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끔찍한 신혼 일기
끔찍한 신혼 일기
작가: 인경

제1화

성이겸은 나의 죽마고우였다.

아주 어릴 때부터, 나와 성이겸은 서로를 가장 완벽한 연인으로 여겼기에, 우리는 평생 함께 할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난 성이겸을 위해 요리며 빨래를 해주었고, 겨울에는 또 그를 위해 장갑과 스카프를 만들어주었다. 그리고 성이겸은 내가 생리 올 때, 생강차를 끓여주었고, 기념일 선물을 빼먹지 않았으며, 언제 어디서든 항상 날 챙겨주었다.

우리 두 사람은 같은 대학에서 그림을 전공하고 있으며, 성이겸은 유화를, 난 스케치를 그렸다. 우리는 모두 언젠가 피카소, 반 고흐와 같은 유명한 화가가 되길 바라는 꿈을 갖고 있었다.

나와 성이겸은 감정이 아주 좋았고, 성인이 되면 결혼하기로 약속했다.

그러나 뜻밖의 차 사고로, 성이겸은 오른손을 쓸 수 없게 되었다.

난 당시 그 차가 성이겸의 팔을 여러 번 밟고 지나갔다는 것밖에 기억하지 못했다. 마치 저승사자가 유화 천재를 질투해서, 그의 재능을 빼앗아간 것처럼. 그 후, 성이겸은 성격이 변했고, 말수가 적어지며 툭하면 욱하고 화를 냈다. 심지어 어떨 때는 나에게 손을 대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왼손으로 그림을 그렸다.

난 이 모든 게 나의 잘못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만약 그날 내가 밀크티를 마시겠다고 조르지 않았다면, 만약 그날이 내 생일이 아니었다면, 만약 6시 전에 성이겸이 외출하지 못하게 했다면, 이 비극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는 가끔 멍을 때리다 갑자기 고개를 돌려 나에게 묻곤 했다.

“내 인생은 이미 망한 게 아닐까?”

그럴 때마다 난 울면서 성이겸을 꼭 안아주었다.

“네가 죽으면 내 인생이 정말 망한 말이야. 약속해, 꼭 잘 살겠다고. 난 평생 네 곁에 있어줄 거야.”

시간이 지날수록, 난 성이겸이 조금 이상해진 것을 발견했다. 그는 그림을 그릴 때, 점점 더 어두운 색깔을 쓰기 좋아했고, 또 탁자 위의 과일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마치 눈빛으로 그것을 산산조각 내고 싶은 것 같았다. 그리고 한밤중에 벌떡 일어나서 베란다로 향하더니, 아래를 바라본 다음, 다시 태연하게 침대로 돌아와 잠을 잤다.

그러나 난 성이겸을 이해할 수 있었고, 그를 이해하는 사람은 오직 나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우린 곧 결혼을 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내가 학술논문을 발표한 그날, 성이겸은 프로포즈를 했다.

그때 나와 성이겸은 모두 외지에 있었고, 그는 또 한쪽 팔을 쓰지 못했으니, 우린 부모님에게 알리지도, 결혼식을 올리지도 않았다. 초라한 월세방에서 난 간단하게 웨딩드레스를 입은 다음, 어릴 적 내가 가장 사랑하는 남자아이와 결혼했다.

그러나 꽃다발 사이로, 성이겸은 결혼반지 대신 날카로운 칼을 꺼내더니, 내 가녀린 팔을 베었다.

그는 끊임없이 말 한마디를 반복했다.

“왜 운명은 나에게 이런 장난을 치는 것일까? 대체 왜?!”

어릴 때부터 기대한 결혼식이었지만, 난 두 시간 넘는 시간 동안 피바다 속에 쓰러졌다. 몸에는 160여 개의 칼자국이 있었는데, 신기하게도 모두 내 급소를 피했다.

난 끊임없이 애원을 했다. 그러나 성이겸은 그저 차갑게 대답했다.

“평생 내 곁에 있어주겠다며? 사랑하는 내 아내.”

후에 난 또 성이겸이 화장실에 간 틈을 찾아서 도망치려 했지만, 오히려 그에게 발각되었다. 성이겸은 칼을 들고 날 베란다로 몰아붙이더니, 새빨간 핏자국은 거실부터 베란다까지 늘어졌다.

희미한 달빛을 통해, 난 그가 굶주린 짐승처럼 내 오른손을 노리고 있단 것을 발견했다.

성이겸은 결국 날카로운 칼로 내 가슴을 찔렸고, 20층에서 날 밀어냈다. 그 순간, 그 남자의 눈가에서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안녕, 완벽한 내 연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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