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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92장

안세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저녁에 일정이 없으시면 함께 가시죠.”

점심에 시후는 아무 데도 가지 않았다. 시후는 도쿄에 익숙하지 않은 데다 유난히 번화한 현대 도시에 대한 호감도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이곳에 비해 그는 한국의 조용한 소도시들을 더 좋아했다. 한국은 산이 많고, 그를 따라 흐르는 천들이 많아서 시후는 자연과 함께하는 이런 풍경을 더 좋아했다. 하지만 시후는 자신이 관심이 없다고, 다른 사람들이 쇼핑할 권리를 박탈하고 싶지 않았기에 안세진과 이화룡을 밖에서 쇼핑하라고 보내 버렸다.

사람들은 오후 내내 번화한 긴자와 신주쿠에 가서 돌아다녔고, 돌아올 때 모두들 두 손 가득 쇼핑 가방들을 들고 들어왔다. 저녁 무렵, 안세진은 모두를 시켜 그의 부하가 운영하는 한식집에 가서 저녁을 먹었다. 식사를 마친 시후는 별일 없다는 듯 안세진과 이화룡에게 말했다. "이따가 자유롭게 시간을 보내도록 하세요. 내 주위에서 함께 다니지 않아도 됩니다.”

이화룡은 서둘러 물었다. "은 선생님, 이따가 계획이 있으십니까?”

시후는 잠시 생각한 뒤, "나 혼자 나가서 좀 다니려고요.”라고 말했다.

이화룡은 웃으며 "은 선생님, 혹시 술집에 가실 겁니까? 저기, 번화가에 귀염둥이들이 미모가 제법이라고 하던데요..?”

시후는 손을 내저었다. "하하.. 아니거든요. 도쿄대학을 좀 돌아다니고 싶어.. 귀염둥이들은 혼자 보시고요.”

"도쿄대요?" 이화룡은 의아한 듯 물었다. "은 선생님, 거기 뭐 하러 가십니까? 모교도 아니고.."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냥 구경하고 싶어서 그러니까, 날 따라올 필요 없어요.”

안세진은 "은 선생님, 제가 차를 배치해드릴까요?"라고 바삐 말했다.

"아닙니다. 고바야시 이치로 씨의 집에서 하루 종일 있으니까 좀이 쑤셔서.. 그냥 산책하려는 거니까 걱정 마세요.”

많은 사람들이 시후의 말을 듣고 더 이상 제안하지 않았다.

시후는 호텔을 나와 혼자 호텔 옆 지하철역으로 들어가 노선도를 본 뒤, 지하철을 타고 도쿄대로 향했다.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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