 대부분 흐지부지 종결됐죠. 게다가 이연 씨는 이미 새로운 신분으로 바꿨잖아. 문제없을 겁니다.”“그럼 정말 다행이에요! 은 선생님께 폐만 안 된다면 저는 뭐든지 다 좋아요! 은 선생님 말씀만 따를게요!”그제야 소이연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