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795화

강문철이 자신의 인생을 조종하려는 시도가 싫었던 것일까? 아니면 그와 유진의 이별이 강문철이 쓴 계략의 결과물이기 때문일까?

아니다, 이별은 그가 스스로 내린 결정이었다.

만약 이번에 강문철이 개입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아마 강지혁은 임유진과 이별했을 것이다. 유진의 마음속에 강현수가 존재하는 한 그는 늘 불안해하고 그녀를 잃을까 봐 전전긍긍하며 언젠가 그녀가 자신을 배신할까 봐 두려워할 것이다.

매일 이런 두려움에 시달리느니 차라리 이 관계를 자신이 끊는 것이 낫다.

그저 한낱 여자일 뿐이고 단지 1년도 채 되지 않는 감정일 뿐이다. 그에게는 아무것도 아니다.

그는 마음속으로 이렇게 말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가슴 한구석에서는 알 수 없는 아픔이 느껴졌다.

그녀를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그에게는 고통인 듯했다.

“어, 임유진 씨네요."

앞 좌석에 있던 고이준이 갑자기 이렇게 말했다.

강지혁은 몸을 번쩍 일으켜 본능에 이끌리듯 차창 밖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는 멀지 않은 앞쪽 도로변에서 그 날씬한 실루엣을 보았다.

그녀는 회색 티셔츠에 청바지를 입고 있었고 긴 머리는 간단하게 하나로 묶었다. 그 청초한 얼굴은 며칠 만에 더 수척해진 것 같았고 그녀가 입고 있는 티셔츠도 헐렁한듯했다.

그리고 그녀의 앞에는 남자가 한 명 서 있었는데 그녀의 아름다운 눈동자는 그 남자를 향해 있었고 얼굴에는 은은한 미소가 어려있었다.

그 미소는... 강지혁의 눈을 아프게 찔렀다.

그의 기억이 틀리지 않았다면 이 남자는 곽동현이라는 사람일 것이다. 유진이 환경위생과에서 일할 때 함께 일했던 사람이고 그때 유진을 좋아했던 사람이다.

강지혁의 얼굴색이 눈에 띄게 어두워졌고 순식간에 차 안의 분위기는 무섭게 가라앉았다.

처음 말을 꺼냈던 고이준은 아주 후회하고 있었다. 왜 굳이 이 말을 했을까? 말하지 않았다면, 대표님은 아마 그녀를 보지 못했을 테니까.

고이준은 백미러로 강지혁의 차가운 표정을 보면서 자신을 걱정해야 할지 임유진을 걱정해야 할지 파악이 안 됐다.

하지만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