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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1화

서재는 조용했고 서준혁의 싶은 눈동자는 더욱 차가워졌다.

그의 시선은 다시 천천히 검사 보고서 위에 떨어졌고 신유리라는 세 글자는 분명했다.

방을 나설 때 하정숙은 컵을 들고 거실에 앉아 있었다. 그녀는 가격이 만만치 않은 실크 잠옷을 몸에 걸친 채 귀부인의 기세가 넘쳤다.

하정숙은 서준혁을 힐끗 보더니 입꼬리를 치켜올리며 가볍게 비웃었다.

그녀는 담담하게 서준혁을 부르더니 천천히 컵을 내려놓으며 유유하게 말했다.

“어디 가?”

서준혁은 발걸음을 멈추고 하정숙을 돌아보았다.

그녀는 평소 이런 질문을 하지 않았다. 마치 모자 관계는 뼛속에 흐르는 피만 남은 듯했다.

서준혁이 뒤를 돌아보자 하정숙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기분이 꽤 좋은 것 같았다.

“검사 결과는 봤어? 너도 많이 놀랐나 보네.”

“그녀를 이 집에 들이는 것을 반대한 게 다행이네. 기형아를 임신했다니, 어쩌면 그녀한테 질병이 있을지도 모르잖아.”

하정숙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서준혁은 어두운 눈빛으로 그녀를 보았다.

깊은 바다처럼 어두운 눈빛은 주위 사람을 침몰시킬 것 같았다.

그는 차가운 눈빛으로 하정숙을 보더니 잠긴 목소리로 물었다.

“뭐가 그렇게 기쁘죠?”

하정숙은 얼굴의 웃음이 서서히 굳어졌다.

...

신유리는 입맛이 별로 없었지만 이신이 추천해 준 의사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눈 후 많이 안정되었다.

그녀의 표정이 조금 느슨해진 것을 보고 곡연이 다가와 물었다.

“오늘 밤 날씨도 좋은데 산책할래요? 신선한 공기도 마시고.”

신유리는 곡연이 자신을 위로하려는 것임을 알아채고 고개를 끄덕이며 함께 나갔다.

바깥의 공기는 여전히 차가웠고 신유리는 외투를 잡아당겼다.

“아중이가 돌아오면 함께 절에 가려고 했는데 지금 보니 내일 가는 게 좋겠어요. 자두가 평안하고 건강하기를 기도할게요.”

신유리는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다. 잠시 멈칫하더니 그제야 곡연이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차리고 물었다.

“아중이한테 무슨 일 있어?”

곡연은 멈칫하더니 이내 화가 난 듯 말했다.

“아중이와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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