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겠습니다!”******통화를 끊고 잠시 후, 큰 덩치의 검은 벤 한 대가 은시후를 데리러 왔다.벤 안에는 검은 옷을 입은 열 명 남짓한 사내들과 안세진이 함께 타고 있었다.안세진의 표정은 몹시 안 좋았다. 감히 겁도 없이 사모님께 손을 대는 사람이 있다니, 정말 죽고 싶어 환장을 한 게 아닌가?!은시후는 곧장 벤에 올라탔고, 타자 마자 안세진에게 “최대한 빠른 속도로 천호건설로 갑시다!”라고 외쳤다.******지금 이 시각 천호건설.천호진 회장은 이미 힘이 다 빠진 김유나를 보고 설레는 듯 껄껄 웃으며, 즉시 두 손을 뻗어 김유나의 옷을 벗기려고 했다.바로 그 때, 누군가에 의해 사무실 문이 갑자기 ‘쾅’하고 열렸다. 추하게 생겼고 문 앞에서 씩씩대고 있는 여자가 보였고, 경호원처럼 생긴 남자 몇 사람이 천호진 회장을 향해 달려들었다!천호진 회장이 김유나의 옷을 벗기려 하는 것을 본 그녀는 “천호진! 감히 날 두고 다른 여자를 먹으려고 해?!”천호진 회장은 놀라 당황했다!집사람이 갑자기 왜 이곳을 찾은 거지?천호진 회장이 어찌 알았겠는가? 자신의 아내가 그의 주변 사람을 다 포섭해서 자신이 매일 어디에 갔는지, 누가 찾아왔는지 일거수일투족을 속속들이 알고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처음에 김유나가 천호진 회장을 찾아왔다는 것을 알고 난 그녀는, 금세 경계심이 생겼다.왜냐하면 김유나는 아름다운 미모로 업계에서 유명했기 때문이다. 그녀는 자신이 너무 못 생겼기 때문에 예쁘장하게 생긴 여성들을 가장 싫어했다. 그런데 마침 김유나가 회사로 왔다는 말을 듣고 즉시 경계 태세를 취하며 허튼 수작을 부리면 죽여버리려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아니나 다를까, 역시!문을 열자마자 보이는 장면이란.. 이 늙어 빠진 남편이 김유나의 옷을 벗기고 있는 장면이라니!천호진 회장은 겁에 질렸다. “여보! 여보~~ 내 설명 좀 들어봐요! 저 여자가 꼬신 거야!”그 누런 얼굴의 아내는 김유나를 보고 얼굴이 붉어졌다. 그녀의
천 회장의 아내가 김유나의 얼굴을 후려치자, 유나는 이내 정신을 차렸다.그녀는 얼굴을 감싸쥔 채 앞에 있는 흉악한 여인을 보며 무의식적으로 물었다. “당신 누구야, 나에게 무슨 짓을 하려는 거야?”“내가 뭘 하려는 걸로 보여? 더러운 불륜녀를 때려 죽이려고 하는 거지!”그러자 그는 옆에 있던 경호원에게 “칼은? 이리 줘! 나 이 년을 베어 버리겠어. 더러운 년!”“예, 아가씨!”그 경호원은 즉시 날카로운 칼을 꺼내더니, “여기 있습니다. 그냥 손을 더럽히지 마시지요. 제가 하겠습니다.”천 회장의 아내는 손을 들어 그의 뺨을 한 대 때리며, 그의 손에서 칼을 빼앗아 욕을 퍼부었다. “지금 나에게 말대꾸하는 거야?”경호원은 즉시 무릎을 꿇고 겁에 질려, “아가씨, 제가 잘못했습니다. 제발 용서하십시오.”라고 말했다.“저리 가!”그리고 그녀는 칼만 들고 와서 유나의 얼굴을 짓이기려 했다.유나는 겁에 질려 몸부림 치며 벗어나려고 했지만 경호원에 의해 붙잡혀 꼼짝할 수 없었고 약에 취해 몸도 나른했기에 아무런 힘을 쓸 수 없었다.바로 이 순간, 갑자기 누군가가 외쳤다. “당장, 그 칼 내려!”천 회장의 아내가 뒤를 돌아서자 젊은 남자가 검은 정장을 입은 사람을 데리고 자신에게 달려들었다!“누구야? 감히 내 일에 참견하는 거야? 너 내가 누군지 알아?”은시후는 이를 악물며 “네가 누군지 모르겠고!” 그는 즉시 달려들어 한 발로 그 여자를 걷어 차 날려 버렸다.은시후를 본 유나는 무너져 내리며 눈물을 흘렸다. “여보, 살려줘....”은시후는 『구현보감』에서 본 것을 떠올리며 몸 안의 영기를 모두 주먹으로 모았다. 그리고 그는 아내를 붙잡고 있는 경호원 두 명을 향해 주먹을 날렸다.“퍽!!”두 사람은 순식간에 날아서, 벽에 부딪혀 인사불성이 되었다.유나는 더 이상 누군가의 손에 붙잡히지는 않았으나, 다리가 후들거려 곧 땅바닥으로 넘어질 것 같았다.은시후는 얼른 달려가 그녀를 붙잡았다. 유나의 얼굴에 손바
옆에 있던 천호진의 아내가 침착하게 말했다. “내가 먼저 말해 줄게 있는데! 내 이름은 박초롱이라고 한다! 해성 그룹의 딸이지! 해성 그룹이라고 들어본 적 있어? 우리는 LCS 그룹의 자회사라고! 만약 네가 날 건드린다면, 아무리 좋은 백이 있다해도 우리 해성 그룹에서 널 용서하지 않을 거야! 그리고 LCS에서도 가만있지 않을 걸?”이라고 말했다.“뭐?” 은시후는 냉소적으로 박초롱을 향해 소리쳤다. “잘 들어, 내가 그 LCS 그룹의 도련님이다! 내가 바로 네 주인이라고! 내 이름은! 은! 시! 후! 다.”‘콰쾅!!!’이 말을 들은 박초롱은 마치 벼락을 맞은 것 같았다.그녀는 귀신을 본 듯 눈을 부릅뜨고 은시후를 바라보았다.“너.. 너.. 당.. 신이.. LCS 그룹 도련님이라고? 그럴 리가! LCS 그룹의 도련님이 어떻게 이곳에 있을 수 있어?!”이때 갑자기 안세진이 다가와 “박초롱! 네가 죽어도 그렇게 고집을 부릴 거냐? 저분이 바로 LCS 그룹의 도련님 은시후 님이다!”박초롱은 그제서야 안세진을 보았다!안세진?!저... 사람은 LCS 그룹의 대변인인데?!안세진도 우리 아빠가 늘 최선을 다해 잘 보이고 싶어하던 사람이잖아?!이 사람...이 어떻게 여기에 있지?설마... 설마...설마 저 사람이 정.... 정말 LCS 그룹의... 도련님이라고?!?!“도련님 잘못했습니다! 도련님~ 용서해 주세요, 전 정말 도련님이신 줄 몰랐습니다! 만약 저 분이 도련님의 아내인 줄 알았더라면 제가 손가락 하나 까딱 못했을 텐데요.. 도련님!”천호진도 덩달아 깜짝 놀라 바지에 오줌을 지렸다. 그는 털썩 무릎을 꿇은 뒤 눈물을 흘리며 “제발 저의 죄를 용서해 주십시오....”라고 말했다.은시후는 “내 아내에게 그런 짓거리를 하고도 살아 남기를 바라고 있어?”라며 서늘한 표정을 지었다.그리고는 은시후는 검은 옷을 입은 사내들에게 “이 자식을 총으로 쏴!”라고 소리쳤다.“탕탕!”그들은 망설임 없이 머리에 총을 쏘았다
‘빠각!’하는 소리와 함께 박초롱의 척추도 부러지고 말았다!이제 부부 모두가 사지 마비가 되었다!이제 영원히 그 둘은 회복할 기회가 없을 것이다!안세진은 “회장님, 부탁하신 중형 굴착기들이 도착했습니다. 한마디만 하시면, 즉시 천호건설을 엎어버리겠습니다.”“그래요!” 은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자, 그럼 10분 안에 철수할 수 있도록 다 밀어주세요!!!”천호진과 박초롱은 혼비백산했다.평생 심혈을 기울여 발전시켜온 회사가, 지금 이렇게 끝나는 거야?사람도 산송장이 되었으니, 돈이 없으면 자신들을 누가 돌봐 주겠는가?하지만, 은시후는 그들을 상관하지 않는다.그는 사람을 시켜 비상벨을 울리게 했다. 공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즉시 대피하기 시작했다.뒤이어 은시후는 깊이 잠든 유나를 끌어안고, 검은 정장의 사내들 몇 명에게 사지마비가 된 천호진 회장과 박초롱을 들게 했다.그들이 공장을 나올 때는 이미 공장 전체가 거의 다 부셔져 있었다.그곳에서 일하던 사람들은 큰불이 나자 모두 도망치듯 밖으로 뛰쳐나왔다.그 때 수 십대의 굴착기가 이미 공장을 에워싸고 있었다.안세진이 불러모은 사람들은 모두 공장 외곽에서 뿔뿔이 흩어져 일을 하고 있었다.은시후는 천호진과 박초롱에게 “자, 직접 볼 수 있도록 도와주지. 당신들이 심혈을 기울여 만든 공장이 지금 어떻게 되는지 잘 봐. 이젠 잿더미가 될 거니까!”그리고 시후는 “굴착기를 들여보내, 다 부셔버려요!”라고 외쳤다.굴삭기가 요란한 소리를 내며 내부로 들어왔다.굴삭기의 버켓과 오거드릴에서는 엄청난 소리가 들리고 있었다. 마치 수십 대의 탱크가 몰려온 것처럼 공장은 순식간에 무너졌고 초토화되어 버렸다. 원래 공장이 있던 곳은 건물의 잔해들만 뒹굴고 있을 뿐이었다.천호진과 박초롱은 절망에 몸부림쳤다.이것들은 모두 다 두 사람의 피, 땀, 눈물이었다!이 공장을 지탱하고 있던 벽돌, 기와, 기둥 하나 하나가 모두 그들이 반평생 노력해 만들어 온 결실이었기 때문이다
집에 돌아와 유나를 침대에 눕힌 후에, 시후는 비로소 유나의 몸에서 그 기운을 거두었다.그러자 곧 유나는 잠에서 깨어났다.“여보!” 유나는 눈을 뜨더니, 은시후의 얼굴을 보자 미칠 듯이 기뻐하였다. 곧이어 그녀는 울음을 터뜨렸다.은시후는 “괜찮아요, 유나 씨.. 무서워하지 마요. 내가 당신을 집에 데려왔으니..”“집에 왔어요?”유나는 그제서야 사방을 둘러보았다.자신과 은시후의 침실인 것을 깨달은 그녀는 참지 못하고 “천호진 그 사람이 당신을 괴롭히지 않았죠?”라고 물었다“아니에요.” 은시후는 “천호진 부부 모두 이미 사지가 마비되었어요. 그리고 천호건설 전체는 초토화되었고.. 불의를 저지르면 반드시 자멸하게 되는 거죠.”라고 말했다.유나는 “어떻게? 어떻게 된 거예요?”라고 말했다.은시후는 “친구 몇 명을 불러서 유나 씨를 공장에서 구했단 말이죠. 그런데 천호건설 전체 공장, 사무실 건물들 전부 부실 공사였던 것 같더라고요? 우리가 나오자마자 작업장 하나가 폭발해서, 공장 건물 전체가 폭발했어요. 아쉽게도 유나 씨는 그때 잠들어서.. 만약 깨어 있었다면 영화 속 장면처럼 아주 엄청난 걸 볼 수 있었을 텐데!”“그렇게 좋은 공장이.. 작업장 하나가 폭발했다고 전부 초토화됐다고요?”“맞아요.” 은시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내 생각엔.. 그렇게 나쁜 짓을 하더니 그 사람들 아마 천벌을 받은 것 같아요!”말을 마치자, 그는 즉시 조용히 안세진에게 메시지를 보냈다.그러자 안세진은 라고 답했다.몇 분 뒤, 유나는 여전히 혼수상태에 빠지기 전 세세한 부분을 기억해내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갑자기 네이버 뉴스에서 속보라며 푸시 알람이 여러 개 떴다.그녀는 제목을 한 번 보고는 깜짝 놀라 아연
천호건설이 파산하고 가장 슬퍼한 사람은 신옥희 회장이었다.그렇지 않아도 지금 WS의 자금줄이 막혀 불안한 상황이라, 그녀는 유나가 외상 건으로 천호건설을 설득하기만 하면 일단 잠시동안은 자금난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그런데 천호건설 전체가 한순간에 잿더미가 되다니!지금 신회장이 가장 걱정하는 것은, 자금 문제였다. 어떻게 하면 돈을 좀 구할 수 있느냐가 그녀에게 가장 큰 골칫거리가 되었다.유나는 어제 일어났던 상세한 일들을 신 회장에게 알리지 않았다. 이번 경험을 통해, 그녀는 장차 WS와 관련된 다른 일에는 신경을 쓰지 않고, 자신이 맡은 엠그란드 그룹과의 협력에만 전념하기로 마음먹었다. 앞으로 다른 일들은 신 회장이 아무리 자신에게 도움을 요청해도 절대 손을 대지 않기로..다음 날, 유나는 몸도 마음도 모두 회복되었기에 지체없이 출근했다.오전에 장을 보러 나갔다가 집에 돌아온 시후는 장인어른이 답답한 표정으로 소파에 앉아 한숨만 쉬고 있는 것을 보았다.그는 얼굴을 찡그리며 “아버님, 기분이 안 좋으신지요? 누가 또 협박한 건 아니죠? 설마.. 또 골동품을 샀다가 속으신 겁니까?”김상곤은 옥수수차를 한 모금 마시며 “아니야!”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앞으로 골동품의 ‘골’자도 내 앞에서 꺼내지 마라! 아오! 듣기만 하면 화나니까!”“왜요?” 은시후는 참다못해 물었다. “진짜 또 속으셨어요?”김상곤은 “그게 아니라, 인사가 나아트센터에서 진행되는 경매 행사의 정원(定員) 수 때문에 그러지!”은시후는 “인사가 나아트센터..? 그게 뭔데요?”라며 의아해했다.“하이고.. 이게 말이야, 한국고미술협회에서 창립 50주년 기념으로 고가의 골동품 경매가 열리는데, 시중에서 볼 수 없는 좋은 물건들이 나온단 말이지?! 그러다 보니 참여할 수 있는 정원이 정해져 있어.”김상곤은 설명을 하면서, 표정은 이미 경매장에 가 있는 듯했다.그러나 뒤이어 그는 기죽은 채로 말했다. “WS 그룹은 초대장을 한 장 밖에
......김상곤은 유나가 퇴근할 때까지도 기운 빠진 모습으로 저녁 식사를 할 때조차 정신을 못 차렸다.시후는 그가 초대장 때문에 울화가 치밀어 저러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이때 마침 송민정이 전화를 걸어왔다. “은 선생님, 죄송하지만 오늘 오후에는 일이 있어서요.. 일을 마무리 짓고 지금 선생님 댁으로 왔습니다. 초대장을 전해 드리려고요.”은시후는 급히 “아 그럼 제가 받으러 가겠습니다.”라고 말하고는 서둘러 집을 나섰다.자신의 롤스로이스를 타고 온 송민정은 은시후가 나오는 것을 보고 급히 차에서 내려 초청장 2장을 건넸다.은시후는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는 더 이상 이야기를 나누지 않고 곧바로 집으로 돌아왔다.장인은 여전히 그 일 때문에 화가 나 있었다.유나는 화가 난 장인어른 옆에서 그를 설득하고 있었다. “아이 참.. 아빠! 화 좀 풀어요. 할머니가 초대장을 혜준 오빠에게 준 건 이번 기회에 상류사회에서 인맥을 좀 쌓으라는 거잖아요.”장인은 한숨을 쉬며 “휴우, 네 할머니는 어렸을 때부터 그 자식을 편애했다니까? 나는 예뻐하지도 않고, 늘 네 큰아버지와 혜준이 둘만 귀여워하셨다고!! 근데 아직도 그 성격을 못 고치고 이러시니, 정말이지 내가 화가 나 죽겠어~~!”유나는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도 할머니가 그 둘을 편애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할머니는 자신의 아버지가 잘난 것도 없고, 능력도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늘 큰아버지에게 더 의지했다.게다가 자신은 여자라 가업을 잇지 못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김혜준에게 더 많은 애정을 쏟고 있었던 것이다.그러다가 자신이 은시후와 결혼하게 되면서 할머니는 자신의 집안을 완전히 무시하는 상황이었다.갑자기 은시후가 다가와 금박을 입힌 초대장 봉투 두 장을 장인에게 건네며 말했다. “아버님, 그렇게 원하시던 초대장을 제가 얻어왔습니다.”“엥? 뭐야?!!”김상곤은 엉덩이에 용수철을 끼운 듯 껑충대며 자리에서 일어났다.은시후가 들고 있던 초대장을 휙
윤우선은 몇 억대 가치가 있는 팔찌를 선물 받았다는 말을 듣자마자 두 눈이 번쩍 뜨였다.“팔찌? 어디 있는데? 보여줘 봐!”은시후는 “어머님, 그 팔찌는 침실에 뒀어요. 하지만 전 다시 돌려줄 생각이에요.”라고 말했다.“돌려준다고?” 윤우선은 어이없어 하며 말했다. “제정신이야? 그렇게 비싼 팔찌를 돌려준다고?”은시후는 “제가 봤을 땐 별 일 아닌데, 도와줬다는 이유로 그 정도 비싼 선물을 준 거라..”라고 말했다. “저희에게 그렇게 귀한 물건은 어울리지 않습니다.” 라고 말했다.“안 어울리기는 뭐가 안 어울린단 말이야?!” 윤우선은 “그 사람이 준 거면 우리는 그냥 받으면 되는 거야! 팔찌! 팔찌 어디 있는 거야? 네가 필요 없어도, 난 필요해!”은시후는 장모가 무슨 마음을 먹고 있는지 잘 알고 있었다. 그 팔찌는 사실 유나에게 주려고 한 것인데, 다만 최근 유나에게 말할 적당한 변명거리가 없어 전하지 못했던 것이다.그런데 장인 어른이란 사람의 입이 너무 가벼워, 이렇게 단번에 사실을 털어놓게 될 줄이야...은시후는 이렇게 비싼 팔찌를 아까워한 것이 아니었다. 자신에게는 그렇게 많은 돈이 있는데 어떤 팔찌라도 못 살 것이 있겠는가?하지만 중요한 건, 자신의 장모가 그렇게 귀중한 물건과는 정말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그 억척같은 성격에, 조금이라도 남에게 손해보지 않고자 하는 그런 성격을 가진 사람에게.. 그냥 싸구려 팔찌나 끼고 다니는 것이 그녀에게는 더 어울렸다.하지만, 장모 윤우선은 이런 기회를 놓칠 사람이 아니었다.그런 비싼 팔찌를 끼면 사람들이 자신을 얼마나 부러워하겠는가?“팔찌는? 어디 있냐고? 어서 꺼내 봐!”옆에 있는 유나 역시 팔찌가 엄마 손에 들어가면,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그러자 유나는 자신의 어머니에게 말했다. “엄마, 시후 씨가 이왕이면 돌려주려고 했다고 하니까. 안 보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만약에 우리가 보다가 떨어뜨리기라도 한다면, 주신 분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