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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화

저녁에 강지혁은 임유진의 낮은 비명에 놀라 잠에서 깼다. 그가 불을 켜자 그녀가 편안하게 자지 못하고 입으로 무언가를 중얼거리는 것 같았다.

다만 이 소리가 너무 희미해서 그는 그녀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전혀 알아들을 수 없었다.

“누나!”

그는 그녀를 부르며 손을 들어 이마를 만져보았는데, 그녀의 이마에 이미 식은땀이 났고, 조금 뜨거운 것 같았다.

강지혁은 재빨리 따뜻한 물로 수건을 적셔 유진의 이마를 닦았다.

그리고 임유진은 두 눈을 꼭 감고 입으로 뭐라고 중얼거리고 있었다.

그가 아무리 그녀를 불러도 그녀는 눈을 뜨지 않았다.

그는 얇은 입술을 깨물고 초조하고 불안한 느낌이 몸에 가득 차올랐다. 심지어 그순간 어떻게 해야 그녀를 좀 편안하게 해줄 수 있을지 몰랐다.

한 여자 때문에 이런 걱정을 하는 것이 이번이 처음인 것 같았다.

핸드폰을 꺼낸 그는 비서 고이준의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그리하여 새벽 2시에 고 비서는 BOSS의 전화를 받았다.

“당장 의사를 데리고 임대주택으로 와. 유진이가 열이 나.”

강지혁의 목소리에 은근한 초조함을 띠었다.

“지금요?”

고이준은 깜짝 놀랐다.

“그래, 지금.”

강지혁이 말했다.

고이준은 또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서둘러 의사에게 연락한 뒤 한밤중에 따뜻한 이불 속에서 일어나 의사를 임대주택으로 데려다줄 수밖에 없었다.

문을 두드릴 때 고이준은 특별히 조심스러웠다. 상사는 진짜 신분을 임유진에게 들키는 것을 바라지 않았으니 말이다.

문이 열리자 강지혁은 몸을 옆으로 돌려 의사와 고이준을 직접 방으로 들여보냈다.

들어가자마자 고이준은 임유진이 침대에 누워있고 두 눈이 감겨있는 것을 발견했는데 잠에서 깨어나지 않은 것 같았다.

“한 번 봐봐요, 그녀가 지금 도대체 어떻게 된 거죠? 방금 내가 그녀를 불렀지만 그녀를 깨울 수 없었어요.”

강지혁이 말했다.

고이준은 상사가 평소의 냉정함을 잃은 것 같다고 느꼈다.

고이준이 데려온 그 의사는 경험이 풍부한 가정 의사였다. 비록 상대방은 강지혁의 신분을 모르지만 고이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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