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아는 급히 "그럼 선생님이자 코치님! 모레 제 시합에 꼭 오셔야 합니다!!"라고 말하며 찡긋 윙크를 했다."걱정 마, 꼭 갈게!"......이 시각, 성수동.국내 최대 엔터테인먼트 회사 빅하트.빅하트 소속 연예인 혜리가 스튜디오에서 패션지 커버 촬영을 하고 있다. 패션지 표지에 모델로 발탁된 것은 이번이 네 번째로, 그녀에게는 이미 흔한 일이 되었다. 촬영장 속 혜리는 샤넬이 맞춤 제작한 블랙 앤 화이트 원피스를 입고 도도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고, 저 멀리서 빛나는 별처럼 멀리서 지켜볼 수는 있어도 만질 수 없는 신비함을 발산하고 있었다.사진 작가는 연속 촬영을 한 뒤 혜리는 마침내 오늘의 업무를 마무리 지었다. 그러자 옆에 있던 메니저가 다가와 따뜻한 물 한 컵과 고바야시 제약의 약 한 봉지를 혜리에게 건네 주었다.혜리는 미간을 약간 찌푸리고 고통스러운 표정을 잠시 짓더니 즉시 미지근한 물로 약을 먹은 뒤에야 조금 안도하는 듯한 얼굴이었다.이 때, 사장 양형석이 얼굴 가득 미소를 머금고 다가왔다. "혜리야, 오늘 스타일링 기가 막힌다! 또 이번 호 나오면 팬들이 환장하겠어?! 아마 지난 호보다 10배는 더 받을 수 있을 것 같은데 그치?”혜리는 가볍게 한 마디 했다. "대표님, 당분간 이 사진은 잡지에 전달하지 마세요. 사진이 별로 마음에 안 들어서.”양형석은 이 말을 듣고 급히 아첨을 하기 시작했다. "아이고, 왜~~! 잡지에서 자꾸 너를 불러서 모델로 세워 달라고 한 건데~ 내가 결정한 게 아니잖아! 왜 그래~""그럼 잘 돌려서 거절을 하셨어야죠.. 매번 제가 모델로 나올 때마다 대표님이 잡지사와 잡지 가격을 올리고, 이렇게 계속 잡지 가격을 올리시면 팬들에게는 큰 부담이에요. 저는 팬들이 돈을 헛되이 쓰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요.”"그게 왜~?” 양형석은 웃으며 말했다. "크하하하!! 아니 팬들이 널 좋아하니까 비싼 돈을 쓰면서도 널 보려고 하는 건데. 그게 뭐가 나빠? 얼마전에 그.. 사극 드라마 뭐냐..
촬영이 끝나자 혜리는 양형석에게 "대표님, 괜찮으시면 전 먼저 들어갈게요. 오늘 몸이 좀 안 좋아서요."라고 말했다.양형석은 다급하게 "아직 속이 안 좋아?"라고 물었다."그동안 미국에서 촬영하다 보니 물이랑 음식들이 적응이 안 됐던 것 같아요. 촬영 기간도 길어서 속이 많이 상했어요. 한동안 집에서 건강 관리를 할 예정이니 앞으로 한 달 동안은 절 찾지 마세요.”양형석이 어찌 거부할 수 있겠는가? "그래.. 걱정 마, 한 달 동안은 집에서 푸욱~ 쉬어.. 다음에 네 아버지 만나 뵙고 사과드릴게. 미국에 가서 촬영하는 동안 내가 요리사를 두어 명 붙여서 널 잘 관리 했어야 했는데.. 모두 내가 잘못했다!”혜리는 손사래를 치며 "대표님과는 상관없는 일이니 너무 마음에 담아둘 필요 없어요, 그럼 저 먼저 갈게요~"라고 말했다."혜리야, 태워줄까?”혜리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아뇨~ 매니저가 태워줄 거예요~”이때 혜리의 매니저이자 혜리보다 나이가 조금 많지만 기품 있어 보이는 여성이 걸어 들어왔다. 그녀는 떠날 채비를 하는 혜리를 만났다. "혜리야, 촬영은 끝났어?"혜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응 다 찍었어. 앞으로 한 달 동안은 일 안 하고 쉬려고. 일 있으면 좀 정리해 줘~ 회복되면 다시 얘기할게 언니."매니저는 이 말을 듣자마자 "알겠어. 그럼 앞으로 한 달은 나에게 맡겨~"라고 말했다. 그녀는 손에 들고 있던 서류를 흔들며 말했다. "그런데, 국내에 새로 생긴 제약 회사가 있는데, 위장약을 광고하고 싶어하는데.. 네가 모델이 되어 주었으면 좋겠다고 하네? 너에게 그들의 자료를 보여주려고 했는데, 그럼 한 달 후에 다시 이야기하지 뭐.”혜리는 알겠다고 하고 밖으로 나가려고 하다가, 갑자기 호기심이 생겨 물었다. "위장약..을 광고한다고 했어?”"응. 사실 그 약 이름이 뭐더라..? 이라고 하던데.. 회사 이름이랑 제품명을 들었을 때는 딱히 유명한 곳은 아닌 것 같아서 일단은 보류했는데..”혜리는 고개를 끄덕였
혜리는 매우 궁금했다. 그녀는 효과도 좋고, 판매량도 좋고, 평판도 좋은 고바야시 제약의 고바야시-S가 사실 한국의 홍삼과 같은 한의학 베이스로 이루어진 약인 것을 알고 있었다. 즉 일제 의약품이지만 그들이 한의학의 재료들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 SNS상에서 논란이 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녀는 고바야시-S가 국내 제약 회사에서 생산하는 비슷한 종류의 국산 특허 의약품보다 훨씬 더 효과적이라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혜리는 이 이 과연 고바야시-S 보다 효과가 좋을지 궁금했다. 혜리는 매니저에게 "샘플은..? 거기에 샘플로 약이 있어?"라고 물었다."응 줬지?" 매니저는 급히 택배 봉투에서 작은 봉투를 꺼내 약을 전달했다."뭐야? 이 정도 밖에 안 줘?""그러게..? 봉투 안에 작은 쪽지도 들어 있네?”"쪽지에 뭐라고 써 있어?""평소에 위장병이 있거나 속이 불편한 분들은 이 한 봉지로도 충분합니다. 저희를 만난 것이 처음이라 효과가 의심될 수도 있지만 믿고 드셔보세요.”혜리는 어안이 벙벙했다. “뭐야 이 싸구려 멘트는? 무슨 한 봉지로 충분해? 고바야시-S를 요 며칠 동안 하루에 십여 봉지를 먹었는데, 이 한 봉지로 충분하다고??""그러게.. 이런 후진 멘트로 인기몰이를 한다고..?”혜리는 뾰로통해서 "나는 아직 이 제약 회사를 믿을 수가 없는데? 그래도 약은 한 번 먹어봐야겠어. 대체 얼마나 좋기에 한 봉지로 다 된다는 거야?”라고 입을 삐죽거렸다. 이렇게 말하면서 그녀는 작은 포장지를 뜯으려 했다."아니야 혜리야!" 매니저는 재빨리 그녀의 손을 잡고 입을 열었다.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데, 만약에 이 약이 가짜라서 먹고 탈이라도 나면 어떡할 거야? 중국에서 나오는 그런 뉴스의 주인공이 네가 될 수도 있어~ 중금속 과다 섭취로 쓰러지는 그런 거~”"이 약에 대한 설명서 있어? 아니면 승인 문서 같은 거~”"어디 보자.." 매니저는 우편으로 온 자료를 뒤적거리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여기
혜리는 1g 정도 되는 약봉지를 개봉한 후 순간 코끝을 찌르는 강한 한약의 향을 맡았다. 고바야시-S, 카베진 등은 각자의 향을 가지고 있지만, 혜리는 다른 두 약의 냄새보다 이 의 향이 더 강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향은 마음을 안정시키는 듯한 부드러움이 있었다.옆에 있던 매니저 지우도 이 냄새를 맡으며 "혜리야, 약 냄새가 뭔가 좋은데? 향료가 첨가된 건 아니겠지?"하고 초조해했다.혜리는 매니저를 힐끗 쳐다보았다.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이건 분명 진짜 고급 약재를 사용하는 거라고~ 이 사람들이 좋은 약재를 쓰고 있다는 증거야!" 그리고 그녀는 고개를 들어 봉지에 든 약을 입에 부었다. 순간 청량한 향이 그녀의 입안을 가득 채웠고, 혜리는 서둘러 따뜻한 물을 한 모금 마셨다. 조금 뒤, 그녀는 마치 눈 덮인 바깥을 하루 종일 걷다가 집에 돌아와 차가운 발을 따뜻한 물에 담그는 듯한 편안함을 느꼈다! 그녀는 놀라움에 소리쳤다. "어머!! 이 약 정말 신기하다..?! 속이 확 개운해진 것 같아! 아픈 것도 사라지고!”"그래? 그 정도야? 고바야시-S와 비교했을 때 어떤 게 좋은데?”"당연히 이거지! 일본약보다 훨씬 좋아! 어머!!! 여기 속에 아직 따뜻한 기운이 아직 남아있는 것 같아~ 이 느낌 너무 좋다.. 요 한 달 동안 내 위가 이렇게 가벼워진 적이 없었어..! 마치 정상으로 돌아온 것 같은데..? 그렇게 많은 고바야시-S를 먹었는데, 매번 고통을 잠시만 완화했을 뿐, 이렇게 완전히 개운해 진 적은 없었어... 이 약 정말.. 대단해!”지우는 혜리의 매니저로서 매일 그녀와 함께 있었기에 혜리가 지난 한 달 동안 얼마나 고통스러워했는지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혜리가 치료를 위해 얼마나 많은 시도와 노력을 했는지도 알고 있었다. 그런데 뜻밖에도 혜리를 진정시킨 것은 이름도 알려지지 않은 국산 신제품 위장약이었다."나, 이 약의 약효가 얼마나 가는지 잘 살펴봐야겠어!!”지우는 "그럼 지금 어떻게 할 거야? 집에
을 복용하기 전까지 그녀는 밤마다 매우 고통스러웠는데, 밤이 되면 위경련이 더 강하고 더 자주 찾아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혜리는 잠을 제대로 잘 수도 없을 뿐더러 한두 시간 동안 아프다가 고바야시-S 한 팩을 복용하고 조금 통증이 잦아들면 잠을 자다가 한두 시간 후에 다시 깨는 것이 반복되는 일상을 살고 있었다. 이렇게 하룻밤을 지내면 마치 전쟁을 끝낸 것과 다를 바 없이 엄청난 체력과 기력을 많이 소모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날 밤.. 혜리는 아침에 일어나 깰 때까지 한 번도 깨지 않았고, 아무런 불편함도 느끼지 못했다! 오전 8시 30분, 그녀는 잠에서 깨어난 후 침대에서 일어났고 그제야 위가 살짝 불편함을 깨달았다..! 그녀는 속으로 경탄을 금치 못했는데, 한 봉지의 이 이렇게 좋은 효과를 낼 수 있을 줄은 몰랐고, 약효가 거의 20시간 동안 지속되었다는 것도 놀라운 일이라고 생각했다.고바야시 제약의 고바야시-S는 한 알에 두 시간 정도 지속되고 증상을 어느 정도만 완화할 수 있고 완전한 치료는 못하지만, 의 약효는 20시간으로, 자신의 증상도 완화시켰다..! 이렇게 비교하자면, 고바야시-S는 보다 훨씬 못했다.혜리는 한편으로는 놀라면서도 서둘러 을 얻을 수 있기를 기대했다. 그럼 이제 더 이상 위경련에 시달리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어서 빨리 을 더 얻어야 해..! 그런데, 그녀는 그제서야 그 구현 제약이 매니저에게 샘플을 한 봉지만 보냈다는 것을 기억했다. "구현 제약, 대체 뭐 이렇게 인색한 회사가 있어?! 신제품을 광고할 사람에게 달랑 샘플을 한 봉지만 줘?? 이거 너무한 것 아니냐고!! 아무리 그래도 한 박스는 줘야 할 거 아니야?! 진짜 짜증나네?!” 말을 마치자 그녀는 즉시 휴대전화를 꺼내 매니저에게 전화를 걸었다. "언니, 그 지금 어디서 살 수 있어???""자료에 따르면 결재를 받아 양산을 시작했지만, 아직은 시장에 풀리지 않은 거래. 모델이 확정되면 출시할
지우가 이학수에게 전화를 걸었을 때, 이학수는 구현 제약에서 생산을 관리 감독하고 있었다. 현재 구현 제약의 전체 생산은 오로지 1개에 집중되어 있었다. 약효가 정말 좋기 때문에 이학수는 이 약이 시판되면 전국, 심지어 전 세계에 빠르게 퍼질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래서 그는 시후의 요구에 따라 생산 라인을 충분히 가동하여 정식 출시를 준비하고 있었다. 지우의 전화를 받은 이학수는 웃으며 "매니저님 안녕하세요? 광고 모델에 대해 혜리 씨의 생각은 어떻죠?”라고 물었다.지우는 "대표님, 혜리는 지금까지 어떠한 의약품도 광고한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구현 제약의 약은 모델을 하기로 한 이유는 혜리가 직접 이 약을 복용하고는 효과가 매우 좋은 것 같아서입니다. 그래서 우리 혜리가 구현 제약의 제품을 광고하기로 결정했어요! 그래서 구체적인 협력의 세부사항을 알려드리기 위해서입니다.”이학수는 속으로 기뻐하며 "매니저님 말씀하세요."라고 말했다."혜리의 모델료는 연간 7억 정도이며, 매년 두 차례 광고를 찍을 거예요. TV, SNS 마케팅을 위한 광고 촬영이 있을 것이며, 이벤트 행사에 참석할 수 있습니다.”이학수는 "예? 7..억이요..? 그건 너무 비싼 거 아닌가요..?""비싸다고요? 이 가격은 이미 지난 해 시세로 얼마 전 한 일본 자동차 업체가 우리 혜리에게 보증금으로 10억을 제시했지만, 혜리가 받지 않았어요!”이학수는 그 말을 듣고 놀랐지만, 혜리가 세계적인 스타로 유명하며 국내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스타이기 때문에 광고비가 비싼 것이 정상이기는 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7억은 큰 금액이기는 하지만, 지금의 구현 제약으로서는 크게 많지 않은 금액이었다. 그러자 그는 "7억은 문제가 되지 않지만.. 혜리 씨가 가능한 한 빨리 우리와 계약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최대한 빨리 광고 촬영을 했으면 해서요.”"그건 문제없어요. 그런데.. 저희 측에서 부탁이 하나 있는데.. 대표님께 이런 부탁을 드릴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세상을 살다 보면 아주 흥미로운 현상이 있는데, 배경이 좋은 사람일수록 자신의 배경을 다른 사람들에게 먼저 알리지 않고, 배경이 없고 뭔가 부족한 사람일수록 오히려 여러 방면으로 자신을 과대 포장하는 것을 좋아한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자신이 마치 부자인 것처럼 과하게 행동하고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 주기를 바라는 것이다.혜리는 국내 연예계 전체에서 배경이 가장 좋은 인물 중 하나였다. 혜리는 자제심이 강해서 스캔들도 퍼뜨리지 않았고, 자신의 명예를 훼손하는 일도 하지 않으려고 애썼다. 다른 스타들은 평소 여기저기서 일을 받고, 광고 모델로 발탁되고, 돈만 주면 바로 광고 계약을 맺는 일도 있었다. 하지만 혜리는 광고 모델을 거의 하지 않았는데, 돈이 부족하지도 않고, 스타 모델로 활동하던 제품이 사고가 나면 자신의 명예를 깎을 수도 있기 때문에 조심스러워했기 때문이다.그녀가 모델로 나서는 제품은 거의 없었고, 모델을 하고 있는 곳은 SNS일 뿐이었다. 얼마 전 그녀는 인스타그램, 토스, 타다의 홍보대사로 활동했다. 일부 기업들은 비싼 돈을 들여 그녀를 광고 모델로 초청하려고 했지만, 그녀는 잘 수락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팬들이 자신을 좋아한다는 이유로 무작정 자신이 광고하는 제품을 구매하게 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며, 혹시라도 제품에 문제가 있을 경우 자신의 책임이 된다는 문제가 있기 때문이었다.한때 유명 배우가 다이어트 제품을 광고했는데, 제품에서 벌레가 나오거나 중금속 성분이 발견된 적이 있었다. 또 액션 배우 중에서 탈모방지 샴푸를 광고했는데, 언론에서 이 샴푸에 탈모 방지 성분이 전혀 없다고 밝히면서 많은 이슈가 된 적이 있었다. 이런 일이 속출하고 있는 만큼 혜리는 조심스러웠고 돈이 부족하지도 않았기에 딱히 광고 모델에 관심을 두지 않게 되었다.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그녀가 먹어본 은 평생 먹어본 것들과 차원이 달랐기 때문이다..! 이 정말 효과적이었고 이미 유명 제품인 고바야시-S도 그에 비교할 수가 없는 효능을 가졌다
다음 날, 시후는 마침 차를 타고 체육관으로 향했다. 오늘은 설아의 8강전이 있는 날이기 때문이다. 그녀는 이번 대회 랭킹 3위의 브라질의 조안나와 맞붙게 되었다. 두 사람은 오늘 경기에서 4강에 오를 선수를 가린다. 만약 설아가 파죽지세로 이기게 된다면 오늘 경기를 이긴 뒤 3경기만 더 치르면 된다. 풀타임으로 우승까지 남은 경기는 마지막 3경기.. 그래서 시후는 앞으로 설아의 매 경기를 놓치지 않고 반드시 그녀가 우승하는 것을 직접 보겠다고 결심했다..! 시후가 택시를 타고 체육관으로 가는 길에 이학수가 전화를 걸어왔다."은 선생님 조금 전에 여배우 혜리와 매니저가 3시간 정도 뒤에 미팅을 가질 예정입니다. 먼저 구현 제약을 한 번 둘러보기로 했는데, 은 선생님께서도 함께 하시겠습니까?”"음.. 지금은 선약이 있어서 함께 하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진원호 대표의 따님이 킥복싱 경기가 있어서 참석하기로 했거든요. 그러니 이번 건은 대표님이 처리해 주시죠.”이학수는 다시 한 번 물었다. "그런데 오늘 혜리와 매니저가 저녁에 버킹엄 호텔에서 식사를 하고, 묵을 예정이라고 하는데 괜찮을까요? 혹시라도 문제가 있으면 제가 안세진 부장님께 연락 드리겠습니다.”"저는 별로 문제가 없으니 호텔 관련 내용은 안세진 부장에게 맡기도록 하시죠.”"그럼 은 선생님께서는 저녁에는 오실 겁니까?”시후는 문득 아내 유나를 떠올렸다. "아참! 우리 집사람이 혜리의 광팬이라... 저녁에 제가 집사람과 함께 갈게요. 하지만 혜리에게는 내 신분을 밝히지 말아 주세요. 그냥 우연히 호텔에서 만난 걸로 합시다. 그리고 만약 물어보면, 제가 대표님의 고문이라고 말해주세요. 그래야 우리 집사람이 의심하지 않을 것 같아서요.”"네, 알겠습니다!"시후는 전화를 끊은 후, 유나에게 다시 전화를 걸었다.유나는 회사에서 바쁘게 일하고 있었는데, 시후의 전화를 받고 웃으며 물었다. "남편~~ 근무시간에 나한테 전화한 적은 거의 없는데.. 무슨 일이에요?? "시후는 유나
과거의 그는 모든 여성들을 대할 때 항상 거만한 태도를 유지했다. 그는 여성들이 자신의 사랑을 받는 사람들이고 자신의 사랑을 받는 건 그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행운이라고 생각했다. 이와 같은 초월적인 자부심 덕분에, 그는 수십 년이라는 오랜 세월 동안 여색을 마음껏 즐길 수 있었던 것이다.물론, 방가흔은 그가 만난 모든 여성들 중 가장 사랑한 상대였다. 그러나 그는 속으로 방가흔을 늘 존중한 적이 없었다. 과거에 방가흔이 이중열과 함께 미국으로 떠났을 때, 유가휘의 입장에서 이 일은 마치 가장 아끼던 장난감을 빼앗긴 것과 같았다. 그렇기에 그녀가 다시 자신에게 돌아왔을 때도, 그는 단순히 잃어버린 장난감을 되찾아 영원히 곁에 두고 싶어했을 뿐이었다. 그렇다면, 그에게 방가흔을 정말 사랑했냐고 묻는다면, 그의 대답은 분명 ‘아니오’였을 것이다. 물론, 젊은 시절 그는 방가흔을 매우 사랑했다. 하지만 그녀가 한 번 자신을 떠난 후, 그는 자신을 통제하고 다시는 그녀에게 너무 많은 투자를 하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그리고 그는 오랫동안 이 원칙을 철저히 지켜왔다.방가흔은 비록 유가휘의 아내이자 ‘사모님’이라는 공식적인 위치를 얻었지만, 그녀는 유가휘의 재산을 직접 관리하거나 결정할 권한이 전혀 없었다. 결국 그녀는 결혼 후에도 화려한 새장 속의 카나리아일 뿐이었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 방가흔이 눈물을 흘리며 말했던 그 한마디가, 유가휘의 마음 속 깊은 곳을 조용히 흔들어 놓았다. 그는 평생 자랑스럽게 수많은 여성들을 품어왔다. 그러나 오늘, 시후 앞에서 무릎을 꿇고 용서를 구할 때, 그의 자존심은 완전히 무너졌다. 지금 그는 마치 전쟁에서 패배한 자존심을 버린 장군 같았다. 이제 그는 더 이상 과거의 오만함도, 자부심도 남아 있지 않았다. 하지만, 그런 그의 곁에 남은 여인이 끝까지 자신을 떠나지 않았다는 사실로 인해 그는 마음 속에 부드러운 감정을 느꼈다. 그러자 유가휘는 길게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당신이 정말 그를 완전히 놓아주었다
그 시각.유가휘의 가족들도 이미 차를 타고 시훈도에 있는 저택으로 돌아가고 있었다.돌아오는 길에 유가휘는 방가흔과 함께 차를 탔고, 유미경은 자신의 테슬라를 직접 몰고 집으로 향했다. 유가휘는 딸이 뭔가 멍하고, 깊은 생각에 빠져 있는 듯한 모습을 보고는 함께 차를 타고 가자고 했지만, 유미경은 이를 거절했다. 유미경은 지금 온갖 생각으로 머릿속이 복잡해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고 싶었다. 하지만 차를 몰고 돌아가는 내내, 그녀의 머릿속에는 오직 시후만이 떠올랐다. 그와의 첫 만남부터 지금까지의 모든 순간이 자꾸만 무의식적으로 떠오르는 바람에, 유미경은 그가 이미 자신의 마음 깊숙이 자리 잡았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하지만, 그녀를 더욱 괴롭게 만드는 것은 시후가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을 속였다는 사실이었다. 그래서 유미경은 시후를 원망하는 마음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많은 걱정들을 안고 운전을 했지만, 다행히 그녀는 오는 길에 아무 일 없이 안전하게 집에 돌아왔다.집 앞에 차를 세운 뒤 차에서 내린 유가휘는 마치 영혼이 빠진 듯한 모습이었다. 그는 마치 큰 병을 앓고 난 사람처럼 기운이 빠져 있었고, 걸음걸이조차 힘겨워 보였다.남편의 이런 모습을 본 방가흔은 급히 그의 팔을 붙잡으며 다급히 물었다. "여보, 괜찮아요?"유가휘는 깊은 한숨을 쉬며, 무력하게 손을 저었다. "집에 들어가서 이야기하자..."유미경도 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 반대편에서 그를 부축했다.세 사람이 저택 안으로 들어가자, 유가휘는 두 사람에게 자신을 소파까지 데려다 줄 것을 부탁했다. 그리고 소파에 앉는 순간, 그는 마치 큰 짐을 내려놓은 듯 길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내가 50년 넘게 살아오면서, 오늘이 가장 두려운 날이었다..."옆에서 듣고 있던 방가흔은 눈물을 훔치며 흐느꼈다. "미안해요, 여보... 다 내 잘못이에요..."하지만 유가휘는 손을 저으며 말했다. "아냐, 당신 잘못이 아니야." 그는 씁쓸한 미소를
이중열의 어머니는 눈앞의 시후를 바라보며, 그의 나이가 꽤나 어린 것을 보고 놀랐지만, 여전히 매우 공손하게 말했다. "도련님, 우리 가족들을 대표하여 당신의 큰 은혜에 감사드립니다!"이에 시후는 서둘러 대답했다. "어머님, 그렇게 말씀하지 마세요. 삼촌은 돌아가신 제 아버지의 절친이셨으니, 이건 당연히 제가 해야 할 일입니다." 그러면서 그는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었다. "지금 몸 상태는 어떠신지요? 혹시 어디 불편하신 곳은 없으세요?"이중열의 어머니는 순간 멈칫하더니, 놀란 듯이 말했다. "아이고, 말씀을 듣고 보니... 아무렇지도 않은 것 같아요..." 그녀는 이렇게 말하면서 직접 상반신을 일으켜 보았는데, 몸이 마치 깃털처럼 가벼워진 것 같았다. 얼마 전 까지만 해도 뇌졸중으로 생명이 위태로웠지만, 지금은 전혀 그런 증상이 느껴지지 않았던 것이다. 오히려 몸 상태가 전반적으로 좋아진 것 같았다.그러자 자녀들도 충격을 받은 나머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알다시피 어머니가 뇌졸중에 걸린 이후로 건강 상태는 급격히 악화되었고, 담당 의사조차 ‘며칠 안에 세상을 떠날 것’이라고 했을 정도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맏이인 이중열이 어머니에게 이름 모를 한 알의 약을 먹이자, 그녀가 단 몇 초 만에 완전히 회복되었고 뇌졸중 증상이 사라졌으며 안색이 매우 좋아졌다. 이것은 도저히 쉽게 믿을 수 없는 일이었다.이에 이중열은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시후에게 물었다. "도련님, 그럼 어머니께서 바로 퇴원하셔도 될까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더 이상 입원할 필요가 없으실 겁니다."이중열은 감격한 나머지 어머니에게 말했다. "어머니, 그럼 집으로 돌아가요!"그러나 이중열의 어머니는 손을 저으며 말했다. "급히 돌아갈 필요 없어. 이렇게 오랜만에 홍콩에 왔으니, 먼저 아버지께서 계신 샌디 리지로 가자. 네가 그동안 오지 못했으니, 돌아온 김에 먼저 아버지에게 인사를 드리는 게 좋지 않겠어?!""샌디 리지요?" 이중열은 놀라며 물었다. "아버
이때, 이중열의 어머니는 이미 모든 지각능력을 완전히 잃은 상태였고, 기운조차 매우 미약해진 상태였다.이중열은 20년 동안 어머니를 만나지 못했다가 이제야 겨우 재회했지만, 어머니는 이미 생사의 기로에 놓여 있었고, 심지어 그를 한 번 바라보는 것조차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그는 지난 20년간 부모님 곁에서 시간을 보내지 못한 것을 떠올리며 감정을 억누르지 못하고 무너져 내린 채 어머니의 손을 꼭 쥔 채 마치 아이처럼 흐느껴 울었다.그를 본 동생들도 슬픔을 주체하지 못하고 어머니의 침상 곁에서 모두 함께 눈물을 흘렸다.이 광경을 지켜보던 시후는 조용히 품에서 한 알의 거풍환을 꺼내 이중열에게 내밀며 말했다. "삼촌, 이 약이면 어머님을 치료할 수 있을 겁니다. 지금 바로 드리세요."이중열은 그 말을 듣고 순간 무언가 떠오른 듯, 무의식적으로 주머니를 더듬었다. 그리고 작은 상자를 꺼내 들며 진지하게 물었다. "도련님, 예전에 제게 주신 이 약을 그동안 늘 지니고 다녔습니다. 혹시 이 약으로도 어머니를 살릴 수 있습니까?"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네, 제 외할아버지께서도 병세가 위독하셨지만, 이 약 한 알로 되살아나셨습니다."그 말을 듣자, 이중열은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말했다. "그렇다면 정말 다행입니다! 도련님, 감사합니다! 어머니께 이 약을 드리겠습니다!" 이렇게 말한 뒤 그는 곧바로 상자를 열고 그 안에서 거풍환을 꺼냈다.시후도 더 이상 자신이 내민 약을 고집하지 않고, 조용히 그것을 거둬들였다.이중열은 어머니의 산소 마스크를 벗기며 동생에게 말했다. "한열아, 어머니를 일으켜 줘."그러자 이중열의 동생은 즉시 조심스럽게 이중열의 어머니의 상반신을 조심스럽게 부축하여 들어 올렸다.이중열은 시후가 준 약을 어머니의 입에 넣었다. 그리고는 간절한 마음으로 그녀를 지켜보며 기적이 일어나길 기다렸다.그리고 거풍환은 결코 사람들을 실망시키지 않았다. 불과 몇 초 만에, 창백했던 어머니의 얼굴에 서서히 혈색이 돌기
이중열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어머님께서는 올해 여든이 넘으셨습니다. 이 나이에 뇌졸중이라니... 상황이 좋지 않을까 걱정됩니다."시후는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 "걱정 마세요, 아무 문제없을 겁니다."이중열은 살짝 고개를 끄덕였지만, 여전히 근심이 가득한 얼굴이었다.성도민은 이내 차를 급히 기독병원 입구까지 몰았다. 차가 완전히 멈추기도 전에, 이중열은 황급히 문을 열고 뛰어내려 곧장 병원 로비로 달려갔다. 그는 접수대에서 어머니가 입원해 있는 곳과 병실 정보를 문의했다.당직 간호사는 빠르게 정보를 조회한 뒤 이중열의 어머니가 입원해 있는 병동과 호실을 알려주었다.이중열은 안내를 받은 대로 급히 어머니가 있는 병실로 뛰어갔다. 병실 문 앞에 도착한 그는 잠시 숨을 고른 뒤 조심스레 병실 문을 두드렸다. 안에서 한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네 들어오세요."이중열이 병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그곳에는 단 한 개의 병상이 있었고 침대 위에는 산소 마스크를 낀 어머니가 몹시 쇠약한 모습으로 누워 있었다. 그리고 그녀 주변에는 세 명의 중년 남성과 두 명의 여성, 그리고 10대 아이들이 몇 명 있었다.병실에 있던 다섯 명의 중년들은 문 앞에 선 이중열을 보는 순간, 마치 벼락을 맞은 듯 충격에 빠져 자리에 얼어붙었다.그 중에서 가장 나이가 많아 보이는 여성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외쳤다. "오빠?! 정말 오빠야?!"이중열은 그녀를 바라보며 억누를 수 없는 감정을 드러내며 말했다. "너... 너 소연이냐?!"그녀는 이중열이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순간, 즉시 눈에 눈물이 고였다. 그녀는 재빨리 달려와서 이중열을 꼭 껴안은 채 울먹이며 말했다. "오빠, 어떻게 홍콩으로 돌아온 거야?! 유가휘가 오빠를 죽이려고 혈안이 되어 있었잖아. 오빠가 돌아온 걸 알게 되면 절대 가만두지 않을 텐데....!"그 때 다른 사람들도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이중열을 꼭 껴안고 울면서 같은 질문을 던졌다. 이 사람들은 바로 이중열의
"하하... 아가씨, 조금 전 누군가를 좋아하면 그와 관련된 모든 것을 좋아한다고 하셨습니까?!" 원서훈은 놀란 표정으로 배유현을 바라보았다. 그녀가 이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이 이야기를 할 줄은 꿈에도 몰랐기 때문이다.배유현은 그의 반응을 보고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원 선생님, 선생님께서는 그래도 무술 고수신데, 제가 이렇게 분명히 말했는데도 못 들으신 건가요?"원서훈은 황급히 손을 저었다. "아, 아니, 그런 게 아닙니다... 그저 아가씨의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올 줄은 전혀 예상 못 했기 때문에 놀랐을 뿐입니다...."배유현은 빙그레 웃으며 진지하게 말했다. "원 선생님께서 그렇게 놀라실 필요 없어요. 게다가, 은 선생님을 좋아하는 사람이 저 혼자 뿐이겠어요? 조금 전 그 유미경 씨를 보셨나요? 그분이 은 선생님을 바라보는 눈빛이 얼마나 애절하던지.. 여자의 눈빛이 그토록 애절하다는 건, 그만큼 마음속에서 상대방을 깊이 사랑하고 있다는 뜻이라고요."원서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아가씨께서 하시는 말씀이 맞긴 합니다...."배유현은 가볍게 한숨을 쉬며 말했다. "어휴, 은 선생님께서 홍콩에 오신 지 고작 이틀 밖에 안 됐는데.. 이틀 만에 유미경 씨가 은 선생님을 좋아하게 된 건 그렇다 쳐도 이틀 만에 은 선생님이 그녀를 안쓰러워 하시다니, 정말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어요."원서훈은 깜짝 놀라며 물었다. "은 선생님께서 유미경 씨를 안쓰러워하셨다고요? 저는 전혀 눈치채지 못했습니다?"배유현은 미소를 띠며 말했다. "그건 원 선생님께서 세심하게 보지 않으셨기 때문 아닐까요?"원서훈은 쓴웃음을 지으며 자조적으로 말했다. 그러고는 다시 배유현에게 물었다. "아가씨, 그런데 은 선생님을 좋아하신다면, 유미경 씨는 아가씨의 경쟁 상대가 되는 게 아닙니까? 그런데 왜 먼저 다가가 친구가 되려 하시는지요?"배유현은 싱긋 웃으며 대답했다. "은 선생님께서 미혼이시라면, 당연히 유미경 씨는 제 경쟁 상대가 되겠죠. 하지만 은 선생님께서는
유미경은 눈물을 머금은 큰 눈으로 시후를 노려보며 무언가 말하려 했지만, 결국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그러자 옆에 있던 유가휘가 재빨리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미경아! 은 선생님께서 너에게 말씀하시잖아! 멍하니 있지 말고 얼른 답해드려!"그러나 유미경은 고집스럽게 얼굴을 돌리고, 흘러내리는 눈물을 손으로 훔쳤다.시후는 약간의 죄책감을 느꼈지만,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라 그냥 유가휘에게 말했다. "유 회장님, 유미경 씨가 저를 상대하기 싫다고 한다면 억지로 강요하지 않으셔도 됩니다."유가휘는 난처한 표정으로 멋쩍게 웃으며 말했다. "제 딸아이가 예의가 없어서.... 선생님께 실례를 범했습니다...."시후는 가볍게 고개를 저으며, 이번에는 배유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배유현 씨, 이렇게 먼 길 오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급히 돌아가실 필요가 없으시다면, 저녁 식사라도 함께하시죠."배유현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좋아요. 저도 급한 일이 없어서요. 은 선생님께서 홍콩에 하루 이틀 더 머무르실 예정이라면, 저도 기다렸다가 일이 끝난 후 함께 돌아가겠습니다.""그러시죠." 시후는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이중열과 그의 가족들이 새 집으로 이사한 후 미국으로 돌아갈 계획이었기에, 배유현이 서두르지 않는다면 같은 비행기를 타고 돌아갈 수도 있었다.배유현이 다시 물었다. "은 선생님께서는 어느 호텔에서 머무르시나요?"시후는 유가휘와 유미경을 한 번 바라본 후 말했다. "아직 호텔은 정하지 않았습니다."배유현은 상황을 대충 파악한 듯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럼 제가 호텔을 골라서 은 선생님의 객실도 함께 예약해 드릴게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렇게 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배유현 씨."유미경은 그 때 또 다시 고개를 들어 시후를 바라보며 무언가 말하려 했지만, 결국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한편, 유가휘는 다소 실망한 듯 보였다. 비록 시후에게 한바탕 당하기는 했지만, 그는 아직도 시후와 배유현을 자신의
킬러가 추락한 후, 공항 출구 밖의 인파 속에 숨어 있던 몇 명의 킬러들도 변장한 블랙 드래곤 대원들에게 순식간에 제압되었다. 차 안에 숨어 기회를 노리던 킬러들 역시 반응하기도 전에, 블랙 드래곤 대원들이 앞뒤에서 차량으로 포위하며 문을 부수고 침입해 그대로 끌려 가고 말았다. 그 때가 되어서야 킬러들은 자신들이 이미 블랙 드래곤 대원들에게 철저히 감시당하고 있었음을 깨달았다. 현상금 철회 명령을 받은 즉시 현장을 떠난 킬러들은 블랙 드래곤 대원들도 가만두었지만, 끝까지 떠나지 않은 자들은 결국 블랙 드래곤의 포로가 되고 말았다.이때, 공항 VIP 대기실에서 유가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시후에게 말했다. "은 선생님, 현상금 의뢰는 철회되었습니다. 킬러들도 분명 철회 소식을 접했을 테니, 이제 안심하셔도 됩니다...."하지만 시후는 유가휘의 말을 무시한 채, 성도민을 바라보며 물었다. "성도민 씨, 다 정리됐나요?"성도민은 공손하게 대답했다. "은 선생님, 현상금 의뢰는 확실히 철회되었습니다만 저희 측에서 감시하던 범위 내에 아직 떠나지 않은 킬러들이 몇 명 있었기에 직접 처리했습니다. 한 명은 사살했고, 일곱 명은 생포했습니다.""잘했군요." 시후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 일곱 명도 시리아로 보내도록 해요. 홍콩에서 장기적인 평화로움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하니까."성도민은 즉시 두 손을 모으며 답했다. "예 알겠습니다!"시후는 유가휘를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유 회장님, 당신과 나, 그리고 중열 삼촌 간의 원한은 당신이 한국에 있는 구름산에서 돌아오면 완전히 끝날 겁니다. 더불어 TS Shipping과의 협력을 원한다면, 그때 전문 인력을 배정해 협상하도록 하죠. 앞으로 약속을 지키기만 하면, 나는 더 이상 당신을 곤란하게 하지 않을 겁니다."유가휘는 이 말을 듣고서야 비로소 완전히 안심하며 공손히 말했다. "은 선생님의 너그러움에 감사드립니다!" 그런 뒤 그는 곧바로 이중열을 향해 말했다. "중열 씨,
"좋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바로 모든 사람들에게 소식을 전하고, 현상금을 철회하겠다고 통보할 겁니다. 달러는 24시간 이내에 원래 경로로 환불될 겁니다."....그 시각, 홍콩 국제공항 외부에는 이미 여러 명의 킬러들이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었다. 이들은 서로를 알지 못했지만, 그들이 모두 공항 근처에 숨어 있는 이유는 단 하나였다. 현상금을 손에 넣고 평생 먹고 살기 위해서 이러한 선택을 한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하나같이 참지 못하고 오직 이중열이 공항에서 나오는 순간을 틈타 즉시 공격을 개시할 생각이었다.그 중에서 어떤 킬러들은 이미 은밀한 장소에서 저격총으로 조준을 하고 있었고, 또 다른 킬러들은 관광객으로 위장해 공항 출구 밖에서 총을 숨긴 채 대기 중이었다. 심지어 어떤 킬러들은 차를 도로에 세워 두고, 이중열이 나오자마자 그대로 들이받을 작정이었다. 킬러들 모두가 각자의 방식으로 승리를 거머쥐려는 찰나, 갑자기 휴대전화로 짧은 메시지를 하나 받았다."젠장!" "뭐야, 이게!" "아오 씨, 장난하나!"마치 독사처럼 기회를 엿보던 킬러들은 일제히 욕설을 퍼부었다. 현상금이 철회되었다는 사실에 그들은 모두 분노를 금치 못했다. 이제 현상금은 사실상 사라졌고, 손에 잡힐 듯했던 부자가 될 기회는 순식간에 사라지고 말았다. 그러나 그들도 지금 불만을 터뜨려봤자 소용이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일단 현상금이 철회되면, 아무리 목표를 제거해도 돈을 받을 방법이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그래서 결국 대부분의 킬러들은 즉시 그 자리에서 철수하기 시작했다. 관광객으로 위장했던 킬러는 택시를 타고 떠났고, 길가에 차를 세웠던 킬러도 곧바로 차를 몰고 사라졌다. 숨어서 저격을 준비했던 자들도 총을 수납하고 호텔을 빠져나갔다. 하지만 아직 몇몇 킬러들은 자리를 뜨지 않았다. 그 중 한 명은 공항 맞은편 호텔 18층 객실에 숨어 있었다. 그는 저격총 조준경으로 공항 출구를 노리면서도 연신 욕설을 퍼부었다."아오 씨, 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