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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1화

서준혁의 목소리는 쉰 듯했고 말투도 전혀 달랐다. 신유리는 단번에 그가 취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녀는 서준혁을 밀어내려고 했지만 여전히 요지부동이었다. 신유리는 이 자세로 어렵게 말을 꺼냈다.

“서준혁, 너 취했어.”

“응, 알아.”

서준혁은 그녀의 목덜미를 어루만지던 손을 천천히 내렸다.

신유리는 눈을 감으며 말했다.

“화인 그룹 쪽 일에 대해 들었어...”

그녀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서준혁은 그녀의 옆구리를 꼬집었다. 뜨거운 숨결이 목덜미에 닿았다. 많이 마신 모양인지 목소리가 꽤나 잠겨있었다.

“듣기 싫어.”

“이것 말고는 할 말 없어?”

서준혁은 눈을 감은 채로 신유리를 벽에 밀어붙이며 본래 좁은 공간이 더욱 좁게 느껴졌다.

“일, 서창범, 이신 듣고 싶지 않은 사람들과 일들만 내 앞에서 얘기하잖아. 내가 좋아할 만한 말을 할 수는 없어?”

신유리는 입술을 살짝 깨물며 그를 일깨워줬다.

“너 취했어. 석민 씨나 서진 씨 불러줄게.”

“그럼 손민수는?”

서준혁이 갑자기 물었다. 다만 신유리의 허리를 감싸안고 있는 손이 떨리고 있다는 것을 자신도 깨닫지 못했다. 그는 눈을 번쩍 들고 신유리를 쳐다봤다.

“아까 우서진이 말했잖아. 손민수가 돌아온다고, 손민수를 보면 넌 무슨 말할 거야?”

신유리는 잠시 멈칫하더니 물었다.

“내가 손민수한테 무슨 말을 해야 하는데?”

그녀는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느꼈다. 게다가 조금 전 우서진이 손민수에 대해 일부러 언급한 것도 떠올렸다.

서준혁의 손끝은 굳어버렸고 큰 폭풍을 일으킬 듯했지만 이내 억눌러버렸다. 그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너 손민수랑 만났잖아, 좋아했고.”

그는 잠시 멈칫하더니 덧붙였다.

“그때 우리 사귀고 있었어.”

신유리는 잠시 멈칫하더니 곧 미간을 찌푸렸다. 그녀는 손을 들어 서준혁의 손을 뿌리쳤다. 서준혁의 한마디는 눈가에 고였던 눈물을 금세 마르게 했다. 모든 감정이 사라진 채 차가움과 냉소만 남았다.

그녀는 서준혁을 쏘아보며 말했다.

“서준혁, 모든 사람을 너처럼 더럽게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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