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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7화

강현수는 그제야 배여진이 눈에 들어왔다. 순간 그의 눈빛이 쓱 어두워졌다.

대체 왜 이런 걸까? 배여진이 옆에 있는데 지금 뭘 의심하는 걸까?

혹은... 또 다른 무언가를 바라고 있는 걸까?

강현수는 끝내 조금씩 손힘을 풀었고 임유진은 재빨리 손을 거두어들였다.

강지혁은 어두운 표정으로 그녀를 안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혁아, 나 혼자 걸을 수 있어.”

임유진이 재빨리 말했다.

“아까 머리 아팠잖아. 차까지 안고 갈게. 그럼 좀 나을 거야.”

말을 마친 강지혁은 성큼성큼 전시회 출구로 걸어갔다.

강현수는 두 사람의 뒷모습이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물끄러미 쳐다보다가 시선을 거두고 손목에 난 몇 가닥의 붉은 자국을 내려다봤다.

방금 임유진과 강지혁이 힘껏 잡아당긴 부위였다. 그제야 강현수는 손목에서 밀려오는 고통을 느낄 수 있었다.

“현수 씨 괜찮아요? 괜찮은 거 맞죠?”

배여진이 속상한 표정으로 그의 손목에 난 상처를 바라보다가 씩씩거리며 말했다.

“강지혁 씨 진짜 너무해요. 현수 씨 손을 정말 부러뜨린다면 내가 목숨을 내걸고라도 현수 씨 대신 이 원한을 갚을 거예요.”

용감하게 강현수를 위해 헌신할 수 있다는 그 말, 정작 강현수가 듣기엔 마냥 우스운 말이었다.

방금 강지혁 앞에서 배여진은 입도 뻥긋하지 못했다!

이런 여자가 진짜 어릴 때 목숨을 내걸고 그를 구해줬단 말인가?

강현수는 고개 돌려 그녀를 쳐다봤다.

“여진아, 어릴 때 너랑 나 산속에 있을 때 어느 한번 내가 벼랑 끝으로 떨어졌잖아. 그때 네가 내 손을 꼭 붙잡고 했던 말 아직도 생각나?”

배여진은 바짝 긴장했다.

생각날 리가 있을까. 아예 그녀가 아닌데! 게다가 어릴 때 임유진도 그렇게까지 자세히 말하진 않았다. 그저 둘 사이에 나눴던 대화를 전부 배여진에게 알려줬을 뿐이다.

그리고 아무리 임유진이 다 말했다 해도 배여진은 그 당시 흘려넘길 뿐 제대로 기억할 리가 없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데 그걸 어떻게 다 기억할 수 있을까!

그녀는 강현수의 깊은 눈동자를 마주하며 난처한 듯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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