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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화

“혁이.”

그녀가 말했다.

“내가 병원에 언제까지 있어야 할지 몰라서 기다리지 말고 혼자 밥 먹으라고 말해줘야겠어.”

임유진은 말하면서 주소록에서 ‘혁이'이라는 이름을 찾은 뒤 전화를 걸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휴대전화가 연결되자 수화기 너머에서 강지혁의 조금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누나.”

“나는 일이 좀 있어서 오늘 아마 늦게 돌아올 거야. 저녁은 혼자 알아서 잘 먹어.”

임유진이 말했다.

“일이 좀 있다니! 지금 병원에 있다고 그냥 말하면 될걸.”

한지영이 옆에서 끼어들었다.

“누나, 지금 병원에 있어?”

강지혁의 말투가 조금 변한 것 같다.

“응, 넘어져서 지금 병원에서 CT 결과를 기다리고 있어.”

임유진이 말했다.

“어느 병원이야, 지금 갈게.”

강지혁이 말했다.

“올 필요 없어. 지영이랑 같이 있어. 넌 그냥 집에서 있어.”

그녀가 다급히 말했다.

전화기 너머로 침묵이 이어지다가 잠시 후, 그 차가운 목소리가 다시 한번 들려왔다. 그는 좀 전의 질문을 다시 던졌다.

“어느 병원인데?”

“일성 병원이야.”

임유진은 입술을 살짝 깨물고 대답했다. 어릴 때부터 어머니를 여의고, 게다가 3년간의 감옥생활까지 더해져 그녀는 매사에 다른 사람을 귀찮게 하고 싶지 않았다.

오늘 만약 한지영이 마침 옆에 있지 않았다면 그녀 혼자 병원에 왔을지도 모른다.

“지금 갈게.”

강지혁이 말했다.

통화를 마친 뒤 강지혁은 고이준에게 전화를 걸었다.

“오늘 유진이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아봐.”

“네.”

고이준이 대답했다.

“그리고 일성 병원 정형외과에서 어느 의사의 의술이 가장 좋은지 알아보고, 지금 당장 병원에 가서 유진이의 상처를 봐달라고 해.”

강지혁이 말했다.

“알겠습니다.”

고이준은 다시 한번 대답했다.

통화를 마친 후, 그는 멍하니 핸드폰을 보면서 자신의 상사가 정말 임유진을 좋아하게 된 건 아닌지 의심했다.

한 여자를 위해 그 여자의 행방을 알아보고, 심지어 그 여자를 위해 최고의 의사를 찾으려 한다.

예전에 그들의 차가 임유진이 청소하는 구역을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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