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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임민수는 붕대로 얼굴을 두른 채 병상에 누워 있는 날 바라보며, 조용히 내가 하는 말을 들었다.

그렇다, 그는 순직하지 않았고, 심지어 그 화재에서 날 구해주었다.

당시 임민수는 증거를 찾아냈는데, 마침 미션을 수행하다 다쳐 ‘공무로 순직’한 척하며 성이겸이 경계심을 내려놓게 했다.

아니나 다를까, 성이겸은 걸려들었고, 고은설의 시체를 처리한 다음, 바로 집으로 가져가 자신의 ‘작품’들 속에 놓았다.

임민수는 날 보호하지 못해서 엄청난 죄책감을 느꼈다. 그 화재에서, 나의 얼굴은 심한 화상을 입었고, 성대까지 망가졌다.

그러나 난 웃으며 고개를 흔들었다. 내가 이렇게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다행이었으니, 난 임민수에게 오히려 고마움을 느꼈다.

임민수도 가볍게 웃었다. 잠시 후, 그는 내가 탁자에 놓은 스케치북을 가리켰다.

“이거 네가 그린 거야?”

난 고개를 끄덕였다.

“네, 심심해서 그린 그림들이에요.”

임민수는 스케치북을 뒤적이다, 시선은 한 그림에 떨어졌다. 난 호기심에 고개를 돌렸는데, 그것은 아주 큰 캐슈나무였다. 이는 세상에서 가장 큰 캐슈나무로, 가지가 거미줄처럼 촘촘하여 아름다우면서도 괴이했다.

“너처럼 연약한 여자아이가 이런 소름 끼치는 그림을 그리기 좋아하다니.”

난 입술을 오므리며 웃었다.

“그래도 난 화가잖아요.”

이때 전화벨이 울리더니, 임민수는 나가서 전화를 받았다. 내가 모든 검사를 받고 돌아올 때, 그는 다시 병실에 찾아왔는데, 이번엔 부하들도 같이 들어왔다.

임민수의 뒤에는 경찰복을 입은 경찰 두 명이 서 있었고, 날 보는 눈빛이 많이 차가웠다.

그는 영장을 꺼내며 싸늘하게 말했다.

“네가 여러 건의 살인 사건과 관련이 있다는 제보가 들어왔으니, 심문에 좀 협조해줘.”

난 놀라서 입을 막았고, 영문을 몰랐다.

“네?”

임민수는 안색이 어두워졌고, 치과에서 보낸 보고서와 내가 방금 검사를 받은 보고서를 내 침대 위에 던졌다.

그 증거들을 보며, 나도 더 이상 연기하지 않았다.

결국 이 사람에게 들켰다니.

“넌 세상에서 가장 큰 캐슈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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