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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2화

신유리는 미간을 찌푸린 채 이상함을 느껴 걸어가던 간호사를 잡고 물었다.

“혹시 여기가 검사실로 가는 길인가요?”

간호사는 고개를 돌리지 않았고 마스크까지 쓰고 있어서 답답했다. 그녀는 옆의 의자를 가리키며 말했다.

“접수해줄게요. 앉아서 기다리다가 순서가 되면 들어가세요.”

그녀는 말을 마치고 곧바로 접수처로 향했다. 신유리는 속으로 이상함을 느꼈지만 젊은 여인들이 몇 명 앉아 있었고 그중 한 명은 임신한 게 분명했다.

신유리는 멈칫하더니 가서 앉았다. 순간 누군가 조용히 훌쩍이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녀는 고개를 돌려 보니 젊은 여인은 얼굴이 초췌해서 혼자 중얼거렸다.

“아가야, 엄마가 미안해...”

신유리는 어리둥절했지만 이내 임신한 여인 한숨을 내뱉었다.

마치 우울한 분위기를 견디기 힘든 듯 신유리에게 말 걸었다.

“젊은 분이 웬일이에요?”

신유리는 그녀의 말투에서 아쉬워하는 것을 눈치채고 하려던 말을 되레 삼켜버렸다. 마침 접수처에서 신유리를 호출했다.

신유리는 고개를 돌려 탄식하는 그녀와 옆에서 흐느끼는 여인을 번갈아 바라보며 온몸에 기어오르는 공포감을 애써 억누르며 물었다.

“여기가 양수천자를 하는 곳인가요?”

신유리는 어떻게 나왔는지도 기억나지 않았다. 수술실 전체 층은 폐쇄되어 있었고 한 점의 빛도 들어오지 않았다.

다른 사람도 없었고 복도 전체에 그녀의 발자국 소리만 울려 퍼졌다.

엘리베이터를 지나던 중 마침 병원 침대에 누워 있는 여인을 보았다. 그녀는 얼굴에 핏기 하나 없이 창백했고 새하얀 이불을 덮고 있었다.

신유리는 갑자기 숨이 막히더니 감히 엘리베이터에 들어가지도 못했다.

그 순간 병상에 누워 있는 두 여인을 볼 것만 같았다.

신유리는 여기저기 계단을 찾아다니며 밖으로 나갈 수밖에 없었다.

마침내 신유리는 병원 밖으로 나왔고 그제야 비로소 자신의 목을 조르던 무형의 손이 풀린 것 같았다.

차갑던 몸은 햇빛 아래서 드디어 온도를 되찾았다.

신유리는 안색이 어둡다 못해 투명에 가까운 흰색을 띨 정도였다.

그녀는 고개를 돌려 병원 건물을 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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