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7시쯤. 유나는 천천히 잠에서 깨어났다. 오늘은 평소 보다 훨씬 편안하고 깊게 잠들었고, 꿈을 꾸거나 깬 적이 한 번도 없었다. 그래서인지, 그녀는 온 몸이 상쾌하게 느껴졌다. 일어나서 시후를 못 봤지만, 유나는 놀라지 않았다. 시후가 늘 자신보다 일찍 일어났기 때문이다.오늘 시후가 자신을 데리고 농장에서 채소와 과일을 따기로 약속한 것을 알았기에 유나는 기분이 굉장히 좋았다. 그녀는 들뜬 마음으로 기대에 부풀어 올랐다. 세수를 마친 유나는 트레이닝 복장으로 갈아입었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그녀는 시후가 만들어 준 아침을 먹고 출발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시후가 거실에서 자신과 나가려고 기다리고 있을 줄은 몰랐다.시후는 유나가 내려오자 그녀에게 다가가며 웃음 지었다. "여보 그럼 출발할까요?”유나는 놀라서 "네? 벌써 출발이에요? 아직 아침도 안 먹었는데….?""무슨 아침이에요? 그냥 돌아와서 먹으면 되는 걸?” 시후는 말을 마치자 손을 뻗어 유나의 손을 잡고 그녀를 끌고서 문밖으로 나갔다.유나는 시후에게 손을 잡히고는 심장이 두근거리는 것을 느꼈다. 그녀는 한편으로 부끄러워하면서도 의아해했다. "시후 씨, 농장으로 가서 야채들을 따고 다시 돌아와도 반나절이나 걸릴 텐데.. 우리가 아침을 안 먹고 나가면 너무 배고플 거예요..”"나랑 함께 가면 알게 될 거예요! 하하.. 다 알게 된다고..”"뭔데요? 무슨 이벤트라도 준비한 거예요?”시후는 유나를 이끌고 가서 웃으며 말했다. "워~워워!! 자, 먼저 눈을 감아 봐요!”유나는 더욱 놀라워했다. "시후 씨, 지금 눈을 감으라고요? 너무 이른 거 아니에요?""큭큭큭.. 곧 알게 된다니까요? 참.. 성격 급한 아내야!”유나는 어쩔 수 없이 웃으며 눈을 감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요. 당신이 먼저 제안했으니, 당신의 말을 따르죠!”"그럼! 눈 뜨지 마세요~? 훔쳐보면 안 됩니다!”"걱정하지 마요! 날 뭘로 보는 거예요? 나도 서프라이즈 좋아하는 여자라고요!
유나는 옆에 있던 시후를 쳐다보며 충격에 빠진 듯 놀라움 가득한 목소리로 물었다. "이..이게.. 나... 꿈꾸는 거 아니죠? 시후 씨?! 우리 별장에 어떻게 이런 텃밭과 과수원이 있죠??!"시후는 그녀를 보고 웃으며 "바보.. 당연히 꿈꾸는 게 아니잖아요~ 당신이 이런 체험하는 걸 좋아한다고 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내가 앞으로 유나 씨가 매일 여기에서 직접 채소도 키우고 과일도 키우며 지낼 수 있게 내가 이렇게 만들었어요. 그리고 전국에서 찾을 수 있는 최고의 과일과 채소들을 구해왔다고요!? 앞으로 열심히 관리해서, 수확을 잘해서 신선한 과일과 채소들을 맛볼 수 있기를 바라요! 하하~”유나는 감동하여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녀는 자신의 남편이 자신을 위해 이렇게 큰 놀라움을 줄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녀는 어렸을 때 정원에 이런 텃밭을 만들어 토마토나 상추를 따 먹을 수 있기를 바랐다. 하지만 신 회장은 결코 이런 기회를 주지 않았다. 그런데 자신의 남편이 이렇게 크고 좋은 채소밭을 자신에게 선물하다니..! 특히 시후의 말은 유나의 마음을 감동시켰다! 시후는 전에도 자신을 위해 많은 일을 해주었지만, 자신을 이렇게 깊이 감동시킨 적은 없었다. 이건 마치 자신에게 꽃 한 송이를 선물해주길 기대했는데 남편이 자신에게 넘실대는 꽃천지에 데려다 준 것 같은 기분이랄까.. 그녀는 지금 온 세상을 다 가진 것만 같았다. 눈앞에는 그저 과일, 채소들이 있을 뿐 로맨틱한 장미꽃들은 없어도 유나의 눈에는 지금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미꽃보다 그녀를 더 설레게 만들고 있었다. 심지어 그녀는 지금 호텔의 공중정원에서 시후가 성대한 결혼식을 해줬을 때 보다 더 감격스럽다고 할 수 있었다!그 때… 곁에 있던 시후는 이미 예쁜 바구니 하나를 유나의 손에 건네주었다. "여보,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일을 해볼까요?? 이 야채들과 과일들은 모두 유기농으로 재배한 거라 안심해도 돼요!”유나는 속으로 더욱 감동했다.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그의 품에 안겼고,
이 아름다운 아침, 유나는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여자라고 느끼고 있었다. 동시에,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여자라고 생각하는 한 여자가 있다. 그녀는 바로 산부인과에서 진찰을 받은 홍라연이었다. 그녀는 산부인과에서 진찰을 받기 위해 오랫동안 대기를 하다가 마침내 자신의 차례가 되어 진료실로 들어갔다. 진료실에 들어서자 의사는 질초음파를 보고 나서 검진을 받을 것을 권했지만, 막상 초음파를 보고 상태를 확인하자 의사가 굉장히 놀라며 물었다. "음.. 혹시 개인 위생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고 계시는 건가요? 아니면 신경 쓸 상황이 안 되는 건가요..?" 자신을 진찰한 것은 여의사였지만, 그녀의 말에 홍라연은 부끄러워하며 우물쭈물할 수밖에 없었다. "솔직히 말하면.. 남편이.. 좀.. 깨끗하게 씻지 않긴 해요..”"위생에는 신경을 쓰셔야 해요.. 여기 화면 보이시죠? 여기 외부와 내부가 다 심각하게 염증이 있어요.”홍라연은 당황하며 말했다. "저.. 선생님, 이게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죠..?”"피부에도 붉은 반점들이 있고요, 초음파로 보면 내부에 세균 감염으로 인해 염증과 자궁 미란이 생긴 것으로 보아 문제가 하나가 아닌 것 같습니다. 아래층에 가서 혈액과 소변을 받아서 검사를 먼저 하시고, 확인해야 할 것 같아요.”홍라연은 놀라서 황급히 긴장하며 "선생님!! 저 에이즈는 아니죠..?!!”"에이즈는 육안으로 확인이 안 되어서 혈액 검사를 해봐야 알 수 있어요. 그러니 어서 검사를 하시는 것이 더 나아요.”홍라연은 할 수 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비용을 내고 검사를 하러 갔다. 피를 뽑고 소변을 받은 뒤 홍라연은 의자에 앉아 조마조마하게 기다렸다. 그녀는 겁에 질려 가려운 몸을 돌볼 틈도 없었고, 그저 자신의 몸에 무슨 병이 있는지 빨리 알아내고 싶었다. 조금 뒤, 그녀는 다시 진료실로 불려갔다.의사는 검사지를 보며 놀라지 않고 말했다. "염증과 자궁 미란은 육안으로 봐도 이미 심각한 상태였는데, 이렇게 심각
결과는 총 네 가지였는데, 의사는 결과지를 보며 말해주었다. “임질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어요.” 홍라연은 공포에 질려 벌벌 떨기 시작했다. “그리고 매독, 스피로헤타 테스트에서도 양성이 나왔어요!홍라연은 눈 앞이 아득해졌다..! ‘임질, 매독, 그리고 또 이상한 성병에도 걸렸어? 이건 날 더러 죽으라는 거지..?’ 그녀는 다리가 후들거려 제대로 자리에 앉아 있을 수 없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또 다른 건 없죠..? 선생님?”“음 에이즈는 걸리지 않았고요. 음성으로 나와서.. 그런데 마지막이 더 중요한 것 같은데요..?”홍라연은 마침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다행히 에이즈에는 걸리지 않았다. 만약 에이즈에 걸렸다면 정말 목숨을 잃을 것이다! 마침내 일말의 위안을 찾은 그녀는 또 다시 물었다. “마지막이 뭔데요? 뭔가 중요한 것이 있나요??” “임신에 대한 것도 검사를 했는데요, 임신 4주~8주 사이라고 추측됩니다.”‘4주~8주라고..? 그건.. 내가 공사판으로 끌려 갔던 날과 딱 맞아떨어지는데.. 망했다! 정말 망했어!!!’ 홍라연은 높은 곳에서 떨어져 죽고 싶었다. 그녀는 자신이 오송 그룹의 도움으로 지옥 같던 막노동판을 이제 막 탈출해서 나왔는데.. 임질, 매독... 이렇게 많은 성병에 걸린 것도 끔찍한데, 임신이라니..?!! 아들 혜준이 이미 20대 후반인데 자신이 또 임신했다는 것을 알면 어떻게 반응하겠는가..? 이 생각을 하자 홍라연은 괴로움에 울부짖었다. "의사 선생님!!! 제발 살려주세요, 저 좀 살려주세요!! 흑흑.. 흐윽.. 그렇게 많은 성병에 걸리고 무엇보다 내가.. 내가 임신이라니!!”의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임질, 매독은 치료가 번거롭지만 완치할 수 있으니 적극적으로 치료에 협조하시면 되고요. 임신은 너무 놀라지 않아도 되세요. 물론 환자분 나이대 여성분이 임신 되는 건 쉽지 않기는 하지만, 아이를 낳기도 하니까요. 하지만, 지금 현재 이 아이를 갖는 것은 권장하지 않습니다. 왜
정신을 차린 홍라연은 가장 먼저 아이를 지워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의사에게 물었다. "선생님, 낙태 시술을 하려면 제일 빠른 게 언제 인가요?”"수술을 하려면 다음 주에 하셔야 하고, 빠르면 다음 주 월요일에 하셔야 합니다.”홍라연은 다음 주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말을 듣자마자 당황하며 물었다. “왜.. 왜요?!! 월요일까지 기다려야 되는 거예요? 돈이라면 제가 두 배, 열 배까지도 지불할 수 있어요!” 지금 상황은 너무 심각해서 하루라도 더 끌다가는 들킬 위험이 커질 테니, 그녀는 조급해하지 않을 수 없었다. "돈이 문제가 아니라요, 주말은 간단한 진료만 하고 수술은 안 하니, 다음 주 월요일까지 기다리셔야 해요.”"아.. 그래요.. 하아.. 그럼 월요일! 월요일로 할게요..” 홍라연은 안색이 어두워졌다. 당황하기는 했지만,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자신이 직접 낙태를 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낙태는 결코 간단한 것이 아니다. 자신의 나이에는 잘못하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을 것이다."일단 제가 바르는 약을 처방해 줄 테니 가져가서 간단한 치료를 하시고, 낙태를 마친 뒤에 제대로 된 치료를 시작하는 걸로 하시죠.”홍라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 감사합니다. 의사 선생님!""그럼 돌아가서 남편도 좀 살펴보세요. 만약 최근에 남편과 잠자리를 가지셨으면 옮았거나 환자분이 옮겼을 수도 있으세요. 이 두 병은 전염성이 매우 강하기 때문에, 확인하셔야 해요. 두 분 다 걸렸다면 같이 치료하시는 게 좋아요.”홍라연은 이 말을 듣고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홍라연은 남편이 자신에게 성병을 전염시켰을 리가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분명 그 건축 관리자 놈이 자신에게 전염시켰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 의사가 성병의 전염성이 굉장히 강하다고 하니.. 남편도 자기에게 전염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생각하니 그녀는 너무나도 걱정이 되었다. 보아하니 가장 좋은 해결책은 남편이 증세가 나타나기 전에 병을 치료하는 것이다. 그럼 남편이 증세가 나타
"아니.. 그냥 엄마가 시장에 가서 고기를 좀 사와서 점심 준비하라고 해서..”홍라연은 마음이 좀 불편했지만, 그에게 답했다. "그래요, 이따가 장 보고 갈게."......시후는 아내를 데리고 오전 동안 과수원에서 과일들을 따고 야채를 땄다. 유나는 18살 소녀처럼 기뻐하며 곳곳을 돌아다닐 뿐만 아니라, 식물에 물을 주는 데 매우 행복해했다.윤우선은 사진을 찍어서 SNS에 올리기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두 사람이 야채들을 들고 나오지 않아 똥줄이 탔다. 마침 두 사람이 바구니를 들고 집으로 들어오자 후다닥 계단을 내려와 휴대폰으로 과수원 사진을 찍고 셀카도 찍었다. 사진을 한 무더기로 찍은 뒤 곧바로 자신의 방으로 달려가 선크림을 바르고 3장의 사진을 골라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이 글이 게시되자마자 수많은 ‘좋아요’와 댓글이 달렸다. 윤우선이 자기 집 마당에 이렇게 크고 멋진 텃밭을 만들 거라고 생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보기만 해도 많은 피땀 눈물이 들어갔을 것 같았다. 그러자 사람들은 이라며 댓글을 달았다.“어어??!” 윤우선은 이 댓글을 보자마자 화를 냈다. 자기 집 별장을 찍었는데 감히 의심해? 기다려, 내가 곧 3층 베란다에서 항공샷을 찍어 주지!! 그러자 윤우선은 자신의 3층 안방 테라스로 올라가 카메라를 켜고 앞의 정원 사진을 찍으려고 했다. 그 순간, 화면에 검은 그림자가 마당 울타리 밖으로 손을 뻗고 자신의 채소밭에서 채소를 훔치는 것이 포착되었다!! 손을 보니 이미 큰 가지를 하나 땄고, 곧이어 오이와 토마토도 하나 따는 것이 아닌가?? 그러자 윤우선은 위에서 꽥 소리를 질렀다. "야아!!!!! 너 뭐 하는 거야?! 그걸 훔쳐???!!" 그 그림자는 그녀가 으르렁대자 손을 빼고는 황급히 고개
유나는 할머니가 텃밭에서 채소를 훔쳤다는 말을 듣자마자 "엄마.. 할머니가 따신 건 그냥 따라고 해요.. 그냥 채소 몇 개일 뿐인데요.."라며 한숨을 내쉬었다."그런 게 어딨어? 네 할머니가 우리한테 뭘 줬는데? 예전에 우리 가족에게 어떻게 했는지 잊었어? 그런데도 저렇게 철판을 깔고 우리 집에서 음식을 훔치다니, 난 못 참겠어!!!!""엄마~ 그렇게 생각하지 마세요! 할머니도 우리 텃밭이 궁금하셨겠죠~ 그러니 그렇게 인색하게 굴지 마요~”윤우선은 팔짱을 끼고 소리쳤다. "어휴~ 저 세상 물정 모르는 딸내미 같으니라고!!” 말을 마치자 그녀는 몸을 돌려 위층으로 올라갔다. 하지만, 윤우선은 생각할수록 속에서 화가 끓어올라 짜증이 났다. 이렇게 좋은 야채는 채소 잎 한 장이라도 신 회장에게 빼앗길 수 없어!! 어떻게 이걸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할 수 있어?! 만약 신 회장이 훔치도록 내버려두면 앞으로 계속해서 훔칠 거야! 그래서 윤우선은 급히 방에서 나와 시후를 불렀다. "은 서방!!! 내가 자네한테 할 말이 있어."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다가왔다.그러자 윤우선은 급히 속삭였다. "은 서방, 내가 유나가 좋아할 꿀 팁을 알려 줬잖아~ 그러니 훔쳐가는 것도 조심해야 할 거 아니야? 내가 저 신 회장과 오래 살아봐서 저 늙은이가 어떤 인간인지 다 알고 있어! 그러니까 자네가 저 늙은이를 그냥 내버려두면, 내일 채소랑 과일을 다 따먹고도 남을 인간이라고! 알지?”사실 시후는 WS 그룹에서 3년 넘게 지내왔기에, 그 사람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는 WS 그룹의 구성원들이 어떤 성격인지 잘 알고 있었고, 그가 보기에 아내 유나만이 천성적으로 좋은 사람일 뿐이며 장인 어른은 구제할 여지가 있지만 다른 인간들은 하나같이 쓰레기라고 생각했다. 여기에는 윤우선과 신 회장도 포함되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이 대처하지 않으면 신 회장이 윤우선의 말처럼 모든 것을 훔쳐버릴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속으로 계획을 하나 세웠다. 그러자 시후는 윤우선
지금 홍라연은 죄책감에 신 회장과 남편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마트에서 식재료들을 골라왔다. 마침 커피 머신을 팔아 수중에 돈이 좀 있었기에 특별히 삼겹살을 사온 그녀였다.그런데 신 회장은 홍라연이 채소를 샀다는 말을 듣자마자 불만을 터뜨렸다. "아니!! 왜 돈을 낭비해서 채소를 사와?!”홍라연은 의아해하며 말했다. "어머니! 고기만 먹고 야채를 안 먹으면 몸에 좋지 않잖아요~ 야채를 먹어야 좋죠~!”신 회장은 그녀를 부엌으로 데려가 자신이 방금 훔친 야채 한 바구니를 가리키며 말했다. "봤니? 이 채소들은 모두 은시후의 집에서 훔친 거야. 은시후의 집에 큰 채소밭이 생겨서 울타리 밖으로 손만 뻗으면 이런 걸 다 딸 수 있어!! 그러니 앞으로 우리 집은 더 이상 돈을 주고 채소를 살 필요가 없다 이 말이다!”홍라연은 그제서야 자신이 아침에 떠날 때, 은시후의 집에서 한창 공사를 하던 것이 떠올랐다. 그녀는 이상하게 여기기는 했지만 마음에 담아두지 않았다. 병원에 가는 길이 급했기 때문이다. 그녀는 신 회장의 바구니를 자세히 보고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어머니!! 야채들이 상태가 매우 좋아 보여요~~ 제가 산 유기농 야채보다 더 좋아 보이는데요?”신 회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청록 빛으로 물든 오이 한 개를 집어 들었다. "이 오이는 크고 긴 것 좀 봐라! 게다가 약도 안 친 것 같아서 아주 깨끗해! 마치 방금 씻은 것 같아~!" 신 회장은 오이를 들고 수도꼭지 밑에서 씻은 뒤 살짝 힘을 주자 오이가 반으로 잘려 나갔다. 진하고 향긋한 냄새가 순식간에 코를 찔렀고, 신 회장은 감탄을 금치 못하며 말했다. "아우~ 이 오이 냄새! 정말 향기로워~!” 그녀는 참지 못하고 오이를 입에 넣더니 와득 깨물었다. 한 입 베어 먹은 신 회장은 얼굴이 상쾌했다. 신 회장은 오이를 입에 물고 우물거리며 말했다. "정말 내가 살면서 먹어본 것 중 가장 맛있다! 최고야!" 김창곤은 이때 주방에 다다르자마자 오이 향을 맡으며 "아이구, 오이 향이 가득하네? 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