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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화

어릴 때부터 임유진은 아버지의 칭찬을 갈구하고 새어머니의 미움을 받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모든 사람의 비위를 맞추며 살아갔다. 많은 것을 얻었지만 너무 피곤한 삶이었다.

소민준과의 연애가 유진에게 남긴 건, 세상에 마음 편히 기댈 수 있는 사람은 없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혁은 유진을 또다시 의지할 수 있게 만들어 주었고, 혁을 떠올리기만 해도 유진은 슬그머니 미소를 짓게 되었다. 출소 이후 가장 행운이었던 건 아마도 혁을 만난 것일 것이다.

유진은 이러한 생각을 하며 웹페이지를 아무렇게나 둘러보고 있는데 호텔 입구에서 강지혁을 목격했다는 글을 확인했다. 지혁의 주변에는 경호원으로 둘러싸여 사진 촬영이 거의 불가능했으며 기자들도 사진 한 장 건지지 못했다고 했다.

만에 하나 찍힌 사진은 현장에서 모조리 삭제되었고 이는 너무 횡포다운 행동이었지만 지혁의 이러한 횡포는 모두 자본에서 나온 것인 만큼 아무도 뭐라고 할 수 없었다.

이 목격 글을 올린 사람은 자신이 목숨을 걸고 지혁의 뒷모습을 촬영했다고 했다.

지혁은 예전부터 기자들의 인터뷰를 거절하고 인터뷰를 자주 하지 않기로 소문난 신비주의자였다.

심지어 유진이 지혁의 약혼녀 진애령을 죽일 뻔한 죄목으로 감옥에 들어가던 해에도 유진은 지혁을 만나지 못했었다.

법정 내내 지혁은 단 한 번도 참석하지 않았었다.

한지영의 말에 따르면, 일전에 지혁을 만나 진애령의 죽음에는 다른 이유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리려고 지혁을 찾아갔으나 얼굴 한번 만나보지 못하고 쫓겨났었다고 했다.

유진은 가끔 자신에게 있었던 일들을 뒤집어 보며 정말 헛웃음이 나왔다. 지혁과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었지만, 유진의 인생은 무슨 이유인지 지혁과 계속해서 연결된 것 같았다. 유진이 사고에 휩쓸리고 아무도 유진을 변호하지 않아 감옥에 수감되고 감옥에서 온갖 수모를 당한 것도 어쩌면 지혁과 연관이 있을지도 모른다.

유진은 그 게시물을 가장 아래로 당겨 찍힌 사진을 확인했다. 경호원들에게 겹겹이 둘러싸인 그 뒷모습이 어쩐지 눈에 익숙했다.

넓은 직각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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