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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화

성이겸은 멈칫하더니, 미소가 점점 짙어졌다. 난 의지와 비행기표를 들고 그에게 물었다.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

그러나 성이겸은 오히려 날 향해 사진 한 뭉치를 던졌다. 사진 속에는 다정한 두 남녀가 찍혔다. 바닷가에서 장난을 치는 모습, 숲속에서 뜨겁게 키스를 하고 있는 모습, 커플 옷을 입고 백화점에서 쇼핑하는 모습, 심지어 침대를 뒹구는 징그러운 모습까지 있었다. 그보다 더 끔찍한 것은, 몇 장의 사진 속에 사람의 파손된 사지가 있었단 것이다.

난 바로 사진 속의 여자를 알아보았다. 그 사람은 다름 아닌 내 절친 고은설이었다.

너무나도 끔찍한 사진에 난 눈앞에 아찔했고, 애써 입을 막으며 토하지 않으려 했다.

“너... 은설이 죽였어?”

“죽이다니?”

성이겸은 웃으며 대답했다.

“은설을 죽였다기보단, 취재라고 하는 게 더 마땅한 것 같은데.”

그의 차가운 눈을 바라보며, 난 등골이 오싹해졌다.

“왜?”

난 벽에 기대어 최대한 진정을 하려 했다.

“만약 날 사랑하지 않는다면, 나에게 직접 말하면 되잖아? 왜 굳이 정신분열증 진단서를 위조하면서 날 괴롭히는 거지?”

성이겸은 의지를 떼어내며 자신의 오른팔을 드러냈다. 바늘 꿰맨 징그러운 상처를 보니 오른팔은 거의 절단되었다.

“다 너 때문이잖아. 네가 너무 잘나서. 내가 너와 함께 할 때 얼마나 괴로운지 알아? 집안도 너보다 못하지, 재능도 너보다 못하지, 심지어 난 운도 더럽게 없어. 그런 내가 널 마주할 때마다 열등감을 느껴야 했어. 피할 방법이 없어 번마다 교통사고를 당해야 하는 그 고통, 넌 알기나 하냐고!”

번마다 교통사고를 당해야 한다니, 성이겸도 환생했던 것이다!

그래서 그는 언제나 날 찾아낼 수 있었고, 그렇게 쉽게 남의 믿음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이다.

성이겸은 나와 마찬가지로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죽인 악몽에 시달려야 했다.

“얻을 수 없는 이상, 차라리 널 망치는 게 더 낫지 않을까, 나의 공주님? 네가 높은 곳에서 추락하는 것을 바라보니, 나 정말 흥분돼서 잠이 안 온다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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