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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3화

Author: 유진
"엄마?"

윤이는 택시에 올라탄 후에야 탁유미를 불렀다. 이모 선물을 고르고 있을 때 엄마가 왜 갑자기 자신을 안아 들고 허겁지겁 뛰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분명히 무슨 이유가 있을 거로 생각해 택시로 향하는 길 그는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아까는 엄마가 보고 싶지 않은 사람과 마주치는 바람 그만 윤이 생각도 안 하고 뛰어버렸네. 이모 선물은 엄마랑 다음에 와서 살까?"

탁유미의 말에 윤이는 착하게도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엄마가 보고 싶어 하지 않는 사람은 나쁜 사람이에요?"

그 말에 탁유미의 코가 시큰해졌다. 윤이가 지금보다 더 어릴 때 자신의 아빠에 관해 물은 적이 있었다. 그럴 때면 그녀는 항상 아이에게 아빠는 하늘에 있다고 대답했다.

윤이가 언제 하늘에 있다는 의미를 알아챌지 그녀는 모른다. 하지만 아까 아빠가 불과 몇십 미터도 안 되는 거리에 있었다는 걸 말하면 안 된다는 사실만은 똑똑하게 알고 있다.

너희 아빠는 너의 존재를 반가워하지도 않고 네가 있는 것도 모른다는 사실을 이 어린아이에게 어떻게 전할 수 있을까.

"엄마, 왜 울어요?"

자그마한 손이 탁유미의 얼굴을 매만지며 그녀를 위로했다.

탁유미는 그제야 자신이 울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엄마, 울지 마세요. 윤이 말도 잘 듣고 빨리 말도 배우고 앞으로 공부도 열심히 할게요."

윤이는 그녀가 자신 때문에 속상해하는 거라고 생각했다.

아직 듣지 못하던 시절 탁유미는 항상 그를 껴안고 울었고 외할머니와 얘기를 나눴다. 입술 모양으로밖에 추측할 수 없었지만 아마 아이의 귀가 안 들린다는 것 때문에 속상한 듯 보였다.

그러다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친 후부터 탁유미는 슬퍼하는 일이 적어졌고 매일매일 그에게 미소를 지었다.

윤이는 엄마가 슬퍼하는 게 싫었기에 열심히 말을 배워서 엄마를 즐겁게 해주고 싶었다.

또래 애들보다 빨리 철이 든 듯한 아이를 보며 탁유미는 마음이 아팠다.

"응, 엄마 이제 안 울게. 그리고 엄마는 앞으로도 계속 윤이 옆에 있을 거야."

그녀는 평생을 윤이 옆에 있고 싶었지만, 자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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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유진은 강지혁이 혹시 오해라도 할까 봐 괜히 심장이 철렁했다.“마침 잘 왔네. 네가 한번 말해봐. 너 그때 분명히 나한테 유진이를 더 이상 사랑하지 않는다고 했어. 안 그래, 강지혁?”강현수가 조금도 당황하지 않은 얼굴로 강지혁을 바라보며 물었다.그리고 강지혁은 그의 시선을 받으며 입을 꾹 닫은 채로 가만히 있었다.갑작스러운 대치상황에 임유진은 서둘러 팔을 빼기 위해 버둥거렸다. 하지만 강현수가 너무나도 꽉 잡고 있는 바람에 도저히 팔을 뺄 수가 없었다.현이는 무서운 분위기에 많이 놀란 건지 창백한 얼굴로 임유진의 손을 꼭 잡은 채 그녀의 옆에 딱 붙어 있었다.그때 강지혁이 한쪽 입꼬리를 위로 올리더니 이내 피식 웃었다.“맞아, 그랬지. 그런데 그게 뭐?”그는 발걸음을 옮기며 말을 하더니 이내 임유진을 잡고 있던 강현수의 손목을 억세게 잡았다.“내가 네 앞에서 뭐라고 했던 임유진이 내 아내라는 사실은 바뀌지 않아. 내가 놓지 않는 한 임유진은 어디도 못 가.”“만약 유진이가 떠나겠다고 하면 그게 아무리 너라도 막을 권리는 없어!”강현수가 지지 않고 대꾸했다.만약 임유진이 떠나겠다고 하면 그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녀를 도울 것이다.소중한 이를 강지혁에게 보냈던 건 강지혁이 그녀를 행복하게 해줄 수 있을 것 같아서였다. 그런데 강지혁은 지난번에 봤을 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여전히 임유진을 사랑하는 것처럼은 보이지 않았다.만약 강지혁이 정말 임유진을 마음속에서 지운 거라면 더 이상 임유진을 그의 옆에 둘 수 없다.“내가 막을 수 있을지 없을지는 직접 시험해보면 되겠네.”강지혁은 강현수를 향해 차가운 말을 내뱉고는 이내 뒤에 있는 기사에게 지시를 내렸다.“애를 집 안으로 데려가.”기사는 그 말에 강선현을 안으려는 듯 앞으로 다가갔다.“아가씨, 이리로 오세요.”하지만 현이는 떠날 생각이 없는 듯 임유진의 손을 꽉 잡은 채 움직이려고 하지 않았다.이에 임유진이 아이를 설득했다.“우리 현이 착하지. 현수 삼촌이랑 할 얘기가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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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현수는 아이의 머리를 다정하게 쓰다듬고는 천천히 몸을 바로 세우고 임유진을 바라보았다.“살아있었는데 왜 5년간 아무런 소식도 주지 않은 거야? 난 정말 네가 죽은 줄 알았어. 네 장례식에 참가했을 때 내가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 알아? 내가 어떤 기분이었는지 아냐고.”강현수는 당시 너무나도 고통스러운 나머지 차라리 그녀가 떨어졌던 절벽에서 투신할까도 생각했었다.“미안해요. 의도치 않게 걱정을 끼쳤네요.”임유진이 말했다.그녀를 바라보는 강현수의 두 눈은 이미 잔뜩 빨개져 있었다.“아니야. 살아있어서 다행이야. 정말... 너무 다행이야.”강현수는 말을 하면서 저도 모르게 손을 들어 그녀와 닿으려고 했다. 임유진이 정말 살아있는 게 맞다는 것을, 그의 환각이나 상상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하고 싶었다.하지만 그녀에게 닿기도 전에 임유진이 몸을 살짝 옆으로 틀며 그의 손길을 피했다.이에 강현수의 손이 허공에서 움찔하고 멈췄다.그녀의 눈동자에 어린 명백한 거절이 그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강현수는 조금 쓴웃음을 지으며 물었다.“강지혁 때문이야?”“네.”임유진이 답했다.“계속해서 나한테 말 편히 하지 않는 것도 강지혁 때문이고?”“나는 이미 결혼한 사람이고 나는 여전히 혁이를 사랑하고 있어요.”강현수는 그 말에 허탈하고도 조금 슬픈 웃음을 터트렸다.“5년이야. 5년 동안 아무런 소식도 주지 않았으면서, 강지혁 보러 찾아오지도 않았으면서 여전히 강지혁을 사랑한다고? 정말 사랑했으면 더 빨리 돌아와야 하는 거 아니야?”임유진은 강현수를 빤히 바라보다 이내 짧은 한숨을 내쉬었다.“돌아오지 못했던 이유가 있었어요. 그리고 몇 년이 지났든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혁이고 내가 다시 돌아와야 한다면 그것 또한 혁이 옆이에요. 현수 씨 말대로 5년이나 지났어요. 그러니까 이제는 날 잊어버리고 나한테 시간이든 뭐든 쓰지 말아줘요. 그럴 가치고 그럴 필요도 없으니까.”강현수의 눈에 고통의 감정이 스쳐 갔다.“가치가 있는지 없는지, 필요가 있는지 없는지는 내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551화

    임유진은 기억이 돌아온 후 한지영과의 통화에서 그녀가 죽은 후 강현수가 한동안 제정신이 아닌 사람처럼 술을 진탕 마시고 또 허구한 날 그녀의 무덤 앞으로 가 무릎을 꿇은 채 통곡했다던 기사가 났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그리고 그 뒤로 한동안 S 시가 아닌 해외로만 계속 돌고 있었다는 얘기도 말이다.강현수는 목석처럼 차에 기댄 채 계속해서 기다리다 누군가의 시선을 느끼고 옆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그대로 몸이 굳어버리고 말았다.5년간 줄곧 꿈속에서만 또는 정신없이 취해있어야만 간신히 보이던 이의 모습이 이렇게 현실감 없이 눈앞에 나타났다.강현수는 순간 하마터면 다리의 힘이 다 풀릴 뻔했다.그녀다. 그녀가 살아있었다. 이한의 말대로 임유진은 정말 살아있었다.“유진아...”잔뜩 매인 목소리가 강현수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그리고 다급한 발소리와 함께 강현수가 임유진 쪽으로 뛰어갔다.강현수의 마음은 임유진을 사랑했던 만큼 요동쳤고 또 몸은 그녀를 그리워했던 만큼 흥분이 일었다.임유진의 바로 앞까지 당도했을 때 갑자기 아래쪽에서 웬 아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엄마, 이 아저씨 누구야?”강현수는 목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고개를 숙이다 그제야 임유진의 곁에 서 있는 현이를 발견했다. 눈빛이 똘망하고 예쁜 것이 임유진과 무척이나 닮아있었다.강현수는 임유진이 뭐라 설명하기도 전에 이 아이가 임유진의 아이라는 것을 바로 알아챘다.당시 뱄던 세쌍둥이 중의 한 명이 틀림없었다.‘선율이만 살아남은 게 아니었구나.’“나는...”강현수는 무릎을 구부리고 현이와 눈높이를 맞춘 다음 천천히 입을 열었다.“나는 강현수 삼촌이야. 너는 이름이 뭐야?”“강선현이에요. 원래는 임현이었고요. 현이라고 불러주세요.”아이가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강현수를 바라보았다.강현수는 현이를 보면서 문득 어린 시절의 임유진이 떠올랐다. 그날 우거진 풀숲에서 그를 구해주고 또 산 아래까지 그를 업어줬던 용감한 어린 여자아이의 얼굴이 말이다.그때의 기억은 강현수가 한평생 놓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550화

    이경빈은 탁유미 사건이 뒤집히면 회사가 타격을 입을 거라는 걸 이미 예상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럼에도 탁유미를 위해 당시의 사건을 뒤집어주었다.“이경빈 씨 나름의 속죄네요. 그 뒤로 언니 찾아온 적은 있어요?”“네. 그런데 내가 보고 싶어 하지 않아 하는 걸 아니까 직접 내 앞에 모습을 드러낸 횟수는 그렇게 많지 않아요.”탁유미는 시선을 돌려 현이와 함께 놀고 있는 윤이를 바라보았다.“오히려 이경빈보다 더 많이 찾아온 건 이경빈의 부모님이죠. 윤이를 집에 들이고 싶다고 몇 번이나 찾아왔었어요.”“그걸 언니가 거절했고요?”만약 윤이를 보냈다면 지금쯤 탁윤이 아니라 이윤으로 살고 있었을 테니 거절한 건 분명해 보였다.“윤이가 원하지 않는다고 했어요. 그때 이경빈이 하면 안 되는 말을 한 뒤로 윤이는 이경빈에게 줄곧 마음을 닫고 있는 상태예요. 이경빈은 어차피 어린애라 몇 번 달래주면 된다고 생각했던 것 같은데 그게 어디 그렇게 쉽게 용서가 될 문제인가요? 아이들도 어른들 못지않게 분위기 파악을 잘하고 또 섬세하다는 걸 몰랐던 거죠.”“그럼 언니는 어때요? 언니는 이경빈을 용서할 수 있어요?”임유진이 물었다.사실 그녀는 이곳으로 오기 전에 인터넷으로 이경빈에 관한 소식을 검색해 보았다.지난 5년이라는 시간 동안 이경빈은 결혼은 물론이고 그 어떤 스캔들도 없었다.아무래도 탁유미의 마음이 돌아서길 기다리는 듯해 보였다.“이경빈이 한 짓은 이미 용서했어요. 계속해서 과거의 일을 붙잡아두고 있어봤자 감정 낭비하는 건 나일 테니까요. 그런데 다시 합치는 건 불가능해요. 우리 사이는 이미 5년 전에 모든 게 다 끝이 났어요.”탁유미가 담담한 어조로 얘기했다. 마치 그로 인해 겪었던 다양한 감정들을 이미 말끔히 지운 사람처럼 말이다.임유진은 탁유미가 이런 식으로 모든 걸 내려놓은 것이 정말 잘된 일인지 몰라 생각이 복잡했다.한때는 그렇게도 사랑하던 두 사람이었는데 공수진의 개입으로 한평생 함께할 수 없는 두 사람이 되어버렸으니까.임유진은 딸을 데리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549화

    윤이는 한참이 지나서야 자신이 여전히 임유진을 안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얼굴이 빨개진 채 서둘러 그녀를 품에서 놓아주었다. 귀까지 빨개진 것이 무척이나 귀여워 임유진은 저도 모르게 소리 내 웃었다.윤이는 여전히 예전의 그 귀여운 윤이었다.강선율은 유치원에 가야 했기에 임유진은 오늘 강선현만 데리고 나왔다. 현이와 윤이는 다행히도 죽이 잘 맞는 듯했다.그런데 둘이서 잘 얘기하며 놀던 중에 현이가 윤이의 귀에 꽂혀있는 보청기를 신기한 눈으로 보더니 곧장 보청기를 빼버렸고 그 탓에 하마터면 보청기가 물컵 안에 떨어질 뻔했다.임유진을 그걸 보고는 엄한 얼굴로 그러면 안 된다고 얘기해 주었다.그러자 현이가 눈을 깜빡이며 이해가 안 된다는 얼굴로 물었다.“왜? 이거 중요한 거야?”“응, 이거 없으면 소리를 못 들어. 그래서 이걸 꼭 착용하고 있어야 해.”탁윤이 차분한 목소리로 대신 대답해주었다.윤이는 세상 사람들이 어떠한 시각으로 장애인을 보는지 이제는 굳이 누구에게 듣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보청기를 끼고 있는 이상 일반인과 다를 거 하나 없는데도 학교에서는 여전히 그에게 동정 어린 시선을 보내거나 키득키득하며 대놓고 조롱의 시선을 보내는 아이들이 존재했다.“우와! 이 보청기 대단하다. 이거 덕분에 오빠가 현이 목소리도 들을 수 있는 거잖아. 정말 잘 됐다! 오빠, 현이가 나중에 오빠를 위해서 피아노 연주해줄게. 현이 피아노 엄청 잘 쳐!”현이가 눈을 반짝이며 윤이에게 말했다.만약 이곳에 피아노가 있었으면 아마 이런 말 할 겨를도 없이 바로 자기 솜씨를 뽐내러 건반을 두드렸을 것이다.탁윤은 초롱초롱한 눈으로 말하는 현이를 조금 멍한 얼굴로 바라보았다. 현이는 진심으로 그가 들을 수 있는 것에 기뻐하고 있었다.이제껏 다른 사람에게 청력에 관한 얘기를 했을 때 이런 대답을 들은 적은 이번이 처음이었다.그래서일까, 윤이는 현이의 말과 미소에 괜스레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그래. 현이가 쳐주는 피아노 연주 꼭 들을게.”사실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548화

    지난 5년간 그는 매일같이 후회했다. 그때 임유진과 조금 더 가까워질 기회를 자기 스스로 놓쳐버렸던 그였으니까. 결과적으로 그는 자기 손으로 그녀를 강지혁에게 내어준 거나 다름이 없었다.그리고 그 때문에 임유진은 절벽에서 떨어지고 말았다.만약 그때 억지로라도 그녀를 곁에 두었으면 어쩌면 그딴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차량이 강씨 저택 앞에 도착했다.강현수가 차에서 내려 안으로 들어가려 하자 경호원들이 그의 앞을 막아섰다.“유진이 보러 온 거니까 비켜.”강현수를 알아본 경호 실장이 예의를 갖추어 그에게 말을 건넸다.“사모님께서는 지금 외출 중이십니다. 사모님과 만나 뵙기를 원하시면 후일 따로 약속을 잡고 오시죠.”강현수는 그 말에 떠나는 것이 아닌 차에 기댄 채 임유진이 오기를 기다렸다.몇 시간이 걸린다고 해도 상관없었다. 5년이라는 시간에 비하면 몇 시간 정도는 귀여운 수준이었으니까.경호원들은 고집스러운 그의 행동에 별다른 얘기는 못 하고 그저 그를 가만히 내버려 둘 수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 게 아무리 강지혁이 대단하다고 한들 강현수도 만만치 않은 인물이었으니까.그시각, 임유진은 현이와 함께 강씨 저택으로 돌아오는 지하철에 안에 있었다.사실 외출하겠다고 했을 때 집사가 차량을 준비해두겠다고 했지만 임유진은 오랜만에 돌아오기도 했고 또 딸에게 S 시를 제대로 보여주고 싶어 집사에게 지하철로 가겠다고 했다. 이곳은 그녀와 강지혁이 만나고 서로 알아가고 사랑했던 곳이니까.“엄마, 우리 다음에 또 윤이 오빠 보러 가자. 그때는 율이 오빠도 같이!”현이가 활짝 웃으며 말했다. 기분이 좋아 보이는 것으로 보아 탁윤이 상당히 마음에 들었던 모양이다.“그래, 다음에는 율이도 같이 가자. 유미 이모랑 윤이가 엄청 좋아할 거야.”두 사람이 오늘 외출한 이유는 탁유미 때문이었다.탁유미는 간이식 수술을 받은 뒤로 전과 같이 힘들게 일을 하는 건 무리라 윤이 초등학교 근처에 작은 분식점을 차렸다.그 덕에 윤이는 하교하고 나면 바로 분식집에 들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547화

    강지혁은 조금 어색하게 고개를 돌리더니 허리를 다시 바로 세웠다.“별로.”그는 이 말을 남긴 후 강선율의 손을 잡고 밖으로 향했다.임유진은 두 사람이 떠난 후 멍한 얼굴로 강지혁의 말을 곱씹어보았다.‘별로... 싫은 건 아니라는 뜻인가? 정말 싫었다면 혁이 성격상 바로 얘기했을 테니까. 그렇다는 건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쓰다듬어도 된다는 말인가?’임유진은 강지혁이 생각보다는 그녀를 잘 받아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어쩌면 그가 자신을 다시 사랑하게 만드는 게 그렇게까지 어려운 일은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네가 여기까지는 웬일이야?”이한이 웃으며 강현수에게 물었다.“시간이 조금 비어서 왔어.”강현수가 답했다.“그리고 며칠 뒤에 또다시 나가봐야 할 것 같아서 그 전에 얼굴 한번 보려고.”“또 해외로 간다고? 돌아온 지 일주일도 채 안 됐잖아.”“해외에서 새로 시작한 프로젝트가 있는데 주관할 사람이 필요해.”강현수가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아저씨도 너 가는 거 동의하셨어?”“아버지가 동의 안 한다고 해서 달라지는 건 없어. 내가 가겠다고 한 거니까.”이한은 잠깐 멈칫하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현수야, 너 자꾸 해외로 나가는 거 임유진 씨 때문이지?”강현수는 그 말에 얼굴이 확 어두워졌다. 여전히 그는 임유진이라는 이름을 듣는 것만으로도 숨이 막히고 가슴에 통증이 밀려왔다.“임유진 씨가 죽은 것 때문에 괴로워서 해외로 나가는 거라면 이제 그러지 않아도 돼. 그럴 필요가 없어졌으니까.”이한이 강현수의 얼굴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유진 씨 죽지 않았어. 다시 돌아왔어. 지혁이 곁으로.”어차피 임유진이 살아있단 얘기는 그가 말하지 않아도 강현수도 며칠 뒤면 자연스럽게 알게 될 일이다.강씨 가문의 안주인이 사실은 죽은 게 아니라는 것과 다시 살아서 강지혁의 곁으로 돌아왔다는 걸 알 사람들은 이미 다 알고 있으니까.강현수는 그간 줄곧 해외사업에만 몰두하고 있어 국내 소식은 조금 늦게 접하는 편이었다. 만약 그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546화

    강지혁의 오른쪽 옆에 앉은 강선현이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며 물었다.“아빠, 안 먹어? 엄마가 만든 김밥 엄청 맛있어! 현이가 장담해!”아이는 말을 마친 후 다시 고개를 돌려 왼쪽 옆에 앉은 강선율을 바라보았다.“오빠도 엄청 맛있다고 했어. 그치?”강선율은 그 말에 입에 김밥을 넣은 채로 잠깐 멈칫하더니 이내 어색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사실 엄청 맛있는 건 아니었지만 엄마가 만든 거라 계속 입에 넣었다. 유치원에서 또래 친구들은 항상 엄마가 준비해준 음식을 먹었으니까.임유진의 김밥은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예쁜 모양을 하고 있었다.맛이 없지는 않다만 과연 아빠가 이 김밥을 먹을까?강선율은 강지혁이 이런 귀여운 김밥을 먹는다는 게 좀처럼 상상이 가지 않았다.두 아이는 들고 있던 포크도 내려놓고 강지혁에게 시선을 고정하고 있었고 임유진은 미소를 지은 채 강지혁을 바라보았다.“한번 먹어봐. 분명히 맛있을 거야.”그녀가 이렇게 자신감을 가지고 말하기까지 수많은 시행착오가 있었다. 처음에는 단지 김밥을 마는 것뿐인데도 모양이 제대로 나지 않았고 맛도 짜거나 이상했으니까.강지혁이 선뜻 손을 대지 않자 옆에 있던 집사가 한마디 거들었다.“사모님께서 1시간이나 넘게 부엌에서 만드신 거예요. 저도 맛을 봤는데 아주 맛있더라고요.”그 말에 강지혁은 임유진의 손을 바라보았다. 변형되어있는 손가락을 보고 있자니 또다시 심장에 통증이 이는 것 같았다.강지혁은 몇 초 고민하다 결국 젓가락을 들어 김밥을 입에 넣었다.그리고 강선율은 그 모습에 깜짝 놀라 입을 떡하고 벌렸다.아빠가 아이들이나 먹을 것 같은 김밥을 먹다니, 이건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전에 셰프가 귀여운 동물 모양의 음식을 내왔을 때도 한 번쯤은 먹을 만한데 끝까지 손을 대지 않았던 그였으니까.반면 강선현은 묵묵히 김밥을 먹는 강지혁을 바라보며 역시 엄마의 김밥은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김밥이라며 뿌듯해하고 있었다.아침 식사를 마친 후 강지혁은 회사에 가기 위해, 그리고 강선율을 유치원에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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