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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40장

그 시각, 소수도는 밤낮으로 비행기를 타고 간 끝에 마침내 시리아에 도착했다. 시후와 달리 그는 중동까지만 비행기를 타고 갈 수 있었고, 터키에 도착한 후에는 밤새도록 차량을 이용해 국경을 넘고, 시리아 북부로 들어가게 되었다.

소수도는 시리아 땅에 발을 디딘 순간, 죽고 싶어졌다. 그는 불법 입국을 했기 때문에 차량은 도시를 피해 사람의 눈에 띄지 않는 먼 길로 돌아갔는데, 그는 이 황폐한 국가의 환경을 목격한 뒤 즉시 충격을 받고 말았다. 시리아는 사막, 언덕, 폐허가 된 마을들이 가득 차 있었다. 그리고 끝없는 사막과 산맥은 그에게 더욱 더 삭막함을 느끼게 만들었다.

시리아 국경을 향해 차량을 타고 수백 킬로미터 더 들어간 후, 그는 시후가 동의하지 않으면 평생 시리아를 떠날 수 없을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왜냐하면 여기에는 자신의 지인이 아무도 없다. 게다가 주변에 있는 시리아 사람들과 너무 다른 생김새 때문에 이 나라를 떠나기도 어려울 것이었다. 이런 생각이 들자, 그는 마음 속 깊은 곳에서 극도의 절망감을 느꼈다.

소수도의 절망이 마치 마리아나 해구와 같이 깊은 곳에 박혀 버려 더 이상 절망할 수 없다고 느껴졌을 때, 그는 마침내 하미드 사령관이 점령한 무장 구역에 도착했다.

소수도가 탄 차량이 계곡으로 진입했을 때, 양쪽 산의 요새는 본격적으로 건설 중이었다. 이라크에서 건설팀으로 일하는 하미드의 친구가 돈을 벌기 위해 10여 시간 만에 시리아에 도착했고, 그는 자신의 직원들과 함께 어젯밤에 막 결성된 하미드의 건설 팀 직원들을 지휘하여 요새를 건설할 계획이었다.

눈앞에 펼쳐지는 황량한 계곡, 실탄을 든 병사들, 활발하게 건설되고 있는 요새를 보면서 소수도는 속으로 통곡했다. ‘대체 이곳은 뭐지?! 산으로 모두 둘러싸여 있고 교통은 극도로 불편하고, 한국의 시골에 비해서도 개발 수준이 훨씬 낮아..! 이런 곳에서 지내라고..?’ 소수도는 눈물을 흘리며 영화 ‘1917’과 같은 삭막한 배경을 보고 이를 꽉 깨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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