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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화

임대주택에서 강지혁은 임유진을 조심스럽게 의자에 앉혀놓은 뒤 이미 식은 음식을 다시 데웠다.

강지혁의 바쁜 모습을 보자 한지영은 오히려 강지혁에 대한 태도가 조금 달라졌다. 이전에는 유진이가 이렇게 낯선 사람과 함께 사는 것이 좋지 않다고 생각했지만, 상대방은 분명 유진이에게 잘해주고 있었다.

만약 누군가가 이렇게 친구를 돌봐준다면 한지영도 좀 안심할 수 있을 것 같다.

한지영이 돌아간 뒤 강지혁과 임유진은 간단한 저녁을 먹고 있었다. 식사 후에 임유진이 치우려 하자 강지혁이 말했다.

“내가 치우면 돼. 누나는 많이 움직이지 마.”

임유진은 자신이 오히려 한가한 사람들이 된 것 같았다.

강지혁은 정리를 마치고 또 임유진에게 물었다.

“누나 화장실에 갈래?”

“뭐?”

그녀는 멍하니 있다가 얼굴을 붉혔다.

“갈래, 안 갈래?”

그가 말했다. 아주 평범한 질문을 던진 듯 했다.

그녀는 난감한 얼굴을 하더니 결국 작은 소리로 대답했다.

그래서 그는 그녀를 안고 화장실로 간 다음 다시 물러났다.

“다 됐으면 나를 불러.”

그가 말했다.

“…… 알았어.”

그녀의 얼굴이 더 빨개졌다.

그녀가 줄곧 화장실에 가지 않은 것까지 그가 알아차릴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화장실을 나서자 강지혁은 또 임유진을 의자까지 안아갔다.

그녀는 참지 못하고 말했다.

“사실 나 스스로 갈 수 있어. 한쪽 발이 조금 금 갔을 뿐, 다른 한쪽 발은 괜찮아.”

“의사가 조금씩 걸을 수 있으면 조금씩 걸으라고 했어.”

그가 말했다.

“아니면, 누나는 내가 이렇게 누나를 돌봐주는 게 싫은 거야?”

“아니…… 그런 건 아니야.”

그녀는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저었다.

그는 살짝 웃으며 손을 뻗어 그녀의 벌겋게 달아오른 볼을 가볍게 어루만졌다.

“나는 누나가 다치는 게 싫지만 누나가 이렇게 나에게 의지하는 것이 좋아.”

“의지?”

그녀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래, 나한테 의지해. 누나가 어디로 가든지 내가 안아서 갈 거야. 그렇지 않으면 아무 데도 못 가. 난 누나가 나한테 의지하는 게 좋아. 그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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