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547화

신유리는 걱정되는 마음에 집까지 데려다주려 했지만 태지연은 거절했다.

그녀는 억지로 미소를 지어 보이며 말했다.

“유리 언니, 저 지금 혼자 있고 싶어요. 저, 저... 아무도 보고 싶지 않아요.”

그리고 목적 없이 거리를 방황했다.

한여름의 태양이 머리 위로 뜨겁게 내리쬐고 있었고 거리는 한산했다.

태지연은 장난감 가게 앞에 멈춰 서더니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았다. 강렬한 햇빛 때문에 눈이 부셔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그녀는 숨 막히는 듯한 압박감을 느꼈다.

고개를 돌려 유리창에 비친 자신을 바라보자 눈은 빨갛게 충혈된 채 입술은 핏기가 없었다. 너무나 초라하고 처참한 모습이었다.

남우빈의 한마디는 태지연의 마지막 희망마저 산산이 부숴버렸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신연을 좋아했다. 1년 동안 쫓아다니다 마침내 사귀게 되었을 때 그녀의 마음속엔 오직 신연뿐이었다. 자신의 모든 것을 신연에게 주고 싶을 정도였다.

나중에 신연이 태씨 가문의 권력을 빼앗고 눈치 빠른 사람들은 그의 야심을 다 알아챘지만, 태지연은 여전히 그가 나쁜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녀는 17살 그 해, 황혼 속에서 주저 없이 자신 앞에 막아섰던 소년의 뒷모습을 떠올리며 수없이 변명을 찾았다.

하지만 이제서야 모든 게 신연의 계획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애초에 모든 게 가짜였다면 그녀의 진심은 무엇이었을까? 그들이 함께했던 시간은 도대체 무엇이었을까?

태지연은 아무도 없는 곳에서 이 복잡한 생각들을 정리하고 싶었다.

하지만 지금 그녀가 가장 원하는 것은 신연을 찾아가 직접 물어보는 것이었다. 처음부터 그녀를 계획에 넣고 있었는지 말이다.

비록 태지연은 태씨 가문의 보호를 받으며 살아왔지만 그렇다고 멍청하지는 않았다. 신연이 이토록 공을 들여 만든 판이 아무 이익도 없을 리가 없었다.

신연과 함께했던 몇 년 동안, 그녀는 성격을 어느 정도 파악했다.

그래서 태지연은 그가 정말로 마음이 있어서 이런 일을 벌였다고는 믿을 수 없었다.

하지만 한편으로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