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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4화

신연의 차가운 입술이 태지연의 귓가를 스치자 그녀는 허리를 움찔했다.

그녀는 신연을 등진 채 입술을 깨물고 벗어나려는 충동을 애써 억눌렀다.

신연이 물었다.

“지연아, 우리 애는 이름을 뭐라고 지어주면 좋을까? 너처럼 이름이 이뻤으면 좋겠어.”

태지연은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우리 아빠가 지어줬어.”

그녀가 말을 마치자 신연은 허리에 감싸고 있던 손을 잠시 멈췄다. 애써 손바닥을 억누르며 손에 힘을 가했다.

태지연은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

“연아?”

신연은 정신을 차리고 손의 힘을 서서히 풀었다.

“회장님께서 널 많이 아끼시나 봐.”

태지연의 눈에는 약간의 씁쓸함이 묻어났다. 아버지가 그녀를 아낀다는 사실을 모두가 알고 있었지만 그녀는 아버지의 사랑을 믿고 아버지가 큰 상처를 받게 했다.

그녀는 부모님과 둘째 오빠에게 미안했다.

태지연은 생각에 잠긴 채 신연의 눈에 순간적으로 스쳐 간 차가운 기운을 눈치채지 못했다.

부산시 상권에서 다들 신연에게 금기 사항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누구도 그의 가족에 대해 언급할 수 없었다.

자연스럽게 신연의 가족 관계에 대해 아는 사람은 거의 없었고 조사할 수 있는 사람도 없었다. 유일하게 알려진 것은 신연과 태씨 가문의 관계뿐이었다.

태지연은 감정을 추스르고 나서 신연의 손을 떼어내며 말했다.

“나 배고파.”

신연은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그럼 내가 밥할게.”

그는 손을 놓으면서 말했다. 태지연은 안도하며 몸을 일으키려는 순간 신연이 갑자기 끌어당겼다.

그는 그녀의 뒤통수를 잡은 채 강하게 입술을 베어 물더니 그녀의 허리를 끌어안으며 말했다.

“어쩌지, 지연아. 널 놓치고 싶지 않아.”

신연은 일방적으로 그녀를 강하게 누르고 있었기에 태지연은 손으로 애써 밀어낼 수밖에 없었다.

신연이 갑자기 그녀를 안아 올리자 태지연은 본능적으로 그의 목을 감쌌다.

그는 그녀의 입술에 가볍게 키스하며 다정하게 말했다.

“조금만 참아. 조금 있다가 밥 먹자.”

2층 창밖으로 내다보면 아름다운 주황빛 노을이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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