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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3화

신유리가 성남에 돌아오고 나서부터는 신기철과 아예 연락을 뚝 끊었었다.

그는 예전과 별 다른 점 없이 깔끔하고 신사 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고 신유리는 먼발치에서 신기철이 아무런 표정 없이 문성경의 허리를 감싸 안는 것을 두 눈으로 지켜보고 있었다.

자연스러운 두 사람의 스킨십은 마치 둘의 사이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암시해주는 것 같았고 신유리의 뜨거운 시선이 신기철에게도 느껴졌는지 그는 신유리쪽을 돌아보았다.

그러자 신유리와 눈이 딱 마주친 신기철의 표정이 싸늘하게 굳어버렸다.

원래 신기철의 품에 폭 안겨있던 문성경 또한 신기철의 이상한 낌새를 느끼고는 그의 시선을 따라갔다.

신유리를 발견한 문성경은 안색이 조금 어두워지더니 입을 열었다.

“신유리 씨? 당신이 왜 여기에...”

문성경의 물음에 답해려주던 신유리가 입을 떼기도 전에 신기철이 중간에서 가로채버리며 말을 했다.

“선경아, 먼저 들어가서 나 기다려줘. 내가 처리할 일이 생겨서 말이야.”

문성경의 시선은 신기철과 신유리 사이를 방황했고 그러다 뭔가 알아차린 듯 물었다.

“신유리 씨가 당신이 말한 그 전 와이프 딸이라는 애야?”

그녀의 눈빛과 말투는 마치 신기철의 머리 꼭대기에 있는 듯한 기분이 들게 하였다.

신유리가 신기철을 다시 볼 때에는 그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채로 문선경을 달래기 바빴다.

문선경은 두 사람을 조롱하기라도 하는 듯 피식 웃더니 신기철의 말대로 먼저 안으로 들어섰고 신유리는 신기철과 문선경 사이가 뭐가 됐건 자신이랑 상관이 없으니 그냥 제 갈길을 가려는 생각뿐이었다.

하지만 그녀가 엘리베이터 앞에 도착하기도 전, 뒤에서 급하게 달려오는 발걸음소리와 신기철의 다급한 부름소리가 들려왔다.

“유리야, 잠간만! 기다려.”

그의 목소리에 신유리는 발걸음을 멈췄고 신기철은 빠르게 다가와 그녀를 옆으로 잡아당기더니 말했다.

“할 말이 있어.”

신유리는 자신을 당기는 강한 힘에 흔들려 겨우겨우 중심을 잡은 뒤, 호텔 입구 앞으로 시선을 돌렸고 그곳엔 문선경의 모습은 보이지가 않았다.

[잘 달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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