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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8화

임유진이 문을 열고 들어가자 강지혁이 창밖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마치 한 폭의 그림과도 같은 그의 모습에 임유진은 넋을 잃고 말았다.

모든 걸 자신의 손아귀에 넣고 원하는 대로 휘두를 것만 같은 지금의 강지혁은 새벽 고독에 찬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던 그와는 아예 다른 사람 같았다.

"혁아."

임유진의 부름에 강지혁이 고개를 돌리더니 이내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왔어?"

"응, 도시락 사 왔는데 네 입맛에 맞을지는 모르겠어,"

그녀는 익숙한 듯 소파에 앉아 손에 든 도시락과 과일을 테이블에 올려놓았다.

강지혁도 마찬가지로 소파로 다가와 앉더니 도시락 뚜껑을 열어 식사를 시작했다.

이러고 있으니, 마치 매일 점심 같이 식사하던 그때로 돌아간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맛있어?"

임유진은 눈을 반짝이며 물었다.

"괜찮네."

강지혁이 답했다.

"다행이다."

"참, 요즘도 머리 아프다고 했었지? 의사 예약해 줄까?"

그때 강지혁이 문득 그녀의 두통에 관해 물었고 임유진의 손은 잠깐 멈칫하더니 다급하게 말했다.

"아니야. 얼마 전에 의사한테 보였잖아."

"하지만 전시회 때 네 상황을 보면 효과가 없는 것 같던데?"

임유진이 뜨끔한 듯 목소리를 조금 낮췄다.

"그게... 다른 의사로 바꿨어."

강지혁이 그녀를 빤히 쳐다봤다.

"그래?"

"으, 응."

그녀는 그의 얼굴을 마주할 용기가 나지 않아 어쩔 수 없이 고개를 푹 숙인 채 식사했다.

하지만 고개를 들지 않아도 그의 시선이 그녀에게 꽂혀있다는 건 느낄 수 있었다.

"정말 내 도움 필요 없어?"

강지혁이 다시 한번 물었다.

"응... 일단은. 내일 다시 병원에 가보기로 했거든. 그래도 안 되면 그때 다시 너한테 얘기할게."

내일이 지나면 임유진은 기억을 잃은 게 맞는지 아닌지를 알 수 있게 되고 자신이 강현수가 그토록 찾아 헤매던 소녀가 맞는지 아닌지도 알 수 있게 된다.

그녀는 내일이 지나고 나서... 결과가 나오면 그때 강지혁에게 얘기할 생각이었다.

"알았어. 그럼 내일까지 기다려 보지, 뭐.."

계속 고개를 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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