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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2화

이경빈은 여자들에게 의심할 여지 없이 매력적이었다.

탁유미는 갑자기 옛날 생각이 떠올랐다. 그때 그녀는 이경빈이 마시고 난 생수마저 한 모금 더 마시려고 했다. 좋게 말하면 간접키스가 하고 싶었던 것이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는 무서울 정도로 순진했었다.

그녀는 깊게 한숨을 들이쉬고 입을 열었다.

“이경빈, 너도 잘 알겠지만, 넌 날 가둘 자격 없어. 난 지금 자유의 몸이야.”

“자유?”

그는 가볍게 비웃더니 계속해서 말했다.

“그럼 네 생각엔 너의 자유를 빼앗으려면 난 또 얼마의 대가를 치러야 할까?”

이 말은 마치 협박과도 같았다.

그녀는 가슴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 만약 그가 원한다면 그는 다시 이유를 찾아 그녀를 감옥에 보낼 수 있을 만큼 충분히 그녀의 자유를 통제할 수 있다고 알려준 셈이었다.

감옥에서 지냈던 나날을 떠올리면 탁유미는 자기도 모르게 몸을 가늘게 떨었고, 얼굴빛도 점점 창백해졌다. 그녀는 붉은 입술을 꼭 오므린 채 마치 마음속의 두려움을 필사적으로 억누르고 있는 듯 무릎 위에 늘어뜨린 두 손을 꽉 움켜쥐었다.

그녀의 모습에 그는 무심결에 미간을 찌푸린 채 곧 손에 들고 있던 생수병을 내려놓고 그녀의 곁으로 다가갔다.

“너 왜 그래?”

그의 손이 그녀의 손에 닿는 순간, 그녀는 갑자기 비명을 질렀다.

“손대지 마!”

그 말투와 눈빛에는 비할 바 없는 혐오가 담겨있었다.

이경빈은 안색이 어두워지더니 탁유미의 손을 잡아챘다.

“널 정말 건드렸다고 해도 뭐가 문젠데? 탁유미, 내가 널 건드리지 않으면 안 건드렸지, 너한텐 거절할 권리 따윈 없어.”

손목에서 서서히 전해오는 통증은 탁유미의 정신을 바짝 차리게 했다.

눈에 담긴 무심하고 또 준수한 그의 얼굴은 그녀로 하여금 지금 감옥에 있지 않다고 알려주는 것 같았다.

방금... 그녀는 갑자기 정신이 흐려지더니 마치 다시 감옥에 있던 시절로 돌아간 듯했다.

아니, 그녀는 다시 감옥으로 돌아갈 수 없다. 지금의 그녀는 절대 다시 감옥으로 돌아갈 수 없다. 그녀는 윤이도 키워야 한다.

“이경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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