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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4화

어떻게 그렇게도 쉽게 죽어버릴 수가 있는 거지? 왜 자신만 바라보는 아들이 있다는 생각은 못 하는 거지? 어린 나이에 아버지를 떠나보낸 강지혁이 어떻게 살아갈지는 한 번도 걱정이 안 됐던 건가?

강선우라는 남자는 한 번도 강지혁의 처지에서 생각해 본 적이 없는 듯싶었다. 어린 강지혁에게 필요했던 건 아버지의 품과 사랑이었을 텐데...

어머니도 잃고 아버지마저 잃은 강지혁이 자신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 할아버지와 어떻게 지냈을지 눈에 훤했다.

이 큰 저택에서 사랑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고 오직 아이의 절절함만 있었을 것이다.

임유진은 천천히 거실을 지나 옆 방으로 들어갔다. 거기에는 그녀가 그때 봤던 것과 마찬가지로 강선우의 위패가 놓여 있었고 그 앞에는 그녀가 찾아 헤매던 남자가 꿈쩍도 하지 않고 앉아있었다.

곧게 뻗은 그의 몸에 은은한 불빛이 내려앉으니 마치 강지혁만 다른 세상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임유진은 갑자기 코가 시큰거리고 말로 이루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이 들기 시작했다. 대체 왜 이 순간 자신과 강지혁 사이에 넘을 수 없는 벽이 생긴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걸까.

가장 친밀한 관계여야 할 두 사람인데 말이다.

"혁아!"

그녀의 목소리가 정적을 깨고 청아하게 울려 퍼졌다. 그러자 등지고 있던 몸이 흠칫하더니 천천히 뒤를 돌았고 까맣고 공허한 눈동자가 그녀를 빤히 바라봤다.

그와 눈이 마주친 임유진은 심장이 철렁 내려앉는 기분이 들었다. 강지혁과 처음 만났을 때 봤었던 그 눈빛이었다.

마치 아무것도 필요 없고 심지어 저 자신도 어찌 되든 상관없다는 그런 표정이었다.

"혁아!"

그녀의 외침에는 초조함과 불안함이 섞여 있었다.

강지혁은 차츰차츰 이성을 되찾았고 서서히 빛바랜 눈빛에서 다정하고 따뜻한 눈빛으로 돌아왔다.

평소의 강지혁이다.

"여긴 왜 왔어?"

"그건 내가 묻고 싶은 말이야. 대체 이 늦은 시간에 여기는 왜 온 거야?"

오늘은 특별한 날도 뭐도 아니었다.

임유진은 그에게 다가오더니 손으로 그의 얼굴을 매만졌다. 지금은 7월이고 에어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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