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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3화

우서진은 서준혁이 이미 사흘째 회사에 모습을 비추지 않고 있다고 말을 했다.

집에도 그의 흔적은 남겨있지 않았고 핸드폰으로 전화를 걸어도 받지도 않으며 서준혁이 갈만한 익숙한 곳들을 다 찾아가 봐도 그를 찾을수는 없었다.

신유리는 우서진의 말들을 듣고는 거실에서 한참동안이나 가만히 앉아만 있었다.

그녀는 자신이 모르는 곳에서 손민수가 뒤에서 몰래 그렇게나 많은 나쁜 짓을 벌였을 줄은 꿈에도 몰랐고 서준혁이 조용히 자신을 대신해 처리하고 해결해준 사실도 당연히 몰랐다.

그때 신유리는 갓 스무 살이 넘은 대학생이었고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학생일 뿐이라 손민수가 정말 그런 물건을 가지고 학교로 들어왔다면 자신은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몰랐다.

20살의 신유리는 여리고 나약하고 담이 작은 그저 대학생이었으니까.

그녀의 유일한 용기들은 전부 서준혁을 좋아하는 마음에 부어 부렸고 다른 일에는 좀처럼 나서지를 못했다.

신유리는 소파에 앉아 자신을 보호하려는 듯 무릎을 잔뜩 웅크린 채로 생각에 잠겨 있었다.

[우리 사이에 도대체 얼마나 많은 오해들이 더 남아있으려나?]

오해들은 이젠 제각기로 흩어져 바닥에 떨어져버린 퍼즐 조각 같아서 다시 주워서 붙이려고 해도 어려운 일이었다.

-

신유리가 럭셔리 하우스에 도착하고 경비실에서 등기를 하려고 할 때, 수위아저씨가 옆에서 말을 걸었다.

“여기 사시는 분은 안하셔도 됩니다.”

아저씨의 말에 신유리는 조용히 대답했다.

“저는 이미 다른 데로 이사를 가서요.”

수위아저씨는 잠깐 확인을 하겠다고 자리를 비웠고 신유리는 얌전히 그가 돌아오기를 기다렸다.

“신유리 씨 맞으십니까? 여기 사시는 분이라고 명확하게 나와 있네요. 안 바뀌었습니다.”

확인을 마친 수위아저씨는 확신에 찬 목소리로 다시 말했고 신유리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안으로 들어섰다.

럭셔리 하우스는 부유층 사람들이 사는 동네라 입주민에 대한 확인절차가 꽤나 까다로운 터라 틀릴 리가 없었다.

신유리는 서준혁 집 앞에 서서 복잡한 마음을 억누르며 계속 벨을 눌렀지만 누구도 문을 열어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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