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397화

신유리가 단지 입구로 들어서자 두 아이가 폭죽을 터뜨리고 있었다. 가방에는 막 받은 세뱃돈이 들어 있었다.

신유리는 그 광경을 보며 문득 예전 생각에 잠겼다.

집에 돌아온 그녀는 의자를 가져와 커다란 매듭을 천천히 거실에 걸었다. 귀여운 토끼 모양이 썰렁한 거실에 약간의 활기를 불어넣었다.

저녁에 신유리는 다음날 필요한 식재료를 사러 근처 마트에 갔다.

돌아올 때 보니 서준혁의 차가 어제와 같은 자리에 주차되어 있었다.

신유리는 못 본 척하려 했지만 서준혁은 다가와 짤막하게 말했다.

“보고서 받으러 왔어.”

신유리는 그를 흘겨보고는 말했다.

“메일로 보내면 되잖아.”

화인 그룹은 연말이 다가오자 사실 꽤 바빴다. 직원들은 쉴 수 있지만 사장인 서준혁은 각종 모임과 연회에 참석해야 했다.

신유리가 화인 그룹에 있을 때 매년 연말과 연초에 가장 바빴다. 다양한 회식 자리, 협력 파트너, 가족 연회 등 끝없이 이어졌다.

하지만 그녀는 매년 설날 저녁에는 무조건 집에 돌아가 외할아버지와 함께 명절을 보냈다.

서준혁은 담담히 말했다.

“지나가던 길이었어. 메일로는 시간이 걸릴 수도 있잖아.”

신유리는 아무 말 없이 집으로 돌아와 보고서를 서준혁에게 건네주었다.

서준혁은 거실에 서서 커다란 매듭을 바라보더니 눈에 반짝이는 빛이 잠시 스쳤다가 사라졌다. 그는 눈을 내리깐 채 다시 신유리를 바라보며 물었다.

“혼자 걸었어?”

“응.”

신유리는 고개도 들지 않고 파일 전송 상황을 확인하며 말했다.

“메일로도 보냈어. 보고서는 도장이 필요해서 명절 후에 제출할 수 있어.”

서준혁의 시선은 여전히 매듭에 머물렀다. 그는 무언가 더 말하려는 듯했으나 마침 핸드폰 벨 소리가 울렸다.

서준혁은 매우 바빠 보였다. 연이어 세 통의 전화가 걸려 와서 그를 재촉했다.

신유리 집에 머문 시간은 10분도 채 되지 않았다.

그가 떠나자, 원래 좁던 집은 더욱 텅 빈 느낌이 들었다.

신유리는 거실에 잠시 앉아 있다가 TV를 켰다. 간단히 국수를 끓여 먹고는 천천히 청소를 시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Latest chapter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