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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1화

"이경빈 씨 때문이에요?"

사건을 뒤집으려면 어쩔 수 없이 이경빈과 마주쳐야 한다.

"나는 안돼요. 윤이의 존재를 알리면 안 되니까요. 만에 하나 그 사람이 윤이를 뺏으려고 하면 나는... 미쳐버리고 말 거예요."

탁유미의 눈빛이 세차게 흔들렸다.

"유진 씨, 윤이는 내 목숨과도 같은 아이예요!"

윤이를 향한 그녀의 마음을 임유진도 모르는 건 아니었다. 아이 엄마가 되어 본 적은 없지만, 자신이 탁유미의 상황에 처하게 되면 똑같은 선택을 할 것이고 아이를 지킬 수만 있다면 결백 따위는 뭐가 돼도 좋을 것이다.

"사실은 어제 이경빈 씨를 마주쳤어요."

임유진의 말에 탁유미가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전시회에서 우연히 마주쳤는데 윤이를 기억하고 있더라고요. 기회가 되면 한 번 더 만나고 싶다고도 했고요."

탁유미의 몸이 떨려왔다.

윤이를 만나고 싶어 한다고? 그녀와의 아이는 질색했던 그가 지금은 윤이를 보고 싶어한다라... 이 얼마나 아이러니한 일인가!

"잘 들어. 너는 내 아이를 가질 자격이 없어. 만약 네가 정말 임신을 한다고 해도 배 속의 아이가 무사히 태어나는 일은 없을 거야!"

이경빈은 잘생긴 얼굴로 싸늘하기 그지없는 말을 내뱉었고 그의 한마디는 칼이 되어 탁유미의 자존심과 사랑을 난도질해버렸다.

"그럼 유진 씨는..."

하얗게 질린 얼굴로 탁유미가 긴장한 듯 입을 열었다.

"당연히 안된다고 했어요. 윤이 가족들이 방해받고 싶지 않아 한다고 연락처도 안 줬어요."

탁유미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런데 언니, 이번 전시회 3일 정도 열려요. 그러면 이경빈 씨도 당분간 S 시에 머무르게 되겠죠. 그러니까 요 며칠 외출은 최대한 삼가고 조심해요."

임유진이 신신당부했다.

"알겠어요."

저번에 이경빈이 S 시에 왔을 때는 무사히 넘어갈 수 있었지만, 과연 이번에도 무사히 넘어갈 수 있을까?

그때 탁유미 엄마가 윤이를 데리고 돌아왔고 탁유미는 아직 어린 아들의 얼굴을 보면서 말로 이룰 수 없는 불안함을 느꼈다.

왠지 불길한 일들이 그들을 덮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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