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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8화

이석민이 서준혁에게 먹을 것을 사다주려고 외출한 탓에 온 방에는 서준혁과 신유리 둘만 남아있었다.

“신연 씨는 제남에 처리할 업무가 있어 왔다고 합니다, 내일 아침 바로 부산으로 돌아갈 계획이라고 하니 설 명절은 제남에서 보낼 것 같지 않습니다. 태 씨 가문의 할아버님도 호락호락한 사람이 아니라 좀 힘들 텐데...”

조용한 방안에 서준혁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는 소파에 기대앉아 고개를 들어 신유리를 쳐다보았고 몸이 아픈 탓인지 미간은 살짝 찌푸리고 있었고 목소리는 평소보다 더욱 낮았다.

신유리는 그런 그를 흘깃 쳐다보았고 많은 사람들의 입에서 태씨 가문과 신연 사이를 익히 들어왔지만 도통 어찌된 영문인지 쉽게 이해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신연이 자신을 찾아와 조건을 제시할 때의 태도가 자꾸 생각나는 신유리는 신연에게 더 이상 무엇을 물어볼 흥미도, 의지도 없어져버렸다.

신유리는 원래 서준혁이 떠난 후 바로 샤워를 하고 휴식을 취할 예정이었지만 외출을 한지 한참이 흐른 이석민이 갑자기 전화가 와 부근에 문을 연 식당이 없다는 소식을 전했다.

필경 성북 거리는 성남 거리와는 달리 북적거리지 않고 조용한 곳이라 식당이 있다고 해도 개인가정에서 하는 자그마한 식당뿐이었다.

게다가 지금은 마침 명절을 보낼 시간들이라 대부분 식당 주인들은 문을 닫고 집으로 돌아가 가족들과 함께 있을 것이 분명했다.

이석민의 전화가 뚝 끊기자 서준혁의 시선은 신유리에게 향했고 신유리는 어두워진 안색으로 말을 꺼냈다.

“조금 있다가 이석민 씨 오면 집에 데려다 주라고 할게요.”

“네.”

서준혁은 짧은 대답과 함께 몸을 일으키더니 신유리에게 물었다.

“주방 잠간만 써도 되겠습니까?”

신유리가 대답하기도 전, 서준혁은 이미 주방으로 발을 들였고 마치 이 주방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인 듯 냉장고에 얼려두었던 만두를 꺼냈다.

그러나 이런 일을 잘 해보지 못했던 그인지라 만두를 꺼내고는 뭐부터 해야 할지를 몰라 헤매는 눈치였다.

신유리는 서준혁이 아까운 음식을 행여나 낭비할까 두려웠고 무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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