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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1화

게다가 아까 상황을 돌이켜 봤을 때 임유진은 분명 자신이 보라색을 좋아한다는 얘기를 들은 후 생각을 바꿨다.

확실하게 선을 그으려는 걸까...?

이 생각이 머리에 스치자 강현수는 기분이 언짢아졌다.

...

강현수와 배여진은 직원의 안내에 따라 VIP 탈의실에 들어왔다. 배여진이 임유진이 입었던 드레스를 입고 강현수의 앞에 나타나자 그는 그저 ‘괜찮네.’라는 한마디만 하고 아무런 리액션도 없었다.

배여진도 이 드레스는 자신보다 임유진에게 더 잘 어울린다는 걸 알고 있다. 게다가 아까 임유진의 모습을 먼저 봤던 터라 배여진이 상대적으로 덜 예쁘게 비칠 수도 있었다.

"현수 씨, 역시 이 드레스 유진이한테 양보할 걸 그랬을까요...?"

배여진은 속상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나는... 나는 그저 현수 씨한테 보라색 드레스를 입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을 뿐이었어요. 어릴 때 나한테 보라색 좋아한다고 그랬었잖아요."

배여진은 잠시 뜸을 들이더니 또다시 말을 이었다.

"나 결혼생활이 힘들 때면 항상 어릴 때 생각을 했어요. 현수 씨가 꼭 나 찾으러 오겠다고 했잖아요. 그래서 언젠가는 날 그 지옥 같은 생활에서 꺼내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현수 씨가 짠하고 나타난 거 있죠!"

그녀는 점점 격앙되어 강현수의 팔까지 잡았다.

강현수는 고개를 숙여 눈앞에 있는 여자를 보더니 서서히 팔을 뺐다.

"여진아, 내가 너한테 잘해주는 건 네가 어릴 때 날 구해줬기 때문이야. 네가 필요로 하는 거, 원하는 거 다 들어줄 수 있어. 하지만 거기까지야."

배여진은 그만 몸이 굳어버렸고 얼굴은 하얗게 질려버렸다.

지금 욕심부리지 말라는 건가? 못 오를 나무는 쳐다보지 말라는 건가?

왜? 가난한 시골 여자라서? 아니면 대학교도 못 간 그런 여자라서? 그것도 아니면 이미 한번 결혼한 몸이라서?!

배여진은 여기서 멈출 수 없다. 어떻게 잡은 기회인데 이대로 포기할 수 없다.

어릴 때 구해준 거에 대한 보답만 해주고 여자친구는 못 된다면 이 생활도 오래가지 못할 것이다. 강현수에게 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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