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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6화

차가 그녀 앞을 지나쳐 가며 정차하지 않았다.

이것이 제일 정상적인 상황이 아닐까?

그들은 이미 헤어졌고 이제부터는 각자의 인생을 살아갈 것이니 더는 서로 상관없어진 것이다.

임유진은 자신한테 조용히 읊조렸다.

“유진 씨, 무슨 일 있어요? 뭐 보고 있어요?”

곽동현의 목소리가 다시 그녀의 귀에 울려 퍼졌다.

임유진은 시선을 돌려 곽동현을 다시 바라보며 말했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저는 볼일이 있어서 먼저 가봐야겠어요!”

“잠깐만요!”

곽동현이 서둘러 말했다.

“어디 가는 거예요? 제가 바래다줄게요. 제 차가 바로 근처에 있어요.”

“괜찮아요. 저는 버스 타고 가는 게 편해요.”

“그럼...”

그는 잠시 망설이다가 주머니에서 명함을 꺼내 임유진에게 건넸다.

“이건 제 명함이에요. 여기에 제 연락처랑 지금 일하는 곳 주소가 있으니 제가 유진 씨를 도울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찾아와요!”

임유진은 눈앞의 남자를 바라보았다. 그는 환경위생과에서 보았던 때와 달리 더는 작업복을 입고 있지 않았고 정장을 차려입고 있었으며 머리 모양도 바뀌었다. 그리고 그가 건넨 명함에는 차량 대리점의 이사라는 직함이 적혀 있었다.

보아하니 그가 정말로 사업을 시작한 모양이다.

그런데... 지금, 이 순간 그가 그녀를 바라보는 눈빛은 환경위생과에서 그랬던 것처럼 맑고 수줍으며... 여전히 그녀를 존중했다.

그렇다, 그는 그녀를 바라보는 시선에 존중을 담고 있었다. 당시 다른 사람들이 그녀를 감옥에 갔다 왔다고, 길거리 청소를 한다고 무시했을 때 그는 절대로 그런 적이 없었다.

그녀가 한참 동안 명함을 받지 않자 곽동현의 얼굴에 다시 의문이 스쳐 갔다.

“왜 그래요? 혹시 무슨 문제라도 있어요?”

임유진은 가볍게 눈을 내리깔고 고개를 흔들며 명함을 받았다.

“아니에요. 동현 씨가 차량 대리점의 이사가 될 줄 생각도 못 해서 그래요.”

“제가 돈을 좀 투자해서 이름만 걸어놓은 거예요. 사업은 아직 시작하는 단계에 있어요.”

곽동현이 쑥스러운 듯 웃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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