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회장과의 통화를 종료한 유나는 평소와 다르게 속상해했다.은시후는 참다못해 유나에게 물었다. “유나 씨, 무슨 일인데요?”유나는 상황을 대충 남편에게 설명해주었다. 은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렇다면 엠그란드 그룹에 먼저 공사대금을 선불로 지급해줄 수 있느냐고 물어보면 되지 않을까요?”유나는 다급히 말했다. “그게 어떻게 가능하겠어요.. 우리가 엠그란드와 합작하게 된 것도 이미 과분한데.. 만약 공사 대금까지 선불로 받는다면 WS는 분명 사람들에게 업신여김 당하고 말 거예요..”순간 은시후는 엠그란드 그룹이 모두 당신 남편의 것이라고, 그깟 돈이 뭐라고? 누가 감히 당신을 깔보겠느냐고 말할 뻔했다.그러나 유나는 그 사실에 대해 모르고 있었다. 그래서 그녀는 “그럼.. 먼저 제가 천호건설의 회장님을 한 번 만나 봬야겠어요.”시후는 “그럼 나와 같이 가요.”“그건 안 돼요.” 유나가 말했다. “누가 자기 남편을 데리고 가서 영업을 하겠어요? 그리고 그건 프로페셔널 하지도 않고요.”“시후 씨는 그냥 집에 있어요. 그래도 정말 심심하면 나가서 좀 돌아다니고요. 어쨌든 집에는 큰 문제가 없으니까.”은시후는 유나의 태도가 단호한 것을 보고 더 이상 말을 꺼내지 않았다.그는 유나가 독립적이며, 많은 일들을 자신의 손으로 직접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그런 그녀였기에 한 번 도전해보라고 하는 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되었다. 만약 유나가 직접 해결할 수 없다면 자신이 은밀하게 그녀를 도울 테니까.******아침을 먹고 나서 유나는 천호건설의 회장 천호진과 미팅을 잡은 후, 혼자 차를 몰아 천호건설로 갔다. 천호건설은 한국에서 가장 큰 건축 자재 회사 중 하나로, 주로 각종 알루미늄 합금 건축 자재를 전문으로 다루며, 대형 건설 프로젝트에서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자재 공급원이었다.천호진 회장은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났지만, 운이 좋은 편이었다. 부잣집 아내를 만나 그
천호진 회장은 유나를 자신의 사무실로 데려갔고, 사무실 문을 닫는 순간 그의 눈빛은 뜨거운 욕망이 불타올랐다.그는 아무런 내색을 하지 않고 사무실 문을 잠근 뒤 유나를 소파로 안내했다.유나는 쭈뼛대며 자신의 손을 포갠 뒤 그의 맞은편에 앉았다. 천호진 회장은 “김 이사님, 이번에 절 찾아온 줄은 몰랐는데, 무슨 일 때문에 나와 이야기를 나누려는 겁니까?”라고 물었다.유나는 면목 없어 하며 말했다. “회장님을 속이지는 않겠습니다. 최근 저희 WS 그룹의 자금줄이 조금 막혀서요.. 혹시 건축 자재를 외상으로 대줄 수 없으신지 여쭤보러 온 겁니다.”“외상이요?” 천호진 회장은 난처한 표정으로 말했다. “우리 천호건설은.. 김 이사님께서 더 잘 알고 계실 텐데.. 외상을 하지 않아서요. 먼저 대금을 받은 후에 자재를 공급합니다.”“저도 그 부분은 잘 알고 있습니다.” 김유나는 미안해하며 말했다. “저도 사실 어쩔 수 없어 이렇게 회장님을 뵈러 온 것입니다. 하지만 안심하세요. 저희가 합작하고 있는 기업은 엠그란드 그룹이며, 엠그란드는 한국에서 가장 큰 기업입니다. 분명 우리 공사 대금을 지불할 것이니, 그때 가서 돈을 받기만 하면 즉시 대금을 지불하겠습니다!”천회장은 피식 웃으며, “말은 이렇게 하지만, 김 이사님.. 제가 이사님을 겨냥하는 것은 아니지만.. 왜 제가 일절 외상을 안 하는 규칙을 정했는지 아십니까?”라고 물었다.김유나는 고개를 저었다.천호진 회장은 “저도 한 때는 좋은 게 좋은 거지~라고 하면서 고객들이 먼저 물건을 받은 후에 결제를 하기도 했습니다. 제가 처음에 비즈니스를 발전시키기도 해야 했고, 고객들도 계속 유지해야 했으니 저도 어쩔 수 없이 동의했던 거죠. 그렇게 결제한 결과가 어떻게 되었는지 알아요? 천억이 넘는 대금을 지금까지도 못 받았어요! 안 돌아왔다고요!”“그렇게 많은 금액을요?”유나 역시도 큰 액수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WS 그룹 전체의 모든 자산을 합쳐도 천억대가 되려나?!그런데 천 회
그녀의 그 쓸모없는 남편이, 얼마나 잘 났겠는가?이런 생각을 하니, 천호진 회장의 마음은 수많은 개미들이 기어 다니는 것처럼 간질간질했다.그는 여러 해 동안 바람을 피울 기회가 없었던 데다가, 이렇게 아름다운 미녀를 만날 일조차 없었다.하지만, 바로 오늘! 김유나 이사를 만난 것은 자신의 운명이라고 느꼈다.그래, 맞아!!이렇게 생각한 그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이고, 유나 이사님! 이사님께서 그렇게 원하시니 이야기를 좀 해봅시다. 나 천호진 회장은 이사님이 생각하는 것처럼 말이 안 통하는 사람은 아니거든요.”김유나는 희망이 생긴 것이라고 생각해 급히 앉았다. “회장님! 그럼 저희 WS에 자재를 외상으로 주시려고 하는 건가요?”라고 기뻐하며 물었다.천호진 회장은 일부러 말을 얼버무리며 제대로 답을 주지 않았다. “아마.. 다른 사람 같으면 이 자리에서 단칼에 거절했겠습니다만.. 김 이사님 말이라면 제가 또 한 번 더 생각해 볼 수 있지 않겠습니까..?”“사실 저희와 엠그란드 그룹의 프로젝트는 현재 굉장히 성황리에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만약 회장님이 건축 자재를 외상으로만 주신다면, 아마 엠그란드에서 처음으로 받은 대금으로 자재비용을 바로 지불할 수도 있고요.”천호진 회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이사님 흥분을 좀 가라 앉히시고, 천천히 얘기하시죠.”그는 말을 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유리잔을 하나 꺼냈다.김유나에게 등을 돌렸을 때, 그는 유리잔에 물을 따르면서 수면제 하나를 주머니에서 꺼냈다.이 수면제는 그가 평소에 복용하는 것으로, 최근 불면증으로 인해 의사에게 처방 받은 강력한 수면제였다. 한 알을 복용하면 하루 종일 편히 잘 수 있을 정도로 효과가 컸다.천호진 회장은 유리잔에 수면제의 캡슐을 열어 가루로 된 내용물만 쏟아 넣었다.이렇게 되면, 김유나가 물을 마셨을 때 수면제 한 알을 먹은 것과 같은 효과가 날 것이었다.그럼 약 기운이 올라올 때까지 기다리기만 하면, 그녀를 자신의 마음대로 할
김유나가 물을 거의 다 마시자 천호진 회장은 곧 다가올 아름다운 미래를 생각하니 가슴이 벅차올랐다.이제 약효가 올라오기를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김유나는 물을 마신 후, 곧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꼈다!머리가 좀 어지럽고, 무거워졌기 때문이다!이게 무슨 일이지??그녀는 속으로 너무나 놀랐다.설마.. 지금 천호진 회장이 물에 약을 탄 것인가?!이런 생각이 들자, 김유나는 깜짝 놀라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힘을 주었지만, 이미 약이 퍼지기 시작했는지 두 다리에 더 이상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보아하니, 그녀는 혼자서 이곳을 탈출하기 어려울 것 같았다!그녀는 아직 자신의 의식이 흐려지지 않은 틈을 타, 조용히 자신의 휴대폰을 열어 시후와의 카톡 채팅방을 찾았다. 그리고는 음성 메시지 버튼을 눌렀다.그녀는 버튼을 누른 동시에, 천호진 회장에게 말했다. “음.. 회장님.. 제가 지금 좀 어지러운 것 같아요.. 이 물이 좀 이상한 것 같아요..”천호진 회장은 “김 이사님, 별 문제 없을 텐데.. 이건 그냥 녹차 우린 물이라.. 혹시 한 잔 더 드릴까요?”“아뇨 회장님.. 더 안 마셔도 될 것 같아요.. 제가 몸이 안 좋아서 그런데 혹시.. 밖으로 좀 데려다 주시겠어요?”김유나의 맞은 편에 앉아있던 천호진 회장은 느끼하게 미소를 짓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의 옆에 바싹 붙어 앉았다.그리고는 불안해하는 김유나를 훑어보며 천호진 회장은 웃으며 말했다. “김 이사님, 다들 이사님이 정말 아리땁다고 이야기 하던데.. 과연 오늘 만나 뵈니 소문이 사실인 것 같습니다.. 하하..”김유나는 그가 자신의 옆에 바싹 붙는 것을 보고, 다른 쪽으로 자리를 옮겼다. “회장님? 죄송합니다만.. 저와 좀 떨어져 주시겠어요?”천호진 회장은, “아이.. 왜 이래요 김 이사? 우린 이제 사업 파트너니까.. 좀 친밀해지는 것이 더 괜찮지 않겠어요?”천호진 회장의 몸이 다시 김유나에게로 기울었다.김유나는 더 피하
“알겠습니다!”******통화를 끊고 잠시 후, 큰 덩치의 검은 벤 한 대가 은시후를 데리러 왔다.벤 안에는 검은 옷을 입은 열 명 남짓한 사내들과 안세진이 함께 타고 있었다.안세진의 표정은 몹시 안 좋았다. 감히 겁도 없이 사모님께 손을 대는 사람이 있다니, 정말 죽고 싶어 환장을 한 게 아닌가?!은시후는 곧장 벤에 올라탔고, 타자 마자 안세진에게 “최대한 빠른 속도로 천호건설로 갑시다!”라고 외쳤다.******지금 이 시각 천호건설.천호진 회장은 이미 힘이 다 빠진 김유나를 보고 설레는 듯 껄껄 웃으며, 즉시 두 손을 뻗어 김유나의 옷을 벗기려고 했다.바로 그 때, 누군가에 의해 사무실 문이 갑자기 ‘쾅’하고 열렸다. 추하게 생겼고 문 앞에서 씩씩대고 있는 여자가 보였고, 경호원처럼 생긴 남자 몇 사람이 천호진 회장을 향해 달려들었다!천호진 회장이 김유나의 옷을 벗기려 하는 것을 본 그녀는 “천호진! 감히 날 두고 다른 여자를 먹으려고 해?!”천호진 회장은 놀라 당황했다!집사람이 갑자기 왜 이곳을 찾은 거지?천호진 회장이 어찌 알았겠는가? 자신의 아내가 그의 주변 사람을 다 포섭해서 자신이 매일 어디에 갔는지, 누가 찾아왔는지 일거수일투족을 속속들이 알고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처음에 김유나가 천호진 회장을 찾아왔다는 것을 알고 난 그녀는, 금세 경계심이 생겼다.왜냐하면 김유나는 아름다운 미모로 업계에서 유명했기 때문이다. 그녀는 자신이 너무 못 생겼기 때문에 예쁘장하게 생긴 여성들을 가장 싫어했다. 그런데 마침 김유나가 회사로 왔다는 말을 듣고 즉시 경계 태세를 취하며 허튼 수작을 부리면 죽여버리려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아니나 다를까, 역시!문을 열자마자 보이는 장면이란.. 이 늙어 빠진 남편이 김유나의 옷을 벗기고 있는 장면이라니!천호진 회장은 겁에 질렸다. “여보! 여보~~ 내 설명 좀 들어봐요! 저 여자가 꼬신 거야!”그 누런 얼굴의 아내는 김유나를 보고 얼굴이 붉어졌다. 그녀의
천 회장의 아내가 김유나의 얼굴을 후려치자, 유나는 이내 정신을 차렸다.그녀는 얼굴을 감싸쥔 채 앞에 있는 흉악한 여인을 보며 무의식적으로 물었다. “당신 누구야, 나에게 무슨 짓을 하려는 거야?”“내가 뭘 하려는 걸로 보여? 더러운 불륜녀를 때려 죽이려고 하는 거지!”그러자 그는 옆에 있던 경호원에게 “칼은? 이리 줘! 나 이 년을 베어 버리겠어. 더러운 년!”“예, 아가씨!”그 경호원은 즉시 날카로운 칼을 꺼내더니, “여기 있습니다. 그냥 손을 더럽히지 마시지요. 제가 하겠습니다.”천 회장의 아내는 손을 들어 그의 뺨을 한 대 때리며, 그의 손에서 칼을 빼앗아 욕을 퍼부었다. “지금 나에게 말대꾸하는 거야?”경호원은 즉시 무릎을 꿇고 겁에 질려, “아가씨, 제가 잘못했습니다. 제발 용서하십시오.”라고 말했다.“저리 가!”그리고 그녀는 칼만 들고 와서 유나의 얼굴을 짓이기려 했다.유나는 겁에 질려 몸부림 치며 벗어나려고 했지만 경호원에 의해 붙잡혀 꼼짝할 수 없었고 약에 취해 몸도 나른했기에 아무런 힘을 쓸 수 없었다.바로 이 순간, 갑자기 누군가가 외쳤다. “당장, 그 칼 내려!”천 회장의 아내가 뒤를 돌아서자 젊은 남자가 검은 정장을 입은 사람을 데리고 자신에게 달려들었다!“누구야? 감히 내 일에 참견하는 거야? 너 내가 누군지 알아?”은시후는 이를 악물며 “네가 누군지 모르겠고!” 그는 즉시 달려들어 한 발로 그 여자를 걷어 차 날려 버렸다.은시후를 본 유나는 무너져 내리며 눈물을 흘렸다. “여보, 살려줘....”은시후는 『구현보감』에서 본 것을 떠올리며 몸 안의 영기를 모두 주먹으로 모았다. 그리고 그는 아내를 붙잡고 있는 경호원 두 명을 향해 주먹을 날렸다.“퍽!!”두 사람은 순식간에 날아서, 벽에 부딪혀 인사불성이 되었다.유나는 더 이상 누군가의 손에 붙잡히지는 않았으나, 다리가 후들거려 곧 땅바닥으로 넘어질 것 같았다.은시후는 얼른 달려가 그녀를 붙잡았다. 유나의 얼굴에 손바
옆에 있던 천호진의 아내가 침착하게 말했다. “내가 먼저 말해 줄게 있는데! 내 이름은 박초롱이라고 한다! 해성 그룹의 딸이지! 해성 그룹이라고 들어본 적 있어? 우리는 LCS 그룹의 자회사라고! 만약 네가 날 건드린다면, 아무리 좋은 백이 있다해도 우리 해성 그룹에서 널 용서하지 않을 거야! 그리고 LCS에서도 가만있지 않을 걸?”이라고 말했다.“뭐?” 은시후는 냉소적으로 박초롱을 향해 소리쳤다. “잘 들어, 내가 그 LCS 그룹의 도련님이다! 내가 바로 네 주인이라고! 내 이름은! 은! 시! 후! 다.”‘콰쾅!!!’이 말을 들은 박초롱은 마치 벼락을 맞은 것 같았다.그녀는 귀신을 본 듯 눈을 부릅뜨고 은시후를 바라보았다.“너.. 너.. 당.. 신이.. LCS 그룹 도련님이라고? 그럴 리가! LCS 그룹의 도련님이 어떻게 이곳에 있을 수 있어?!”이때 갑자기 안세진이 다가와 “박초롱! 네가 죽어도 그렇게 고집을 부릴 거냐? 저분이 바로 LCS 그룹의 도련님 은시후 님이다!”박초롱은 그제서야 안세진을 보았다!안세진?!저... 사람은 LCS 그룹의 대변인인데?!안세진도 우리 아빠가 늘 최선을 다해 잘 보이고 싶어하던 사람이잖아?!이 사람...이 어떻게 여기에 있지?설마... 설마...설마 저 사람이 정.... 정말 LCS 그룹의... 도련님이라고?!?!“도련님 잘못했습니다! 도련님~ 용서해 주세요, 전 정말 도련님이신 줄 몰랐습니다! 만약 저 분이 도련님의 아내인 줄 알았더라면 제가 손가락 하나 까딱 못했을 텐데요.. 도련님!”천호진도 덩달아 깜짝 놀라 바지에 오줌을 지렸다. 그는 털썩 무릎을 꿇은 뒤 눈물을 흘리며 “제발 저의 죄를 용서해 주십시오....”라고 말했다.은시후는 “내 아내에게 그런 짓거리를 하고도 살아 남기를 바라고 있어?”라며 서늘한 표정을 지었다.그리고는 은시후는 검은 옷을 입은 사내들에게 “이 자식을 총으로 쏴!”라고 소리쳤다.“탕탕!”그들은 망설임 없이 머리에 총을 쏘았다
‘빠각!’하는 소리와 함께 박초롱의 척추도 부러지고 말았다!이제 부부 모두가 사지 마비가 되었다!이제 영원히 그 둘은 회복할 기회가 없을 것이다!안세진은 “회장님, 부탁하신 중형 굴착기들이 도착했습니다. 한마디만 하시면, 즉시 천호건설을 엎어버리겠습니다.”“그래요!” 은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자, 그럼 10분 안에 철수할 수 있도록 다 밀어주세요!!!”천호진과 박초롱은 혼비백산했다.평생 심혈을 기울여 발전시켜온 회사가, 지금 이렇게 끝나는 거야?사람도 산송장이 되었으니, 돈이 없으면 자신들을 누가 돌봐 주겠는가?하지만, 은시후는 그들을 상관하지 않는다.그는 사람을 시켜 비상벨을 울리게 했다. 공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즉시 대피하기 시작했다.뒤이어 은시후는 깊이 잠든 유나를 끌어안고, 검은 정장의 사내들 몇 명에게 사지마비가 된 천호진 회장과 박초롱을 들게 했다.그들이 공장을 나올 때는 이미 공장 전체가 거의 다 부셔져 있었다.그곳에서 일하던 사람들은 큰불이 나자 모두 도망치듯 밖으로 뛰쳐나왔다.그 때 수 십대의 굴착기가 이미 공장을 에워싸고 있었다.안세진이 불러모은 사람들은 모두 공장 외곽에서 뿔뿔이 흩어져 일을 하고 있었다.은시후는 천호진과 박초롱에게 “자, 직접 볼 수 있도록 도와주지. 당신들이 심혈을 기울여 만든 공장이 지금 어떻게 되는지 잘 봐. 이젠 잿더미가 될 거니까!”그리고 시후는 “굴착기를 들여보내, 다 부셔버려요!”라고 외쳤다.굴삭기가 요란한 소리를 내며 내부로 들어왔다.굴삭기의 버켓과 오거드릴에서는 엄청난 소리가 들리고 있었다. 마치 수십 대의 탱크가 몰려온 것처럼 공장은 순식간에 무너졌고 초토화되어 버렸다. 원래 공장이 있던 곳은 건물의 잔해들만 뒹굴고 있을 뿐이었다.천호진과 박초롱은 절망에 몸부림쳤다.이것들은 모두 다 두 사람의 피, 땀, 눈물이었다!이 공장을 지탱하고 있던 벽돌, 기와, 기둥 하나 하나가 모두 그들이 반평생 노력해 만들어 온 결실이었기 때문이다
유미경은 곧 이상한 점을 눈치챘는데, 클럽의 모든 직원들이 테이블의 손님들에게 낮은 목소리로 무언가를 속삭이는 듯했던 것이다. 그리고 직원들과 대화를 나눈 손님들은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클럽을 떠났다.유미경은 긴장한 나머지 낮은 목소리로 시후에게 말했다. “그들이 벌써 찾아온 것 같아요. 저기 직원들이 뭔가 수상해 보여요.” 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긴장하지 마세요. 이제 막 재미있는 일이 시작될 겁니다.” 그는 말하면서 샴페인을 한 잔 더 따라 홀로 천천히 한 모금 마셨다.얼마 지나지 않아, 클럽 안의 다른 손님들은 거의 다 떠났고, 남은 것은 시후와 유미경의 부스뿐이었다. 바로 이어서, 천장에 있던 모든 조명이 순간적으로 켜지며 어두운 클럽 내부가 대낮처럼 밝아졌다. 쾅쾅 울리던 강렬한 음악도 멈췄고, DJ와 직원들은 직원 전용 통로를 통해 빠르게 자리를 떠났다.곧이어 수십 명의 칼을 든 깡패들이 몰려들어 시후와 유미경을 철저히 둘러쌌다. 시후는 여전히 느긋하게 앉아 있었지만, 옆에 있던 유미경은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 “당신들, 지금 뭐 하는 거예요?! 조심하세요, 저 경찰에 신고할 거예요!”그녀의 말이 끝나자마자, 어디선가 비웃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유미경 양, 성격 참 대단하시네요.” 이 목소리와 함께, 60대쯤 되어 보이는 한 남자가 당당한 걸음으로 안으로 들어왔다. 그는 전통 의상을 입고 두 손을 뒤로 깍지 낀 채로 걸어왔다.이 남자는 바로 홍콩의 유명한 범죄조직 홍문의 리더, 홍원산이었다. 그와 함께 들어온 사람은 장소운의 아버지 장운추와, 홍원산이 애써 자신의 휘하에 끌어들인 임 사범이었다.유미경은 홍원산을 직접 본 적은 없었지만, 홍원산은 홍콩에서 워낙 유명한 인물이었기 때문에 유미경은 단번에 그를 알아볼 수 있었다. 홍원산이 직접 나타난 것을 본 유미경은 무척 긴장했다. 그녀는 판단해 볼 때 이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직감했기에 조심스럽게 물었다. “홍원산 대표님, 대체 무슨 일이시죠?”
이때, 란콰이펑에 위치한 LP 클럽. 소식을 받은 후, 클럽은 모든 일반 손님들의 입장을 금지했다. 근처에 있던 홍문의 여러 조직원들은 급히 클럽으로 모여들었다. 그들은 클럽의 모든 출입구를 철저히 봉쇄하여, 시후와 유미경이 도망치지 못하도록 했다. 한편, 임 사범 역시 부하들을 데리고 홍화령에서 급히 달려오고 있었다.시후는 그 시각 클럽의 소파석에 앉아 무척이나 여유로운 모습으로 아르망드 브리냑 한 병 들어 올리며 유미경에게 물었다. “미경 씨, 한 잔 할래요?” 유미경은 긴장된 표정으로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저는 술을 마시지 않아요.”시후는 그녀를 보며 미소 지었다. “무서워서 그래요?” 유미경은 고개를 끄덕였다. “조금요....” 그러면서 그녀는 시후에게 물었다. “아버지를 부르는 게 좋을까요?” “그럴 필요 없어요.” 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조금 있으면 누군가가 분명 아버님께 연락을 할 테니까요.” 유미경은 마지못해 말했다. “아니면 아버지가 와서 이 난장판을 수습하게 해야 할지도 모르겠네요. 집에 가면 아버지한테 혼날 각오는 해야겠어요.”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걱정 마세요. 오늘 밤 난장판은 일어나겠지만, 그 모든 걸 당신이 신경 쓸 필요는 없을 겁니다.” 시후는 말하면서 자신의 잔에 샴페인을 반쯤 채우고 가볍게 한 모금 마셨다. 그리고 시간을 확인하더니, 8시 30분이 된 것을 보고 휴대폰을 꺼냈다. 그는 성도민에게 문자를 보냈다. 성도민은 즉시 답장을 보냈다. 10분 후, 검은색 SUV 한 대가 LP 클럽 맞은편에 멈춰섰다. 차에는 총 5명이 타고 있었는데, 조수석에는 시후가 준 약을 먹고 소경계를 넘어선 실력이 된 성도민이 있었다. 그리고 그의 옆에는 블랙 드래곤의 핵심 멤버 중 한 명인 워커가 있었다. 그리고 그의 뒷좌석에는 또 다른 멤버 첸과 5 스타 급 장군
그 때, 홍콩 전체에 있는 홍문 멤버들에게 동일한 메시지가 전달되었다. 그 메시지는 바로 YJ 에스테이트의 장녀 유미경의 행방을 찾으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유미경이 이 시각 홍문이 운영하는 클럽에 앉아 있다는 사실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직원이 막 시후가 주문한 세트 메뉴와 음료를 가져왔고, 클럽 매니저도 정중히 다가와 말했다. “친애하는 귀빈 여러분, 저는 이 클럽의 매니저 케빈입니다. 필요한 것들이 있으시면 편하게 말씀해 주세요.”시후는 손짓하며 말했다. “됐어요. 가서 볼일 보세요.”클럽 매니저는 급히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손님. 방해하지 않겠습니다.” 그는 말이 끝나자마자 카운터로 돌아갔고, 곧바로 홍문에서 발송한 메시지를 받았다. 그 메시지는 바로 대표의 명의로 홍문 전체에 유미경과 그녀와 동행한 젊은 남성의 단서를 찾으라는 내용이었다. 그러자 클럽 매니저는 이 정보를 거의 고민도 없이 상부에 보고했다.곧, 임 사범은 자신이 찾던 사람이 바로 란콰이펑에 있는 홍문 클럽에 있다는 피드백을 받았다. 임 사범은 지체하지 않고 이 사실을 홍원산에게 보고했다.홍원산은 이야기를 듣고 크게 분노하며 차갑게 말했다. “이 YJ의 계집애와 그 정체 모를 자식이 정말 간이 배 밖으로 나왔구나! 내 증손자를 납치하고도 감히 내 클럽에서 술을 마셔? 이건 죽고 싶어 환장한 거야!”장운추가 이 말을 듣고 다급히 말했다. “대부님, 어서 부하들에게 저 두 사람을 잡으라고 하십시오! 그리고 제 아들의 행방을 캐물어야 합니다!”홍원산은 손을 흔들며 느긋하게 말했다. “이 일은 서두르면 안 된다. 잊지 마라, 유미경은 유가휘의 딸이다.”장운추는 화를 참지 못하며 소리쳤다. “유가휘가 뭐라고요? 돈이 저보다 조금 많다는 이유로 대부님께서 그를 두려워하시는 겁니까?”홍원산은 냉소하며 말했다. “두려울 리가 있겠니. 그의 딸이 내 증손자를 납치한 일에 연루되었다는 건, 마치 재물의 신이 직접 찾아와 내 문을 두드리는
그래서 유미경은 시후의 정체에 대해 더욱 궁금해졌다. 직원은 POS기를 가져와 시후의 카드로 결제한 뒤, 곧바로 세 가지 중요한 소식을 매니저에게 보고했다. 첫 번째 소식은 바로 그 유명한 유미경이 자신들의 클럽에 왔다는 것이다. 두 번째 소식은 그녀와 함께 온 남자가 최고급 블랙 카드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세 번째 소식은 바로 유미경과 그 사내가 연인 관계로 보인다는 점이었다.매니저는 이야기를 듣자마자 여직원에게 두 사람을 잘 모시라고 지시했고, 곧바로 핸드폰을 꺼내 장소운에게 전화를 걸 준비를 했다. 모두가 알다시피, 장소운은 줄곧 유미경을 쫓아다니고 있었는데 상황을 보니, 유미경은 이미 마음을 다른 사람에게 빼앗긴 것 같았기 때문이다. 매니저는 이 사실을 즉시 장소운에게 보고하려고 했지만, 전화를 걸어보니 연결이 되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그는 장소운에게 문자를 남기고, 더 이상 신경 쓰지 않았다.그 시각.임 사범과 그의 일행이 마침내 홍화령에 도착했다. 길가에 세 대의 차량이 주차되어 있는 것을 보고, 그들은 사람들이 산속으로 들어간 흔적을 발견했고, 즉시 산속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그곳에서 본 참혹한 광경은 임 사범과 그의 일행들을 그 자리에서 얼어붙게 만들었다.항상 당당하고 유명한 오골계는 지금 그릇 정도 두께의 나무에 기대어 절망으로 눈물을 훔치고 있었고, 나머지 부하들은 대부분 땅에 쓰러져 신음하고 있었는데, 그들은 뼈가 여러 군데 부러져 움직일 수조차 없었다.임 사범은 깜짝 놀라 황급히 오골계에게 물었다. “오골계, 대체 어떻게 된 거냐? 도련님은 어디에 있지?!”오골계는 흐느끼며 말했다. “임 사범님.... 제발 복수해주세요, 임 사범님....”임 사범은 눈살을 찌푸리며 즉시 물었다. “도련님은 어디에 있는 거냐? 대표님과 장 선생님이 지금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오골계는 급히 말했다. “도련님은 한국에서 온 어떤 녀석에게 납치당했습니다! 그 녀석은 무슨 격투기와 쌍무 기술을 좀 배운 것 같은데, 저보다
임 사범이 일행을 이끌고 홍화령으로 급히 이동하던 그 시각, 유미경은 자신의 테슬라를 운전해 시후를 란콰이펑으로 데려갔다.차가 LP 클럽 입구에 멈추자, 유미경이 시후에게 물었다. “정말 들어가려는 거예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이미 온 이상, 잠깐이라도 안을 둘러보는 게 맞죠.” 그 말을 마치고, 그는 차 문을 열고 내리려 했다. 그러나 유미경은 급히 시후의 손을 붙잡고 긴장된 표정으로 말했다. “은시후 씨, 다시 한번 생각해봐요. 지금 장소운 집안과 홍문은 틀림없이 장소운의 행방을 찾고 있을 거예요. 만약 그들이 홍화령에 도착했다면 우리가 장소운을 데리고 나왔다는 걸 알게 될 거고요. 그때는 홍콩 전체에서 우리를 찾겠죠. 지금이라도 도망치면 늦지 않을 텐데, 이곳에 들어가면 빠져나오기 힘들 거예요.”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겁내지 마요. 오늘은 당신 생일이니까, 당신을 위해 멋진 연극 한 편 보여주도록 하죠. 이런 연극은 아무 때나 볼 수 있는 게 아닙니다.”유미경은 시후가 완강한 태도를 보이자 어쩔 수 없이 말했다. “알겠어요. 오늘은 끝까지 함께 할게요.” 유미경은 시후의 손을 놓고 차 문을 열고 내렸다. 이어서 두 사람은 나란히 발걸음을 맞추며 LP 클럽의 입구로 들어섰다. 시간은 저녁 8시로, 한창 클럽에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하는 시간이었다. 두 사람이 클럽 안으로 들어갔을 때, 이미 클럽의 좌석은 80% 정도가 차 있었다.한 여성 직원이 다가와 시후에게 물었다. “손님, 바에 앉으실 건가요, 아니면 부스에 가시겠어요?”시후는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물었다. “바와 부스는 각각 어떻게 되나요?”직원이 답했다. “바는 자유롭게 쓰실 수 있고, 좌석은 최소 4000 홍콩 달러에서 95,550 홍콩 달러까지 다양합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손을 휘저었다. “가장 비싼 걸로 하죠.”직원의 눈이 순간 반짝였고, 그녀는 공손하게 말했다. “손님, 그럼 안으로 들어오시지요! 가장 큰 부스가 마침 예약되
그가 받아들이지 않으면 상표는 가만두지 않겠다고 협박했었다. 하지만 그 당시 상표는 장운추를 죽일 생각은 없었고, 단지 그의 팔 하나를 가져가겠다고 엄포를 놓았을 뿐이었다. 그때 장운추는 홍원산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상표의 목숨을 원했던 것은 아니었다. 단지 장운추는 홍원산이 중재를 하고 상표가 자신과 엮이지 않게만 해주기를 바랐다. 그러나 홍원산은 장운추의 생각대로가 아니라 자기 마음대로 행동했다. 그는 상표를 죽여버렸고, 그의 시신을 고가도로 공사 현장의 콘크리트 속에 묻어버렸다. 그 일이 생긴 뒤로, 홍원산은 장운추의 도움이 필요할 때마다 상표의 이야기를 언급하곤 했는데, 그의 숨은 뜻은 늘 하나였다. 장운추의 약점을 홍원산 자신의 손에 쥐고 있다는 것이다.처음에 장운추는 그 사실에 대해 별로 두려워하지 않았다. 결국 상표를 죽인 건 홍원산이고, 자신은 홍원산에게 단 한 번도 상표를 죽이라고 부탁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홍원산은 노련한 여우처럼 이미 녹음을 해 둔 상태였다. 그 녹음 파일에는 장운추가 홍원산에게 상표와 관련된 문제를 해결해달라고 간청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홍원산은 그 녹음 파일을 이용해 장운추를 위협했다. 만약 녹음이 공개된다면, 모든 사람들은 홍원산이 아니라 장운추가 상표를 죽이라고 지시했다고 믿게 될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홍원산 쪽에서는 대타로 부하를 하나 내세우기만 하면, 홍원산은 책임이 완전히 면제될 것이다.장운추는 현재 성공한 사업가였고, 경찰이 단순 녹음 파일을 가지고 그를 처벌하지 못하더라도 이 일이 폭로되기만 하면 그의 명예는 완전히 망가질 것이 분명했다. 그래서 이 사건은 홍원산이 장운추를 협박하는 데 있어 가장 효과적인 카드가 되었다. 그제서야 장운추는 홍원산이 얼마나 잔인한 인간인지 깨달았다. 홍원산은 처음부터 자신을 끌어들이기 위해 상표를 죽였던 것이다. 상표를 죽임으로써 장운추를 협박할 수 있게 되었고, 그를 평생 자기 손아귀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만들려 했던 것이다. 이 사실을
장운추는 이번에도 반드시 출혈이 있을 수밖에 없음을 직감했다. 하지만 지금은 아들이 실종된 상황이라, 홍원산의 도움이 필요했기에 공손하게 물었다. “대부님, 어떤 도움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제가 도울 수 있는 일이라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그러자 홍원산은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이며 감탄했다. “역시 우리 운추가 은혜를 갚을 줄 아는 사람이구나!” 그리고 홍원산은 한숨을 내쉬며 말을 이었다. “요즘 내가 밀수 냉동육 사업에서 약간의 성과를 보고 있기는 하지만, 이 사업이 생각만큼 쉽지는 않아. 특히 냉동육이 들어오는 과정에서 손실이 너무 크고, 밀수 단속 부서가 이 부분을 계속 주시하고 있어서 우리가 많은 물건들을 잃었어. 그래서 네가 홍콩에서 네 이름을 활용해 운송 회사를 하나 등록해 줬으면 한다. 네가 등록한 운송 회사라면 활동 범위가 클 것이고, 그 회사를 통해 내 물건도 조금씩 들여올 수 있을 거야.”그러자 장운추는 크게 충격을 받고 말했다. “대부님! 제가 이때까지 긴 시간 동안 공들여서 어렵게 깨끗한 이미지를 만들어냈는데, 이제 와서 밀수를 위해 회사를 등록하라고 하시다니요. 만약 이 일이 들통 나면 저는 완전히 끝장입니다!”홍원산은 손을 저으며 장운추를 안심시키려 했다. “운추야, 그렇게 흥분하지 마라. 내가 너에게 직접 이 일을 하라는 게 아니야. 너는 운송 회사를 등록한 뒤 정상적이고 합법적인 사업을 운영하면 된다. 나는 누군가 네가 정상적으로 운송하는 화물에 냉동육을 끼워 넣도록 할 거다.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절대 문제가 생기지 않을 거야. 만약 문제가 생긴다면, 네 직원들 중 한 명을 희생양으로 삼아서 모든 걸 덮어 씌우면 되는 거야! 그가 탐욕에 눈이 멀어 회사 자원을 악용해 밀수에 가담했다고 하면 되지? 그렇게 하면 너는 아무런 문제가 없을 거야.”장운추는 식은땀이 흘러내리며 말했다. “대부님, 제가 돕고 싶지 않아서가 아니라, 이런 일은 저에게 너무 위험합니다. 그리고 홍콩 언론이 어떤지 아시잖아요. 그들은 이런 사건을
이 말을 마친 후, 임 사범은 두 사람에게 말했다. “대표님, 장 선생님, 저는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소식이 들어오면 즉시 두 분께 보고 드리도록 하겠습니다!”임 사범이 떠나자, 홍원산은 초조해하는 장운추를 위로하며 말했다. “운추야,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내가 장담하건대 홍콩에서는 절대 아무도 감히 그들을 어쩌지 못할 것이다.”장운추는 울상으로 말했다. “대부님, 사실 오골계가 용의자가 아니라고 해도, 자신의 목숨보다 돈을 더 원하는 범죄자들이 몸값을 노리고 소운이를 납치해서 돈을 요구할까 봐 두렵습니다!”홍원산은 손을 휘저으며 말했다. “운추야, 설령 누군가 소운이를 납치했다고 해도 걱정할 필요 없다. 임 사범은 내가 거금을 들여 영입한 뛰어난 무술가야. 그가 있는 한, 누가 소운이에게 해를 끼치려 한다면 내가 반드시 그 놈을 매장할 곳도 없이 죽여 버릴 것이다!”장운추는 깜짝 놀라며 물었다. “무술 실력이 좋습니까?! 대부님, 어디서 그런 대단한 분을 영입하셨습니까?”홍원산은 미소를 지으며 자랑스럽게 말했다. “임 사범은 예전에 명성이 자자했던 블랙 드래곤의 3스타 장군이었다. 그런데 2년 전 규율 위반으로 블랙 드래곤에서 추방된 뒤 홍콩으로 와서 무술관을 열어 생계를 꾸리려 했지. 당시 내 부하들과 충돌이 있었는데, 그때 우리 쪽 간부 6명이 갔지만 임 사범이 한 번에 5명을 이겨 버렸다. 결국 내가 얼굴을 구기며 화해를 요청하고, 온갖 방법으로 그의 마음을 얻어 내 밑으로 들였지.” 이 말을 하며 홍원산은 장운추를 바라보았고 진지하게 말했다. “자, 그는 나에게 있어 신과 같은 존재다. 내가 매일 그를 받들며 모시고 있는데, 지금 홍문의 수입 상황이 썩 좋지 않아 경제적으로 상당히 어렵지. 그래서 앞으로 네가 더 많이 도와줘야 한다.”장운추는 속으로 긴장했다. 그는 그동안 홍원산 밑에 이런 무술가가 있다는 것을 전혀 몰랐으며, 이 사실을 알게 되자 불안감이 엄습해왔던 것이다. 블랙 드래곤의 3스타 장군은 강력한 전투력을 가지
시후와 유미경이 식사를 마치고 케이크를 자르기 시작했을 때, 홍문의 여러 조직원들은 침사추이의 지하 주차장에서 장소운의 롤스로이스를 발견했다.당시 장소운은 오골계 등과 함께 시후와 유미경을 추적하고 있었는데, 그는 자신이 똑똑하다고 생각하며 롤스로이스를 타지 않았다. 롤스로이스는 너무 눈에 띄는 차량이라 시후가 미리 눈치챌까 봐 걱정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 유미경의 트렁크에 갇혀 있는 그는 꿈에도 몰랐다. 그들이 출발하기도 전부터 시후는 이미 그들을 주시하고 있었던 것을 말이다.홍문의 조직원들이 장소운의 롤스로이스를 발견한 뒤 그들은 곧바로 홍원산에게 보고했고, 동시에 주차장 CCTV 영상을 통해 장소운이 롤스로이스에서 내린 후에 무슨 일이 생긴 것인지 단서를 추적하기 시작했다.그 때, 근심에 사로잡힌 장운추가 홍원산의 집에 도착해 함께 소식을 기다리고 있었다.곧 선발된 조직원들이 정보를 가져왔다. 놀랍게도 장소운은 홍문 간부 오골계의 차를 타고 오골계와 그의 부하들과 함께 주차장을 떠났다는 것이었다.이 소식을 들은 홍원산은 즉시 옆에 있던 중년 남성에게 명령했다. “임 사범, 빨리 오골계에게 연락해서 지금 어디 있는지 알아봐.”‘임 사범’이라 불린 중년 남성은 즉시 고개를 끄덕이며 휴대폰을 꺼내 번호를 눌렀다. 하지만 전화기에서는 상대방이 통화 가능한 구역에 없다는 음성 안내만 반복됐다. 임 사범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대표님, 오골계의 휴대폰이 아마 서비스 지역 밖에 있는 것 같습니다.”“젠장!” 홍원산은 화를 내며 말했다. “오골계의 부하들에게 연락해서 어디에 있는지 물어봐!”임 사범은 즉시 지시를 내렸고, 명령은 층층이 전달됐다. 이어진 보고에 따르면, 오골계와 함께 CCTV에 찍힌 모든 홍문 조직원들이 하나같이 모두 실종되었다는 것이다.이 말을 들은 장운추는 반사적으로 외쳤다. “대부님! 혹시 오골계가 배신해서 제 아들을 납치한 후 몸값을 요구하려는 것 아닙니까?!”하지만 홍원산은 손을 저으며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