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95화

‘내 입술이 예쁜 편인가?’

임유라는 조금 의아스러웠다. 자신의 이목구비에서 입술은 눈에 띄는 편이 아니었다. 그리고 너무 못생긴 입술만 아니면 보통 입술에서는 크게 차이가 없지 않은가.

그래서 유라는 강현수가 자기 입술을 마음에 들어 한다는 걸 예상하지도 못했었다.

어찌 되었든 현수의 마음에 든 건 유라의 행운이었다!

‘어떻게든 강현수의 마음을 사로잡아서 가장 핫한 여배우가 되겠어! 그리고 어쩌면…… 재벌가에 시집을 가서 팔자를 고칠 수 있을지도 몰라!’

유라는 벌써 자신의 호화로운 미래를 그리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자신을 바라보는 남자의 눈빛이 점점 흐려지고 있다는 걸 알아채지 못했다.

“아, 혹시 강지혁이라는 사람을 알아?”

강현수가 갑작스레 물었다.

유라가 고개를 저었다.

‘강지혁 같은 사람을 내가 어떻게 알아?’

강현수가 입술을 살짝 깨물며 말했다.

“앞으론 말썽을 피우지 않는 게 좋을 거야. 정말 강지혁의 눈 밖에 난다면 나도 감당할 수 없어.”

솔직히 말한다면 감당하고 싶지 않다는 게 더 맞는 표현이었다.

강현수에게 있어 유라는 그냥 대역에 불과했다. 그리고 겨우 대역 때문에 강현수와 맞설 필요는 없었다.

강현수의 눈은 마치 안개가 씌운 것처럼 흐려졌다.

‘지금껏 얼마나 오랫동안 그녀를 찾아왔던가. 앞으로도 얼마나 많은 대역으로 그녀의 빈자리를 채워야 하는 걸까.’

‘그 사람…… 그 사람을 찾아서 얼마나 보고 싶었는지 말해주고 싶어!’

-

약혼식이 시작되기 전 소민준이 직접 지혁을 만나러 찾아왔다.

“강 대표님, 저와 세령 씨의 약혼식에 참석해 주셔서 정말 영광입니다.”

“소민준씨 약혼식에 응당 참석해야 지요.”

지혁이 의미심장하게 말을 이었다.

“아 그때 임유진 씨하고 확실하게 헤어진 건 참 잘하셨어요. 만약 당신이 매몰차게 떠나지 않았다면 임유진 씨는 아직도 단념하지 않았을 거예요.”

그 말에 민준은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 뭐라고 대꾸하기가 참 난처했다.

“아, 그쪽 여동생은 아직도 얼마나 더 입원해야 합니까?”

지혁이 대수롭지 않게 물었다.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