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50화

자신을 데리러 오겠다는 그 사람이 누구인지 신유리는 말해주지 않았지만 태지연은 알 것 같았다.

그녀는 쓴 웃음을 지으며 신유리의 말에 답했다.

“고마워요 언니. 오늘 저 이렇게 받아주셔서.”

곧 망가져버릴 것 같은 인형처럼 이곳저곳 상처투성이가 돼버린 태지연의 슬픈 눈빛을 본 신유리는 마음이 아파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위로해줬다.

“다 잘 될 거야. 무서워하지마.”

꾹 참고 있던 태지연의 눈에서 또 다시 눈물이 줄줄 흘러나왔다. 전에 태지연은 이렇게 눈물이 많은 사람이 아니었지만 오늘은 웬일인지 눈물이 마르지가 않았다.

신유리는 잠시 망설이다 태지연을 품에 꼭 끌어안아주며 말했다.

“너무 힘이 들면 막 울어도 돼.”

태지연은 이미 오랫동안 이렇게 따스한 누군가의 품에 안겨본 적이 없었다.

오랜만에 느끼는 이 따스함은 태지연에게 큰 위로가 되어주었다.

신연도 태지연을 안아주기는 하지만 그의 품은 이미 태지연이 느끼기엔 서늘하기 짝이 없었다.

태지연은 신유리의 어깨에 얼굴을 기대고 있었는데 몸 사방이 다 아파왔다.

따스한 품에 안겨 사람의 정을 느끼는 것보다는 얼음이 그득한 자신의 몸을 신유리가 녹여주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너무 아파.’

태지연은 신유리를 꽉 끌어안으며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눈물만 흘렸다.

신유리는 태지연의 옆을 한 시간이나 지켰고 태지연이 울다 지치고 나서야 방을 나섰다.

자신의 방으로 돌아간 신유리는 서준혁이 이미 다 씻고 잠옷차림으로 침대에서 책을 보고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그녀가 돌아온 것을 확인한 서준혁이 물었다.

“왜 이제야 와?”

“지연이가 계속 울어서.”

“지연이? 언제부터 둘이 그렇게 사이가 좋아졌어?”

신유리가 대답했다.

“나랑 지연이 둘 다 되게 비슷한 점이 많아서. 그리고 또 귀엽잖아. 애가 너무 속상해해서 그냥 달래준 것뿐이야.”

서준혁은 책을 내려놓으며 덤덤한 목소리로 말했다.

“너랑 나이차이도 별로 안 나잖아.”

신유리는 그의 말투를 듣고는 잠시 멈칫거리더니 물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