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03화

임유진은 여전히 생긋 웃으며 말했다.

“셋째 숙모, 저 술 끊은 걸 아시잖아요. 제가 음주 운전으로 감옥도 갔다 왔는데 어떻게 또 술을 마실 수 있겠어요.”

유진의 말에 셋째 숙모는 헛헛해서 마른기침했다.

그러자 큰삼촌이 이어 말했다.

“유진아, 오늘은 설날이잖니. 운전도 하지 않을 것이고 한 잔만 마셔.”

“그래, 삼촌들 얼굴 보아서라도 마셔!”

둘째 삼촌도 말을 보탰다.

“그만하거라!”

김애순이 호통을 쳤다.

“너희들 양심을 어디에 팔아먹은 게냐! 정말 지옥 불에 떨어질 것들!”

그 말에 식사 자리는 물 끼얹은 듯 조용해졌다. 유진만이 깜짝 놀라 외할머니를 바라보았다.

애순이 유진을 바라보며 결심한 듯 입을 열었다.

“유진아, 네 삼촌들 지금 이러는 거 절대 좋은 마음으로 하는 거 아니란다. 박씨 가문의 바보 아들에게 널 팔아 5천만을 가지려고 저러는 게다…….”

애순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노준태가 소리쳤다.

“박씨 가문이 어디가 어때서? 유진이는 또 뭐가 그렇게 잘났는데? 감옥 갔다 온 흠도 괜찮다고 받아준 가문이야. 유진이 어딜 가면 이렇게 좋은 가문에 시집을 가겠냐고!”

“그래 그 5천만 원으로 큰오빠와 작은오빠가 집도 사고 얼마나 좋아. 이건 네가 우리 집에 빚진 거잖아. 네가 감옥만 가지 않았어도 오빠들은 진작 장가를 갔을 텐데.”

배여진이 불난 집에 부채질했다.

“전 절대 결혼하지 않을 거예요!”

유진이 몸을 벌떡 일어 세우고 차갑게 주위의 친척들을 바라보았다.

“내가 빚진 게 있다고 해도 댁들한테 빚진 건 하나도 없어요!”

그리고 유진은 애순을 바라보며 말했다.

“외할머니, 제가 다음에 또 보러올게요.”

말을 마치고 유진은 자리에서 벗어나려고 했으나 큰삼촌과 작은삼촌이 막아섰다.

“가긴 어딜 가. 네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이건 이미 결정된 일이야!”

큰삼촌이 호통쳤다.

유진은 멀리 떨어져 않은 큰 사촌 오빠와 작은 사촌 오빠를 바라보았다. 어렸을 땐 함께 놀기도 하고 좋은 추억이 많았었다.

“오빠들도 제가 바보한테 시집가길 바라는 거예요?”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