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지혁이 여자를 안고 있는 조심스러운 모습을 본 그들은 이 여자가 지혁에게 중요한 존재라는 것을 알아차렸다.그리고 지혁의 진정한 신분을 아는 일부 사람들은 이 광경을 보고 속으로 의아해했다.S 시에서 한 손으로 하늘을 가리는 대단한 사람이 뜻밖에도 한 여자를 위해 새벽에 이런 곳에 나타났을 뿐만 아니라 이렇게 많은 사람을 동원했다.이 여자가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여자가 S 시의 절반을 휘저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이 일이 도대체 누구와 관련돼 있는지 하나도 빠뜨리지 말고 알아내.”지혁이 말했다.“알겠습니다.”지혁의 옆에 있던 부하가 대답했다.그리고 지금, 박현규 부부는 아프다고 소리치고 있는 아들과, 마당에 가득 찬 경찰을 보고, 울고 싶어도 눈물이 나오지 않을 정도였다.부부는 임유진의 큰 외삼촌과 둘째 외삼촌을 노려보았다.“당신들 나에게 도대체 무슨 여자를 준 거야!”큰외삼촌과 둘째 외삼촌도 지금은 얼굴이 창백한 채 서로를 쳐다보고 있다. 그들의 조카딸은 출소한 지 반년도 안 되어 의지할 데가 없는 여자였다고 생각했으니 말이다.그렇지 않으면, 그들도 유진을 해칠 생각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그런데 지금…… 조카 뒤에 분명 대단한 사람이 있다! 그럼 전에…… 그들은 섣달그믐날 저녁 식사 때 했던 말들이 떠올랐고, 조카딸에게 약을 먹인 일을 생각하고 갑자기 식은땀을 뻘뻘 흘렸다.유진이가 어떻게 이렇게 대단한 사람을 알게 된 걸까? 미리 말해줬다면 그들이 이런 일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유진의 상황이 점점 이상해 보였다.지혁은 품속에 있는 유진을 보면서 안색이 더욱 어두워졌다.‘빌어먹을!’만약 지혁이 조금만 더 늦게 왔다면, 혹은 오늘 유진이가 지혁에게 그 전화를 하지 않았다면, 유진이는 지금쯤 더 비참한 꼴을 당했을 것이다.“대표님, 물어봤더니 현지 작은 술집에서 몰래 판매하는 알약이랍니다. 이미 사람을 시켜 약의 성분을 알아내라고 했습니다.”고이준은 지혁을 향해 최신 소식을 보고하고 있다.“누가 유진에
“아직 15분 정도 남았어요.”고이준이 말했다.“임유진 씨 지금 상황으로 보면 일반적인 작은 병원에서는 안 돼요. 시내에 있는 큰 병원에 가야 할 것 같아요.”차가 병원에 도착했을 때, 이준 쪽도 마침내 약 안에 도대체 어떤 성분이 있는지 알게 되었다.의사는 가는 길에 유능한 의사들에게 미리 연락했다.오늘 한자리에 모인 의사들을 사람들이 보면 아마 깜짝 놀랄 것이다. 이 의사들을 한곳에 모일 수 있게 하는 것은 몹시 어려운 일인데 아주 큰 사건이 생겼을 때만 가능했다. 그렇지 않으면 아주 잠깐이라도 모이기 어려웠다.그런데 지금 이 의사들은 약물 조제서를 훑으며…… 싸구려 옷을 입은 여자를 위해 긴급 회진을 하고 있다.“별문제는 없어요. 진정제를 맞은 다음 땀을 많이 흘리게 하고 수분을 빌려 체내의 약성을 배출하면 될 거예요. 이 약은 장기간 대량으로 복용하지 않는 한 몸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아요.”약물학 쪽으로 이름이 있는 의사 중 한 명이 말했다.“다른 약을 지어 앞으로 3일간 복용하여 대사를 가속할 수 있어요”“그럼 빨리 진정제를 놔줘요.”강지혁이 말했다.진정제 한 대가 곧 유진의 몸에 들어가자 갑자기 유진은 잠든 것처럼 조용해졌다.이 상황을 보고 있던 지혁은 마침내 한숨을 돌렸다.“하지만 이 약은 임상 데이터가 없으므로 진정제의 양이 충분한지 모르겠어요. 잠시 후에 환자분이 다시 조금 전의 증상이 계속 나타난다면 진정제를 하나 더 보충해야 할 거예요.”의사가 말했다.의사가 병실을 떠난 후 지혁은 이준에게 분부했다.“밖에서 기다려.”“그럼 대표님은요?”“난 여기서 지키고 있을 거야.”지혁이 말했다.이준은 혼수상태에 빠진 유진을 힐끗 보고는 지혁에게 물었다.“그냥 제가 지켜줄까? 오늘 이렇게 갑자기 떠나셔서 어르신께서…….”“할아버지 쪽에선 아마 사람을 찾아서 조사할 거니 숨길 필요도 없어. 어차피 조만간 유진이의 존재를 알게 될 거야.”지혁이 말했다.“넌 나가 있어, 내가 옆에 있을 거야.”그 말을 들은 이
“혁아…….”중얼거리는 소리가 임유진의 입에서 흘러나와, 마치 천근만근이나 되는 듯 강지혁의 가슴을 힘껏 내리치는 것 같았다.유진은 턱을 들고 깨끗한 얼굴에 미소를 짓더니 갑자기 지혁에게 키스했다.지혁은 눈앞에 있는 유진을 멍하니 바라보았다.분명, 지혁은 이 키스를 피할 수 있었는데, 그러나…… 그러기 싫었다.지혁을 이렇게 만들 수 있는 사람은 아마 유진밖에 없을 것이다.유진이 조금 쉰 목소리로 지혁의 이름을 부를 때에야 지혁은 갑자기 정신을 차렸다. 방금, 지혁은 하마터면 잘못할 뻔했다.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난 지혁은 간호사 벨을 눌렀다.얼마 지나지 않아 의사와 간호사가 모두 달려와 또 유진에게 진정제를 주사했고, 유진은 그제야 겨우 조용해졌다.다른 사람들은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했을 것이지만, 고이준은 오랫동안 지혁을 따라 일했기 때문에 자신의 보스가 지금 좀 이상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혹시…… 이준은 침대에 누워 있는 유진을 바라보며 마음속에 갑자기 한 줄기 빛이 스쳤다.대표님 같은 남자가 유진을 위해 이 정도까지 할 줄은 누가 알았겠는가?대표님은 아마 유진을 뼛속까지 사랑하고 있을지 모른다!이준은 병실을 떠날 때 마음속으로 이렇게 생각했다.————섣달그믐날 저녁, 소씨 가문과 진씨 가문 두 집은 함께 식사했다. 진세령은 밥을 먹은 후 소민준과 함께 소 씨네 정원에 왔다.“너와 강지혁 사이에 무슨 일이 있어?”세령이 갑자기 물었다.민준은 갑자기 흠칫하더니 얼굴이 창백해진 채 세령을 바라보았다.“무슨 소리야, 나와 강지혁 사이에 뭐가 있겠어?”“아무 일 없다고? 그런데 그날 우리의 약혼식에서 강지혁과 이야기를 나눈 후 네 안색이 왜 그렇게 안 좋았을까? 그리고 민영이가 다친 것도 그렇고, 전에 소씨 가문의 은행 대출 심사가 통과되지 않았다가 또 갑자기 통과된 것도 그래. 이런 일들은 모두 뭔가 있는 거지?”세령이 던진 일련의 질문들은 하나같이 민준의 안색을 더욱 창백하게 만들었다.“됐어, 이 일들은 아무런 연관이
이건 민준이 임유진에 대한 미련이 아니었다.하지만 민준은 지금 아무리 괴로워도 말할 수 없는데, 진세령이 오해할까 걱정되기도 했다.“세령아, 내가 말하고 싶다고 말할 수 있는 일이 아니야.”소민준은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세령은 민준을 쳐다보며 말했다.“민영이가 다친 것이 임유진과 관련이 있는 거야?”민준은 아연실색하더니 약혼녀를 바라보며 감히 말을 하지 못했다. 민준의 이 표정을 본 세령은 자기 생각이 맞았다고 느꼈다.“관련이 있긴 하구나. 설마 임유진이 감옥에서 어떤 사람을 알게 된 거야? 그리고 이 사람의 세력이 대단하고?”세령은 계속 추측하고 있다.민준이 미처 대답하기도 전에 또 다른 목소리가 갑자기 들려왔다.“그렇구나, 내가 다친 게 임유진 때문이었네!”소민영이 절룩거리며 걸어왔다. 민영은 오빠와 세령 언니를 불러 함께 거실로 돌아가려고 했는데, 결국 이런 말을 들을 줄은 몰랐다.민영은 상처를 입은 것에 대해 억울해 죽을 지경이었다. 발이 골절되었고, 병원에 입원하여 고생한 것도 모자라 친구들의 놀림이 되었다.하지만 결국 누가 민영을 이렇게 만들었는지 찾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오빠 약혼식에도 참석할 수 없었다.민영은 마음속으로 화가 부글거리고 있었는데 마침 자신의 이 상처가 유진이 사람을 시켜 꾸민 것이라는 것을 듣게 된 것이다. 순간 민영은 화가 치밀어 올라 당장 유진을 찾아서 한바탕 따지고 싶었다.“오빠, 오빠가 계속 임유진 편에 선다면 나 앞으로 오빠를 만나지 않을 거야. 내 발은 언제 나을지도 몰라. 후유증이라도 생긴다면, 나는 절름발이가 될 거야. 오빠, 임유진이 이렇게 다른 사람을 시켜 나를 해쳤는데, 나도 반드시 임유진의 다리를 분질러 놓아야 해. 그렇지 않으면 앞으로 내 이름 석 자를 거꾸로 쓸 거야!”민영은 독설을 퍼부으며 휴대폰을 꺼내 사람을 부르려 했다.“내가 말했잖아, 너 아무 일 없이 지내고 싶으면 이제는 임유진을 찾아 귀찮게 하지 말라고!”민준이 호통쳤다.“왜 그래야 하는데? 임유진이 뭐라고!
소민영은 기절할 뻔했다.민영이 이번에 그렇게 큰 상처를 입을 줄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는데, 뜻밖에도 이것은 임유진을 위한 강지혁의 화풀이였다.‘왜 임유진인 거지?’지난날 진애령은 유명한 미인이었다. 반면 유진은…… 유진도 괜찮았다고 인정하더라도, 3년 동안 옥살이를 했고 지금은 또 거리를 청소하는 청소부이며, 관리도 하지 않는 유진이 예쁘면 얼마나 예쁘겠는가?미녀에 익숙해진 지혁이 어떻게 유진에게 마음을 줄 수 있단 말인가?“그러니 이제는 임유진을 귀찮게 하지 마.”소민준은 여동생에게 경고했다.“그리고 내가 오늘 너에게 한 이런 말들은 마음속에 묻어두고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마. 부모님에게도 안돼! 강지혁은 이 일을 다른 사람이 알기를 바라지 않는다고 말했단 말이야. 내가 오늘 너희들에게 말한 것도 이미 큰 금기를 범한 거야.”민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만약 다른 사람이라면 민영은 화풀이할 방법을 생각했을 것이지만 지혁은…… 정말 이 사람을 화나게 한다면, 소씨 가문은 아마 S시에 머무르지 못할 것이다.그 사람에 관해…… 누군가는 지혁을 S시의 제왕이라고 하고, 또 누군가는 지혁을 비즈니스계의 군신이라고 하며, 또 누군가는 지혁이…… ‘미치광이’라고, 한다.예전에 지혁에게 접근하고 싶었던 한 여자가 호텔 지배인을 매수하여 지혁이 묵고 있는 호텔의 방 번호와 비상키를 받고 화끈한 밤을 보내려 했다고 한다.하지만 결국 그 여자는 침대 시트에 싸여 호텔 입구의 도로에 그대로 던져졌고, 그 후 그 여자의 가족 기업은 곤두박질쳤다. 원래 부잣집 따님이었지만 결국 1년도 안 되어 빈털터리가 되어 클럽에서 몸을 파는 나날을 보낼 수밖에 없다고 한다.그리고 매수된 그 호텔 지배인은, 그 후 S시에서 아무도 그 호텔 지배인을 다시 본 적이 없다고 하는데 어떤 사람은 그 호텔 지배인이 S시를 떠났다고 하고, 어떤 사람은 그가 죽었다고 하며, 또 어떤 사람은 그가 인신매매범에게 끌려가 외국에서 막노동했다고 한다.아무튼 여러 가지 추측이 다 있다.그러
이런 생각에 소민준은 자기도 모르게 몸서리를 치며 옆에 있는 진세령을 바라보았다.지금 소 씨네 집과 진 씨네 집은 한배를 탔다. 강지혁이 임유진에게 관심이 있다면…….그래도 겨우 여자 하나를 위해 소 씨네 가문과 진 씨네 가문에 손을 댈 정도는 아니라 생각했다.어쨌거나, 유진이 그해에 그런 결과를 맞게 된 건 완전히 유진의 자업자득이었으니 말이다!————유진은 아주 긴 꿈을 꾸었다.꿈속에서 유진은 마치 다시 감옥으로 돌아온 것 같았다. 유진이 아무리 도망치고 애원해도 그 고통을 피할 수 없었다.뼈를 찌르는 듯한 차가운 물, 더럽기 그지없는 쓰레기들, 그리고 주먹질과 발길질, 다 너무 생생했다. 상대방이 발로 유진의 머리를 밟고, 비웃으며 말했다“이것 봐, 이 사람은 변호사야, 지식인이라고. 그런데 지금, 우리와 똑같이 모두 감옥에 갇혀 있잖아? 아니지, 우리보다 못해, 우리는 사람을 때릴 수 있는데 이 여자는 맞을 수밖에 없으니 말이야!”이런 고생을 도대체 언제까지 견뎌야 하는 걸까? 왜…… 유진은 분명 아무 잘못도 없는데 왜 이런 고통을 견뎌야 한단 말인가?“임유진, 네가 가장 잘못한 것이 무엇인지 알아? 바로 네가 s 시의 주인에게 미움을 샀다는 거야.”“임유진, 강지혁에게 미움을 산 사람은 다 안 좋게 끝났어.”“임유진, 강 대표님이 자비로워 네 목숨을 원하지 않은 거지, 그렇지 않으면 너는 감옥에서 죽었을 거야!”자비로운가? 3년 동안 감옥에서 온몸 가득 상처를 입었고, 심지어 평생 아이를 가지지 못할 수도 있는데, 이것도 자비로운 것인가?너무 괴로워, 몸이 터질 것 같았다.괴로워 죽을 지경인데, 누가 와서 유진을 구할 수 있을까?“하지 마…… 하지 마…….”유진은 필사적으로 발버둥 쳤지만 무엇으로부터 도망치려는지 몰랐다. 몸의 이 괴로움을 벗어나려 했던 걸까, 아니면 이런 비참한 운명을 벗어나려 했던 걸까?누가 유진을 도울 수 있고, 또 누가 유진을 보호할 수 있을까?“누나, 괜찮아, 나 여기 있어. 아무도 누나를 다치
“하지만…… 너 옷차림이…….”강지혁은 그제야 반응했다. 지금 지혁이 입고 있는 이 옷차림은 어젯밤 할아버지를 모시고 밥을 먹을 때의 옷차림이다.만약 혁이라면 당연히 이런 옷을 입을 수 없을 것이다.그러나 어젯밤의 일을 겪은 후, 지혁은 오히려 이제는 자신의 신분을 숨기고 싶지 않았다. 어차피 조만간 임유진에게 지혁의 진정한 신분을 밝혀야 했으니 말이다. 다만 지금 그 순간이 생각보다 일찍 다가왔다.그리고 유진이 지혁의 신분을 알게 되면 당당하게 유진을 보호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옷차림이 달라도 나는 여전히 혁이야, 그렇지?”지혁이 미소를 지은 채 유진을 바라보며 말했다.유진이 아무리 바보라도 이상한 점을 느낄 수 있었을 것이다. 현실이 유진이 생각했던 것과 조금 다르다는 것을 말이다.“너 노숙자가 아니었어?”“아니야.”지혁이 인정했다.“그럼 넌…… 왜 노숙자 행세를 하고 있었어?”속았다는 생각이 자기도 모르게 피어났다. 유진은 눈을 부릅뜨고 지혁을 바라보며 두 손으로 몸을 덮은 이불을 꼭 잡고 있었는데 손가락이 떨려왔다.유진이 알고 있던, 순수하고 의지할 곳이 없는 동생이, 사실 유진이 알고 있는 그 사람이 아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유진의 일방적인 느낌일 뿐이다.한지영의 말대로 유진은 지혁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면서 경솔하게 지혁을 집으로 데려갔다.그리고 지혁은, 분명 노숙자가 아니라면서, 왜 유진과 함께 그 좁은 오피스텔에서 살았던 걸까? 함께 동거했던 그날들은 또 지혁에게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내가 사칭한 것이 아니라 누나가 그렇게 생각했어. 나는 바로잡지 않았을 뿐이야.”지혁이 말했다.유진은 숨이 막혀 한동안 어떻게 반박해야 할지 몰랐다.“그…… 그럼 왜 나랑 같이 살아? 너 분명히 집이 있는데!”유진이 지혁을 노려보았다.“누나랑 함께 사는 게 좋았어, 그리고…….”지혁은 말하면서 손을 들어 유진의 부스스한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누나가 날 ‘원해서’ 내가 남은 거야, 안 그래?”입술을 깨물고 있는 유진은
모든 걸 다 해서라도 그녀를 보호하고 싶은 충동이 생겼다.사람들은 그가 모질다며 무정하다며 욕했지만, 이런 그가 그녀를 보호하고 싶다고 생각 할 줄이야.“괜찮아, 네가 두려워하던 일은 어젯밤에 일어나지 않았어. 내가 제때 달려갔거든.”강지혁이 말했다.정말 그가…… 그녀를 구했다!임유진은 고개를 들어 멍하니 가까이에 있는 얼굴을 바라보았다.“그런데 네가 어떻게 거기에서 나를 구할 수 있었어?”그는 분명 어제 그녀와 함께 그곳으로 가지 않았는데 말이다!“누나 기억 안 나? 누나가 나한테 전화해서 구해달라고 했어.”그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그래도 괜찮아, 제때 도착했어.”전화 한 통에 백 킬로미터보다 더 멀리 떨어진 곳에서 달려와 나를 구했다고?!임유진의 마음속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놀라움이 피어났다.그는 말하면서 그녀를 침대에 눕히고 이불을 조심스럽게 그녀의 몸에 덮었다.“누나 손이 거울 조각에 긁혔을 뿐이야. 아마 손은 며칠 동안 치료해야 할 것 같아. 만약 나중에 흉터가 남으면 내가 좋은 의사 찾아서 손에 생긴 흉터 없애 줄게.”임유진은 그제야 자신의 오른손에 거즈를 두르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충격적인 일들 때문인지 오른손이 다친 것도 알아차리지 못했다.“누나는 어제 일을 얼마나 기억하고 있어?”강지혁이 정색한 채로 물었다.임유진은 입술을 살짝 깨물더니, 어젯밤 설날 음식을 먹다가 발생한 일들을 하나하나 솔직하게 강지혁에게 말해주었다.듣고 있던 강지혁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그녀의 친척들은 정말…… 그녀를 이런 식으로 바보에게 보내다니! 이건 정말 말 같지도 않은 일이었다!그는 그녀에게 이런 짓을 한 사람들 중 그 누구도 놓치지 않을 것이다.그때, 강지혁의 핸드폰이 갑자기 울리기 시작했다. 강지혁은 발신 번호가 뜨는 것을 보고 미간을 살짝 찌푸린 후 유진에게 말했다.“내가 신분을 숨긴 건 내가 누나를 속인 거니 누나가 사과를 원하다면 원하는 대로 사과할게. 하지만 지금은 병원이니까 누나 몸부터 추스르고 나중에 다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