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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9화

가해자가 뻔뻔스럽게 피해자에게 지나간 일은 너그럽게 용서하라고 말하다니? 진세령이 대체 무슨 자격으로 이런 말을 내뱉을 수 있지?

그녀의 표정도 대뜸 일그러졌다.

“임유진, 난 우리가 화목하게 잘 지냈으면 하는 바람이야.”

“우리는 화목하게 지낼 수 없어, 영원히.”

임유진이 대답했다.

진세령이 계속 말을 이으려 할 때 강지혁이 가로챘다.

“유진이가 용서 안 하겠다고 하니 그럼 그런 거로 해.”

순간 진세령은 몸이 휘청거리고 제대로 서 있지도 못했다. 소민준은 재빨리 약혼녀를 부축했다.

임유진은 고개 돌려 강지혁에게 말했다.

“혁아, 나 다른 데 가서 돌아다니고 싶어.”

두 가해자 앞에 서 있으니 기분이 매우 불쾌했다.

“그래.”

강지혁은 그녀와 함께 자리를 뜨려 했다.

두 사람이 몸을 돌리던 찰나 소민준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

“유진아, 미안해.”

임유진은 걸음을 멈췄지만 끝내 고개는 돌리지 않았다. 애초에 진세령이 그녀의 손을 망가뜨리려 할 때 소민준은 냉큼 동의했고 그때부터 어떠한 사과의 말도 무의미해졌다.

옆에 있던 강지혁이 고개 돌려 한없이 짙은 눈동자로 소민준을 차갑게 노려봤다.

소민준은 발밑에서부터 싸늘한 한기가 올라와 온몸이 얼어붙었다.

방금 그 눈빛은 경고장에 가까웠다. 더는 선 넘지 말라는 경고, 임유진에게 한 발짝이라도 다가간다면 소민준은 곧 만신창이가 될 것이다.

그는 사색이 된 얼굴로 진세령을 쳐다봤는데 그녀도 얼음처럼 굳어버렸다.

“됐어, 강지혁 씨는 이번에 임유진을 위해 나서줬을 뿐이야. 우리가 방금 그토록 자세를 낮췄으니 아무 일 없을 거야.”

정말 아무 일도 없을까? 진세령은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강지혁이 마지막에 남긴 말이 아직도 귓가에 맴돌았다.

‘유진이가 용서하지 않겠다면 그렇게 해야지.’

이건 절대 단순히 흘려넘길 말이 아니다.

강지혁은 반드시 무언가를 해낼 것이다!

다만 그가 진정 무엇을 할지 아무도 예상할 수 없다.

진세령은 거대한 불안감에 휩싸였다!

“민준아, 방금 왜 유진이한테 미안하다고 한 거야?”

한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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