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후는 이토 나나코가 객실로 걸어 들어오는 것을 보고 웃으며 말했다. "회장님을 만나러 왔어요. 부탁을 했거든요.”"그럼 시후 군의 문제는 어떻게 해결됐나요? 제 도움이 필요 하신가요?""아니에요. 모두 해결됐고, 이토 유키히코 회장님과 오랜만에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어요.”이토 유키히코는 급히 딸에게 손을 흔들며 신이 나서 말했다. "나나코, 은 선생님이 앞으로 내 다리를 원래 상태로 되돌릴 기회가 있을 수도 있다고 말씀하셨다!""정말요?!" 이토 나나코는 눈을 크게 뜨고 충격과 흥분 가득한 눈빛으로 시후를 바라보았다. "시후 군, 정말 아버지를 예전의 모습으로 되돌릴 수 있는 방법이 있나요?""기회가 있을 텐데, 아직 때가 오지는 않았어요.”이토 나나코는 이 말을 듣고 기분 좋은 듯 말했다. "정말 좋을 것 같아요! 시후 군이 기회가 있다고 했으니 기회가 반드시 있겠죠?”이토 유키히코는 기분이 좋아서 서둘러 시후에게 말했다. "은 선생님, 나중에 함께 점심 식사를 하시죠. 제가 한 턱 내겠습니다!”시후는 다른 계획이 없었기 때문에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다. "네, 그렇다면 함께 식사하시죠.”이토 나나코는 더욱 기뻐하며 서둘러 말했다. "그럼 케이터링 부서에 전화해서 룸을 예약해 둘게요.” 그녀가 말을 하고 있을 때, 급하게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이토 나나코의 이모 이토 에미는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분명히 초인종이 있는데 왜 문을 두드리는 거지? 정말 무례하군?!"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서서 말했다. "오빠, 은 선생님, 앉아 계세요. 제가 가서 살펴보겠습니다." 이토 에미가 문으로 걸어가자 곧 문에서 소음이 들렸고 시후는 누군가가 무례하게 소리치는 것을 들었다. "우리 도련님이 당신에게 기꺼이 두 배의 보상금을 지불할 의향이 있다니까요? 그러니까 그냥 받으라고요!”이토 에미는 큰 소리로 말했다.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예요?!! 당장 가지 않으면 경찰에 신고할 겁니다!"상대방은 즉시 소리쳤다
"창신 그룹?" 시후는 이 네 글자를 들었을 때 비꼬아 댔다. "나는 LCS, 엘에이치, Koreana 그룹은 들어봤지만 창신 그룹에 대해서는 들어본 적이 없는데..?"그러자 상대방은 즉시 분노하며 소리쳤다. "창신 그룹에 대해 들어 본 적이 없다고?! 미친 거 아니야..?! 창신 그룹은 중국 본토에 수천 억대의 자산을 보유한 공장을 가지고 있는 아시아 최대의 건축 자재 취급 회사야! 그리고 우리 도련님은 중국에서 종천우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며 혜리에 뒤지지 않는, 현재 중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남자 아이돌 가수라고!"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일부러 칭찬하는 어조로 말했다. "아하~ 그렇게 대단하신 분이..?! 그럼 당신의 도련님은 혜리의 남자 버전인가?"그러자 다른 사람은 눈썹을 치켜 올리며 소리쳤다. "물론이지! 혜리는 한국에서 톱스타이고, 우리 도련님은 중국에서 톱스타이지! 혜리의 집안도 대단하고, 우리 도련님 집안도 굉장히 대단해! 그러니 두 사람 모두 연예계에서 엄친아 엄친딸로 유명해!”시후는 이렇게 말했다. "정말 미안하지만.. 왜 나는 종천우..?라는 이름을 들어본 적이 없을까..?"상대방은 경멸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어이, 당신은 뭐야? 종천우를 못 들어 봤다고? 우리 대륙의 톱스타를 못 알아본다고?”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나는 일년 내내 한국에 살아서 그런지 종천우라는 사람에 대해서는 들어본 적이 없어서.. 중국사를 쓰는 이중톈 교수는 들어본 적이 있는데 말이지..?”상대방은 얼굴이 붉어지며 분노했다. “이 자식이?! 일부러 사람 열 받게 만드는 것 같은데!?”시후가 다시 입을 열려고 할 때, 안세진이 재빨리 달려와 즉시 소리쳤다. "뭐하는 겁니까? 누가 이곳에 오라고 했죠?”청년은 뒤를 돌더니 안세진을 발견하고는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당신 누구야?”"저는 이곳의 총지배인입니다!" 안세진은 냉랭하게 말했다. "누가 여기 와서 난동을 피우라고 했죠?"그러자 청년은 즉시 말했다. "제 소개를 하죠
안세진은 차갑게 코웃음을 쳤다. "호텔도 고소하겠다고요? 이 호텔이 어떤 곳에서 경영하고 있는지 알기는 하십니까? 나는 당신이 어떤 기업과 연관 되어있는지 별로 관심이 없습니다." 그러자 서단은 입술을 구부리고 경멸적인 어조로 말했다. "그냥 5성급 호텔 아닙니까? 우리 도련님 집안은 돈이 많아서 이런 곳들은 그냥 날려 버릴 실 수 있을 거야!”안세진은 그를 비웃으며 말했다. "그렇다면 가서 당신의 도련님이라는 분께 전화해서 나 안세진 부장이 당신이 성형 수술을 받았다고 말했다고 알리세요. 그가 불만스럽다고 한다면, 제가 여기서 나를 고소할 때까지 기다리죠. 그럼 당신의 도련님이 뭐라고 하시는지 알려주세요.”서단은 화를 내며 말했다. "당신 지금 나한테 허세 부리는 거야? 그래 좋아! 거기서 기다려! 내가 지금 당장 우리 도련님께 전화를 걸 테니까!" 그는 그렇게 말한 뒤 곧바로 휴대전화를 꺼내 전화를 걸었다.시후는 눈살을 찌푸리고는 안세진에게 물었다. "저 매니저라는 사람도 태도가 저런데.. 주우천이라는 사람도 딱히 좋은 사람은 아닐 것 같은데요.. 왜 그런 인간을 은서가 게스트로 초대했죠?”안세진은 웃으며 말했다. "도련님께서 잘 모르시는 부분이 있습니다. 창신 그룹의 창립자는 주우천의 할아버지 주화인입니다. 그는 아주 어렸을 때 부모님을 따라 중국 남양으로 갔다가, 49년 만에 한국으로 돌아왔지요.. 그들은 사업을 위해서 잠시 중국으로 갔었습니다. 그들은 중국의 발전과 함께 막대한 돈을 벌었던 1세대라고 할 수도 있겠죠.. 한국으로 돌아왔을 때 그는 많은 자본으로 개선이 필요한 여러 기업들을 도왔습니다. 그래서 그 때 고은서 아가씨의 할아버지와 친분을 맺고 많은 도움을 주었죠.. 그러나 그 분이 돌아가시고 주정도 회장이 취임한 후, 창신 그룹은 내리막길을 걷게 되었고, 많은 국내 기업들보다 못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고선우 회장은 늘 창신 그룹을 고맙게 여기고 도왔죠. 그리고, 이 주우천이라는 청년은 늘 고은서 아가씨를 쫓아다녔습니다.
서단은 도련님이 자신 있게 말하는 것을 들자 즉시 허리를 꼿꼿하게 세웠다. 그는 뒤로 물러나 손에 든 휴대폰을 높이 들고 안세진에게 말했다. "우리 도련님이 개인적으로 할 말이 있으시답니다!”안세진은 혐오감에 눈살을 찌푸리며 차갑게 말했다. "할 말이 있으면 하시죠!”"야이 씨!!" 한 젊은 남자가 화를 내며 소리쳤다. "당신 대체 누군데 그렇게 무례한 거야? 내가 누군지 알아?""알아요, 그냥 아이돌 가수 아닙니까? 가족들이 몇 년 동안 돈을 썼지만, 돈을 못 벌었다고 들었습니다. 결국 해외로 가서 바뀐 얼굴로 인기 몰이를 하고 있지 않습니까?” 안세진은 이러게 답했다."야!!" 전화기 반대편에서 주우천이 화를 내며 소리쳤다. "당신 정말 죽고 싶어?! 당장 이름을 말해! 죽고 싶지 않으면!?” 안세진은 침착하게 말했다. "저는 버킹엄 호텔 총관리인 안세진 부장입니다. 저를 죽이고 싶으시다면 이곳으로 오십시오. 제가 기다리고 있겠습니다."주우천은 잠시 깜짝 놀랐다가 그를 비웃었다. "누가 그렇게 허세를 부리는가 했더니? 알고 보니 버킹엄 호텔의 총지배인이군? 당신 LCS 그룹 출신이야?""네. 맞습니다."주우천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 "뭐 그래도 당신이 LCS 그룹의 피를 가지고 태어난 건 아니잖아?! 직설적으로 말하면 당신은 LCS 그룹의 개일 뿐인데 감히 내 앞에서 짖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 자, 내가 지금 죄를 속죄할 기회를 주지! 당장 그 객실에 있는 사람들을 내쫓고 청소해 줘! 빨리 해주면 이번에는 살려주지. 그렇지 않으면 내가 서울에 도착했을 때 일자리를 잃게 만들어 버리겠어!”안세진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럼 더 빨리 오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만.. 제가 기다리기가 힘들어서요.”"이런 씨!" 주우천은 화를 내며 욕을 했다. "당신 정신에 문제 있는 거 맞지? 내가 기회를 준다고 하는데 그것도 안 받겠다고 하고, 그냥 재난이 닥치기를 기다리는 거야? 내가 마지막으로 기회를 줄 텐데, 내가 서울에 가면
보안 대장은 즉시 "알겠습니다, 부장님!"이라고 말했다. 이 말을 한 그는 곧바로 무전기를 꺼내 들며 “1팀 전원 스위트룸으로!”라고 명령했다.서단은 안세진이 진지하게 말하는 것을 보고 즉시 그에게 간청했다. "저기요, 그러지 마시죠.. 저도 제 도련님을 모시고 있는 입장입니다. 도련님이 스위트 룸을 원한다고 하시니 어쩌겠어요? 저는 그저 부하 직원일 뿐입니다.. 지금 저도 너무 급하고 힘듭니다.. 정말 죄송합니다만 너그러운 마음으로 존중해주시면 안 되겠습니까..?”안세진은 그를 비웃었다. "지금 자비를 구한다고? 이미 늦었어!”그 때 십여 명의 경호원들이 빠르게 달려왔다.서단과 다른 사람들은 사람들을 보고 두려움에 다리에 힘이 빠졌다.서단은 재빨리 애원했다. "저 부장님.. 다 우리가 잘못했습니다..! 그냥 이곳에서 나가겠습니다!? 콘서트가 며칠 안 남았는데, 부상을 입으면 왔다 갔다 할 수가 없어요..”그러자 시후가 말했다. "부장님, 좋은 생각이 있습니다. 그들에게서 모든 휴대폰을 뺏은 뒤에 하이킹 장비를 제공하고 봉황산 쪽의 깊은 산과 오래된 숲에 떨어뜨리는 겁니다. 평소에도 깊은 산속에 들어갔다가 갇혀서 나오지 못하고 구조대에게 도움을 구하는 사람들이 늘 있지 않나요? 그러니 이들도 가장 깊은 곳에 던져 놓고 스스로 나오도록 두는 겁니다.”안세진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은 선생님, 아무래도 2~3일 동안은 혼자 나오지 못할 것 같은데요..?”"상관없어요." 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그들이 삶의 쓴 맛을 한 번 맛보길 바랄 뿐입니다.”안세진은 시후의 의도를 이해했다. 시후는 아마도 이들이 콘서트를 제대로 준비하지 못하도록 할 계획인 것 같았다. 그래서 그는 경비대장에게 이렇게 명령했다. “이 사람들을 묶고, 그들이 가진 모든 연락 수단을 빼앗은 다음, 헬기에 태워주세요.”서단은 이 말을 듣고 겁에 질려 땅바닥에 무릎을 꿇었고, 이를 본 다른 여러 사람들도 차례로 무릎을 꿇었다...! 서단은 가장 앞에서 무릎을 꿇고
봉황산 공동묘지 뒤에는 거의 50km에 걸쳐 구불구불한 산맥이 있었다. 최근 도시화가 가속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곳은 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깊은 산이 있었고, 많이 개발되지 않은 곳이었다. 게다가, 공동 묘지가 주변에 있기 때문에 정말 산을 좋아하는 여행객들이나 등산객들을 제외하고는 이런 곳에 가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깊은 산을 두 발로 걸어 나가는 것도 쉽지 않은데, 가끔 그 안에 등산객들이 갇혀 있다가 구조대에 의해 한 명씩 구출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시후는 서단과 다른 사람들을 그곳에 던져버릴 계획을 세웠다. 서울은 너무 발전한 도시이기 때문에 깊은 산과 오래된 숲이 없기 때문이다. 물론 이곳에 목숨을 위협하는 동물들이 많이 살지는 않고, 아무리 생존능력이 없더라도 그곳에서는 죽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안세진이 그들을 위해 물과 음식들을 준비하는 동안, 그들은 그저 며칠 동안 고통을 겪을 뿐이다. 그들에게는 어떠한 연락 도구도 없을 것이기 때문에 아무리 소리쳐도 들리지 않는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알게 될 것이다. 이것은 주우천에 대한 시후의 경고로 볼 수 있었다. 그는 혜리의 콘서트에 게스트로 참석할 예정이므로, 앞으로 이틀 안에 서울에 도착해야 한다. 서단과 다른 사람들이 겪게 된 일이 그에게 교훈으로 작용하지 않는다면, 결국 주우천 역시도 산에 던져지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그제서야 서단은 한때 통역가라고 생각했던 시후가 아마도 이 배후의 진짜 보스일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고 시후의 성이 은 씨였고, 안세진이 계속해서 그에게 매우 극진하게 대했다는 사실이 떠오르자, 갑자기 끔찍한 생각이 그의 머릿속에 떠올랐다. 그러자 그는 즉시 시후 앞에 무릎을 꿇고 계속 간청했다. “저, 은 선생님..!! 제발 저를 살려주세요. 다시는 감히 그러지 않겠습니다!”시후는 무표정하게 말했다. "나는 당신에게 책임을 물으려고 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저 무료 투어를 제공할 뿐이에요. 얼마나 당신을 잘 챙겨주는 거예요? 그런데도 당신이 이것에 만족하
"아 참, 조금 전에 옥상에 그들을 끌고 가 교육을 좀 시키라고 했는데.. 그건 계약서에 서명하고, 영상을 찍은 후에 해야 합니다. 아시겠죠?”"예 은 선생님 알겠습니다!"그 직후 서단 등은 경호원들에게 의해 옥상으로 끌려갔다. 그들은 끌려가는 도중에 온갖 소리를 질러댔다.곧 버킹엄 호텔은 즉시 특별 투어를 시작했으며, 경호원들의 세심한 관리 아래 서단과 동료들은 자발적으로 서비스 계약서를 작성한 뒤 새로운 투어 프로그램의 첫 번째 행운의 무료 체험 고객이 되었다. 계약서가 작성된 뒤 그들은 모두 경호원들에 의해 구타를 당했고 곧바로 헬리콥터에 던져졌다.케이터링 부서의 셰프는 곧 폐기되거나 유통기한이 임박한 식품 한 박스와 수돗물을 담은 물통들을 보냈는데, 이것들은 며칠 동안 서단과 다른 사람들에게 필요한 물품이 될 예정이었다. 버킹엄 호텔은 규모가 큰 곳이기 때문에 케이터링 부서에서 제공한 음식과 수돗물은 이들에게 충분한 양이었다.시후가 이토 유키히코와 함께 점심 식사를 하고 있는 동안, 헬기는 깊은 산과 오래된 숲의 중심으로 날아갔다.헬기는 하강하여 그들을 준비된 음식과 물과 함께 가장 깊은 계곡에 내려 버린 뒤 사라졌다. 이제 서단과 동료들은 시후가 준비한 생존 프로그램을 공식적으로 시작했다.그 시각, 중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남자 아이돌 가수 중 한 명인 주우천은 여러 부하들의 전화를 받지 못해 좌불안석이었다. 그의 부하들이 연락이 없자 그는 버킹엄 호텔과 문제가 생겼음에 틀림없다는 것을 즉시 깨달았다. 아마도 이미 호텔 측의 사람들에 의해 구금되었을지도 모른다. 부하들의 구금은 그에게는 큰 문제가 아니지만, 제일 큰 문제는 바로 앞으로의 공연과 관련된 모든 문제는 자신의 매니저 서단이 알고 있으며 일정, 숙박, 공연 의상 등을 모두 준비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따라서 매니저 서단이 사라지면 그가 서울에 가더라도 아무것도 못하고 체면을 제대로 구기게 될 것이었다. 이번 혜리의 콘서트 투어는 바로 그가 아버지에게 간청하여 그
'최고의 젊은 남자 가수'로 알려진 주우천은 점심 식사도 하지 않은 채 경호원들과 함께 서둘러 공항으로 향했다. 그는 어서 서울에 도착하고 싶었고,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안타까운 점은 그가 지금 서울에서 함께 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었다. 왜냐하면 이번에 미리 주변인들을 모두 서울로 먼저 보냈으나, 예외 없이 모두 연락이 닿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 그는 직접 서울에 가게 되었지만 그를 데리고 곳곳을 다닐 수 있는 사람이 전혀 없었다.창신 그룹의 사업 규모는 꽤 컸지만, 거의 모든 사업이 중국 북부에 집중되어 있었다. 따라서 한국 지사는 사업에 거의 관여하지 않았기에 따로 사무실도 없어 서울에 도착한 후 그는 마치 외국인 관광객과 같이 혼자서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가는 길에, 주우천의 생활 보조 조수를 맡고 있는 20대 소녀가 물었다. “도련님, 이번에 너무 급하게 한국으로 가는 거 아닌가요..? 지난 번에 준비하기로 했던 공항 행사는 따로 필요 없으세요?”오늘날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는 여러 방면의 시선들에 신경을 쓰며 마케팅으로 활용하는 경향이 있다. 그렇기에 연예인이 외출을 하는데, 그를 따라다니는 팬들이 없다면, 그의 인기는 이미 식은 것이라고 판단되기도 했다. 인지도가 없고 팬이 많지 않은 연예인들 중에 일부는 자신의 인기가 아직 식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사람들을 섭외하여 마치 팬들이 자신을 보러 나온 것처럼 하기도 했다.공항 출입국은 연예인들의 인기를 파악하는 중요한 채널이기도 했다. 따라서 연예인들은 사전에 옷을 차려입은 후, 미리 섭외된 사진작가를 공항에 머물게 하여 촬영을 한 뒤 사진이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도록 한다. 이렇게 온라인과 SNS에 게시된 사진들은 많은 팬들의 인기 검색어가 된다. SNS는 연예인들의 생명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고 할 수 있다. 팬들의 많은 관심을 받지 못한다면, 결국 연예계에서는 도태되게 된다. 자주 검색되고, 사람들의 입에 자주 오르는
중소단이 제이크 한의 입안에 들어간 순간, 시후는 그의 몸이 짙은 영기로 감싸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곧이어 이 영기는 제이크 한의 몸을 재구성하기 시작했다. 제이크 한은 특수 냉동복을 입고 있어서 외부에서는 그의 신체 변화가 보이지 않았지만, 시후는 그의 만신창이가 된 몸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재구성되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었다.일단 가장 먼저 회복된 장기는 심장이었는데, 거의 산산조각 난 그 심장은 이미 완전히 건강한 상태로 복원되었으며, 바로 다시 뛰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의 혈관에는 이미 혈액이 없었고 대신 극저온 보호액이 채워져 있었다. 하지만 중소단의 효과로 그의 조혈 기관들은 하나씩 단계적으로 회복되었고, 곧 대량의 신선한 혈액이 끊임없이 생성되기 시작했다. 따라서 원래 그의 혈관을 채우고 있던 보호액들은 새로운 혈액의 압력으로 인해 자연히 체외로 밀려났다.이후 그의 체온은 점차 본래의 온도로 돌아왔고, 전신의 외부 상처들 또한 가장 빠른 속도로 치유되기 시작했다. 다른 이들은 제이크 한의 변화를 잘 느끼지 못하고 그저 그의 피부색이 창백함에서 약간 혈색을 띄기 시작했다는 정도만 인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시후는 제이크 한의 모든 변화를 똑똑히 보고 있었고, 속으로 감탄을 금치 못했다. ‘중소단은 역시 재구성하는 약효가 뛰어나다는 말이 맞군... 마치 높은 곳에서 떨어져 산산조각 난 유리컵을, 단순히 조각들을 다시 붙이는 게 아니라, 흠집 하나 없이 완벽히 복원하는 것과 같아... 부서진 부분은 고쳐주고, 잃어버린 부분은 새로 자라나게 하니, 이 약은 정말 무지막지한 효능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이때 제이크 한의 신체 장기, 사지, 심지어 혈액까지... 그의 몸은 이미 완전히 건강했던 시절의 상태로 회복되었고, 혈액이 충분히 보충되며 그의 심장 박동도 점점 강해졌다. 동시에 그는 점차 자발적인 호흡 기능도 되찾기 시작했다. 이제 다른 사람들도 눈으로 그의 가슴이 들썩이는 것을 볼 수 있었다.배유현은
이들 작업자 중 그 누구도 지금 자신들이 이렇게 단순하고 거친 방식으로 제이크 한을 해동시켜야 할 것임을 예상하지 못했다.제이크 한은 섭씨 영하 200도의 거대한 얼음 덩어리나 마찬가지였기에, 온수에 들어간 그 순간 수조 안의 물 온도는 급격히 떨어졌다. 작업자들은 다급히 순환 펌프를 가동시켜 가열 장치를 통해 물을 계속 데우며 수조 안의 온도를 섭씨 40도로 유지하려 애썼다.하지만 이처럼 무리한 해동 방식은 곧바로 큰 문제점이 드러나고 말았다. 제이크 한의 피부가 해동되기 시작하자마자 피가 배어 나오기 시작했는데, 마치 갓 해동된 소고기 덩어리와 마찬가지로 세포 내 액체가 파열로 인해 흘러나오며 혈액과 체액, 세포액이 섞인 핏물이 밖으로 배어 나오고 있었던 것이다.책임자는 얼굴을 감싸며 놀라 외쳤다. “회장님... 이건... 이건 사실상 되돌릴 수 없는 손상입니다...”배유현 역시 그 끔찍한 광경에 놀라긴 했지만, 그래도 침착하게 말했다. “됐어요, 이제부터는 여러분이 할 일이 아닙니다. 다들 물러가 주세요.”사람들은 서로 눈치를 보다가, 결국 책임자가 앞장서 마음을 다잡고 말했다. “회장님, 그럼 저희는 먼저 나가 있겠습니다. 혹시 필요하시면 언제든 연락 주십시오.”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하나둘씩 현장을 떠나는 작업자들을 지켜보았다. 그녀는 곧 시후를 부르러 가려 했지만, 뜻밖에도 시후는 이미 휴게실에서 나와 있었다. 배유현은 피 섞인 물속에 담긴 제이크 한을 바라보며 긴장한 듯 말했다. “은 선생님... 제이크 한 경감의 상태가 좀 안 좋아 보입니다...”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신경 쓰지 마요. 뇌만 멀쩡하면 되거든요.” 시후가 이렇게 무리한 방식으로 따뜻한 물에 바로 담가 제이크 한을 해동하라고 한 이유는 바로 중대한 비밀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 비밀은 바로 중소단의 무차별적인 회복 능력이었다. 중소단에 있어서 인체의 모든 장기와 조직 중에서 회복할 수 없는 것은 뇌와 뇌에 저장된 기억들 뿐이었다. 그러나 제이크
시후는 제이크 한의 성격과 업무 스타일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니 제이크 한이 만약 다시 깨어나고, 예전의 기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면, 반드시 자신이 혼수상태에 빠지기 전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 전후 사정을 끝까지 파헤치려 들 것이 분명하다. 예컨대, 도대체 누가 페이셔스 그룹의 악질 사이코 배호영을 죽였는지, 또 누가 Samson 그룹 일가를 몰살시키려 했는지, 이 모든 진상을 기어이 밝혀내려 할 것이다.그래서 시후는 오히려 이 기회를 이용해, 제이크 한과 진심으로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눌 생각을 했다. 자신이 누구인지, 또한 배호영을 죽인 사람은 바로 자신이며, 그는 물론 Samson 그룹 전체를 구한 사람도 자신임을 정확히 알릴 계획이었다. 그리고 만약 제이크 한이 이 은혜를 알고 처신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앞으로 시후에게는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고, 반대로 이 은혜에 대해 감사할 줄 모르고, 물고 늘어지기만 한다면 제이크 한의 기억을 완전히 지워버리고, 그를 기절시켜 뉴욕 길바닥 어딘가에 버려버리면 그만일 것이었다. 그렇다면 적어도 그의 목숨은 살려준 셈이기 때문이다.이렇게 결정한 시후는 배유현에게 지시했다. “배유현 씨, 7번 냉동 캡슐에서 액체질소를 모두 빼고, 제이크 한을 따뜻한 물에 담가서 해동시키도록 하십시오. 그 다음은 내가 알아서 처리하도록 하죠.”“네,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배유현은 시후가 어떤 방법으로 그를 살리려고 하는지는 정확히 알 수는 없었지만, 그에 대한 맹목적인 신뢰와 존경이 있었기에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은 선생님, 보안을 위해, 먼저 함께 온 분들과 옆방에서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해동 작업이 끝나는 대로 다시 모시러 가겠습니다.”시후도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자신이 제이크 한을 되살린다는 사실은 아는 사람이 적을수록 좋을 것이기 때문이다. 시후의 동행인들은 절대적으로 신뢰할 수 있지만, 작업에 투입되는 일반 직원들은 아무래도 보안상 신뢰성을 보장하기
시후는 배유현의 안내를 받아 엘리베이터를 타고 건물 1층으로 내려온 뒤, 1층의 센터를 지나 특수 엘리베이터로 갈아타고 지하 5층의 냉동센터로 향했다.이 냉동센터는 본래 배원중이 자신의 시신을 보존하기 위해 마련한 장소로, 사용 연한은 무려 300년으로 설계되었으며, 그 보안 수준은 마치 대통령이 세계 종말 대비 계획에 포함된 방어 시설에 버금갈 정도였다. 비록 지하 5층이라 하지만, 실제 깊이는 거의 지하 100미터에 달했고, 전략적 물자도 완비되어 있었기 때문에 설령 미국 본토가 핵공격을 받더라도 무사할 수 있는 수준이었기 때문이다.이 냉동센터는 설계상 최대 100구의 시신을 보관할 수 있었지만, 현재 이곳에 진짜로 냉동된 인물은 실험용 시신들을 제외하면 단 한 명, 바로 제이크 한 뿐이었다.시후는 냉동센터에 들어서자마자, 마치 SF 영화 속 한 장면 같은 광경에 압도되고 말았다. 이 공간 전체는 곳곳에 각종 장비들이 자리 잡고 있었고, 공기·산소·액체질소 등을 전달하는 굵은 배관들이 거미줄처럼 가득히 얽혀 있었다.그 중에서도 가장 압도적인 시각적 충격은, 질서 정연하게 늘어서 있는 수십 개의 거대한 스테인리스 탱크들이라고 할 것이다. 이 탱크는 하나하나가 최소 4~5미터는 되어 보였고, 아래에서 위로 올려다보면 인간이 한없이 왜소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이 거대한 탱크들은 바로 인간을 냉동 보존하기 위한 냉동 캡슐이었다.비밀을 유지하기 위해, 배유현은 이미 이곳의 모든 연구원과 직원들을 철수시킨 상태였기에, 지금 이 공간에는 시후와 시후의 동행자들 외엔 아무도 없었다. 지극히 한적한 분위기와 더불어, 이곳이 본래 초저온 시체 보관소이기에 더욱 섬뜩한 느낌을 주는 것 같았다.이때, 배유현은 시후의 곁에서 설명했다. “은 선생님, 현재 인체 냉동 기술 기준으로는 사람이 사망한 뒤 약 50시간에 걸쳐 서서히 온도를 낮추며 냉각을 진행하고, 그 후에 냉동 캡슐에 넣어야 세포가 급속 냉각 중 얼음 결정이 생겨 손상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시후의 말을 들은 스미스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는 미국 FDA의 수장이며, 미국 사회에서도 명실상부한 상류층이자 최고 수준의 엘리트 집단에 속해 있는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그에게, 시후는 너무나도 가볍게 현재 직책을 버리고 어렵게 이룬 모든 것들을 내려놓으라고 말하고 있었다. 이건 스미스에게 있어 상상도 못 했던 일이었다.그가 한동안 멍하니 넋을 놓고 있자, 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그냥 내 개인적인 조언일 뿐입니다. 천천히 고민해 보세요. 저는 볼일이 있어서 이만 가보겠습니다.” 그 말을 마친 뒤 그는 곁에 있던 배유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배유현 씨, 갑시다.”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공손하게 손짓했다. “은 선생님, 그럼 이쪽으로 가시죠.”스미스는 눈앞에서 시후와 배유현이 엘리베이터에 타고, 문이 천천히 닫히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는 여전히 무릎을 꿇은 채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곁에 있던 동료가 다가와 스미스를 부축하려 했지만, 그는 손을 저으며 거절했다. 그러고는 무언가 결심한 듯, 휴대폰을 꺼내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 즉 자신의 직속 상관에게 전화를 걸었다.미국 행정부 구조상, FDA는 보건복지부의 산하 기관이며 FDA의 인사권은 보건복지부가 갖고 있었다.전화를 받자 보건복지부 장관이 말했다. “어이, 스미스? 무슨 일인가?”그러자 스미스는 진지하게 말했다. “장관님, 제가 정중하게 사직 의사를 전하려 연락 드렸습니다. 앞으로 저는 FDA의 어떤 업무도 맡지 않겠습니다.”장관은 매우 놀라며 되물었다. “스미스, 도대체 무슨 일이야? 내 기억이 맞다면, 대학 시절부터 자네는 FDA를 이끄는 게 꿈이라고 했잖아. 그런데 이제 막 2년 정도 일했는데 벌써 그만두겠다고?”스미스는 단호히 말했다. “그렇습니다. 이미 결심했습니다. FDA 직책을 내려놓고, 지미를 데리고 한국으로 갈 겁니다.”“한국으로?” 장관이 급히 물었다. “혹시 지미를 데리고 구현제약을 찾아가려는 건가?”스미스는 잠시 망설이
게다가 구현재조환은 이미 구현제약에 큰 명성을 가져다 주었다. 그렇기에 이런 상황에서 구현재조환의 임무는 성공적으로 완수된 셈이었다.스미스는 시후의 말을 듣자 눈물이 왈칵 쏟아졌고, 울먹이며 말했다. “은 선생님... 제가 듣기로는 구현제약이 현재 한국 내에서 가정 형편이 어려운 말기 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무료 집중 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제발 제 아들에게도 그 기회를 한 번만 주십시오... 제 아들 지미는 너무 불쌍한 아이입니다... 저는 그 아이가 더 이상 암의 고통을 견디는 모습을 볼 수가 없습니다...”그러자 시후는 엄정한 표정으로 말했다. “당신도 말했듯이, 구현제약의 무료 치료 프로그램은 가정 형편이 어려운 말기 암 환자를 대상으로 합니다. 가장 중요한 조건이 바로 '경제적 어려움'이죠. 그런데 당신과 당신 아들은 그 기준에 전혀 부합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이 활동은 엄밀히 말해 한국 내에 있는 국내 환자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고요. 따라서 한국 내에도 이 혜택을 기다리는 환자들이 수없이 많습니다. 그런데 제가 어떻게 기준에 전혀 맞지 않는 외국인에게 이런 소중한 기회를 줄 수 있겠습니까? 그러니 미안하지만, 현재 저는 도와드릴 방법이 없습니다.”스미스는 울면서 말했다. “은 선생님... 하지만 도와주지 않으신다면, 제 아들은 곧 죽게 될 겁니다... 겨우 12살짜리 아이가 암에 목숨을 잃는 걸 그냥 지켜보실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진지하게 말했다. “죽음이라는 것에 대해 한 번 논하자면, 매일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병으로 세상을 떠납니다. 그 중에는 당신 아들과 비슷한 나이거나, 혹은 더 어린 아이들도 많죠. 하지만 우리는 세상의 모든 사람을 치료해줄 수도 없고, 그럴 능력도 없습니다. 그러니 스미스 씨, 이런 감성팔이식 압박은 저에게는 전혀 통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호소를 하기 전에 한 번 생각해 보시죠, 왜 미국에 있는 화이자나 노바티스 같은 글로벌 제약사들에는 그런 질문을 하지 않는
예를 들어, J.K. 롤링이 쓴 해리포터라는 소설을 생각해보자. 이러한 소설이 아무리 돈을 잘 벌어들일 수 있다고 하더라도 미국이나 중국과 같은 강대국들에게는 전략적인 가치는 가져다 줄 수 없을 것이다. 이 때문에, 백악관이나 중국 정부는 이러한 책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 것이고, 저작권을 침해하는 일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다른 국가나 기업들이 전략적 가치가 있는 특허를 발견하게 된다면, 그들은 가장 먼저 그 기술을 손에 넣을 방법을 궁리하기 시작한다.구현재조환의 놀라운 점은, 환자가 어떤 종류의 암을 앓고 있든, 어떤 병에 걸려 있는지도 상관없이 심지어 온몸에 질병이 전이가 되어 장기 기능이 망가지고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암 말기 환자라 할지라도, 이 약을 먹기만 하면 즉각 눈에 띄는 호전을 보인다는 것이었다!그렇기 때문에 이 약을 단순히 돈벌이용으로 쓴다면, 전 세계에서 엄청난 돈을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다.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암에 걸리기만 하면 자신의 전 재산을 다 털어서라도 구현제약에 갖다 바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약을 전략 자산으로 본다면, 단지 돈을 벌 수 있는 차원을 넘어, 다른 나라를 상대로 협상 카드로 쓸 수도 있고, 더 많은 양보를 이끌어낼 수 있는 협박 수단이 될 수도 있다.그래서 백악관이 처음 한 생각은 바로 이렇게 좋은 것은 반드시 손에 넣어야 한다는 것이었다.스미스는 시후의 불쾌한 표정을 보고는, 울먹이며 말했다. “은 선생님... 이 일은 이미 제 능력 밖입니다... 저는 어디까지나 FDA 책임자로서, 약물 승인과 감독만을 맡고 있지 군이나 CIA가 요원을 파견하는 것의 여부까지는 제가 관여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니까요...” 그러면서 스미스는 애절한 눈빛으로 시후를 바라보며 간청했다. “은 선생님, 저는 지금 단지 암에 걸린 제 아들의 아버지로서 부탁드리는 겁니다. 제발... 제 아들이 살 수 있도록 구현재조환을 조금만 더 팔아 주십시오...”시후는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미안하지만, 당신에게
제임스 스미스는 시후를 보자 몹시 놀랐지만, 동시에 절망 속에서 생명의 끈을 붙잡은 사람처럼 기뻐하며 감격했다.시후는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물었다. “스미스 씨, 당신이 여기에 왜 있는 겁니까?”스미스는 무의식적으로 공손히 대답했다. “은 선생님, 저는 FDA에서 진행 중인 몇 가지 임상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그 프로젝트가 현재 페이셔스 그룹의 의료과학기술센터와 협력하고 있어서 오늘 일부 정기 업무 차 이곳을 방문했습니다...” 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스미스는 무릎을 꿇으며 바닥에 엎드렸고, 눈물을 멈추지 못한 채 말했다.“은 선생님... 지금까지 정말 당신을 간절하게 다시 뵙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기회가 없었어요. 한국에도 여러 번 찾아갔지만, 구현제약 쪽 사람들도, 저 뒤에 계신 이화룡 씨도 저를 은시후 씨와 연결해주지 않았거든요... 심지어 이화룡 씨는 몇 번이나 소개비를 받고도, 계속 차일피일 만남을 미루기만 하고 전혀 도와주지 않았습니다...”시후 뒤편에 서 있던 이화룡은 입꼬리를 올리며 비웃으며 말했다. “이 양키야, 네놈이 은 선생님을 만나고 싶어 한 건, 속셈이 뻔했잖아. 내가 모를 줄 아나? 네 놈들의 목적은 구현재조환을 사들여서 미국에 가져간 뒤 역설계 하려는 것이었잖아! 내가 분명히 말해두지만, 네놈들이 준 소개비? 난 한 푼도 안 돌려줄 거다! 할 수 있으면 고소해봐!”스미스는 이 말을 듣고 깜짝 놀라, 그제야 이화룡이 바로 시후의 사람이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래서 그는 허둥지둥 시후에게 해명하기 시작했다. “은 선생님... 저는 절대 구현재조환을 역설계 하려는 게 아닙니다. 저는 FDA 책임자로서, 진심으로 구현재조환을 미국 시장에 도입하고 싶었을 뿐입니다...” 그러고는 다시 말을 이었다. “그리고... 제 아들의 병도 있지 않습니까. 예전에 겨우 상자를 얻었기는 했지만, 그마저도 백악관의 임원들에게 거의 다 빼앗기다시피 했습니다. 결국 정말 제 아들을 위해 쓸 수 있었던 구현재조환은 극히 소량이었어요. 그
“네 알겠습니다.” 시후가 말했다. “그럼 이따 뵙죠.”“네, 은 선생님. 이따 뵙겠습니다.”15분 후, 배유현이 탄 헬리콥터가 버킹엄 호텔 옥상에 착륙했다. 시후는 소이연, 안세진, 이화룡과 함께 헬기에 올랐다.30분 후, 헬리콥터는 뉴욕 교외의 외진 지역에 위치한 한 건물 상공에 도착했다. 이곳은 바로 페이셔스 그룹의 의료과학 기술센터였다. 이 건물은 반경 2km 내에 유일하게 존재하는 건물로, 25층 규모에 보안도 매우 철저했다.헬기에서 내리자, 배유현이 앞장서며 길을 안내했고, 걸어가며 시후에게 설명했다. “은 선생님, 이곳은 예전에 할아버지께서 자금을 투자해 만든 의료과학 기술센터입니다. 주요 목적은 고급 치료기술과 신약 개발을 위한 연구와 실험이에요. 현재는 암 분야에서 가장 선진적인 양성자 치료 시스템, 세포 면역요법 등을 포함한 치료 기술들이 모두 갖춰져 있으며, 전 세계에서도 최고 수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 문득 뭔가 떠오른 듯 말했다. “아, 참! 은 선생님, 혹시 메이오 클리닉에 대해 들어 보신 적 있나요? 세계 최고의 암 전문 병원으로 불리는 곳이죠.”시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들어봤죠. 메이오는 전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으니 모르는 사람이 드물 겁니다.”그러자 배유현이 미소 지으며 말했다. “이곳의 암 진료팀의 구성원 중 60% 이상이 메이오에서 온 인재들이에요. 메이오의 최고 전문가들이 이곳에서 함께 근무하고 있고, 심지어 일부 최첨단 연구 분야에서는 우리가 메이오보다 앞서 있는 부분도 있어요. 왜냐하면 메이오는 수익성을 고려해야 하지만, 우리는 그럴 필요가 없으니까요.”이어 배유현은 이렇게 덧붙였다. “게다가 이곳에는 미국 내 최고의 장기 이식 센터, 최고의 암 진단 및 치료팀, 최정상 급의 심뇌혈관 및 노화방지 분야의 연구팀도 있어요. 그리고 우리의 냉동센터는 지하 5층에 위치하고 있는데, 최대 300년 동안 운영 가능한 구조로 설계되었죠. 할아버지께서는 생전에, 세상을 떠나면 곧장 이곳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